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24년 5급공채 일반행정직 최종합격【Y O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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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2024년 5급공채 일반행정(전국) 합격자 YOO입니다. 저는 2차 시험장에 5번 들어갈 기회가 있었지만, 전 과목을 통틀어 저조한 점수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독학의 기간도 길고, 답안을 많이 써보지 않은 채 암기할 서브노트와 이론만 계속 늘리다 보니 성적은 지지부진한 채로 수험기간만 길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저는 처음 독학을 결심했을 때부터, 처음 고시반이나 신림에서 공부를 시작한 시기까지 매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습니다. 그 탓인지, 마지막 해까지도 내가 지금 합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불안해했습니다. 합격수기를 읽으시는 수험생분들께서 자신의 시행착오를 한 번쯤 검토해 보시고, 잘하고 있으시다면 지금의 패턴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기 위한 동력을 얻어 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Ⅱ. 시기별 공부방법

1. 진입기(2019. 09 ~ 2020. 04)

처음 고시를 결심하고, 저는 인강으로 예비순환을 수강하면서, PSAT 문제를 많이 풀었습니다. 교내에서 생활 스터디를 모집해 오전과 오후에는 PSAT 문제를 풀고, 저녁에는 예비순환 강의를 들었습니다. 다만, 예비순환 강의의 경우 하루치 진도를 따로 정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천천히 듣다 보니 행정법을 다 듣는 데에만 한 달이 넘게 걸리는 등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았습니다.

PSAT 공부와 관련하여서는, 먼저 학교에서 진행된 PSAT 특강(석치수, 박준범 선생님)을 들으며 과목 자체에 대한 감을 높이고, 기출들을 풀며 나의 전략/약점 과목을 파악하였습니다. 당시 자료해석과 상황판단 점수가 학교 특강 수강에도 불구하고 40~50점대로 많이 낮아, 두 과목의 기본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기본강의를 꼼꼼하게 제대로 듣고 과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PSAT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언어논리와 자료해석 모두 불안한 점수로 기출문제를 풀 때 커트라인을 넘긴 적이 없었지만, 2020년 PSAT에서는 자료해석에서 찍은 문제 15개가량 중에 10문제 가까이 운 좋게 맞히면서 가까스로 2차 시험 기회를 얻었습니다.

2. 독학 기간(2020. 02 ~ 2020. 11)

위 진입기와 다소 겹치는 기간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스터디가 해체되면서 집에서 구루미 스터디를 활용해 혼자서 공부한 기간입니다. 구루미 스터디를 활용해 공부시간을 채우며, 행정법 및 행정학 교재를 혼자 복습하며 암기하였습니다. 혼자 교재를 보며 공부한다는 무리한 시도를 한 것은, 경제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내용을 소화하는 것조차 버거워 강의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순환과정을 듣지 않고 혼자 경제학 문제를 풀고, 교재 내용을 암기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공부방법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이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중요한 내용인지나 답안에 해당 내용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탓에 시간만 많이 들이고 남는 것은 없는 공부를 내내 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시험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경제학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이 과락 점수를 맞았습니다. 시험 결과를 보자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않고 시간만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아, 학원 수업을 들으며 답안첨삭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를 위해, 2순환 온라인 첨삭반을 수강하였습니다. 코로나 기간이라 비대면으로 첨삭이 진행되었고, 저는 오픈북으로 시험을 보았음에도 매번 20점대 가량의 처참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에, 신림동으로 본격적으로 이사해 답안특강을 수강하고 실강을 들으며, 공부와 답안작성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3. 신림동 이사와 본격적인 수험생활(2020. 11 ~ 2022. 06)

행정학 및 정치학 답안작성을 위해 최승호 선생님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때 최승호 선생님을 만나면서 수험생활 전반을 재설계하였으며, 이것이 늦게나마 올바른 공부방향을 잡아 최종합격까지 이루어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승호 선생님의 예비순환 인강을 들어보고 매주 개별 답안상담을 진행하며, 저는 비로소 답안을 쓴다는 것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논문과목 답안작성의 가장 큰 두 줄기인 ‘맥락 및 논리’, 그리고 ‘이론/사례 등 내용’을 갖추어야 한다는 거시적인 목표를 잡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2가지가 모두 심하게 부족했고, 따라서 예비순환부터 다시 처음부터 수업을 듣기로 결심하였습니다.

2021년 4월부터는 최승호 선생님의 정치학 및 행정학, 정보체계론을 예비순환부터 들으며 답안작성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승호 선생님의 집중 관리반에 참여하며 경제학부터 선택과목까지 수험 전반에 대해 점검을 받으며 수험생활을 정비해 나갔습니다. 선생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흔히 ‘수험생병’이라고도 부르는 이론의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하며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려는 안 좋은 습관을 고치고, 실질적인 경제학 문제풀이를 늘렸으며 논문 과목 답안작성을 꾸준히 하고 전반적으로 기출문제에 집중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등 좋은 습관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종종 일정 시기마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고 놀게 되는 때에는, 선생님께서 따끔하게 이를 지적하시고 매일 공부한 내용을 보내도록 하시는 등 절대적인 공부량을 늘리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1년 3개월(2021. 03 ~ 2022. 06)동안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차근차근 수업을 듣고, 매주 상담을 통해 공부방식을 교정해둔 것이 올해 합격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기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2022년에는 한림 PSAT 전과목 집중 관리반도 수강하였습니다. 매일 학원에서 제공하는 모의고사 세트를 시간 내에 풀고, 시험마다 수강생들의 백분위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매일 문제를 풀고, 시간 부족이나 오답의 원인을 파악해 보고, 다음날 이를 바로 적용해 연습하면서 단기간에 점수가 빠르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때 PSAT 성적이 대폭 올랐을 뿐만 아니라, 규칙적으로 문제 푸는 기술들을 훈련하고 체화한 덕분에, 매해 PSAT 성적의 큰 등락 없이 안정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으며 2차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4. 2022년 2차 탈락과 학교 복귀(2022. 07 ~ 2023. 06)

2차 탈락을 예상하지 못한 채, 7~8월에는 휴식을 취하며 정책학 교과서를 조금씩 읽었습니다. 3차 면접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커트라인에서 3점 정도 부족한 점수를 받으며 시험에서 떨어졌고, 그제야 제가 자신의 위치조차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휴학할 수 있는 학기가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2학기 수업을 들으러 학교로 복귀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고시반에 들어가 공부를 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스터디를 하고 합격생 과외도 찾아 듣는 등 새로운 방식의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는 수험생활의 가장 큰 암흑기였는데, 갑자기 새로운 답안작성 방식을 시도하고 기존에 쌓아온 좋은 습관들을 버리는 과정에서 제 답안들이 이도저도 아닌 최악의 답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100명의 합격생에게 100명의 합격비법이 있는 만큼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이런저런 공부방식을 난잡하게 모두 시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12월 말에 신림으로 돌아왔을 때는 2022년도보다도 답안의 상태가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디테일한 이론과 사례들을 나열하는 데에 급급해 문장 간 연결과 글 전체의 맥락을 잡지 못했고, 하나의 글 안에 모순이 있거나 한 문단 안에 일관성 없는 내용이 들어가는 등, 많은 내용을 주체하지 못하는 바람에 답안상담 시간마다 수많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를 교정하고자 예비순환 인강을 다시 듣는 등 시간을 쓰고자 했지만, 이미 1차 기간이 다가오고 있어 2차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했고, 3순환 기간에는 3순환 모의고사를 따라가는 것도 벅차 답안작성의 거시적. 전반적인 습관을 교정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9~11월의 시간이 오히려 2차 시험 성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라며, 그 시기를 방황하며 보낸 것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다만, 2023년 시험 준비 기간의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시반 스터디에서 매일 15문제 가량 연습책을 꾸준히 풀며, 경제학 문제의 유형과 전형적인 풀이법들을 빠르게 습득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빠르게 풀어보는 과정에서 문제유형을 세분화하고 각각의 풀이방식을 비교할 수 있었고, 어렵게 느껴지는 유형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고 서로 요령들을 공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때 경제학의 모든 파트를 익혀둔 덕분에, 2024년에는 논문 과목에 집중해 안정적으로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행정법 답안특강을 매주 수강하며, 좋은 행정법 답안을 쓰기 위한 구성과 내용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이를 훈련할 수 있었습니다.

5. 2023년 2차 탈락과 2024년 최종합격(2023. 07 ~ 2024. 11)

2023년의 2차 시험은 부족한 준비 탓에 논문 과목 시험이 2022년보다도 저조했고, 경제학에서도 당시 일반행정 수험생 대부분이 틀린 문제와 함께 4문 국제경제학 문제에서도 계산실수를 하며 큰 점수 차이로 탈락하였습니다. 경제학에서 큰 실수를 한 이상 2차에서 떨어질 것을 이미 예상하였고, 따라서 7월부터 바로 신림을 오가며 2차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1, 2순환 기간에는 최승호 선생님의 행정학과 정치학, 정보체계론 강의를 인강으로 들으며 주2회씩 신림에 방문해 답안상담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집중 관리반을 재수강하며 공부패턴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약 5개월 정도를 내내 답안을 쓰고 부족한 내용들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온전히 투자하였습니다. 종강 후에는, 12월말에 신림으로 이사하여 실강을 들으며 2순환 일정을 수행했습니다. 2월부터는 PSAT 대비를 위해 다시 한림 PSAT 전과목 집중 관리반을 수강하면서, 오전과 낮 시간은 PSAT 감을 회복하는 데에 투자하고, 밤 시간에는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경제학 문제풀이와 행정법 암기, 논문 과목 답안작성을 요일을 달리해가며 반복했습니다.

1차 시험에서는 다행히 여유로운 점수를 받아, 3순환 수업을 모두 따라가며 실전감각을 유지하고 최근에 강조되는 내용들을 보다 깊이 채웠습니다. 전체적으로, 1순환부터 3순환까지 변수 없이 기계적으로 스케줄을 따라가다 보니 공부과정에 특별한 점은 없었던 마지막 해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전형적이고 정석적인 수험생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직후, 저는 이번 시험에서 떨어지더라도 행시는 그만두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 실력에서 최선의 답안을 냈고, 다시 시험을 보더라도 실력을 늘릴 만큼 에너지를 쏟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공기업에 서류를 넣고 취업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다행히 2차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학교에서 조직해준 면접 스터디 스케줄을 따라가고 학교 면접 스터디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책 스터디 등에 참여하면서 면접을 준비했고, 결과적으로 면접에 합격하여 수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과목

1) 헌법

헌법의 경우, 진입 당시에 가장 먼저 김유향 변호사님의 헌법 기본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강의 자체는 상당히 분량도 많고 전문적이어서 객관식 절대평가를 준비하는 5급공채 수험생에게는 조금 넘치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헌법이라는 법학의 논리 자체가 어떤 방식과 규칙을 갖는지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낯설게 느껴지는 전문적인 단어들과 판례의 논리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진입 시기에 들어두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번 기본강의를 찬찬히 들어두면, 암기에도 도움이 되고 이후에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1차 준비 시즌에 잊어버린 헌법 내용을 리마인드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기본강의를 들은 이후에는 매년 시험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진도별 모의고사를 풀며 리마인드를 하였습니다. 또한 특강을 들으며 기출에 자주 나오는 판례들을 따로 숙지하며 내용을 추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때, 강의들에서 강조된 사항들을 빈칸을 뚫은 저만의 서브노트로 정리해 두어 매년 시험 전마다 암기사항을 정리하며 효율적인 암기를 하였습니다. 추가로, ‘헌법OX’라는 어플을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5급공채 1차 헌법 시험이 60점만 넘기면 되는 객관식 시험이기 때문에, 간단한 빈칸 채우기와 OX문제 풀이가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숙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생기는 새로운 판례들을 숙지할 수도 있겠지만, 매년 새로 강의를 들을 지는 선택사항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초기에 만든 서브노트와 3년차에 강의로 추가한 일부 개정사항만으로 5년 내내 안정적인 헌법 점수를 받았기에, 매년 새로 강의를 듣는 등의 투자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헌법은 진입 초기에 거의 모든 투자(강의 수강 및 서브노트 제작)를 하고, 이후에는 리마인드만 할 수 있도록 하여 투자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저의 전략이었습니다.

2) 언어논리

언어논리의 경우 2021년 이후 급격히 난도가 올라 모든 수험생들이 조금 달라진 시험기조에 대처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글을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고, 독해력이 좋지 않은 편이어서 언어논리에서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2021년에는 60점대의 언어논리 점수를 다른 과목으로 간신히 방어했고, 이후 언어논리 점수를 올리기 위해 강의와 모의고사를 통해 풀이방식을 대대적으로 수정했습니다.

먼저, 기본강의를 들으며 어려웠던 논리 영역(강화약화, 논리퀴즈, 논리 및 철학 관련 추론, 실험 해석)의 풀이법을 익혔습니다. 언어논리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일상용어와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익히고 정형화된 풀이방법을 구축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강화약화 유형의 경우 대개 제시문에서 주장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논리로 연결됩니다. 이들 근거들 중에서, 하나라도 증명해 주는 실험/사례가 있다면 강화, 하나라도 논리를 끊을 반례가 있다면 약화가 됩니다.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해 주는 내용이라도, 제시문의 ‘근거’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면 강화/약화를 한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언어논리에서 활용되는 논리적인 문법들을 배우고, 이를 정리해서 마치 알고리즘처럼 적용해 나갔습니다.

평소 약했던 독해와 관련해서는, 한승아 선생님의 핵심강의를 인강으로 발췌해 들으며 독해, 추론 영역의 빈틈을 채웠습니다. 저는 매년 한림법학원의 ‘PSAT 전과목 집중 관리반(문풀반)’을 수강했는데, 한승아 선생님의 모의고사 해설이 이해하기도 쉽고 한승아 선생님의 해설방식을 따라하면서 모의고사 성적이 보다 빠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자연스러운 문맥 파악만으로 정답을 판단하는 것이 저에게는 어려웠기 때문에, 독해 지문의 주요 문장들을 논리문처럼 해석해 보다 정확히 논리구조를 짚어내며 정답을 찾는 한승아 선생님의 방식으로 독해력의 부족함을 보완했습니다. 2021년 이후 글 전체를 보고 증거를 찾아내 정답을 증명해야 하는 다소 생소한 문제유형들에 대비하는 데에 한승아 선생님의 강의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의 경우, 학교에서 석치수 선생님의 특강을 들으며 처음으로 공부의 틀을 잡았습니다. 특강에서 얻어간 가장 큰 요령은 ‘계산하지 않고 풀기’입니다. 즉, 쉬운 선택지를 먼저 확인하고, 숫자계산을 최소화하면 문제풀이의 속도와 정확도가 모두 오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후의 수단으로 복잡한 계산을 할 때도 당연히 있으나, 계산을 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90분이라는 시험 시간을 잘 운용하고 계산실수의 문제를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강에서 배운 기본적인 내용들을 중심으로, 석치수 선생님의 기출특강과 핵심강의를 들으며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웠습니다. 선생님께서 선택지를 보는 순서와 선택지를 보고 생각하는 방식(풀지 말아야겠다, 반대해석을 해야겠다는 등)을 최대한 따라 하고자 했습니다. 이후에는 PSAT 문풀반에서 모의고사를 풀며 배운 요령들을 체화했습니다. 석치수 선생님께서 모의고사 답지에, 문제풀이에서 지나치지 말았야 했을 포인트들과 고민해 볼 내용들을 질문 형태로 함께 적어주셔서 스스로 피드백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른 수험생분들도, 자료해석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그만큼 모의고사와 그 답지의 해설내용을 잘 활용하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답지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한 풀이방안들을 얻어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본기를 토대로, 첫째, 시험 시작 후 80분까지 20문제만을 ‘정확하게’ 풀고 남은 시간동안 2~3문제를 풀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풀이할 문제 수 자체를 줄이고 정확도를 크게 높여 안정적인 80점내외의 점수를 유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계속 꼼꼼하게 오답노트를 하고, 실수를 예방하기 위한 규칙들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둘째, 모의고사 문풀반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계속 풀어보며 다양한 난이도의 시험에 대처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비타민 문제들을 꾸준히 풀면서 분수비교와 곱셈비교 등 계산이 불가피한 경우를 대비하였습니다. 분수비교와 곱셈비교는 자료해석 문제들 중 상당히 비중이 크면서도 어느 정도 비교요령들을 훈련하지 않으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습니다. 이에 따로 시간을 줄여가며 연습했고 비타민 계산연습 어플이 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계산연습은 특히, 어려운 시험에서도 최소한 기본적인 유형들(표에서 추론하기 등)에서 계산을 해내 안정적인 점수를 확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초창기 저의 골칫거리였으나, 나중에는 든든한 전략 과목이었던 과목입니다. 40~50점의 낮은 점수 때문에 고민하면서, 박준범 선생님의 상황판단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저는 알려주시는 턴 나누기와 유형별 접근을 중심으로, 수업에서 과제로 주시는 문제를 하나하나 소요시간을 기록해 가면서 풀어나갔습니다. 강의에서 법조문에서 주의해야 하는 문구나, 퀴즈에서 자세히 봐야하는 조건 등을 상당히 자세히 알려주셔서, 이를 꼼꼼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강의를 다 듣고 연습문제들을 다 풀고 나니, 점수가 70점대 정도까지 순식간에 올라 있어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강의를 뛰어넘지 않고 모두 따라가는 과정에서 실수하던 부분들이 교정되고, 쉬운 문제를 골라서 푸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PSAT 문풀반에서 계속 새로운 모의고사를 풀면서 나만의 퀴즈풀이 요령도 생기고, 오답노트도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가면서 점수가 많이 올랐습니다. 결과적으로 언어논리가 아주 어려웠던 2021, 2022년도에 90점대의 상황판단 점수로 커버하는 등 전략 과목으로까지 자리 잡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상황판단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골라 풀기입니다. 저의 경우, 법조문 + 계산 문제는 되도록 풀지 않는 등 저의 약점에 따라 남들이 푸는 문제라도 쿨하게 넘기는 것을 습관들였습니다. 퀴즈에 몰두하지 않기 위해 ‘재미있어 보이는 문제는 반드시 넘어 간다!’는 규칙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평소에 문제별로 체크해둔 사항(어려움, 실수발생, 과다시간 소요)을 토대로 어떤 문제를 풀지 미리 파악해 두면 ‘시간 내에’, ‘틀리지 않을’ 문제들만 풀 수 있습니다.

둘째, 실수가 나올 포인트들을 꼼꼼히 확인하기입니다. 상황판단은 의외로 실수할 만한 포인트들이 눈에 띄게 주어집니다. 제시문 전의 발문에서 미리 주어지는 조건과 별표, 당구장 표시, 그리고 이외에 보편적으로 많아서 빠지는 법조문/퀴즈에서의 정형적인 함정들이 꽤나 눈에 잘 보이게 배치됩니다. 이러한 포인트들을 정리하고, 시험 때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보다 오답을 줄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 실수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으면 다른 문제들을 속도감 있게 풀어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나아가, 현실적으로 찍어야 할 문제들이 꽤 되는데, 푼 문제를 최대한 맞히고 찍은 문제에서 꽤 많은 적중을 기대하는 것이 성공률 높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푼 문제들이 정확할수록 찍은 문제에서 정답이 많이 나오는 측면도 있습니다.

3개 과목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꾸준한 연습과 피드백입니다. 매일 시간을 정확히 재서 모의고사를 풀고, 오답을 충분한 시간을 들여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틀렸는지, 또 앞으로 같은 유형의 오답을 내지 않으려면 어떤 조치를 스스로 취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나아가, 스스로 피드백한 내용들을 다음날 모의고사 풀이 때 바로바로 시도해 보면서 체화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성적이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2. 2차 과목

1) 경제학

경제학 과목을 공부할 때는 2가지를 신경 썼습니다. 첫째는 챕터별 구조 알기, 둘째는 충분한 문제풀이입니다. 먼저, 챕터별 구조는 이를 테면 미시경제학에서 소비자-생산자-시장-일반균형-시장실패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흐름을 말합니다. 소비자의 최적선택을 구하는 방식이 생산자의 최적선택에도 변형되어 적용되고, 생산물시장의 균형도출이 생산요소시장에서 변형되어 적용되는 등 일정한 대칭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구조를 머릿속에 잡아두고 공부하면 다양한 공식/풀이들이 헷갈리지 않고 보다 쉽게 습득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이준구 교수님의 미시경제학과 정운찬 교수님의 거시경제학 교과서와 함께,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mapping 특강’을 중심으로 구조를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황종휴 선생님의 ‘5급공채를 위한 국제경제학 특강’으로 국제경제학 파트를 가미하며 이론적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국제경제학도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미시/거시경제학의 토대 위에 얹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파트로만 생각하기보다 미시/거시와 연결성을 살리는 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둘째, 충분한 문제풀이입니다. 모든 과목이 그렇듯이, 경제학도 실제로 문제를 풀어보기 전에는 시험에 필요한 실력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수험 초반에도 미루지 말고 계속해서 문제를 풀면서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시험을 앞둔 마지막까지도 계속해서 문제풀이를 놓지 않은 것이 준수한 경제학 점수를 유지한 비결입니다.

경제학은 제가 다섯 2차 과목 중 가장 빠르게 감을 잡고, 가장 먼저 안정적인 성적을 만들어낸 과목이었습니다. 다른 과목에서 오랫동안 헤맨 것은 기출문제 풀이를 처음부터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반대로 경제학에서 빠르게 감을 잡은 것은 예비와 1순환 때부터 계속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3년차 때 고시반에서 스터디를 조직해 연습책의 별 3개짜리 문제-별 2개짜리 문제 순서대로 풀이하였고, 이후 스스로 홀수-짝수 문제 순서로 다시 풀며 오답과 함의를 문제집 여백에 정리하였습니다. 이때, 여백란에 제가 ‘실수한 포인트’ 또는 ‘문제의 함의’를 적어두고 포스트잇으로 덮어둔 후, 2회차 이후 풀이에 참고하였습니다. 4년차 이후에는 연습책을 오답 위주로 반복해 풀이하면서, 황종휴 선생님의 3순환을 들으며 정선문제집과 3순환 모의고사의 내용을 추가해 나갔습니다. 5년차에는 ‘연습책 플러스’와 모든 강사님의 3순환 문제를 스스로 풀며 생소한 문제들의 풀이를 보강했습니다. 특히, ‘연습책 플러스’를 꼼꼼하게 풀며 기본적인 토대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다른 선생님의 3순환 모의고사도 풀며 처음 보는 어려운 문제에 대비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2) 행정법

3년차 때 신림으로 이사해 답안을 계속 써보기 전까지, 저는 제 행정법 실력이 부족한 지도 몰랐을 정도로 부족했습니다. 그만큼, 답안을 쓰고 첨삭을 받아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행정법은 채점 조교분들과 강사님, 나아가 학원과 학교의 교수님의 ‘깐깐한’ 채점을 많이 받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순환강의와 답안특강들을 따라가다 보면 20점대, 심하게는 한 자릿수까지 충격적인 점수를 받는데, 이때 멘탈이 흔들려 포기하지 않고 피드백대로 답안을 고쳐나가다 보면 순식간에 점수가 오를 것입니다. 저의 경우, 처음 2, 3순환 강의에서 온라인 채점을 받으면서 행정법의 감을 비로소 찾아나갔습니다. 또한, 3~4년차 즈음 들은 답안특강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시 첫 모의고사에서 14점이라는 굉장한 점수를 받았고, 충격도 많이 받았지만, 꾸준히 특강을 따라가다 보니 해당 모의고사에서도 50점 내외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60점대에 이르는 점수까지 20점 이상 오른 것을 보며, 그 동안 문제를 많이 풀어본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학원 채점강의와 학교의 대학 모의고사 등을 최대한 활용해 답안을 계속 쓰고 피드백을 받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행정법의 공부법은 3가지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물론 암기입니다. 저는 시중에 있는 요약서를 기반으로, 사례집 내용을 보충해 서브노트를 만들고 스터디를 통해 이를 암기하였습니다. 서브노트를 만드는 경우의 장점은, 한 권의 노트만을 반복 암기하는 것과 답안 연습만으로도 고득점 수준의 답안작성 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서브노트를 새로 만드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이미 가지고 계신 교재를 기반으로 포스트잇 등을 붙이거나, 선배들의 서브노트를 물려받는 등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나가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의 경우, 감사하게도 먼저 수험생활을 시작한 친구가 틈틈이 적어둔 서브노트를 공유 받아, 여기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며 단권화 시간을 줄였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구글닥스 등을 활용해 같이 서브노트를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앞서 말씀드린 답안첨삭/답안특강입니다. 이미 자세히 적은 관계로 셋째로 넘어가겠습니다. 셋째는, 사례집 풀이입니다. 혼자 암기를 많이 해둔다고 하더라도 목차 구성, 그리고 검토를 어떻게 할지는 사례집을 반복해서 풀며 익혀가야 합니다. 대학 모의고사와 답안특강에서 교수님들의 채점을 많이 받아보면, 의외로 목차의 구성과 검토가 상당한 점수분량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례집을 풀면서 목차의 순서와 하위구성까지도 따라하며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판례를 많이 안다 해도 학설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없다면 고득점이 어려우며, 아무리 학설과 판례를 잘 채웠더라도 검토가 부실하다면 역시 고득점이 어렵습니다. 이 부분도, 사례집을 계속 풀어보고, 해설을 자세히 읽어보고, 이를 다시 한번 따라 해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체화해야 합니다. 저는 사례집 스터디를 매해 만들어 참여하였습니다.

3) 행정학

행정학은 합격 전까지는 매해 40점대나 과락점수를 받을 정도로 오랫동안 골치를 썩이고, 제가 많이 헤맸던 과목입니다. 올해 시험에서는 다행히 합격자 평균 점수를 받았는데, 이렇게 점수가 오른 것은 ‘기본에 충실’한 답안을 쓰기 시작하고부터였습니다.

논문 과목은 흔히 공부를 많이 할수록 점수가 낮아지는 과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저도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제가 한 실수는 최신이론과 최신사례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입니다. 남들이 쓰지 않는 세련된 최신이론들과 특이한 사례, 특이한 목차 구성으로 눈에 띄는 데에 집착하였는데, 오히려 점수는 많이 낮아지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다행히, 최승호 선생님과 꾸준히 답안상담을 하며 ‘기본’이 되는 행정학의 답안구성과 내용들을 채워나가다 보니 화려하기만 한 이론/사례들을 덜어내고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는 답안을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행정학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3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꾸준한 답안작성입니다. 행정학 과목은 이론이 방대하다 보니, 교과서 암기부터 시작하려고 하면 시간만 많이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지엽적인 부분만 기억하게 되는 등 어려움이 있습니다. 수험생의 목표는 결국 10페이지의 답안을 쓰고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인 만큼, 수험공부를 할 때는 반드시 ‘처음부터’ 기출문제들을 보고 답안을 써보아야 합니다. 기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그리고 내가 답안에 쓰게 될 내용을 중심으로 새로운 내용을 채워가기 위함입니다. 기출문제와 답안작성을 늘 곁에 두고 공부해야, 불필요하게 공부범위만 넓히는 대신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더 ‘깊게’ 답안을 쓸 수 있습니다.

둘째, 답안의 형식입니다. 행정학은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형식에 따라 점수 차이가 꽤 많이 나는 과목입니다. 물론 재경분들의 경우 줄글로도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도 보았지만, 대개는 많은 교수님들과 강사님들께서 형식을 상당히 강조하십니다. 실제로, 비슷한 내용이라도 목차 구성이 체계적이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 점수 차이가 꽤 나는 편입니다. 저의 경우, 대학 모의고사에서 분량을 다 못 채웠는데도 좋은 목차를 구성한 덕분에 좋은 피드백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목차와 형식이 꽤 중요한데, 형식에서 신경 쓸 것은 ‘목차의 포괄성과 배타성’, 그리고 ‘목차 간에 균등한 분량’입니다. 목차의 포괄성이란 목차가 필요한 모든 내용을 포괄하는 것, 즉 빠진 부분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모든 부분을 담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배타성이란 목차끼리 겹치는 사항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몸으로 비유하여 설명할 때 ‘머리, 몸통, 팔’로 구성한다면 ‘하반신’이 빠지게 되어 포괄성이 부족할 것이고, ‘머리, 몸통, 상반신, 하반신’으로 구성한다면 몸통과 상반신이 겹치므로 배타성이 부족할 것입니다. 이러한 배타성과 포괄성 조건을 만족하는 목차를 공부하는 동안 미리 다양하게 준비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목차 간 균등한 분량을 맞춰주어야 하는데, 소목차마다 5줄 내외로 일정하게 맞춰줄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 두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셋째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기본에 충실해 핵심을 관통하는 글쓰기를 하는 것입니다. 문제마다 결국 요구하는 방향의 가장 기본적인 답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2문 규제유형과 규제개혁 문제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J.Q.Wilson의 규제유형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며, 전통적인 규제개혁 방안들과 함께 새로운 규제개혁 방안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새로운 규제개혁과 관련하여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샌드박스 등 전형적인 논의 외에도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규제유형과 전형적인 규제개혁수단을 충실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듯 문제마다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는 기출풀이와 답안상담을 반복하며 감을 잡아나가야 합니다. 저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최승호 선생님과의 1:1 답안상담을 통해 기출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4) 정치학

행정학처럼 정치학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감당할 수 없이 많은 내용을 공부하게 될 수도 있고, 내용만 늘리면서 화려하기만 하고 좋지 않은 답안이 되어갈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정치학의 경우에는, 다른 안 좋은 습관이 많이 생기기 전에 최승호 선생님과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면서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점수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정치학의 공부법 자체는 행정학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를 늘 가까이에 두고, 예비순환 때부터 끊임없이 ‘답안’을 쓰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정치학은 기원전부터 이어져온 방대한 학문이므로, 행정학보다도 더 범위가 넓기 때문에 기출문제로 범위를 좁히고 답안으로 깊이를 더해나가는 과정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저는 수험 초반에 엄청나게 두꺼운 책과 서브노트를 주체하지 못하다가, 최승호 선생님을 만나고 선생님께서 정리해 주신 기출문제들과 블록노트 덕분에 금세 공부의 범위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로 수험기간을 불필요하게 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처음 진입하는 시기부터 한 번쯤 상담을 받아보고 공부방향을 확인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행정학과 차이가 있다면, 정치학은 목차를 잘 세분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대안, 다양한 측면을 ‘다각적’으로 보여주는 행정학과 달리, 정치학은 ‘하나의 강력한 논리’를 막힘없이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차를 너무 많이 나누거나, 너무 많은 정보를 나열만 하다 보면 오히려 글의 논지가 흐려지고 이는 낮은 점수로 곧장 이어집니다. 이를테면, 2024년 1문의 경우, 저는 신자유주의와 정치의 사법화가 민주주의의 질적 저하에 미치고 있는 현대정치의 흐름을 묻는 문제라고 파악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중심 주제로 놓고 논지를 이어나갔고, 전문적인 이론을 많이 나열하지 않고도 다른 분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습니다. 정치학은 이렇게 현재 한국(또는 국제)정치의 현실에서 부각되는 하나의 논리흐름을 논리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목 같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과목이면서도, 관통하는 흐름을 한번 파악하고 나면 큰 암기 없이도 물 흐르듯 글을 써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쉬운 과목이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초반에 꽤 헤맸지만, 최승호 선생님의 ‘집중 관리반’과 ‘답안 상담반’을 꾸준히 수강하며 일대일 답안첨삭을 해나간 덕분에 차츰 정치학의 감을 잡아갈 수 있었습니다.

Ⅳ. 3차 면접

처음 면접준비를 시작하려고 할 때,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고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년간 철저히 준비해온 2차 시험과 달리, 면접의 경우 면접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면접에 대한 정보는 바로바로 구하기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3차 시험은 어느 정도 연습만 된다면 약 3주 내에 얼마든지 잘 준비해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는 시험이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상세한 이야기로 면접을 앞둔 분들의 막막함을 조금 덜어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1. 3차 시험 개요

3차 시험은 2024년 기준으로, 총 2개의 파트로 나뉩니다. 하나는 직무역량면접, 하나는 공직가치면접입니다. 두 시험을 오전, 오후로 나누어 한 차례씩 치르게 되고, 각각 40분 동안 진행됩니다. 첫째, 직무역량면접은 3장짜리 제시문을 읽고 1장짜리 정책기안을 작성하는 부분, 그리고 한 가지 상황형 문제(부처 내 갈등, 지역주민 반대 등)의 대처방안을 작성하는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정책기안은 7분 내외의 분량으로 발표를 하고, 이후 발표내용에 대한 질의응답과 상황형 문제에 대한 질의응답을 30분가량 받습니다.

둘째, 공직가치면접은 경험 문제 1문제와 상황형 문제 2문제로 구성됩니다. 경험형 문제는 개인적 경험을 묻는 문제, 상황형 문제는 직무역량면접의 상황형 문제와 동일하게 가상의 정책상황에 대한 대응을 묻는 문제입니다. 30분 동안 세 문제에 대해 각각 8줄 분량의 자기기술서를 작성한 후, 별도의 발표 없이 바로 40분 동안 질의응답을 받습니다.

2. 준비과정

1) 교내 면접 스터디

저는 학교에서 합격생들을 모아 면접 스터디를 조직해준 덕분에, 학교 스터디를 따라가는 것으로 대부분의 면접준비를 해결하였습니다. 학교에 별도의 스터디가 없는 분들은 대개 학원이나 행시사랑 카페를 통해 스터디를 조직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터디에서는 유예생 내지 면접 탈락자분들을 주축으로 면접에 필요한 부분들을 숙지하고, 모의면접을 진행하고 서로 피드백을 나누며 면접을 연습해 나가게 됩니다. 저의 경우, 학교 스터디에서 기출 복기 문제와 면접 대비 강사 연습문제를 풀고 20분 내외의 약식 모의면접을 진행하며 서로 피드백을 나누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촬영을 하며 안 좋은 습관들을 다듬었고, 답변의 세세한 부분까지 서로 질문하며 좀 더 완성도 있는 정책대안을 만드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또, 따로 개별 스터디를 구해 자기기술서를 시간 내에 쓰는 연습도 하였는데, 이는 뒤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습니다.

2) 이음멘토링

이음멘토링은 합격 후 유예중인 예비사무관분들께서 모의면접을 진행하고 개별 피드백을 드리는 멘토링입니다. 수험생분들이 3인 이상으로 구성된 그룹을 형성하면, 유예생분들이 배정되어 면접에 대한 정보와 피드백을 제공해 주시는 일종의 재능기부입니다. 저는 학교 스터디를 함께하는 분들 중 일부와 함께 한 차례 이음멘토링에 지원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유예생분께서 실제 채점표를 기반으로 저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시고, 개선방안까지도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기회이지만, 2차 결과 발표 후 1~2주 안에 지원이 마감되고, 지원이 완료된 후에도 매주 선착순으로 멘토링에 배정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면밀히 알아보고 빠르게 지원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3) 개별 스터디

저는 학교 스터디 외에 2가지의 스터디를 따로 구해 진행하였습니다. 첫째는 자기기술서 작성 스터디입니다. 면접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 중에 하나가 ‘시간 내에 자기기술서 완성하기’입니다. 경험형과 상황형 문제는 연습하다 보면 금세 시간 내에 쓸 수 있지만, 직무PT의 21줄짜리 정책기안을 주어진 시간 내에 쓰는 것은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경험 및 상황형 문제도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도 있으니, 시간에 맞춰 자기기술서를 충분히 써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저는 스터디를 따로 조직해, 매일 하루 2세트 정도 연습문제를 풀었습니다. 30분 내에 한 세트를 모두 풀고, 다 푼 뒤에는 스터디원과 작성한 자기기술서를 돌려보며 간단한 피드백을 나누었습니다.

둘째는 정책조사 스터디입니다. 6명가량의 인원이 모여, 각자 정부부처를 2~3개씩 맡아 최신정책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해 공유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기획재정부를 맡은 분께서는 기획재정부의 조직도와 해당연도 업무계획, 국정조사 자료와 최신기사들을 바탕으로 주요 정책들을 정리해 올려주었습니다. 이렇게 정부 전반의 정책들을 어느 정도 숙지하는 과정에서, 정부보고서의 양식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정책방안의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보고서 양식에 익숙해지는 것은 정돈된 PT 기술서를 작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고,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는 PT에서 개선방안을 다각적으로 제시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정부 정책들을 접하고 그 예산구조나 담당조직 등을 익히는 과정 하나하나가 보다 현실성 있는 답변을 구성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준비한 내용

1) 직무PT 준비

직무PT에서 연습해 가야 할 포인트는 3가지입니다. 첫째, 형식입니다. 직무PT 기술서는 전형적인 형식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정부 업무보고서의 형식에 따릅니다. 대개 첫줄에 꺽쇠(‘<>’) 안쪽에 제목을 쓰고, 2~4번째 줄은 ‘추진배경’이 자리합니다. 2번째 줄에 ‘□’표시와 함께 목차를 적고(추진배경, 현황과 문제점 등), 3~4번째 줄에는 하위내용을 적습니다. 각 하위 내용은 약간의 들여쓰기 뒤에 ‘○’표시를 하고, 그 뒤에 내용을 적으시면 됩니다. 5~8번째 줄은 ‘문제점’이 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5번째 줄에 ‘□’표시와 함께 문제점이라는 목차를 작성하고, 6~8번째 줄에 ‘○’표시와 함께 3가지 정도 문제점들을 나열하시면 됩니다. 문제점을 쓸 때는 범주화를 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는데, (조직), (인사), (예산)의 범주나 (법. 제도),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범주들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9~18번째 줄에 ‘개선방안’이 들어가게 됩니다. 9번째 줄에 목차이름이 들어가고, 10번째 줄에 첫 번째 문제점에 대응되는 개선방안을 작성합니다. 이때 유의점은, 문제점과 범주이름을 동일하게 하고 문제점에 1대1로 대응되는 개선방안을 작성하시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11~12번째 줄은 개선방안의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들여쓰기와 ‘-’표시 뒤에 2줄 쓰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13~15번째 줄, 16~18번째 줄에 두 번째, 세 번째 개선방안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19~21번째 줄은 ‘추진계획’이 들어갑니다. 구체적으로 개선방안을 실현하기 위한 추진계획을 시기와 함께 작성하셔야 합니다. 대개 (단기)와 (중장기)로 나누어 서술하게 됩니다.

둘째, 시간 내의 자기기술서 작성입니다. 30분의 시간 동안 하나의 직무PT 용지와 하나의 상황형 문제를 모두 작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어진 시간 내에 적절한 시간배분을 연습하셔야 합니다. 스터디를 통해 매일 시간을 재며 반복해 연습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단 자기기술서를 완성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개선방안 부분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상황형 문제나 추진배경 및 문제점 등에서 최대한 기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훈련해 두셔야 할 것입니다.

셋째, 꼼꼼한 내용 구성입니다. 먼저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들을 제대로 숙지하셔야 하는데, 본인이 어떤 부처의 사무관으로 제시되는지 기억하고, 주어진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최대한 반영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개선방안 중 반영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왜 제외하였는지 물어보실 수 있으므로 제외한 근거까지 생각해 두셔야 합니다. 나아가,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스스로 떠올린 창의적 대안도 1~2개가량 포함하시면 좋습니다. 각 정책대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주체 및 내용과 비용조달방식, 유관부처와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 등을 세세하게 고민해 두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경험형 문제 준비

경험형 문제의 포인트는 2가지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솔직함입니다. 경험형 문제에 대해서는 꽤 디테일한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예를 들어 캠프 참여 경험이라면 캠프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어느 지역에서 한 캠프인지, 인원은 어땠는지 등 단순한 디테일에 대한 질문도 꽤 많이 하십니다. 이는 정말로 자신의 솔직한 경험을 적은 것인지 검증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되도록 실제 경험들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경험했던 내용들을 찬찬히 정리하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기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경험한 내용 외에 경험을 각색하거나 새로 만드셔야 한다면, 디테일한 부분에서 모순이나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꼼꼼하게 고민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식보다는, 면접준비 기간에 적게나마 새로운 경험들을 실제로 쌓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둘째, 공직적용입니다. 나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나 역량을 공직에 적용해, 좋은 공무원으로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적인 경험형 문제를 미리 풀어보며 각각의 문제에서 요구하는 공직가치나 역량이 무엇일지 파악해 보고, 요구되는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미리 고민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아가 자기기술서에도 한두 줄 정도 느낀 점과 공직적용 방안을 적어주시면 좋습니다.

자기기술서 작성 양식으로 저는 대개 ‘(상황: 1~2줄)-(대처과정: 3~4줄)-(느낀 점: 1~2줄)-(공직적용: 1줄)’ 순서를 기본으로 하고, 문제에서 묻는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조금씩 구성을 달리하였습니다.

3) 상황형 문제 준비

상황형 문제에서는 첫째, 모든 이해관계자와 대립되는 공직가치 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통/공감’이 충분히 이뤄지는 모습을 명시적으로 보여야 하고, ‘윤리/책임’이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상관이나 조직의 뜻에 수동적으로 따르기보다는 공직가치를 고려하고 국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한 쪽 입장을 택한다면 다른 쪽 입장에서 겪을 불편에 대해 충분히 보상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둘째, 꼬리 질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면접에서 “그럼에도 반대가 있다면”, 내지는 “예상치 못한 ㅇㅇ문제가 발생한다면” 등의 꼬리 질문이 많이 들어오곤 합니다. 이러한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일관된 입장을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기존 관점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거나 면접관께서 집요하게 반대쪽 답변을 유도하신다면, 입장을 변경하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다만, 질문 몇 개에 입장이 계속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상황형 문제의 자기기술서 작성 양식으로 저는 대개 ‘(상황: 1줄)-(판단: 1줄)-(근거: 2~3줄)-(대응과정: 3~4줄)로 구성하였습니다. 상황은 주어진 갈등 상황의 논지나 쟁점, 판단은 내가 선택한 대응방식, 근거는 판단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한 공직가치를 적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응과정에서는 반대 입장이나 여러 이해관계자 등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단계별로 (1단계)-(2단계)-(3단계) 등으로 나누어 서술하였습니다.

4. 시험 당일

시험 날이 되면, 아침에 조 번호와 조 내에서의 순번(1~6번)을 받습니다. 올해에는 1~3번은 A그룹으로 오전에 직무역량, 오후에 공직가치면접을 보았고, 4~6번은 B그룹으로 오전에 공직가치, 오후에 직무역량면접을 보았습니다. 오전과 오후 면접 사이에는 1시간 이상 식사시간이 주어집니다. 2024년에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어야 했기 때문에, 같이 온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추가로, 2, 3번 및 5, 6번에 배정되는 경우 대기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이때 볼 자료들을 충분히 가져가 마지막으로 숙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각 번호의 순번이 되면 해당 번호의 면접자 모두가 자리를 옮겨 30분간 자기기술서를 작성합니다. 이후, 작성한 기술서를 제출하고 직무PT(정책기안) 1장의 복사본만을 들고 다시 시험장으로 이동합니다.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는 두 분의 면접위원이 계셨습니다. 한 분은 교수님, 한 분은 국장급 이상의 실무자분입니다. 오전/오후에 각각 두 분씩 면접관님이 계시며, 총 네 분의 채점을 바탕으로 우수/보통/미흡이 결정됩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면, 면접관님께서 “많이 떨리시겠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답변하면 된다.”며 긴장을 풀어주십니다. 소수의 면접장에서 조금 깐깐하게 면접을 치르셨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제가 응시한 시험장을 포함해서 대체로 매우 온화한 분위기에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과한 압박면접이나 긴장되는 분위기를 걱정하시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면접 시간 40분이 경과하고 나면 바깥쪽에서 신호를 주시고, 면접장 밖으로 나오시게 됩니다. 1~2분가량 일찍 밖으로 나오시는 경우도 있지만, 최대한 면접 시간을 맞춰 많은 질문을 하십니다. 면접이 모두 끝나고 나면, 같은 순번의 면접자들이 한 데 모여 설문조사지를 작성한 후 귀가하게 됩니다. 1번 및 4번을 배정받은 경우 가장 앞 순번이므로 가장 먼저 시험을 마치고 귀가할 수 있습니다.

사실 면접으로 미흡이나 우수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2차 시험 성적에 따라 결과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면접에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마시되, 준비과정을 성실히 따라가며 자기기술서 작성과 대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연습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면접준비는 면접 통과라는 결과보다, 이를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어가는 것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에 대해 고민해 보고, 정책사례들을 수집해 보는 과정들은 이후 부처 면접과 연수원 정책기획 활동까지도 크고 작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면접 스터디 등의 과정에서 알게 된 다른 분들과의 인연도 오랫동안 남을 수 있습니다. 결과 자체보다 과정에 최선을 다하며 보람찬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Ⅴ. 기타 생활

1. 스터디

저는 2가지 스터디를 주로 했습니다. 하나는 자율적으로 하루의 계획을 올리고, 얼마나 실행했는지 서로 체크해 주는 계획인증 스터디였습니다.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면서도 목표한 만큼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서술형 시험의 특성 상 눈앞에 성과가 바로바로 보이지 않고, 멀리 바라볼수록 막막한 면이 있는 만큼, 하루하루 목표에 집중하게 해주는 해당 계획인증 스터디가 멘탈 관리와 페이스 유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사례집 및 기출문제 답안작성 스터디입니다. 강제성을 가지고 꾸준히 문제를 풀어보게 된다는 점에서 천천히 실력을 쌓아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서로 답안을 돌려보기 때문에 남이 읽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이러한 최소한의 노력이 반복되면서 미흡했던 필력이 어느 정도는 향상되었습니다. 스터디를 성실히 따라가는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를 최대한 똑똑하게 활용하고, 또 잘 따라가는 것이 좋은 수험생활 중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운동 및 휴식

저는 시험을 한 달 정도 앞둔 기간에는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를 했지만, 그 이전에는 운동과 취미활동에 꽤 시간을 썼습니다. 주 3~4회 정도는 크로스핏을 하였고, 매일 잠들기 전 1~2시간 정도 좋아하는 게임을 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급박한 시기에 멘탈과 체력을 잘 관리해 두는 것이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지쳐버리지 않도록 뒷받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작년 시험에서는 3월부터 밤을 새우며 무리하다 보니 오히려 시험을 1~2주 정도 앞둔 시기에 번아웃이 왔습니다. 그 이전까지 수많은 것들을 쌓아왔지만, 시험 전 1~2주 동안 나태하게 있는다면 배운 것이 제대로 답안에 써지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무너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반대로, 올해 시험에서는 시험 전 일주일가량의 시간동안 ‘이 정도로 무리하는 공부를 인생에서 2번은 못할 것 같다!’고 여길 정도로 공부에만 모든 것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시험에서 평소 실력, 어쩌면 그 이상을 만족스럽게 쏟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작년과 달리 올해에 마지막 순간을 불태울 수 있던 것은, 1년 간 쌓아온 체력과 멘탈의 여유가 있었던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평상시 운동과 적절한 휴식 및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3. 인간관계

저는 고시반 친구들과 스터디 친구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유지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중앙 도서관에서 생활 스터디를 일부러 모집해 서로 격려하고 같이 밥을 먹기도 했고, 신림에서도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 및 스터디를 함께하는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으며 짧게 수다를 떨곤 했습니다. 고시반에 들어간 후로는 고시반 친구들과 2차 시험이 끝나면 놀러 다니기도 하고, 평소에는 밥을 같이 먹고 가끔 야식도 같이 먹으며 조금이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고 힘겨운 고시생활인 만큼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과 잠시라도 숨통을 트이는 시간들이 오히려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Ⅵ. 나가며

다른 모든 합격수기들이 강조하듯이, 100명의 수험생이 있다면 100가지의 공부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맞는 공부방식과 생활방식일 것입니다. 다만, 많은 노력과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공부방향이 지금 맞는 곳을 향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나간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결코 쉬운 길이 아닐 테지만, 꿈꾸고 있는 여러분이라면 얼마든지 해내실 거라 믿습니다. 어려운 길, 조금이라도 즐겁고 보람차게 걸어가시길 기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