합격수기
5급공채 종합반 스터디 매니저(2023 일행 최종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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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급공채 일반행정직 최종합격 / 2024년 5급공채 종합반 스터디 매니저]

- 최종합격 1년 후 들려주고 싶은 여러가지 이야기 -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23년 5급공채 일반행정직 합격자입니다. 벌써 2025년이 되어 그토록 바라던 최종합격 문자를 받은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최종합격 후로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복학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길게 여행을 다녀왔으며,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취미 활동도 하였습니다. 즐거운 일들이었으나, 문득문득 과거에 공부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최종발표 직전까지 느꼈던 불안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유예기간 동안 저는 스터디 매니저로 일하며 많은 수험생들을 만났습니다. 다들 각자의 고민이 있었지만 수험생으로서 제가 공부할 때와 유사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길을 걸으며 느꼈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격 후 1년간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공부하며 느꼈던 바와 과목별 공부방법을 최대한 담고자 하였습니다. 다만, 수험생활은 정도(正道)가 없으니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취사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Ⅱ.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시험

1) 헌법

헌법은 60점을 넘기면 되는 과목이라서인지 얼마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고득점이 반드시 필요한 과목은 아니지만, 1교시에 언어논리와 함께 보는 만큼 헌법에서 간신히 60점대의 점수를 받게 되면 이후 언어논리 과목에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60점이 기준이기는 하지만 80점대의 안정적인 점수를 목표로 공부하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1차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초시생의 경우, 헌법을 기본강의부터 정석적인 방법으로 공부해 두시는 편이 재시 이후에 헌법 공부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초시생 때 김유향 선생님의 기본강의, 핵심강의를 모두 수강하고, 실전모의고사를 반복적으로 풀며 복습하였습니다. 재시 이후에는 따로 정규 강좌를 수강하지는 않았고 최신판례 특강만을 수강하였습니다. 실제 2023년도 시험에서 최신판례가 다수 출제되었던 기억이 있어, 1차 준비기간에 헌법 강의를 수강할 여유가 없는 분도 최신판례 특강을 수강하거나 최신판례집을 구하여 내용을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1차 준비기간 동안 헌법 O/X 문제집을 활용하여 틀린 문항을 모아 반복적으로 학습하였습니다. 추가로 자투리 시간에는 핸드폰 어플 ‘알파로 헌법 O/X’를 활용해 내용에 익숙해지도록 하였습니다.

헌법을 공부할 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논술형 시험인 2차 과목과 달리 객관식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객관식 시험에서는 기출문제에서 자주 사용되는 함정이나 장치, 빈번히 출제되는 조항과 판례가 비교적 일정한 편입니다. 따라서 기본강의를 수강한 후 내용을 복습할 때 교과서를 다시 읽는 방법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빠르게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풀어보며 출제자가 사용하는 장치를 익히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때 틀린 문항은 따로 모아두었다가 자신만의 헌법 요약집을 만들면 효과적입니다.

2) 언어논리

언어논리는 수험생들의 개인별 역량 차이가 특히 큰 과목입니다. 이 과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자료해석이나 상황판단 과목에 비해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폭이 크지 않다는 수험가의 견해가 있습니다. 따라서 언어논리에서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은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보완해야 합니다. 2022년도까지 언어논리의 난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나, 2023년부터는 비교적 쉽게 출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이 쉽게 출제되더라도 1교시 과목이므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 나머지 과목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언어논리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언어논리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수능 국어와 유사해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익숙한 일치부합형, 두 번째, 세 번째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논리퀴즈형, 강화약화형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수험생분들께 어느 유형에서 가장 오답이 많이 나오는지 물어보면, 대체로 논리 문제를 많이 틀린다고 하셨습니다. 논리퀴즈형, 강화약화형이 약점이라 판단되는 경우, 언어논리 강의 중 논리논증 특강을 수강하시고, 논리퀴즈나 강화약화 문제만을 모아둔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어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논리 문제를 풀 때 기호화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논리퀴즈 문제는 글로 서술된 내용을 그대로 두면 문제의 구조가 명확히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간단히 정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논리 퀴즈에 약하다면 기호화 방법을 연습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어논리를 공부하실 때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분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출문제 분석은 단순한 오답 정리와는 다릅니다. 자신이 선택한 답이 왜 틀렸는지를 넘어서 오답 혹은 정답 선지가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되는지, 지문의 어느 부분에서 답이 도출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분석은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기출문제에 사용되는 장치는 반복되므로 새로운 문제를 풀이할 때, 풀이 시간을 절약하고 정답률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제가 공부할 때 가장 힘들었던 과목입니다. 타고난 수적 감각이 없다면 자료해석의 초반 점수가 매우 낮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듯 점수대를 끌어올리기는 가장 유리한 과목이므로 자료해석 점수가 크게 낮은 분들은 오히려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시고 너무 낙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료해석에서는 출제자가 원하는 대로 지나친 계산은 피하고, 답을 빨리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을 체화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석치수 선생님의 기본강의, 핵심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자료해석 선생님께서는 유형별로 기출문제를 나누어 해당 문제에 적합한 풀이법을 설명해 주십니다. 그러나 강의를 수강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강의에서 알려주신 풀이법을 체화하여 새로운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무조건 계산만 하는 풀이법에서 벗어나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혼자 문제를 분석하는 시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저는 알려주신 방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출문제를 4회 이상 반복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자료해석에 있어 자주 받은 질문은 ‘계산연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숫자 계산에 약하다고 스스로를 평가했기 때문에 1차 준비 기간 동안에는 아침에 공부를 시작할 때 계산연습부터 하였습니다. 비타민 한 세트나 석치수 선생님의 계산연습책 한 페이지를 시간을 재고 풀면서 숫자에 익숙해지도록 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계산연습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견해가 나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풀이 시에 최소한의 계산은 필요합니다. 개인별 편차가 있으므로 숫자에 거부감이 있는 편이라면 연습을 통해 보완하는 과정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의 경우에는 문제 유형이 뚜렷하게 구별되며, 각 유형별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상황판단형 문제를 크게 일치부합형, 법조문형, 계산형, 퀴즈형으로 구분하고, 특히 약점이었던 계산형과 퀴즈형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강의로는 최원석 선생님의 basic, intensive, final 강좌를 수강하였으며, 특히 final 강좌의 경우 방대한 분량의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풀어보며, 각 유형의 전략을 최종정리하는 데 매우 유용했습니다.

각 유형별로 간략히 설명을 드리면, 일치부합형과 법조문형은 기출에서 자주 사용되는 함정, 장치들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법조문형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다 보면 사용되는 장치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조문형은 사용되는 단어의 토씨 하나로 정오가 갈리기 때문에 감을 익히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때 기출문제에서 오선지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 두시면 법조문을 풀이하는 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계산형은 실수를 줄이는 방법과 계산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체화하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께서 어려워하는 퀴즈형의 경우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요구됩니다. 1차 준비 기간에 퀴즈형 문제들을 모아둔 문제집을 활용해 일정 분량을 반복 풀이하며 아이디어를 익히고, 실전에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과감히 문제를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상황판단에서는 어떠한 문제를 풀 것인지, 풀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모든 문제의 배점은 동일하므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 맞히더라도 그 시간에 나머지 문제를 더 많이 풀어 점수를 올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퀴즈형의 경우, 조금만 더 생각하면 답이 도출될 것 같은 느낌에 넘어가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어떤 유형에 약하고 강한지를 파악하고, 어려워했던 유형이라면 과감히 넘기는 연습을 하셔야 실전에서도 효과적으로 시간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5) 1차 시험 전반

수험생과 상담을 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차는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와 ‘1차 준비기간에 2차 공부의 비중은 얼마나 두어야 하나요?’입니다. 이 두 질문은 모두 개인의 1차 실력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1차 시험 점수가 여유롭게 합격선을 넘는 정도라면 당연히 1차 준비 시간을 줄이고, 2차 시험 과목 중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한 경제학과 행정법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초시생들은 1차 실력을 쌓는 것도 버거워 한다고 보입니다. 1차 합격권에 아직 이르지 못한 수험생은 1차에 전념하여 그 해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장에 들어가 보는 경험을 쌓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1차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2순환 경제학을 마친 시기부터는 1차 시험에 전념해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 기출문제 10년치를 풀고 응시했던 첫 번째 1차 시험에서 평균 7점 차이로 불합격했습니다. 그 이후 무조건 다음 년도 2차 시험장에 들어간다는 목표로 2순환을 아예 수강하지 않고 1차 시험만을 준비했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수험생에 비해 2차 실력이 많이 모자랐지만 1차 시험 점수를 안정적으로 끌어올려 그 다음에 다시 1차를 준비하는 기간에는 걱정 없이 2차 준비를 병행할 수 있어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1차 시험은 시간이 촉박합니다. 따라서 실전에서는 시간 운용 전략이 중요합니다. 저는 시험을 풀 때 90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전체 90분을 40분, 40분, 10분으로 쪼개어 관리하였습니다. 첫 40분 동안은 1번부터 20번까지 중 어려운 몇 문제를 제외하고 풀이하고, 40분이 지나면 잠시 심호흡 한 뒤 21번부터 40번까지 동일하게 풀었습니다. 그 뒤 10분은 마킹을 먼저 하고 풀지 못했던 문제 중 몇 개를 골라 빠르게 풀었습니다. 90분을 운용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방법을 사전에 시도해 보시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골라 연습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문제를 풀이할 때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에 강박을 가지지는 마시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새로운 방법을 실전에서 처음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니, 토요일에 실시하는 전국모의고사에 주기적으로 응시하시고 연습해 보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2. 2차 시험

1) 경제학

개인적으로 2차 과목 중 일반행정 직렬에 있어 합격과 고득점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목이 무엇인지 꼽으라 한다면 경제학이라 생각합니다. 네 과목 중 실력을 쌓은 뒤에 가장 안정적인 점수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은 대부분의 문제가 명확한 수치로 답을 제시하도록 출제되므로 다른 논문 과목에 비해 합격자 평균도 높고 최고득점 점수도 높습니다. 따라서 다른 과목을 잘 하는 사람보다는 경제학을 잘 하는 사람이 모든 과목의 평균 점수로 합격자를 가리는 시험에서 유리합니다.

저는 PSAT에 지나치게 시간을 투자하여 초시생 때 경제학에서 과락을 받았습니다. 물론 경제학을 공부한 시간 자체가 부족하기도 했지만, 점수가 낮았던 이유를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문제풀이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3순환을 수강하고 따라가기가 버거워 답지만을 확인한 뒤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미루었습니다. 그래서 재시 때에는 황종휴 선생님 1순환 강의를 다시 들으며 개념을 다지면서 동시에 1순환 시기부터 매일 일정량의 연습책 문제를 풀면서 경제학적 사고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경제학을 공부할 때에는 예비, 1순환 시기에 개념을 탄탄히 하고 1순환부터는 본격적으로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먼저 개념정리를 강조하는 것은 답안지에 개념을 한 두줄로 정리하면 쉽게 1~2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제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개념을 따로 정리해 두시면 좋습니다. 그러나 경제학 개념을 아는 것과 문제풀이를 하는 것은 또 다른 단계입니다. 수험생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문제풀이에 어려움이 있어 다시 개념 강의를 들을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1순환 강의를 들으셨다면 해당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병행해서 풀라고 한 그 문제들을 다시 풀며 복습하는 과정이 오히려 다시 강의를 듣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 문제를 처음 풀기 시작하면, 답지 없이는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연습책 문제들을 모두 풀려고 하지 마시고, 난이도에 따라 문제를 선별하셔도 좋습니다. 또한 초기 단계에서는 답지를 참고하시는 데 지나치게 망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이때 좌절하고 문제풀이를 미루시면 경제학 실력 향상이 늦어지게 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집을 가지고 3회독 이상을 하셔야 하므로 초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회독을 마치는 데 의의를 두고 공부하시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저는 한 문제를 풀이할 때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한도까지 문제를 고민해 보고, 도저히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에 답지를 보고 생각나지 않은 부분을 자신만의 표기법으로 표시해 두었습니다. 회독을 반복할 때 반복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쌓이게 되는데, 해당 문제만을 모아 반복해서 보시면 공부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2) 행정법

행정법은 공부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과목입니다. 방대한 양과 높은 휘발성으로 인해 답안을 작성할 수 있게 되기까지 다른 과목들에 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실제로 첫 번째 2차 시험에서 26점의 점수를 받아 크게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행정법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행정법 공부에 공을 들여 합격한 해에는 행정법이 가장 잘 본 과목이 되었습니다. 성적을 끌어올린 방법을 생각해 보면,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먼저 내용 이해와 암기 단계를 거쳐 사례집을 풀이하며 쟁점을 파악하는 연습을 한 뒤, 판례를 학습했습니다.

내용 이해와 암기 단계에서 많은 학생들이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선생님께서 요약하신 암기장 등을 위주로 공부합니다. 요약서 내용을 숙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고 반드시 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행정법에서 고득점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행정법을 공부할 때 목차를 암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법 요약서에는 답안에 작성할 수 있도록 내용이 분절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출제되고 있는 행정법 사례형 문제의 경우에는 내용을 따로따로 서술하기보다는 내리고자 하는 최종결론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서술해야 하는 쟁점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서술해야 합니다. 하나의 쟁점을 암기할 때에도 앞뒤로 교과서 목차가 어떻게 되는지는 파악하고 계시면 좋습니다. 또한 행정법의 휘발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앞부분을 잊었다는 생각에 중간쯤부터 다시 앞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어차피 잊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회독을 늘리는데 집중하시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암기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중요한 키워드부터 암기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암기를 어느 정도 한 뒤에는 반드시 사례집을 반복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법에서는 사소한 논점이더라도 한 줄 적어주는 것이 남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방법입니다. 법학에서는 꼼꼼함이 필요한데, 이러한 부분은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면서 익힐 수 있습니다. 처음에 사례집을 풀기 시작하면 무엇을 물어보는지 조차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행정법 암기를 했더라도 실제 답안을 스스로 써보려 하면 목차 구성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저는 첫 2차 시험이 끝난 후에 다시 1순환을 수강하고, 사례집을 풀기 시작할 때 목차를 혼자 생각해 보고, 생각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의 모범 답안을 타이핑하며 익히도록 했습니다. 타이핑하는 과정에서 받아쓰기와 같이 느껴져 이렇게 공부해도 되는지 고민이 되었으나, 그러한 과정에서 실력 향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순환 이후부터는 사례집을 한 권 정하시고 2차 시험 직전까지 하루에 일정분량을 정해 푸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판례 공부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초시 때부터 모든 판례를 다 공부하기는 어렵고, 행정법 공부에 대해 감을 잡기 전까지는 어떤 판례가 왜 중요한지 혼자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와 있는 리딩 판례나 오약서에 적힌 자주 나오는 판례들을 우선적으로 숙지하시면 좋습니다. 그 다음에 유사한 판례인데 결론이 다른 판례들, 특이한 판례라고 선생님께서 소개하시는 판례들의 결론을 암기해야 합니다. 실제 2023년도 행정법 시험에서 공시지가의 처분성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공시지가의 처분성에 대하여 달리 판단한 판례가 다수 있어 헷갈리기 쉬웠는데, 유사한 판례를 모아 공부하시면 시험에서 대처하기 쉽습니다.

3) 행정학

저는 박경효 교수님의 예비순환, 1순환, 그리고 3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박경효 교수님께서는 예비순환에서 행정학 총론 내용을, 1순환에서 행정학 각론 내용을 강의하십니다. 또한 두 강의를 수강하고 나면 박경효 교수님의 필기노트 한 권이 완성 되는데, 이 노트와 재미있는 행정학의 일부 내용을 합하여 서브노트를 만들고 합격하던 해까지 반복해서 공부하였습니다.

행정학은 답안을 작성할 때 형식이 매우 중요한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같은 내용으로 적더라도 통목차보다는 세부적인 목차를 서술하여 채점자 친화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들여쓰기를 연습하고 키워드, 학자, 이론을 영어로 병기하면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좋습니다. 또한 다른 논문 과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만 행정학은 작성하다보면 문제에서 원하는 바를 내가 알고 있는 바로 오해하여 다른 내용을 적기가 쉽습니다. 기출문제 분석을 하며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고, 문제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답안작성을 한 뒤에는 반드시 자신이 적은 답안을 다시 읽어보며 스스로 평가해 보는 과정을 거치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행정학은 답안의 설득력이 중요합니다. 내용의 설득력은 단순히 나의 주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고, 어떠한 개념을 제시하고 연관된 학자의 이론을 적절히 제시하고, 그에 맞는 현실 사례를 제시하면 설득력이 뒷받침됩니다. 따라서 명확한 개념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저는 명확한 개념을 위해 교과서를 참고하여 따로 정리해 두고 행정법 일반론을 암기하듯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외웠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내가 생각하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설득력을 얻기 부족하므로 현실 사례를 제시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때 저는 뉴스나 유튜브에서 관련된 사례가 나오면 기억해 두려 했고, 학원 모범답안이나 기출문제 모범답안에 다른 사람이 사용한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하였습니다.

4) 정치학

정치학은 공부하는 데 재미를 붙인 과목이기도 했고 초시 때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하던 해에도 고득점을 기대했던 과목입니다. 그러나 실제 합격한 해에 정치학에서 생각보다 아쉬운 결과를 받아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보통 수험가에서 하는 이야기로 정치학의 점수는 초시생 때 제일 높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본 이유로는 완벽히 깊게 이해하지 않고 새로운 내용을 덧붙이면서 생기는 논리의 오류에 있습니다. 저는 초시생 때 김희철 선생님의 예비순환, 1순환, 3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이후 재시 때에는 전략 과목으로 삼고자 교과서를 여러 권 보기도 하고, 다양한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다시 돌아간다면 제대로 정리된 서브노트 하나를 구해 그것만 반복해서 학습할 것 같습니다.

또한 정치학은 기출문제의 분석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목입니다. 학문의 역사가 굉장히 긴 만큼 이론의 변동이 행정학에 비해 적은 과목이므로 출제되는 내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물어보는 특정 부분은 다르더라도 전반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내용이 유사한 문제가 많기 때문에 내용을 숙지하신 뒤에는 기출문제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많이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출문제를 진도별, 이슈별로 모아두고 같이 풀어볼만한 문제를 고르는 과정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학도 행정학과 마찬가지로 현실 사례를 알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험가에서 많이 사용되는 교재는 이미 작성된 지 오래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론은 변하지 않지만 답안에 작성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 주요 국가들의 정치 이슈를 정리해 두면 답안에 작성할 수 있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5) 2차 시험 전반

2차 시험은 수험기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투자해야 합니다. 적성 시험인 1차 시험과 달리 2차 시험은 시간을 투자하면 투자하는 만큼 실력이 쌓입니다. 그러나 2차 공부는 시간 투자만큼이나 방향성도 중요합니다. 단지 아는 것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되면 오히려 수험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수험공부는 실전에서 받을 수 있는 성적을 향상 시키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수험생은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치고 있는 만큼 지금 하고 있는 공부와 시험 성적을 연관시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논문 과목의 경우, 교수님의 다양한 교과서가 있어 교과서를 읽는 데 시간을 지나치게 투자한다거나, 불의타를 대비하기 위해 공부범위를 과도하게 확장시키는 것은 위험합니다. 대신 기본개념을 더 확실하게 암기하고 교과서를 한 권 정하여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공부범위는 확장시키지 않으면서 이해도를 깊이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마찬가지의 논리로, 모든 2차 과목은 답안작성 연습이 중요합니다. 제가 공부할 때 선배님들께서 “내가 답안에 작성하지 못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처럼 실전에서 시간제한을 두고 10장에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하는 만큼 암기 후에 정리된 목차로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최대한 많이 하면 좋습니다. 저도 분명 공부할 때는 이해되는 내용이고 암기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답안을 작성할 때는 머뭇거리게 되거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약점들을 찾기 위해서 학원 모의고사에 응시하여 답안작성을 연습하면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2차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한 단계에서는 약간의 완벽성을 내려놓으셔도 좋습니다. 모든 과목을 다 준비하다 보면 초반에는 외워도 외워도 그다음 날이면 잊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럴 때 다시 앞부분부터 완벽하게 공부하겠다는 생각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전날까지도 안 외워지는 것을 암기하고 또 반복해서 보는 시험이므로 어느 과목이든 완벽함은 도달할 수 없는 단계라 생각합니다. 학원 순환 강의를 수강하면 같은 내용을 적어도 네 번은 반복하게 됩니다. 다시 볼 내용이므로 모르는 내용만 확실히 기록해 두고 넘어가 전 범위를 더 많이 보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3. 3차 시험

3차 시험은 면접으로 이루어집니다. 3차 시험 응시자는 크게 우수, 보통, 미흡으로 평가되며, 우수는 2차 성적과 관계없이 합격, 미흡은 2차 성적과 관계없이 불합격, 보통은 2차 성적 결과에 따라 정원까지 합격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응시자가 보통 평가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어 2차 시험 성적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2차 시험 후에야 대학별 스터디를 구성하거나 개인적으로 면접 스터디를 꾸려 준비하게 됩니다. 보통의 수험생이 구술시험에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저 또한 면접준비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면접 스타일에 익숙해지고 발표연습을 반복적으로 하면 빠른 시간 안에 면접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험생 여러분께서는 2차 합격 전까지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면접준비 기간 동안 수험기간 내내 과목별 공부에만 매몰되어 최종합격 이후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미흡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3차 시험준비를 위해 굳이 시간을 내실 필요는 없지만, 공부를 하다가 잠시 시간이 나실 때 가고 싶은 부처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소에도 부처 홈페이지를 보며 어떤 정책들을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뉴스를 볼 때도 이런 점을 생각하고 보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정책을 알아보는 것은 행정학 공부에도 도움이 되므로 여러모로 좋은 습관이라 생각합니다.

Ⅲ. 수험생활 전반

1. 생활습관

저는 이 시험의 숨겨진 다른 시험 과목이 생활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험인 만큼 절제력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었고 규칙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를 시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처럼 혼자서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제가 찾은 방법은 ‘외부의 강제성을 활용하기’였습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스터디 카페에 착석하기 위해 생활 스터디를 구하였고 합격하던 기간까지 2년 동안 스터디를 계속하였습니다. 또한 깨어있는 시간 동안 가능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하여 새벽 열두시 반 이후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강제로 핸드폰을 잠가 두는 어플을 활용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부하실 때에도 미루기 쉬운 공부, 예를 들어 행정법 암기나 행정학, 정치학 기출문제 분석과 같은 공부를 할 때는 스터디를 활용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생활습관과 관련하여 자주 받는 질문으로는 하루에 공부를 얼마나 하였는지와 운동을 해야 하는지가 있었습니다. 공부시간과 관련해서 저는 3순환 기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평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8시에 착석하여 10시 반까지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3순환 기간에는 공부시간을 보다 늘려 아침 8시 착석, 11시 반까지 공부하였습니다. 주말에는 보통 일요일 하루는 쉬다가 3순환 기간에는 일요일에도 오전 11시에 공부를 시작하여 저녁 늦게 마쳤습니다. 아무래도 3순환 기간에는 시험이 임박한 만큼 공부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3순환 기간에 이렇게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기간에 먼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만들어두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만큼 너무 초반에 과하게 열을 올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만, 매일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나의 정도를 찾아 습관을 들여놓아야 비로소 공부시간을 늘리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의 경우, 저는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만 하시는 분들도 주변에 많았습니다. 원래 운동을 하시던 분들은 과한 시간이 아니라면 꾸준히 하는 편이 체력 관리에 좋겠고, 굳이 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그대로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3순환 기간이 끝난 뒤 약간의 여유가 있는 시기에 그동안 비축한 체력을 모두 소진하셨을 테니 그때 운동을 하신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인간관계

수험생분들과 상담을 하면 약속과 관련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수험생 생활을 하는 동안 시험준비를 하지 않을 때와 같이 인간관계를 활발히 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약속을 나가도록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을 제한하였습니다. 약속을 잡을 때에는 쉬는 요일인 일요일에만 잡았습니다. 공부하는 날 약속을 나갔다가 일요일에 밀린 공부를 해야지라고 생각했더라도 실상 일요일이 되면 관성처럼 공부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점에서 스스로와의 타협은 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수험생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스터디에 참여하며 새로이 알게 된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는 한 생활 스터디를 오래한 만큼 같이 공부하는 분들과 3주에 1회 정도 식사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오래 알던 친구들도 물론 수험생의 시점에 공감해주지만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만이 해줄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지나치게 친해져 스터디의 목적이 전도되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하겠지만 가끔 식사를 하거나 스터디 앞뒤로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간식을 나눠먹는 시간이 수험생활의 가장 큰 낙이었다고 생각됩니다.

3. 멘탈 관리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불안하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년에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모든 순간순간 미지의 결과로 인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특히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면 숫자에 불과한 백분율에 일희일비하며 힘들어했습니다. 이에 관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에 불과하다입니다. 저는 4순환 모의고사에서 높은 성적을 받아 자신 있었던 과목은 합격하던 해 실전에서 오히려 아쉬운 결과가 있었고 못 보겠다고 걱정했던 과목은 오히려 합격자 평균을 상회했습니다. 모의고사는 내가 모르고 있던 것을 알고 매일 응시하며 강제적으로 실전 경험을 쌓겠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그 이상으로 숫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원래의 취미가 있다면 쉬는 날 충분히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특별한 취미는 없었지만 기분 전환을 위해 일요일 아침 신림에서 조조영화를 보기도 했고, 대학 모의고사에 응시하러 오랜만에 학교에 갈 때면 좋아하던 학교 근처 밥집에 가거나 학교를 산책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흔들리는 멘탈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Ⅳ. 합격 이후 생활

저는 2년 반 동안 휴학을 했었기에 복학하여 학교에 적응을 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행히 친했던 과 동기들 중 몇 명이 아직 졸업을 하지 않고 남아 있었고, 오랜만에 수험 공부가 아니라 전공 공부를 하니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다행히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많지는 않았고, 복수전공이 경제학이었기에 이미 수험생활 동안 많이 배웠던 내용이 학교 수업과 겹쳐 학업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한편 복학 이후 학교 근로 조교로 근무하며 대학 모의고사를 준비하고, 유예생들과 같이 3차 면접 스터디를 준비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수험생 시절 경험했던 일들을 직접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고, 받은 만큼의 도움을 다시 돌려주게 되어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유예하면서 가장 행복한 일은 여유로운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합격 후 일본, 홍콩, 호주, 튀르키예, 스페인, 포르투갈, 이집트로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유예기간 중에는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에도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짧은 휴가로는 가기 어려운 거리가 먼 국가들을 부담 없이 여행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저는 가지는 않았지만 합격 후 대략 20명의 합격자들끼리 매년 남미 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또한 유예 중에 새로 경험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취미를 찾기 위해 풋살, 스쿼시, 테니스, 수영 등 새로운 운동을 해보기도 하고, 읽지 못했던 책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원래 몸을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운동을 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건강도 좋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또한 수험서가 아닌 책들을 읽으며 독서를 진정으로 왜 즐겁다고 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멈췄던 여가생활을 즐기며 나 자신의 기호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합격 이후에는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수험생 시절에는 약속을 제한하다보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합격 이후 개인적으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밥을 사기도 하고 밀린 이야기들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같이 학교 축제를 가고, 여행을 가고, 수업이 끝난 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는 일상 속의 행복한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Ⅴ. 나가며

개인적으로 길이 안 보인다고 느껴지면 선배들의 합격수기에 도움을 구했습니다. 아마 글을 읽으신 수험생 여러분도 이미 수많은 합격수기를 읽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 공부방법들 중 한 가지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시험준비 기간에는 불안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거창한 최종목표보다는 오히려 하루하루에 집중했습니다. 하루치 목표를 끝내는 과정이 조금이나마 그 불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수험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오랜만에 공부가 잘 된 날 늦은 밤 스터디 카페를 나오던 길이었습니다. 길이 잘 보이는 듯했다가 또 막막했다가 하던 시간들을 반복하다가 모처럼 공부도 잘 되고, 체력도 받쳐 줘 목표했던 시간을 넘겨 귀가할 때면 기분이 묘하게 상쾌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그런 순간들을 다 지나 원하던 목표까지 도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