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2024년도 5급공채 재경직에 최종합격한 KOO입니다. 저는 2020년 코로나 19가 시작될 즈음부터 시작하여 약 4년 반 정도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다른 합격생보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수험기간이 다소 길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기별 잘못 판단했던 부분 및 개선과정을 중심으로 수기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Ⅱ. 시험 시기별 공부
1. 초시(2020년) - 1차 불합격
행시를 봐야겠다고 생각하여 2019년 2학기 때 재정학 학교 강의를 들었고, 그 이후에도 틈틈이 트리니티 미시와 거시를 위주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진입을 마음먹고 1차 시험을 대비했습니다.
1차 시험을 2달 앞두고 있어서 상당히 촉박한 상태에서 준비하였습니다.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를 했고, 헌법의 경우 과락을 우려하여 상당히 과투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유향 변호사님의 헌법 기출문제를 가지고 문제를 풀었으며, 전국모의고사를 통해 실력을 점검했습니다.
빠르게 점수를 끌어올려서 합격권 근처까지 갔는데, 그 이유는 실전경험을 많이 가지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를 구별하여, 풀 수 있는 문제를 빠르게 풀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마지막 모의고사에서는 상위 9%의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시험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저는 1차 시험이 어느 정도 준비되었다고 생각하여, 2차 시험까지 볼 생각으로 예비순환을 수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비순환을 듣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만, 1차 합격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2차 시험에 대비했습니다. 그 결과 시험 공지가 다시 뜨자 부랴부랴 2~3주 안에 준비해야 했고, 결국 2문제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2020년에 2차 시험에 들어갔으면 수험기간이 1년은 짧아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2차 시험에 한 번 들어가서 그 압박감을 견디고 답안을 써내는 경험이 수험생활에 있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시험을 보시는 분들은 한 번에 붙으려는 욕심보단, 꼭 1차 시험을 붙어 2차 시험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 재시(2021년) - 2차 불합격
2021년은 20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1차 시험에 좀 더 몰입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1차 시험에 불합격하고 반년이 남은 상태에서 무작정 1차 시험만 준비하는 것은 다소 과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행정법/행정학/재정학/통계학 1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그러나 완벽히 이해는 하지 못했고, 아직 답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정도의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하나의 답안을 완성하려면 오픈 북이어도 2시간 이상 걸리는 초보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차 시험을 준비하는 모의고사에 있어 석치수 선생님의 자료해석 및 박준범 선생님의 상황판단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다소 체계가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많이 풀다 보니 풀이가 더디고 실전 모의고사를 풀면 풀수록 1회부터 5회까지 성적이 우하향하는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불안해 있던 터에, 실제 시험에서 언어와 자료를 망쳤고, 반포기 상태로 상황판단을 응시했습니다. 운이 좋게 상황판단에서 좋은 점수가 나와 가까스로 합격선에 붙었습니다. 2022년도 1차 시험에서 이를 반성해 준비해 좋은 점수가 나왔는데 이는 후술하겠습니다.
2차 시험의 경우 3달의 기간이 있었는데 1차 시험을 치고 1달 동안은 거의 마음 졸이느라 공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4월부터 빠르게 경제학 2순환, 행정학 2순환, 행정법 2순환을 수강했습니다. 가장 걸림돌이었던 것은 통계학이었는데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더러 배점도 50점이라 계속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2021년 시험의 경우 경제학은 3순환 강의만 겨우 들은 채 갔으며, 행정법도 마찬가지였고, 행정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행정법과 행정학의 경우 답안을 한 번도 쓰지 않은 채 시험장에 갔습니다. 시험장에서 처음 답안을 써보았고, 다행히 운이 좋아 전 과목 40점대를 받고(재정학만 50점 초반) 과락을 면했습니다. 이때 답안작성의 중요성에 대해 직접 느껴봤던 것 같습니다. 아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고, 이것을 내 내용으로 구성해서 쓰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3. 삼시(2022년) - 2차 불합격
부족함을 깨닫고 답안작성을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한편 PSAT, 특히 자료해석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석치수 선생님의 커리큘럼을 따라갔습니다. 계산연습뿐만 아니라 기본서, 모의고사, 심화 문제까지 전부 따라갔습니다. 다행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지 풀이법이나 판단기준을 익히니 자료해석 점수가 안정되었고, 이 외에도 정말 많은 문제를 풀고 연습하면서(약 5,000문제 정도 풀었던 것 같습니다.) 점수가 안정되었습니다.
언어논리의 경우 특정 방법을 도입하기보단 저의 강점을 믿고 독해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또한 ‘두뇌보완계획’을 완독하고, 법학적성시험 문제도 같이 푸는 등 사고의 범위를 넓히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상황판단의 경우 직전에 좋은 성적이 나왔기 때문에 기존 최원석 선생님의 강의를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실전모의고사는 물론, 전국모의고사까지 모두 풀어내면서 준비를 마쳤고, 결국 1차 시험에서는 당시 합격선보다 15점 이상 높은 점수로 고득점 합격했습니다. 다만, 너무 자만한 나머지 입법고시 1차 시험에 떨어졌는데, 거기서 조금 더 노력해서 미리 2차 시험을 경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나고 바로 2차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3순환은 실강으로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실전모의고사를 볼 때 점수가 나오지 않으니, 실강의 장점인 당일 시험에 제대로 응시하는 것이 두려운 면이 있었고, 그 결과 오픈 북으로 시험을 보는 등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행정법의 경우 실강이 끝나고 난 뒤 스터디에 참여하여 매일 오전에 50점씩 답안을 썼는데, 이 또한 스터디에서 망신당할 것이 두려워 전날 미리 공부하고 가서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부했으니 도움은 물론 되었지만, 그 결과 낯선 문제에 대한 대응능력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고, 논점일탈로 40점대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경제학의 경우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는 연습을 했으며, 강사별 모의고사 및 4순환 풀이도 망설이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2년 1문의 경우 무엇을 물어보는지도 잘 몰랐으나 이번에는 16점짜리를 제외하고 잘 풀어내었고, 2문 또한 재정적자의 화폐화 개념이 생각나지 않았지만 주어진 발문을 통해 식을 응용하여 도출하였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실강을 꼬박꼬박 잘 들은 편이었는데, 합평 정도의 점수가 나왔습니다. 다만 통계학이 문제였으며, 셋째 날 시험을 제대로 보지 못해 이후 남은 두 과목에 영향을 줬습니다.
결과는 2점 차이 불합격이었습니다. 행정법, 재정학 점수가 유난히 낮게 나왔습니다. 결과를 받아보고 들었던 생각은 먼저 생각보다 점수가 그리 낮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경제학은 합평 이상을 받았고, 행정학도 합격권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때 저는 시험을 보는 도중의 멘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통계학을 국제경제학으로 돌려 하방을 높인 뒤, 멘탈만 잡으면 합격할 것이라는 다소 안이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4. 사시(2023년) - 2차 불합격
2023년은 행정법에 집중한 해였습니다. 2022년에 신기훈 변호사님의 모의고사가 좋았던 기억을 살려 1순환부터 신기훈 변호사님의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한편 2022년 말은 제게 있어 다소 심적으로 좋지 않았던 해이기도 합니다. 2022년까지만 공부하기로 했는데, 점수를 보고 1년 더 할 것을 부모님께 요청했을 뿐만 아니라 졸업도 예정보다 1년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2022년 말은 생각보다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1차 시험의 경우 다소 느슨하게 시험을 준비했으며, 그 결과 1월, 2월에 있는 실전모의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그 결과 무난하게 합격 컷 +7점 차로 합격했습니다. 확실히 한 번 자리 잡히니 시험이 쉽고 긴장도도 비교적 덜했습니다. 다만 PSAT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입법고시 1차 시험은 불합격했습니다.
2023년은 2차 시험에 마음을 다잡기 상당히 힘든 시기였습니다. 몸도 많이 지쳐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으며, 공부함에 있어도 매너리즘이 있었습니다. 특히 전년도에 잘 보지 못한 과목은 동기부여가 상당했으나, 전년도에 잘 본 과목은 동기부여가 떨어졌습니다. 결국, 3순환 강의도 경제학, 행정학의 경우는 완강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재정학, 국제경제학의 경우 열심히 했으니 이것이 제 부족한 경제학 공부량을 다시 메워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또 시험 한 달 전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고향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1점 차 불합격이었습니다. 이때 거시경제학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고 솔로우 모형은 사실상 내버려 뒀는데, 시험에서 솔로우 모형이 나왔고 20점이 그대로 날아갔습니다. 또한, 계산 실수가 있어 경제학이 60점대가 나온 것이 컸습니다. 한편 행정법은 우수한 점수가 나왔으며 행정학 또한 합평을 넘겼고, 재정학은 2문 마지막 계산 실수로 합평에 다소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5. 오시(2024년)
2023년 2차 결과가 나온 날, 솔직히 붙을 줄 알았던 마음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던 터라 불합격하고 나니 당장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대학원 진학의 경우 영어점수가 없어 지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때 학부 졸업은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최소 1년의 세월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는 합격 컷과의 격차가 줄었다는 것을 근거로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싸움이 재응시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시험에 임했습니다.
이때 제가 느낀 것들은 ① 경제학에서 숫자 맞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② 논문 과목의 경우 이미 한 번이라도 잘 본 과목은 점수가 쉽게 떨어지기 않는다. ③ 입법고시 1차를 꼭 합격하여 2차 경험을 미리 겪고 행시 2차에 들어가자. 이 세 가지였습니다. 저는 이 교훈을 바탕으로 다시 국제경제학에서 통계학으로 선택과목을 전환했고, 경제학과 재정학 연습책을 모두 풀기로 했습니다. 또한, 입법고시 PSAT도 기출문제를 풀며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2023년 말 경제학 연습책을 모두 다 풀었으며, 행정학의 경우 기출문제 10개년을 모두 작성하였고, 입법고시의 경우 언자상 7개년을 모두 풀었습니다. 1차 시험의 경우 입법고시에 합격하기 위해서 몇 퍼센트 안에 들어야 하는지를 계속 가늠하며, 5% 안쪽으로 들어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입법고시도 80점 후반의 점수가 나왔고, 행정고시의 경우 90점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입법고시 2차 시험이 5월에 있으니 제 준비 상태 또한 5월 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3순환 강의를 밀리지 않고 들었으며, 경제학의 경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강사님의 모의고사를 풀고, 황종휴 선생님의 강제기상 모의고사를 신청하여, 실전경험을 축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행정법의 경우 기존보다 힘은 덜되, 각론 등에 집중하여 방어적으로 임했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3년간 미뤄뒀던 서브노트를 작성하여 저 만의 틀로 어떤 문제든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재정학의 경우 황종휴 선생님의 3순환을 따라가되, 재정학 고유의 논점을 별도로 정리하는 등 전반적으로 2023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입법고시의 경우 경제학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여 40점대의 점수가 나왔으며, 이를 통해 입법고시를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의 경우 이러한 계산 실수가 행정고시 때 나왔지만, 이번은 입법고시에 미리 나와서 피드백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행시 1문에서 입시 때 틀린 문제와 비슷한 문제가 나왔고, 계산 실수 없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소 운도 따랐습니다. 행정법에서 변상금 문제가 뜬금없이 나오자 직감적으로 '이번엔 잘 나오지 않는 문제가 나온다.'라고 생각했고 평소 보지 않던 내용을 전날에 구석구석 봤습니다. 그 결과 통계학에서 우도비 검정, 경제학에서의 이표채 문제와 재정학에서의 세대 간 회계 문제를 잘 풀어내어 우려했던 과목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법
1. 1차 과목
1) 헌법(매해 80점 이상)
헌법은 매해 80점 이상을 받고도 늘 걱정하는 과목이었습니다. 휘발성이 강한 데다, 가장 이질적인 시험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헌법 객관식 문제는 앱으로 공부를 가장 많이 했습니다. OX 문제 등이 앱으로 잘 구동되어있어 기본개념을 한 번 익힌 뒤로는 이동하는 틈틈이 시간을 투자해 개념을 정리하였습니다. 헌법은 과투자해서도 안 되지만, 언어논리에 심리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겠다는 마인드로 넉넉히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초시 때 많이 투자해 놓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입법고시까지 노리는 경우 고난도이기 때문에 더더욱 헌법 공부를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2) 언어논리(2021년 70 / 2022년 87.5 / 2023년 92.5 / 2024년 92.5)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점수가 많이 올랐으나, 이것은 제가 저를 믿고 제 방식대로 푼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언어논리는 제 기본 독해력에 많이 의존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논리퀴즈의 경우 재능이 없었기에 많은 역량을 기울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뇌보완계획’을 공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논리와 비판적 사고’ 과목을 수강하는 등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또한, 이를 응용하여 기출문제를 많이 풀고자 하였습니다. 논리퀴즈가 안정적으로 풀리니 다른 과목도 잘 풀리게 되었고, 그 결과 2022년부터는 시간 부족 없이 안정적으로 모든 문제를 잘 풀게 되었습니다. 논리퀴즈의 경우 충분히 연습을 통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니 부담을 느끼기보단 많은 연습을 통해 장점으로 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3) 자료해석(2021년 70 / 2022년 82.5 / 2023년 85 / 2024년 85)
자료해석은 가장 저를 힘들게 하던 과목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먼저 계산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두 번째로는 유형에 익숙할 정도의 공부량이 받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석치수 선생님께서 제공하는 많은 자료가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받은 자료 중에 아이디어 문제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료해석은 계산을 하되 그 계산의 양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도출하는 데에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계산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석치수 선생님의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상황판단(2021년 85 / 2022년 72.5 / 2023년 97.5 / 2024년 92.5)
상황판단은 처음부터 잘했던 과목이었으나 감을 잃으면 바로 성적이 떨어지는 과목이었습니다. 특히 퀴즈의 경우 생각보다 아이디어가 정해져 있는 측면이 있는데, 이것에 숙달되지 않은 경우나 혹은 까먹었던 해는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상황판단은 최원석 선생님의 커리큘럼을 따라갔습니다. 모의고사나 인텐시브 문제에서 아이디어 도움을 많이 받았고, 공부 또한 그러한 사고과정을 짚어내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상황판단은 시간 분배가 가장 중요합니다. 실전에서는 10초~20초 내로 내가 풀 수 있는지 없는지를 잘 파악해서 문제 풀지를 결정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 2차 과목
1) 경제학(2021년 40점대 / 2022년 67 / 2023년 67 / 2024년 80)
경제학은 전공자였으나 가장 발목을 잡은 과목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계산 실수가 잦았던 데다, 순간 문제의 단서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문제를 통으로 풀지 못해 그다음 문제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늘었던 것이 눈에 띄었던 2022년과 2024년의 경우, 각각 황종휴 선생님의 정선문제집(지금의 연습책 플러스)을 다 풀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선문제집이 다소 많고 풀기도 귀찮은 데다, 중복이 있지만 그만큼 장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연산의 경우 숙달이 되어 실수하는 빈도가 그만큼 낮아졌습니다. 두 번째로 대부분의 쟁점을 커버하여 당황하는 문제가 적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난도가 높으므로 조금 더 고민을 오래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정직하게도 확실히 정선을 다 풀 때와 풀지 않을 때의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2024년은 여기에 더해 타 강사님의 3순환 모의고사를 더했고, 황종휴 선생님의 강제기상 모의고사를 신청해 아침마다 50점~100점 분량의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내가 사전에 문제를 알 수 없고, 제한시간이 엄격하게 정해진 모의고사를 풀다 보니 당연히 점수가 안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고 이것이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2024년 실전에서는 4문의 경우 학교 수업에서 들었던 화폐금융론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학교 수업에서 기본 미시와 거시 외에 산업조직론, 화폐금융론, 국제경제론 정도는 수강한다면 경제학의 이른바 각론 대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경제학이 합격의 70%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그에 맞는 분량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행정법(2021년 40점 / 2022년 40점 초반 / 2023년 54점 / 2024년 66점)
행정법은 한 번 감을 잡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즉 쟁점을 파악하고, 문제의 제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쓰는지가 공부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행정법을 처음 공부하는 경우 개념을 익혀놓고도 답안을 쓰라고 하면 쓰지 못하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먼저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고, 두 번째로는 글을 전개할 때 필요한 문장(검토 및 포섭)과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신기훈 변호사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문제의 제기라는 첫 부분에서 결론을 선취한다는 부분이나, 검토에서 조문, 특히 헌법의 적극적 활용 측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요약서에 있는 판례를 활용하는데, 판례를 얼마나 적어야 하는지, 얼마나 엄밀히 적어야 하는지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편 판례를 모르는데 글을 써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논리적인 전개에 초점을 두시고, 일반론을 풍부하게 서술한 뒤 경우를 나누어 서술하는 것도 임기응변의 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또한, 답안을 많이 작성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답안의 형식을 베껴보는 것도 필요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서술방식을 취사선택하여 자신만의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정법은 반드시 많이 써봐야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행정학(2021년 40점 / 2022년 47점 / 2023년 58점 / 2024년 65점)
행정학이야말로 처음 답안을 쓸 때 가장 당황할 만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위 글 솜씨가 점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행정학을 빠르게 익히는 방법으로, 먼저 자신이 글로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을 빠르게 정리하고 그 안에서 공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 자신만의 개념 수납장의 크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그 수납장에서 문제에 맞게 자유자재로 수납장을 여닫을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박경효 선생님의 재미있는 행정학은 서브노트를 만들기 좋은 책입니다. 다만 서브노트를 만드는 데 있어, 그것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만드는 과중에 있어 개념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있는 경우 다른 교재나 검색을 통해 확실히 짚고, 그것을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재구성하여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 답안은 내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문장이 재구성되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편 논문이나 사례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생님께서 배부하시는 논문이나 사례를 50개 정도로 추려 수납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행정학은 범위를 넓히면 계속 넓힐 수 있는 과목이고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에, 적절한 분량을 정하고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사례의 경우 직접 구글링해서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2023년도에 시험 전날 적극행정사례를 구글링했는데, 시험 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바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쟁점에 맞는 사례를 일일이 찾기보단, 사례를 몇몇 추린 뒤, 그 사례를 최대한 써먹을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행정학 역시 많이 써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야 합니다. 최근 재경직에서도 행정학 배점을 후하게 주는 만큼 점수 편차가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 안정적인 점수를 맞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4) 재정학(2021년 53 / 2022년 59 / 2023년 78 / 2024년 81)
재정학은 공부량이 비교적 적은 과목입니다. 황종휴 선생님 커리큘럼 기준으로도 200문제 정도 풀면 시험대비가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세부내용도 빠짐없이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황종휴 선생님께서 수업 중 배부하시는 강의자료를 잘 보관하고 반복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공공재 파트에서 재정학 고유의 논점이 기존 경제학과 다소 내용이 다른 점이 존재합니다. 이를 유념하여 공부하고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숫자 계산뿐만 아니라 줄글로 작성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재정학의 최근 추세는 2023년부터 다시 줄글 서술 추세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절대 점수는 일반 논문 과목보다 높아, 서술방식에 따라 점수 편차가 클 수 있습니다. 공부할 때 원리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는 것이 단순히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좋을 수 있습니다.
한편 경제학과 달리 기출문제 해설이 시중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습책이나 정선문제집에 있는 기출문제 해설이 있는 경우 이를 활용하고, 없는 문제는 스스로 고민해서 풀어보거나 스터디를 통해서라도 꼭 풀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줄글 서술 문제의 경우 스터디를 통해 서로 어떻게 서술했는지 비교한다면 좋은 공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Ⅳ. 3차 면접
다소 정보가 부족한 면접에 대해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어떤 식으로 준비했는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면접에 대해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2차 발표가 나기 전부터 면접자료를 구하는 방법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검색도 많이 해보고 먼저 합격한 선배나 동기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물어본 결과 답변은 전부 ‘할 만하다.’라는 답변이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었습니다. 제가 직접 해본 결과, 왜 그들이 그렇게 말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준비했던 과정을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 준비 과정
1) 2차 발표 전
2차 합격 발표 전에는 붙으면 바로 스터디를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이에 면접자료로 삼을 만한 것은 없는지 중고서점에 가서 자료를 구해보기도 하고, 따로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자료는 학원 면접특강입니다. 면접특강 강의를 신청하면 교재를 주는데, 그 교재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필수는 아닙니다. 돌이켜보니 굳이 듣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저는 그 자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2차 발표 직후
합격의 기쁨도 잠시, 저는 바로 행시사랑과 에브리타임 등 학교커뮤니티에 구인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면접의 경우 제가 원하는 시간에 준비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렇게 하도록 제가 먼저 구인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학원 면접특강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회당 10만 원 가까이 하는 고액이었지만, 정보 비대칭에 놓여있는 저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습니다. 선착순이었기에 빨리 신청하고, 동시에 사람들을 구했습니다. 스터디원의 경우 6인이 가장 적합하다는 선배의 조언을 받고 6인으로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3) 자료를 구하고 준비하는 과정
스터디원 중 입법고시 면접을 경험한 분이 계셨고, 우선 그분을 필두로 면접준비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에 필요한 문제나 자료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대학동에 있는 복사집에서 면접자료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었고, 그것을 구매하여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면접자료는 크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 각종 부처의 보도자료, 기출 복원 문제, 학원 작년도 문제 등이었습니다. 또한, 특강을 신청한 학원에서도 과년도 문제를 보내주어 문제 풀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한편 ‘이음’이라 하여 전년도 합격자들께서 면접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또한 그 단체에서 면접 시연을 학교에서 한다고 하여 면접 시연도 참관했습니다. 참관하여 어떻게 하는지 감을 잡았고, 동시에 보고서 작성 요령도 익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첫 면접특강에서 바로 시뮬레이션을 하길래, 긴장도 했고 다소 버벅댔으나 많은 사람의 발표장면을 보고, 그리고 작성용지도 보면서 답안의 틀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요령만 알면 되는 것이었기에 금방 익힐 수 있었으며, 배운 내용을 가지고 스터디원들에게 전달한 뒤 그다음 날부터 바로 시뮬레이션에 들어갔습니다.
연습과정은 주로 PT(개인발표)면접과 경험상황면접으로 두 트랙으로 나누어 연습합니다. 먼저 PT의 경우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수기로 보고서 양식을 작성한 뒤, 이를 5~6분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말도 빠르고, 보고서에 개조식으로 기재된 것을 문장형으로 말하자니 버벅댄 감이 있었으나, 2~3번 한 뒤로는 다들 어느 정도 실력이 향상되어 제법 그럴듯한 발표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발표는 앉아서 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 프레젠테이션이라 해서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학교 발표보다도 더 간소한 형태입니다.
한편 경험상황면접의 경우, 일상적인 딜레마 상황이나 정책 의사결정자 혹은 실무자로서의 딜레마 문제를 논리 있게 결단하고 풀어내는 문제이며, 기출 복원 문제를 풀면서 연습했습니다. 임기응변이 많이 작용하나 이 또한 연습으로 탬플릿을 갖춘다면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준비 중 어려웠던 점
먼저 PT의 경우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다소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들어가 있거나, 혹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서술, 마지막으로 현실성 없는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 면접 시뮬레이션에서 강한 질문에 부딪혀야만 했습니다. 이때 자신의 보고서에 의존하는 나머지 입장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견해를 고수하는 행태를 보일 때도 있는데, 이 경우 자신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이 없다면 견해를 바꾸는 것이 유연한 공무원의 행태로 보여 가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문제는 현실 가능성보다 당위성을 우선하는 모습이 가끔 보였다는 점인데, 이를 다행히도 친절했던 스터디원이 좋게 설명해 주셔서 피드백할 수 있었습니다.
경험 및 상황 문제에서는 순발력이 다소 부족한 스터디원들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저는 순발력이 있었던 편이라 빠르게 답변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스터디원들이 답변을 애매하게 하거나 잘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이 경우 ‘잠시만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혹은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을 잘못했던 것 같습니다.’ 등 시간을 벌거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임기응변으로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연습과정에서 각각 대응패턴이 생겼고 마지막에 와서는 대부분 잘 답변했습니다.
5) 스터디원들과의 관계
제가 시연 참관하였을 때 질의응답에서 스터디원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누군가가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합격자들의 답변은 서로 갈렸습니다. 친해지면 좋다는 의견과, 거리를 두고 끝까지 존대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로 준비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로 오히려 서로 존대를 해야만 날 선 피드백에서도 존중이 담아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개인 및 스터디원들과의 성향에 잘 맞게 조절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스터디장이었던 만큼, 가끔 에너지바를 제공하거나, 장소를 잡고, 일정을 주도하는 등의 모습은 보였습니다. 또한, 어차피 면접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보통을 받을 것이고 이 경우 2차 성적으로 희비가 갈릴 것이기 때문에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면접특강에서 얻었던 정보들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주도해서 구성한 스터디원은 모두 서로 알지 못하는 관계였고, 마지막에도 존대하고 거리감이 있었던 관계였으나, 모두 합격했고, 나중에 연수원에서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사이 정도는 되었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합니다.
2. 실제 면접
1) 면접 이전 준비
면접 때 다들 양복을 하나씩 맞추실 겁니다. 실제 면접에선 거의 모든 사람이 검은 정장을 입었습니다. 저는 정장을 지금 맞추는 것이 좀 아깝게 느껴져서, 서울시에서 면접 때 무료로 양복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실제 정장 제작하는 업체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것이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면접 당일은 보통 오전 7시가 되면 집을 나서고, 정부과천청사로 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면접이 진행되는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은 셔틀버스로만 차가 지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접장에 가는 도중 인사혁신처로부터 조 배정 및 번호를 부여받습니다. 이 조 배정을 통해 자신이 성별 몇 등인지 후보군을 정할 수 있으나,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조에 배정되든 그냥 별 생각 없이 앞 조에 있다면 일찍 끝나서 집에 빨리 간다, 뒤 조에 있다면 늦게 집에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합니다. 저는 가운데 조에 있어서 중간 순서로 집에 갔습니다.
준비물의 경우 모양자와 A4 클립보드는 필수이며, 필기구 또한 필수입니다. 손목시계 혹은 스톱워치의 경우 쓰는 사람이 있고, 쓰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다소 번거로워서 따로 쓰진 않았습니다.
2) 면접 장소 도착 후
면접 장소에 도착하면 조 편성에 따라 면접을 보는 순서가 달라집니다. 즉 반으로 나눠 PT를 먼저 보는 그룹이 있고, 경험상황을 먼저 보는 그룹이 있습니다. 이것은 입장할 때부터 알 수 있습니다.
한편 휴대전화를 전혀 쓰지 못합니다. 따라서 꼭 면접준비 자료를 가져가셔야 합니다. 면접준비 자료를 가져가서 충분히 볼 시간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랜 기다림에 지쳐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면접특강에서 다른 구성원들이 제게 피드백한 쪽지만 덜렁 있었는데, 이 쪽지만 반복해서 봤고, 어떤 것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3) 오전 면접
저는 PT 먼저 보는 조에 속해 있었습니다. 이 경우 대기실에서 얼마 되지 않은 위치에 있는 소규모 홀에서 문제를 배부 받고 30분간 보고서를 작성하며,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발표를 합니다. 면접장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으며 연수원 기숙사 같은 곳에서 면접을 봅니다. 면접실도 기숙사 방 같은 곳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입장하면 가볍게 목례를 하고 면접관께서 시작하라고 하면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면 됩니다. 너무 조급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 문밖에서 잠시 대기하는 시간이 있는데, 이때 간혹 면접관들께서 일상 이야기하시는 소리도 들립니다. 면접관도 다 이 일이 끝나면 일상생활을 하시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들어가면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입장 후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의 경우 ‘지방 소멸 방지를 위한 해외 유학생 관리방안’이었습니다. 해외 유학생이 지방 대학에 있지 않고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데, 지방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이 유학생이 해당 지역에 잘 남거나 고국으로 돌아가 기여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안, 그리고 궁극적으로 지방 소멸에 기여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주제였습니다. 저는 물리적으로 정원제를 시행함과 동시에, 대학이 속한 지방에 한해 살 수 있는 영주권을 제공하는 방안과 추가로 지방 대학이 직접 해외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홍보할 수 있도록 지자체나 교육부에서 재정지원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유지관리 측면에 있어 부족한 한국어 교육이나 인프라가 문제가 되는바, 광역자치단체별로 한국어 교육센터를 통합 관리 운영하여 대면으로는 지역 축제, 지역 행사에 외국인 유학생을 참여시키는 방법과 비대면으로는 원격 강의 등을 개최하고 학교 내 이수학점에 한국어 강좌를 포함하는 방안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리고 해당 인력은 지자체 소속 파견 강사가 강의하는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대체로 분위기는 좋았고, 순간 학교 측 한국어 교육 인력과 지자체 측 한국어 교육 인력 간 알력싸움이 있을 수 있다는 면접관의 지적에 제가 이를 인정하고 일원화하겠다고 제시하자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지막으로 희망 부처 등을 이야기하라고 가볍게 질문이 나왔는데, 저는 행정대학원 면접 때 별 생각 없이 말했다가 지적받은 것을 토대로 새롭게 수정한 희망 부처와 그 이유를 설명했으며, 반응도 좋았습니다. 저는 이때까지 제가 우수를 받아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 오후 면접
점심시간이 굉장히 길고, 다들 피곤한 얼굴이었습니다. 저 또한 감기몸살이 있었는데 이것이 심해지면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오후 면접도 오전과 같은 방식으로 홀에서 문제를 썼고, 이번엔 걸어서 갈만한 거리라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면접실은 오전과 비슷했습니다. 경험문제는 상급자의 부당한 행동에 대응해봤던 경험을 적으라고 해서, 군대에 있을 때 관심병사 선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서 무난하게 넘겼습니다. 두 번째는 예비타당성조사에 있어 효율성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지역 균형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를 고르라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사실 이때 무엇을 택하든 날 선 질문이 날아올 것은 뻔했습니다. ‘효율성’을 우선으로 하는 경우 수도권 쏠림 현상을 내버려 둘 것이냐고 물어올 것이고, 저처럼 후자를 택하면 기재부 사무관이 효율성을 우선으로 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는가? 라고 물어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효율성(지방 소멸이 가져다주는 비용이 더 클 것)과, 사후 보완방안(예비타당성조사 결과 현저히 낮은 사업은 해당 지자체가 직접 그 타당성을 증명하거나, 예산 확보방안을 제시하는 조건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제시했으며 반응은 그저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지막 문제는 중장년층 일자리 사업 확대에 대해 상급자가 반대하는데, 이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사실 설득 안 하고 상급자 의견을 따른다고 해도 되고, 다만 그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중장년층 일자리가 있는 경우 미래세대의 부담이 오히려 줄 수 있으며, 청년의 선호 직종과 중장년층의 선호 직종이 겹치지 않을 수 있음, 그리고 중장년층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상급자를 설득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에 면접관님께서 상급자가 그래도 청년 사업부터 우선해야 한다고 말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셔서, 이때 제가 좀 고집을 부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소신 있는 발언 잘 들었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좋은 반응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답을 바꿔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면접을 마치고는 휴대전화를 돌려받고 개별 귀가합니다. 다소 허무했던 면접이라고 생각합니다. 4주간 노력이 이렇게 하루에 끝나는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면접으로 변별력을 낼 수 없는지에 대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루만의 면접으로는 업무 적합성을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보통으로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스터디원이나 면접특강을 같이 했던 사람 중에서는 꽤 잘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임기응변이 잘 되는 사람들이 유리한 싸움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보통이기 때문에 답변의 퀄리티보다는 예의나, 자세에 좀 더 주목하고, 무엇보다 경청하고 겸손한 자세를 가진다면 어지간해서는 미흡을 받고 불합격하진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면접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면접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다 보니, 스스로 보고서도 남들보다 여러 번 작성해 보고, 특강과 스터디를 같이 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전날엔 200페이지 정도 희망 부처와 관련한 업무 보고서를 읽고 이를 외우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희망 부처를 질문할 때 막힘없이 답변했다고 생각합니다.
3차 면접까지 온 상태에서는 이 면접을 통과하지 않으면 달리 대안이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면접장에 가게 된 뒤로 다른 출구 전략(금융감독원 등)들을 모두 시험 미응시 등의 방식으로 포기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all or nothing인 면접인 만큼, 변별력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을 놓기보단 결국 사람 대 사람으로 대면하는 자리에다가, 준비된 경우 우수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많이 준비했기에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면접장을 나왔을 때 만족감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Ⅴ. 수험생활 전반
1. 건강관리
저는 수험생활을 시작한 뒤로 4년간 운동을 하지 않았고, 마지막 해에는 운동을 했습니다. 마지막 해에 운동을 한 이유는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몸 상태가 관리를 해야 하는 단계까지 왔으며, 내면의 우울감도 좀 털어내고자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공부한다고 운동을 끊는 것이 아니라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체력의 한계를 느껴 3순환 시기 힘들어한 적도 있었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 잠시 고향에 간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이 결국엔 몸이 지쳐서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받아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운동하시던 분들은 횟수를 줄이더라도 계속해 주시고, 원래 안 하시던 분들도 장기적으로 보아 조금이라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환경을 바꿔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니고 있던 독서실의 자리를 바꾸거나 아예 독서실을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고, 수험생활이 길어진다면 이사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건강관리도 귀찮은 것을 해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공부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2. 스터디
돌이켜보니 스터디는 ‘가성비’라고 생각합니다. 즉 실전의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낯선 사람들과 함께 푸는데, 그것이 학원을 이용하는 경우 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스터디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2차 시험이 논술형인 만큼 스스로 첨삭을 하는 것이 힘든데, 그런 경우 스터디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많은 분이 진도 스터디나 생활 스터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 주관이 뚜렷한 편이라 남들에게 맞추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진도 스터디나 생활 스터디의 경우 한 달 하다가 나왔고, 길게 한 것들은 주로 답안 스터디였습니다. 답안 스터디의 경우 당연하겠지만 나보다 실력이 좋은 스터디원을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스터디원들의 답안을 돌려보는 스터디가 좋은 스터디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부끄러워서, 혹은 싫은 소리 하기 싫어서 답안에 피드백하지 않는다면 그냥 만나서 답안 쓰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스터디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답안을 쓸 때 미리 보고 가지 않는 것입니다. 못 써서 부끄러운 답안을 보여준다고 할지라도, 실력대로 쓰는 것이 동기부여도 되고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거울이 됩니다. 물론 여유가 있으시다면, 답안특강을 받고 직접 강사님들께 첨삭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 스터디 대신 경제학 강제기상 모의고사를 신청했는데, 원천적으로 미리 답을 보고 오는 경우를 없애고, 성적표를 받고 줄 세워진 나의 점수를 보며 동기부여를 가지고자 신청했습니다. 고작 그런 이유로 신청했다고 생각하면 금액이 아까울 수 있지만, 무엇이든 합격을 위한 우선순위를 가지고 생각한다면 제 판단과 같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Ⅵ. 마치며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시행착오 때문에 만족스럽지는 않은 수험생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면 1~2년은 일찍 붙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가감 없이 적었으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가급적 빠르고 정확한 길로 수험생활을 마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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