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24년 5급공채 일반행정직 합격자 LOO입니다. 입문하며 정보를 구할 방도가 없어 한림법학원에 상담을 신청하고 직렬 선택과 공부방법 등 상담을 받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좋은 기회를 얻어 합격수기를 작성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2022년 하반기 전역 이후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하여 좋은 기회를 얻어 2024년에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초시 때는 3순환 기간에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서 공부방향에 대해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행정학, 정치학, 정책학의 경우 2023년 4월 예비순환 강의수강을 시작으로 최승호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합격할 때까지 최승호 선생님의 집중 관리반을 통해 꾸준히 답안상담을 받은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비전공 학생으로 모든 과목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시작하여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합격수기이지만,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서울에 연고가 없어 수험생활을 하는 2년 동안 하루에 한마디도 하지 못한 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3순환 기간에는 5월부터 6월까지 자취방에서 혼자 공부를 하였는데 참 고독하고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흑흑) 유일하게 점심과 저녁을 먹을 때만 잠시 밖에 나가 사람 구경을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힘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단기간에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2022년, 2023년, 2024년에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응시하였으나, 2022년도는 군복무 당시 재경직렬로 응시했었고, 2023년 하반기 전역 이후에는 일반행정으로 직렬을 변경하였습니다. 공부방법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2023년도의 공부방법이 다른 분들의 초시 때와 같았기 때문에 2023년도를 첫 번째 시험, 2024년도를 두 번째 시험이라고 서술한 경우가 있으니, 착오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힘든 길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최대한 자세히 합격수기를 적도록 노력하였습니다.
Ⅱ. 시기별 공부
1. 진입기-1(2021. 04 ~ 2022. 02)
- PSAT 10개년 3회독
- 헌법,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기본강의 수강
- 경제학 예비순환 수강
저는 2020년 겨울학기에 휴학한 뒤, 6개월간 IT회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2021년 2월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IT회사에서 2년 10개월간 근무를 하면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는데요. 11월쯤에 임원진과 면담을 한 뒤 좋은 기회를 얻어 차년도 TO를 배정받았는데, 아직 진로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입대를 신청했습니다. 좋은 기회를 포기한 만큼, 2020년 12월부터는 앞으로 군대에서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낼 방법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했던 것 같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기 전에 1차 시험을 통과할 수 있으면 고시생활을 시작하고, 아니라면 복학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운이 좋게도 훈련소(후반기 교육)를 1등으로 수료하여서 3박 4일의 포상 휴가를 받게 되었고, 신병 휴가와 더해 일주일 정도 휴가를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 기간에 예정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첫 휴가를 나오기 전에 짬짬이 한국사를 공부하였고, 첫 휴가 때 바로 1급을 취득하여 시험 응시를 위한 전제조건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저는 군 복무를 다소 특이하게 한 케이스에 해당했습니다. 보통 2일에 한 번 내지 3일에 한 번 주기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서고, 다음 날을 24시간 휴식하였습니다. 덕분에 2~3일에 한 번은 오전 시간에만 잠깐 눈을 붙인 뒤, 오후 시간부터 저녁까지는 PSAT을 언어, 자료, 상황 한 세트씩 풀 수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핸드폰이 주어지는 시간이었고, 쉬고 싶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또한 유일하게 짬을 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공부를 선택했습니다.
군대에서 PSAT을 처음 풀었을 당시의 점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마침, 메모장에 기록을 해두었네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순서로 기록해 두었습니다.
2021년 45, 60, 67.5 / 2020년 65, 55, 72.5 / 2019년 72.5, 70, 67.5
2018년 77.5, 57.5, 80 / 2017년 80, 82.5, 87.5 / 2016년 90, 77.5, 72.5
2015년 80, 82.5, 72.5 / 2014년 85, 90, 82.5 / 2013년 97.2, 92.5, 75
2012년 95, 95, 87.5 / 2011년 80, 95, 87.5
아마 한두 번 빼고는 합격선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한번 풀고 난 뒤에는 PSAT 기본강의를 신청해서 틈틈이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언어논리의 경우는 이나우 선생님, 자료해석은 석치수 선생님, 상황판단은 박준범 선생님을 수강했습니다. 이나우 선생님께서 ‘언어논리 스킬북’을 만들어서 시험 당일에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스킬북은 2024년까지도 PSAT 시험장에 실제로 가지고 들어가서 시험 직전까지 고사장에서 보았습니다. 다른 강사님의 강의를 수강하더라도 언어논리는 꼭 스킬북을 만들어서 시험 직전에 보시길 바랍니다. 기출에서의 정오답 판단기준 및 빈출되는 오답 선지의 표현을 적어두었습니다.
PSAT 모의고사를 응시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계속 분석하면서 선생님들의 풀이방법을 체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의를 통해 학습한 부분을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선생님들께 메일을 통해 질문을 드리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아 교정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2022년 1차 시험을 치기 이전까지 이러한 방법으로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기본강의를 한 번씩 수강했고 최근 10개년 치 기출을 3번씩 풀 수 있었습니다. 학원 모의고사 및 기타 사설 문제는 시간이 없어 별도로 풀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헌법의 경우는 김유향 선생님의 기본강의만 수강하고, 기출문제집을 두 번 정도 풀었습니다.
2022년 2월 26일이 행정고시 1차 시험일이었는데, 당시에는 2차 과목을 공부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재경직으로 응시했습니다. 달력을 보니 군대에서 2월 8일에는 2021년 기출을, 2월 11일에는 2020년 기출을, 2월 13일에는 2019년 기출, 2월 14일에는 2018년 기출, 2월 17일에는 2017년 기출, 2월 19일에는 2016년 기출, 2월 22일에는 2021년 기출문제를 풀었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2022년 첫 1차 시험에서 언어논리 70점, 자료해석 80점, 상황판단 80점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군복무를 하다가 손목 연골과 인대가 파열된 상태였는데, 1차 시험을 보는 도중 손목이 너무 아파 점심시간에 근처 약국에서 급히 파스를 사 온 것이 기억납니다.
2. 진입기-2(2022. 03 ~ 2022. 07)
- 경제학 1순환 수강
2021년 8월 정도에, 군대에서 손목을 크게 다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달 정도 깁스를 하였는데, 그동안은 필기할 수가 없어서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예비순환을 다른 손으로 어떻게든 필기하며 들었습니다. 코로나가 한참 심했던 때라 휴가를 나가기도 어렵고, 수술 예약을 잡기도 어려워서 수술을 계속해서 미루다가 2022년 2월에 1차 시험을 응시하고, 3월부터 6월까지 경제학 예비순환을 복습하고, 1순환을 인강으로 들었습니다. 2022년 6월에 2차 시험을 치른 뒤, 7월 초에 손목 수술을 하며 전역하였습니다.
이때는 2차 시험을 재경으로 응시하여 한양대학교에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경제학을 1순환까지 수강하였으나, 군대에서 날림으로 들은 탓에 3문 이외에는 하나도 풀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1문과 2문을 끝까지 풀어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때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과목은 응시하지 않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험장을 한번 경험해 보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차이가 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나머지 과목도 모두 응시하였습니다. 당연히 다른 과목은 예비순환조차도 수강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두 시간 동안 아무 말이라도 적어서 10페이지를 꽉 채워 제출하였습니다. 이후, 7월 한 달 정도는 7급 1차 시험과 리트를 응시하는 것 외에는 재활하며 집에서 쉬었습니다.
3. 진입기-3(2022. 08 ~ 2023. 02)
- 경제학 예비순환, 1순환 복습, 2순환 실강 수강
- 행정법 예비순환, 2순환 실강 수강
- 행정학 예비순환, 1순환, 실강 수강
- 정치학 예비순환 수강
전역을 한 뒤, 한 달을 채 쉬지 않고 바로 대학동에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한림법학원에서 상담을 진행한 뒤, 일반행정으로 직렬을 변경하였습니다.(이때는 제가 경제학에 소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순환 강의를 당장 수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2순환 실강을 듣는 것을 목표로 1순환 기간에 독서실에서 혼자 경제학, 행정법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공부습관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한두 달 정도는 저녁을 먹고 나면 집에 들어가서 쉬었던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야 템포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월부터 9월 기간 동안 경제학은 예비순환과 1순환 강의를 복습했고, 행정법과 행정학은 예비순환 강의만 수강하였습니다.
보통 월~토 공부를 하고 일요일은 쉬는 날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러한 루틴을 가져갔으나, 일요일을 하루 종일 쉬는 것보다 저녁을 먹고 이후 밤에만 쉬는 식으로 이틀을 쉬는 것이 저에게 더 맞는 휴식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첫 진입 시기에는 그렇게 루틴을 가져갔습니다.
이후 2순환 강의가 시작된 이후로는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을 실강으로 들었습니다. 경제학 문제는 풀기 어려웠지만, 모의고사는 빠지지 않고 응시했습니다. 이때 미시경제학은 가끔 상위 20% 이내 성적을 받았으나, 거시경제학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행정법은 암기가 되어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차 잡는 방법 등 기본적인 답안작성 방법을 몰라서, 오픈북으로 문제와 관련된 개념을 적었습니다. 행정학은 1순환 강의를 수강하지 못해서, 2순환 강의를 들으며 동시에 1순환 강의를 인강으로 들었습니다. 이때 작성했던 답안지를 보았는데, 글씨체나 글씨크기, 목차 잡는 방법 등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성의 있게 채점해 주신 합격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PSAT 기출분석을 하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치학 공부를 아예 하지 못해서, 설날 휴가 때 예비순환 강의를 한 번에 몰아서 들었습니다. 날림으로 들어서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이런 식으로 위안을 삼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1차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습니다. 좀 더 일찍 PSAT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은 PSAT 모의고사를 현장에서 응시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거의 매주 PSAT 모의고사에 참석하며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리뷰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기분을 환기하는 효과도 얻었던 것 같습니다. PSAT 모의고사는 잘 보셨다면 잘 보신대로, 못 보셨다면 못 보신대로 자신의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4. 첫 3순환 기간(2023. 03 ~ 2023. 06)
- 황종휴 경제학 집중 관리반
- 모든 과목 3순환 실강 수강
전역 이후 1년간을 거의 아무 스터디도 참여하지 않고 혼자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장소도 없고, 제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관리반을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통제를 받는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긴장이 되면 속이 안 좋아서, 경제학 관리반에서도 학원 선생님들과 조교님들께서 많은 편의를 봐주셨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정규 배정된 교실이 아니라, 스터디를 위해 배정된 교실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3순환 기간에 경제학 관리반을 등록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 예비순환과 1순환을 군대에서 날림으로 들으면서 기초개념이 잘 잡혀있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황종휴 선생님께 서면으로, 많을 때는 하루 5개 정도씩 질문을 드리면서 경제학 실력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제 3순환 기간에 같은 수험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이후 재시 기간에 공부하는 자세를 다잡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때는 경제학 관리반 스케줄에 맞추어서 아침 9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공부를 하였습니다. 또한, 일주일에 하루, 그리고 저녁 시간에만 쉬었습니다.
정치학과 선택과목은 거의 공부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2023년 4월이 되어서야 최승호 선생님의 집중 관리반 포스터를 통해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이때부터 정치학 예비순환 강의를 수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선택과목은 정보체계론 3순환 강의만 수강하고 시험을 응시하였습니다. 경제학은 솔로우 그래프를 그리는 것 외에는 모두 풀었고, 나머지 과목도 공부는 하지 못했지만 쓰지 못한 과목은 없었기 때문에 과락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조금은 합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5. 재시 1순환~ 2순환 기간(2023. 07 ~ 2023. 11)
-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 정치학 1순환 수강
- 경제학, 행정법 1순환 수강
- 정책학 예비순환, 1순환 수강
- 정치학 1순환 인강 수강
2022년에 전역을 한 이후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한 적이 없었습니다. 2차 시험을 마치고, 친구들과 일주일 정도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손목에 있던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일주일 정도 더 쉬었습니다. 이후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7급 1차 시험과 리트를 응시하였습니다. 그리고 경제학 1순환을 거시 파트부터 참석하여 모든 과목의 1순환 실강을 들었습니다. 경제학 1순환을 들을 때, 정치학 1순환 인강을 같이 수강했습니다. 블로그 일지를 보니 7월 말부터 공부를 시작하여 이때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계획 및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는 하루에 2과목 이상을 공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이전 시험에서 정치학을 40점대를 맞아 불합격했기 때문에, 최승호 선생님의 답안작성반을 병행하며 논문 과목의 답안을 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행정법 역시도 이전 시험에서는 암기를 거의 하지 못해서 법전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는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였는데, 목차 및 키워드를 본격적으로 암기했습니다.
최승호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셔서 선택과목도 과감하게 정책학으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해야 할 양이 다른 선택과목보다 많아 어려움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행정학, 정치학, 정책학을 하나의 과목으로 인식하여 공부해야 할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2순환 강의를 수강하지 않겠다고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10월 말 정책학 1순환 강의가 끝나는 날, 내년 1차 시험까지는 4달가량을 다시 혼자 고독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무서웠던 것이 기억납니다.
6. 재시 PSAT 기간(2024. 12 ~ 2024. 02)
작년에 PSAT을 늦게 시작한 것에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재시부터는 심화강의부터 실강을 수강하며 심화모의고사, 실전모의고사, 주말에는 각 학원에서 진행하는 전국모의고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때부터는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를 했습니다. 요일에 상관없이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을 때만 저녁을 먹은 뒤 휴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시험 준비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에, 막바지에는 다른 분들보다는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보지 못했다는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친구 혹은 가족을 만나는 것 외에는 별도로 사람을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7. 재시 3순환 기간(2024. 03 ~ 2024. 06)
1차 시험을 치르고 나서, 저녁에 2동에 있는 국밥집에서 혼자 맥주랑 국밥을 먹으면서 하루를 쉬었습니다. 경제학 관리반을 신청하고 싶었으나, 긴장하면 배가 아픈 저의 습성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혼자 독서실을 등록하여 공부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3~5월에는 컨디션 관리를 하고 6월에 몰아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6월에는 시험이 다가온다는 압박감으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고, 3~5월에 컨디션 관리를 하더라도 6월이 되면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2024년에는 1차 시험 직후부터 몰아치는 공부를 했습니다.
최승호 선생님은 3월에 정치학, 4월에 행정학 3순환 강의를 진행하십니다. 3월에는 점심을 먹고 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를 치르고 온 뒤, 오후에 최승호 선생님의 정치학 3순환 실강을 들었고, 저녁에 경제학 3순환 강의를 인터넷 강의로 수강하였습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에는 행정법 과외를 들었습니다. 즉, 경제학 3순환 기간 동안 저는 경제학, 행정법, 정치학 3순환을 모두 수강하였습니다.
이 기간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정까지 하루 최소 10시간~13시간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도 아예 쉬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녁 시간에는 꼭 집에서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샤워를 했습니다. 6월에는 저녁을 먹고 씻는 시간도 아까운 것 같아서, 자정까지 공부한 뒤, 집에서 무게조절덤벨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 씻고 새벽 1시 정도에 잤습니다. 이런 루틴을 가져가다 보니 나중에는 22시 30분에 공부를 마치는 날이 휴식을 하는 날이 되었고, 실제로도 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5월부터는 저 자신이 너무 예민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스터디 카페와 독서실을 해지하고 자취방에서 공부하였습니다. 스탠딩 책상을 사두었기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서서 공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허리나 목이 아니라 무릎과 발목이 아파서 잠깐 앉아서 공부하였습니다.
8. 2차 시험 이후(2024. 07 ~ 2024. 08)
올해 2차 시험을 치른 뒤, 주말만 휴식하고 바로 다음 주부터 경제학 1순환 실강을 수강하였습니다. 2차 시험을 치른 이후에 공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올해 시험을 잘 보았는지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불합격하더라도 내년에 다시 응시할 것이고, 내년에 더 나은 실력을 갖출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행정법 1순환 실강도 수강하고 싶었으나, 다음 학기에 복학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공 과목의 공부를 진행하며 결과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심지어 2차 결과 발표가 난 당일 저녁에 전공선택 과목 쪽지 시험이 예정되어 있어서, 부모님께 합격 소식만 전화로 말씀드리고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방법
1. PSAT
1) 개요
먼저, 1차 시험을 3번 응시해서 3번 모두 합격한 입장에서 어느 순간 PSAT을 안정적으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2단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감입니다. (1) 1차 시험은 첫 단추 혹은 최근에 합격했던 경험이 중요합니다. (2) 그게 아니라면, 남들보다 월등히 많은 연습량에 근거를 둘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강의를 들을 때 해주셨던 말씀이, 6개월 정도를 하루에 적어도 2세트씩을 풀어서 모든 모의고사를 접해본 수험생이 있었고, 그 덕분에 시험장에서 별다른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수험생이 보기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에서 이 정도면 상대적인 연습량을 통해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자만하지 않는 것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두 번의 시험에서 모두 1차를 합격하였음에도, 합격한 세 번째 해에는 이전보다 더 일찍 PSAT 공부를 시작하여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올해 합격을 위해서 그 어떠한 변수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강을 듣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수업 이후에 선생님을 직접 찾아뵙고 여쭤봤습니다. 선생님께서 절대로 떨어질 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래도 자만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더 열심히 질문을 드렸습니다. 1차 시험을 마치고 나서도 ‘내가 불합격하면 이 시험은 잘못된 것이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매번 합격선 +5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막바지에는 PSAT의 4가지 과목은 모두 언어논리로 귀결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가고 나서는 제시문이나 주어진 조건을 읽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실제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료해석과 상황판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에 강점이 있었고, 언어논리는 상대적으로 약한 과목에 속했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이유로 마지막 해에는 언어논리 과목을 방어 과목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목의 밑바탕이 된다는 생각에 보다 더욱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만약 자신이 언어논리에 강점이 있다면 자료해석과 상황판단 역시도 이를 기반으로 합격할 수준까지는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헌법
헌법은 항상 미루다가 막바지에 시간에 쫓겨 후회했던 과목이었습니다. 기본강의는 첫 해에만 군대에서 수강하고, 두 번째 해에는 기출문제집만 두 번 풀었으며, 세 번째 해에는 기출문제집을 1회독도 하지 못하고 시간이 없어서 모의고사를 한번 풀었습니다. 두세 번째 해 모두 헌법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후회가 남았습니다. 특히 1차 시험이 2주 정도 남은 기간에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공부를 해야 하는데 헌법 공부를 하지 못해서 다른 1차 과목을 공부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첫 시간에 헌법에서 불안감을 안게 되면 이후 언어논리 과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꼭 헌법 과목은 최소 한 달 전부터 미리 준비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기출문제집을 최소 2회독 하시고, 그해의 강사님들 모의고사까지 1회독 및 오답 정리를 하시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족수는 별도로 암기하지 마시고, 기출문제에 출제된 부분만 오답 정리를 통해 눈에 익히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80점대를 목표로 항상 투입 대비 효율을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헌법을 다 풀었다고 해서 언어논리가 시작하기 전까지 휴식하는 것보다는 헌법 선지를 읽으며 준비운동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때에도 역시, 헌법 공부가 잘되어 있어야 헌법 선지가 잘 읽힐 것이고, 이후 언어논리를 푸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언어논리
언어논리는 수능 국어와 같이 기출에서 오답과 정답 선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SAT 언어논리는 수능이나 리트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지문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부족한 독해력을 스킬 혹은 전략으로 메꿀 수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독해능력을 기른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수험생은 항상 투입 대비 산출을 생각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했습니다.
처음에는 언어논리가 당일 컨디션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과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어논리가 세 과목 중에 가장 컨디션과 관계없이 일정한 점수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과목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1차 시험을 앞두고 치러진 모의고사에서 97.5점을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합격자 평균 70점대를 목표로 두고 출제한 것이라며 깜짝 놀라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지문이 잘 읽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기출을 분석하며 익혔던 감으로 ‘대충’ 풀었습니다. 기출과 좋은 모의고사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면 독해하지 않더라도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모의고사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푸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 자료해석
저는 2023년과 2024년에서 모두 자료해석 90점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속히 비타민을 풀 때, 가장 높은 단계가 안정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자료해석은 계산속도 보다는 문제를 다르게 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A분의 B가 가장 낮은 과목’을 찾으라고 했을 때, 수의 구조를 보고 ‘B분의 A가 가장 높은 과목’을 판단하는 것이 쉽다는 것을 1초 이내에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기출문제를 분석하면서 익힐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강사님들께서 이러한 스킬을 알려주시기 때문에 잘 익히시고 항상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관점이 바로 궁극적으로 자료해석은 언어논리에 기반을 둔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계산속도나 풀이방법을 일정 수준 이상 익히게 된다면, 같은 표현을 얼마나 빠르게 더 쉬운 표현으로 바꿔서 읽느냐가 고득점을 판가름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풀지 않을 선지와 문제를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속히 ‘운영’한다고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PSAT을 풀 때 한 문제당 2분 30초를 잡고 풀이하게 됩니다.(저는 1분~1분30초였습니다.) 10번 문제를 푸는 데 이미 25분이 지나간 시점이라면 과감하게 10번과 11번을 스킵하고 12번을 풀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말렸는데도 순차적으로 풀겠다고 10번 문제를 붙잡는 순간, 마음이 조급해지게 되고 실수를 하거나 오히려 문제풀이의 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조삼모사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러한 방식의 마인드 컨트롤이 실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같은 맥락에서, 저는 되도록 고사장 내에서 의식적으로 1페이지를 가장 먼저 넘겼습니다. 남들의 페이스에 끌려가는 것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문제에서도 선지 간 난이도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1, 2, 3번 선지는 푸는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는데, 슬쩍 보더라도 4, 5번 선지의 경우 각 선지의 정오를 판단하는 데 1분이 넘게 소요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도 남은 시간과 문항 수를 보고 남은 선지를 풀 것인지 풀지 않을 것인지를 1초 이내에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풀지 않아야 한다면 50% 확률을 믿고 4, 5번 선지 중 하나를 찍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분명 40번 문제까지 한 번은 볼 수 있고, 시간이 남을 것입니다. 그때는 다시 돌아가서 자신이 표시한 문제들을 훑어보면 됩니다. 풀지 않고 넘어간 문제라도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는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또한, 이미 1번부터 40번까지 한 번 훑으며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해결했기 때문에 심적인 여유가 생깁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여 자료해석은 40개의 문제 중에서 하나라도 풀지 않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간혹 상황판단 유형은 풀이에 3~4분 이상이 걸릴 것이 예상되는 문제가 있을 경우는 의도적으로 풀지 않고 다른 문제를 검토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고, 여러 차례 시험을 겪어보면서 1~4번, 21~24번 문제에서 속도를 내다가 실수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을 발견하여 이 문제들을 다시 한번 검토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5) 상황판단
저는 2023년과 2024년에서 모두 상황판단 90점대를 받았습니다. 지문을 읽는 것이 어려워 퀴즈보다도 법조문이 더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퀴즈 문항조차도 제시문의 길이가 길어지는 추세를 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주어진 제시문을 짧은 시간 내에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 언어논리뿐만 아니라 상황판단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퀴즈 문항이 아이큐 테스트와 비슷해서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사님들께서 양질의 문제를 제공해 주시며 퀴즈마다 정형화된 풀이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주십니다. 예를 들어, 달력이나 시차 문제가 그렇습니다. 이는 풀이방법을 암기하고 숙지하면 현장에서 짧은 시간 내에 풀 수 있습니다.
법조문의 경우, 훈련을 통해 익힐 수 있는 빈출되는 오답 표현이 존재합니다. 2024년 PSAT 기간 당시에 실전모의고사를 현장에서 수강하며 느꼈던 점인데요. 최원석 선생님께서 이를 디테일하게 알려주시니 법조문에 약점이 있다면 강의를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2. 2차 과목
저는 2차 과목으로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 정치학, 정책학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섯 과목 중에서 기본서(전공서적)를 읽은 과목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경제학 역시도 황종휴 선생님의 기본서와 특히 ‘필기노트’를 기본서로 활용하였습니다.
1) 경제학
(1) 개요
경제학을 어려워하시는 이유 중 하나는 경제학을 처음부터 ‘암기’로 접근하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문제가 조금이라도 변형된다면 풀이방법을 떠올리지 못해 어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황종휴 선생님의 2023년 3순환 당시, 선생님께서 문제풀이 방식을 변형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풀 수 있게 어렵게 바꾸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모의고사 평균도 아주 높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와 반대로 초시임에도 대부분의 문제를 풀 수 있었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고 기존 문제와 동일한 풀이방법을 활용하여 풀 수 있었습니다.
(2) 수학적 감각이 있을 때: 이해 → 암기
‘경제학의 모든 문제는 소비자 선택이론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을 초시 때 했습니다. 생산자 이론, 일반균형이론, 국제경제학까지 모든 문제가 소비자 선택 이론의 변형, 소비자의 수가 2명, 4명으로 늘어나는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따라 첫 3순환 기간에도, 첫 시험에서도 어찌 되었든 문제를 풀 수는 있었습니다. 오히려 해당 문제가 어느 단원에 속하는지를 몰랐던 것이 수학적 감각을 통해 모든 문제를 동일한 원리로 풀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암기 없이 긴장하게 될 경우 실전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거시경제학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는 수년간의 수험생활을 해온 본인이 알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실전에 강한 타입이라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나온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문제를 푼다는 생각보다는 암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계적으로 푸는 것이 좀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재시 때는 단원별 풀이방법을 암기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즉, 초시 때는 이해했고, 재시 때가 되어서 비로소 이를 기반으로 단원 별 풀이방법을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단기합격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수학적 감각이 부족(?)할 때: 암기 → 이해
우리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1학년부터 2학년까지는 매 단원을 배우고, 그에 대한 문제를 풀었습니다. 즉, 해당 문제가 어느 단원의 문제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었다는 것이죠. 반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 모의고사를 풀기 시작할 때는 해당 문제가 어느 단원의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쉽게 풀 수 있지 않았나요?
경제학도 이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문제를 접한다면, 해당 문제가 어느 단원에서 파생된 문제인지를 분석해 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경제학 수업을 들으며 해당 단원의 풀이방법만을 외운다면 당장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있겠지만 실전에서는 해당 문제가 어느 단원의 문제인지를 파악해야 하므로, 실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지고 계신 문제집을 복사집에 가져가셔서 낱장으로 분해한 뒤, 문제들을 단원 구분 없이 섞어놓고 푸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4) 공통
양치기는 필요하지만, 어떤 경우에서든 우선순위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선 (2)와 (3)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먼저 생각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실제로 제가 고등학교 때 있었던 일입니다. 학교에서 물리2 과목이 내신에 반영되었는데, 저는 물리적 감각이 부족하여 수X특강에 있는 2점짜리 기본문제도 풀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 사람이 시계방향으로 도는 원판 위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팽이를 던지면 팽이가 어느 경로로 이동할까요? 지금 생각해 봐도 모르겠는데요..
따라서 해당 학기에는 하루에 3~4시간을 물리2 공부에 할애하며 시중에 있는 모든 문제집의 풀이를 암기했습니다. 이후에는 암기된 내용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문제를 접하더라도 풀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 있어 매우 괴로웠으며,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점은 ‘내신 시험을 한 번 치르고 나면 암기한 부분을 까먹고, 다시 수X특강의 2점 자리도 풀 수 없는 상태’로 원복했다는 것입니다.
2차 시험은 총 4가지 과목을 대상으로 각각 방대한 분량을 소화해야 합니다. 만약 경제학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면, 해당 연도에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하지 못한다면 암기한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매일 암기를 되풀이해야 한다는 점에서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힘들 것 같습니다. 물론, 불가능한 방법은 아닙니다. 저도 한 학기 동안 힘들었을 뿐이지 물리2 과목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었거든요.
거시경제학의 경우 학파 간 흐름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거시경제학에서 출제되는 계산 문제는 미시경제학의 원리와 다를 바 없고, 나머지는 학파의 흐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모의고사는 빼먹지 않고 응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접하고, 많이 당황해 보셔야 임기응변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024년 2차 시험장에서 이표채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1문부터 3문까지 문제를 풀고 답안을 작성하는 데 60분을 할애했고, 나머지 60분은 4문을 푸는 데 할애했습니다. 이표채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시간 할인율 개념을 활용하여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했고, 그중 계산이 가장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4문의 (2)의 전제에서 환율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하였는데 (1)에서 가정한 이표채 개념을 통해 이것과 동일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서 맞게 추측하였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2) 행정법
두 번째로 적은 시간을 투자한 과목이었습니다. 행정법은 합격자 평균 점수를 받는 데에 100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합격자 평균을 상회하는 점수를 받는 데 200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과감하게 100의 시간만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총론과 각론의 논점을 정리하고, 기출문제의 목차와 개념별 키워드, 그리고 ‘시험용 법전에서의 위치’만 암기했습니다.
가령, 기속력의 경우 출제되었던 문제 유형이 정해져 있고, 이들 간의 목차만 조금씩 다릅니다. 목차와 키워드 두문자만 외운 뒤, 행정소송법 제30조를 참고했습니다. 개념은 행정소송법 제30조의 문구를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남들과 답안을 비교했을 때 미흡한 부분이 보입니다. 그러한 부분은 답안작성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외우거나, 행정소송법에 있는 다른 조문의 표현을 조금씩 가져와서 그럴싸하게 보이게 포장했습니다. 초시와 재시 모두 합격자 평균에서 약간 모자란 점수를 받았는데, 행정법 수업을 들을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 한 시간도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효율적으로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각론을 버린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하신다면 각론은 목차와 시험용 법전에서의 위치만 암기하고 그대로 가져가 써도 최소한의 시간 투자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가령, 경찰행정법마저 초시 때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경찰행정법의 모든 논점은 A4 용지 반장에 적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게 정리됩니다. 세부 사항은 경찰행정법의 조문을 보고 적으면 됩니다. 지방행정법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조문이 달라져 복잡하게 보일 뿐, 큰 틀에서는 같은 흐름이 유지된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험기간이 짧을수록, 각론은 기회의 땅이 됩니다. 오랜 기간 공부하고 암기해 오신 분들을 일반론에서 이기기는 어렵거든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재시 때가 되어서는 행정법은 목차만 보아도 실력을 가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암기해서 답안을 작성한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목차를 구성한 것인지 교수님들께서 보시기에는 쉽게 드러날 것 같습니다. 제가 합격자 평균에서 약간 부족한 점수를 받은 것은 시간상 절대적으로 암기한 내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학설을 전부는 외우지 못했고, 판례는 아예 암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시 때부터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해당 논점에 대해 이해하고 있음을 목차를 통해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반드시 문제에 제시된 참조조문을 활용하는 연습을 하시길 바랍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하나라도 쓰이지 않는 참조조문은 없었습니다. 2024년에는 시험장에서 문제를 받자마자 참조조문이 너무 적게 주어져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할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반면, 2023년에는 초시였음에도 1문의 토지보상법에서 관련 참조조문이 왜 주어졌는지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답안을 작성하여 일반론을 거의 암기하지 못했음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정법은 행정고시, 입법고시, 사법고시, 법전협만 해도 양질의 문제가 많습니다. 2년을 공부했지만, 시간상 다른 강사님들의 모의고사를 아예 풀지 못했고, 법전협 문제까지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기출문제를 모두 흡수하신 뒤 다음으로는 대학 모의고사를 푸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3순환 기간에 시간이 된다면 강사님들 모의고사는 해설을 옆에 두고 논점만 챙겨 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 행정학, 정치학, 정책학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될 수도 있는 논문 과목입니다. 실제로 글보다는 수식이 익숙했기 때문에 첫 시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재시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 알 것 같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최승호 선생님께서는 논문 과목은 주제별로 묶어서 ‘zone’ 디펜스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진입하는 입장에서 타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합격할 때까지 최승호 선생님의 커리큘럼과 공부방법을 따라갔습니다.
가령, 정치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권력구조론의 경우 최승호 선생님께서는 2가지 접근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조차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재시 때 5~6월 정도에 들어서는 모든 권력구조론의 문제는 ‘현상학적 접근’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제냐, 의원내각제냐, 이원집정부제 혹은 준대통령제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식’ 대통령제, ‘미국식’ 대통령제,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와 같이 어느 환경에서 적용되느냐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이해하고 있다면 권력구조론을 주제로는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사례를 활용해 일관되게 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매년 정치학은 10점짜리 소문항 하나를 제외하고는 불의타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2024년 입법고시 3문의 (2)와 2024년 행정고시 1문의 (3) 역시도 그러했습니다. 이 문항들만 예상했던 바와 같이 약간의 불의타라고 생각했고, 나머지 문항은 떠오르는 연관 기출문제가 있었기에 이를 활용해서 풀었습니다.
저는 논문 과목 서브노트를 별도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최승호 선생님의 예비순환 강의와 3순환 강의를 수강하면서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녹취록 수준으로 실시간으로 받아 적었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서 논문 등 참고 자료를 읽어주시면 해당 부분을 발췌하여 파일에 옮겨 적은 뒤, 참고자료는 받아 적은 내용 이외에는 더 이상 보지 않으려고 버렸습니다. 강의 당 한글파일 20페이지 정도가 되었습니다. 6월에는 이 내용을 계속해서 읽으며 기본개념과 답안작성 방법을 숙지했습니다.
Ⅳ. 3차 면접
1. 개요
2차 시험을 마치고, 전공과목으로만 22학점인 학기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도서관에서 2차 시험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18시에 발표가 났는데, 18시 30분에 전공선택 과목 쪽지 시험이 있어서 부모님께 전화만 드리고 바로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응시했는데, 성적도 잘 나왔습니다. 역시 아등바등 사는 사람들은 가끔은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좋은 결과를 불러오는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 공부와 면접준비는 전혀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합격자가 존재하지 않는 대학이라 별도의 도움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방법은 평일에는 학교 수업을 듣고 목요일 저녁에 KTX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와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고, 일요일에 다시 KTX를 타고 학교 기숙사로 가는 방식이었습니다. 편도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되었기 때문에, 5주간 쉬는 시간 없이 준비했습니다. 이때에도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헬스장을 등록해서 하루 90분 정도 운동을 빼먹지 않고 했습니다.
없는 시간에도 최대한의 노력하기 위해 5주간 개인 시간을 거의 갖지 않았습니다. 4주차부터는 중간고사 기간이었지만 학기 병행과 면접 스터디에 더해 학원을 등록하여 모의면접도 같이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면접 당일에도 별로 긴장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같은 이유에서 본인의 시간을 할애해서 면접을 더 준비할 방안이 있다면 이를 하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특정 학원에서는 주말에만 참석하는 식으로도 일정 조율이 가능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차 시험은 어차피 성적순이다, 우수를 받을 사람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면접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본인의 한계를 정해두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면접이나 발표와 같은 준비된 말하기는 ‘준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 무조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1,000가지 질문에 대한 1,000가지 답변을 준비하고 이를 암기한다면 어떠한 질문이 나오더라도 이들을 재구성하여 자신감 있게 답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3차 시험에서 평가하는 공직적합성은 거의 모든 수험생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저도 직무역량에서 요구하는 재무, 예산, 인사, 부처별 특성 등 현실에 부합하는 답변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준비를 많이 하신 분들과 답변 내용의 퀄리티를 보았을 때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통과하고 3차 시험까지 오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증명하여 우수를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2. 준비과정
1) 1주차(9/25 ~ 9/29)
아는 분이 있다면 빠르게 면접 스터디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없으시다면, 행시사랑을 통해 발표 당일에 바로 구성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학원의 경우 합격자 발표 당일 면접 커리가 마감되었는데, 학기를 병행하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당일에 바로 신청했을 것 같습니다. 만약 황종휴 선생님의 관리반을 하셨다면 학원에서 스터디를 구성해 주시니 별도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2주차(9/30 ~ 10/6)
9월 30일에는 한림법학원에서 면접 미팅 및 면접 스터디 구성을 진행했습니다. 면접 스터디 구성을 위한 모임에 저를 포함하여 10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두 팀으로 나누어 총 5명이 진행하였고, 구글 캘린더를 통해 가능한 날짜를 표시하여 3명 이상이 가능하면 진행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너무 익숙한 분들과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다 보니 별로 긴장이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10명이 한 스터디를 구성하고, 날짜마다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을 보고 인원을 배분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직무역량 준비를 먼저 시작하였고, 학원 문제를 구하여 하루에 1개씩 풀었습니다. 면접 시간은 25분~30분 이내로 진행하였습니다. 첫 주에는 어떠한 것을 질문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에 40분씩 진행하는 것보다는 25분~30분으로 짧게 여러 번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스터디를 하면서 다른 학원 수업에 참석하는 분들도 계셨고 학교에서 면접 준비를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학원이나 학교에서 대신 질문하고 공유하는 등 같이 스터디를 진행하는 분들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 3주차(10/7 ~ 10/13)
저는 학기를 병행하였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월~목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목~토에 주 2회~3회 정도만 스터디를 통해 면접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올해는 면접 준비기간이 5주로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면접준비 기간이 짧다면 조금 힘드시겠지만, 1주차부터 학원을 등록하셔서 주말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3주차 주말에 부모님과 면접용 정장을 맞추었습니다. 보통 첫 제작에 4~5일이 걸리고, 제작된 정장을 입어보고 수선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추가로 수선해야 하므로 2주 전에는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4) 4주차(10/14 ~ 10/20)
다음 주가 중간고사였기 때문에, 평일에는 학교에서 시험공부를 했습니다. 면접준비를 별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안해서, 학원을 등록하였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세미모의고사 등 직무역량과 인성&공직가치면접을 진행하였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5) 5주차(10/21 ~ 10/27)
학교 중간고사 기간이라, 21일부터 24일까지 6개의 전공과목 시험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5주 차에는 별도로 준비하지는 못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지 못해서 과목 하나를 드랍했습니다. 다만, 24일에 시험을 마치고 나서 서울로 올라와서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22시 정도에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때 첫 끼를 먹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0월 25일에는 마지막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0월 27일에는 학원에서 마지막으로 면접 복장을 하고 최종 모의면접을 진행했습니다. 28일에는 혼자서 면접준비를 위해 작성했던 자료들을 읽어보고, 다음 날 가져갈 짐을 정리하며 쉬었습니다.
3. 면접 과정
1) 개요
직무역량과 공직가치 모두 4가지의 평정요소를 가지고 평가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우수를 받기 위해서는 1. 창의&혁신, 2. 소통&공감, 3. 헌신&열정, 4. 윤리&책임 4가지 평정요소를 모두 보여드리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되겠습니다. 공직가치 & 인성면접을 준비하다 보면 반드시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되는 경험이 정해지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3가지 정도였는데, 막바지에는 1가지로 축약하였습니다. IT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통 플랫폼을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했던 경험을 녹일 수 있어서 4가지 평정요소를 모두 보여드리기에 적합했습니다. 따라서 경험을 4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준비해 두었고 면접 막바지에 제가 생각하기에 미흡했던 평정요소가 있었다면 해당하는 부분을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직무역량면접에서 마지막에 ‘자신이 희망했던 부처와 다른 곳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공통 질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IT 기업 근무 당시, 원래는 보안 분야로 지원했다가 면접 과정에서 임원분들께서 플랫폼 서비스팀에 인원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분야를 변경했었습니다. 해당하는 경험을 말씀드리며 공직에서도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점은 같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밖에서 시간이 종료되었다는 안내 말씀을 계속 주심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했던 면접관께서 ‘해당 회사에서 얼마나 근무했었는지’와 같이 구체적인 질문을 추가로 물어보셨습니다. 굉장히 흡족해하셨던 것 같습니다.
2) 직무역량면접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을 포섭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면접 초기에 직무역량면접이 제시문에 주어진 내용을 그대로 포섭하는 것보다는 창의적인 해결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잘못 생각하여 이를 중점적으로 서술 및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아님을 깨닫고 바로 전략을 수정하였습니다. 제시문에 주어진 해결방법을 포섭하여 자신이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별도로 생각했던 창의적인 답변을 하면서 우수를 받기 위한 빌드업을 하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암표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저는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면 이를 복권 번호처럼 활용하는 정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창의&혁신을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되어서, 암표와 관련해서도 암표 적발 시 회수한 벌금을 정당한 표를 구입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복권 시스템을 활용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생성형 AI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된 상황 문제가 제시되었는데, 마침 학교에서 팀플을 진행하며 겪었던 일화가 있어서 이를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꼭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한 답변은 어떤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임기응변으로 해당 내용을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3) 공직가치 & 인성면접
저는 고시공부를 시작하기 이전, 대학교에서는 학생회장과 학보사 기자 활동 그리고 IT기업에서 인턴 근무를 하였습니다. 따라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경험이 많았고 이를 정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학기를 병행하며 겪었던 일화를 말씀드리는 것이 더욱 진정성 있고 꼬리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도 학기를 병행하며 팀플에서 겪었던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경험이 별로 없으셔도 괜찮습니다. 면접 스터디를 하시면서 겪었던 일화를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준비하시면 직무역량면접의 상황문제에서 하는 질문과 공직가치 & 인성면접의 상황문제에서 하는 질문의 결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직무역량면접의 경우 현실적인 해결책을 묻는다면, 공직가치 & 인성면접의 경우 딜레마적인 상황에서 가치판단을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면접을 준비하시면서 질문하는 입장에서도, 답변하는 입장에서도 이를 인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실제 면접
1) 면접 당일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아침에 혹시나 일어나지 못할까 봐 전날에 강남에 숙소를 예약하여 부모님과 함께 잠을 잤습니다. 당일에 마무리하지 못해서, 직무역량문제를 두 문제 정도 추가로 풀고, 나머지는 제시문과 답안만 확인하며 출제가 예상되는 주제를 확인했습니다. 22시 30분 정도에 자려고 누웠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 호텔 조식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과천으로 갔습니다. 아침밥의 경우, 만약 혼자 자취방에서 출발하였다면 먹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식을 먹은 것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야채 죽을 두 그릇 먹으니까 속도 든든했습니다. 전날에 본죽을 포장해서 드시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면접하는 도중에 배에서 소리가 나면 신경이 쓰일 것 같아서 저는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지하철은 생각보다 붐비지 않으니, 서울에 거주하고 계신다면 지하철을 활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플을 통해 인사혁신처에서 온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속 조와 번호를 알 수 있습니다. 4호선은 생각보다 한적했습니다. 정부과천청사역에 도착하여 정해진 출구로 나가면, 은행 홍보원분들이 계시는데 기념품만 받으시고 서명은 상품에 관한 것이니 하지 않으셔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면접장으로 향하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면접장 앞에 1~3번, 4~6번이 따로 줄을 서게 됩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날 때까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대기합니다. 저는 오전에는 공직가치 & 인성면접을, 오후에는 직무역량면접을 진행했습니다. 대기 장소인 강당은 사람에 따라서 추울 수도, 더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분이 추웠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더워서 외투를 벗고 있었습니다. 대기 장소에서도 예의 바른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당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돌아다니시는 분이 계셨는데, 면접장에 계시는 감독관님들께서 보시고 인상을 쓰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2) 공직가치 & 인성면접
저는 오전에 공직가치 & 인성면접을 진행했습니다. 면접 순서는 중간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순번인 분들은 입장을 하자마자 화장실을 들렀다가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마지막 순번인 분들은 대기시간이 다소 길 것 같았습니다. 중간 순번이 첫 번째 순번인 분들이 출발을 준비하실 때 준비해 온 자료를 읽고, 나중에 화장실도 한번 다녀와서 긴장이 풀릴 때쯤 출발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동하실 때는 필기구와 물만 챙겨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대기 장소로 다시 돌아오는 것인지 모르겠기에 클립보드와 수험표까지 챙겨갔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같은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면, 고사장에서 흔히 보았던 배열로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앞쪽에는 스크린으로 타이머가 있고, 뒤쪽에는 프린터기가 놓여있습니다. 30분 동안 해왔던 대로 답안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경험과제는 ‘정보공유가 잘되지 않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가?’였습니다. 이는 면접을 준비하면서 보았던 질문인데, 공교롭게도 면접을 준비하면서도 이런 질문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마땅히 해당하는 경험이 떠오르지 않았던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저는 실전에서 무엇인가 뛰어난 집중력이 발현되는 사람입니다. 면접을 준비하면서는 단 한 번도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학기에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팀원분과 갈등이 있었고, 이를 해당 질문에 녹여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제가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 심도 있는 전공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는 점과 대학생 신분이라는 점도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경험이 바로 떠오른 덕분에 딜레마와 관련된 두 문제를 푸는 데 시간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20분 정도에 세 가지 문제에 대한 답안작성을 마치고, 나머지는 작성한 내용을 암기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답안을 작성하고 난 다음에는 대기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동일 순번에 배정된 지원자들끼리 대기 방에서 대기하다가, 2분쯤 전에 면접장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1분 전이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안쪽에서 면접관님들께서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렸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까지는 듣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긴장될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듣지도 않았습니다. 입장하라는 안내와 함께 문을 노크한 뒤 입장하였습니다. 면접관님들은 창문을 등지고 계셨습니다. 면접관님들과의 거리는 2m 정도의 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멀지도, 그렇게 가깝지도 않으며, 간혹 면접 후기 중에서 면접관님들의 평정표가 보였다는 내용이 있는데 저는 보일 정도의 거리는 아니었던 것을 보아 면접장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하셨습니다. 현재 경험하고 있는 내용을 말씀드리다 보니, 꼬리 질문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잘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면접관님들께서도 경험과 관련해서는 꼬리 질문을 별로 하지 않으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보호출산제 실행’과 관련한 딜레마 문제였습니다. 공직가치 & 인성면접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점인데, ‘찬반을 묻는 것’인지 ‘정해진 입장이 있는 것’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공직가치 & 인성면접의 두 가지 딜레마 문제는 제시문에서 이미 자신의 입장을 정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해당하는 입장을 선택하여 답변하였습니다. 꼬리 질문으로는 ‘정책 설계 시 고려한 공직가치’를 물으셨습니다. 저는 공직자로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민주성, 다양성, 형평성 등을 말씀드렸습니다.
세 번째로는 ‘다문화 교사 채용과 관련해 교원 집단의 반대가 있을 경우 대응방안’이었습니다. 이 역시도 저는 민주성, 다양성, 형평성의 입장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꼬리 질문으로는 결이 비슷하게도 ‘협의체 구성 시 5:5로 의견이 대립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물으셨습니다. 이전에 계속해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다수결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만약 5:5로 의견이 대립한다면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이들을 배려할 수 있는 방향을 좀 더 고려해 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외에는 해당 문제에서 주어진 상황과 관련해서 유관 부처가 무엇인지, 자신이 마련한 정책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청사 앞에서 시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시위를 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되, 시위의 강도가 격해질 경우 어느 정도 법적인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답변),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거짓인 경우에는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진실인 경우에는 사과문 게시 및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 자신이 지원한 부처와 다른 부처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IT 회사에서의 근무 경험으로 답변) 등이 있었습니다. 한 면접관님께서 질문과 꼬리 질문을 하신 후, 다른 면접관님께서 질문과 꼬리질문을 하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 직무역량면접
공직가치 & 인성면접을 마치고 난 뒤, 원래 대기했던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뒤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는 즉석 밥 하나와 맑은 국을 대형 텀블러에 넣어서 갔습니다. 대형 텀블러의 뚜껑에 국물을 덜고, 즉석 밥을 한 숟가락씩 풀어서 마셨습니다. 대부분 김밥을 싸 오셨던 것 같은데, 약간 배가 고팠던 것을 보면 김밥을 싸 오는 것이 좋았을 것 같고, 특히 유부초밥과 맑은 국을 싸오는 것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순번인 분들은 이미 식사를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직무역량면접은 바로 옆 건물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문제를 작성하였습니다. 직무역량은 작은 책자와 같은 형태로 문제지를 줬던 것 같습니다. 앞은 직무역량 문제가 있었고, 맨 뒷장에는 상황 문제가 적혀 있었습니다. 암표 근절방안에 대한 문제가 나왔는데, 모의고사 문제와 달리 문제점과 해결방법이 1:1로 정확히 매칭되었습니다.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적으면서, 이를 그대로 발표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명확하게 제시되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따라서 우수를 받기 위해서는 면접 평정요소 중에서 ‘창의&혁신’ 부분을 별도로 언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현금영수증 발행 시 해당 번호를 복권 번호처럼 활용하여 부정 발급 등을 방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정책이 떠올라서 해당 부분을 암표 방지를 위한 정책으로 변형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암표 거래 적발 시 환수한 금액과 벌금을, 정당한 경로를 통해 티켓을 발권한 사람들에게 배분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인식적 차원에서도 새로운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제시문에는 암표나 매크로가 공연과 같은 예술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되어있었는데요. 군복무 당시 손목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병원 예약을 위해 매크로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암표나 매크로 방지를 위한 연구개발은 문화콘텐츠뿐만 아니라, 이처럼 사회 전 범위에 국민의 생활편의 향상을 도울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경험에 기반한 접근일 뿐만 아니라, 제가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면접에서도 어떠한 질문을 주시든 간에 자신이 준비한 답변과 무기가 있다면 잘 우회하여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직무역량문제는 인프라, 법제도, 인식 카테고리로 나누었습니다. 상황문제로는 생성형 ai로 인해 침해될 수 있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산업계의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해 물었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생성형 ai를 진흥시켜야 하냐, 규제해야 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생성형 ai로 인해 침해될 수 있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산업계의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문제라고 이해했습니다. 즉, 어느 정도 규제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정책을 정당화 혹은 반발을 최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작성을 마친 뒤에는 문제지를 걷어 가시고, 작성한 답안을 스캔하셔서 직무역량 답안의 원본은 돌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버스를 타고 다른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제가 작성했던 답안을 읽으면서 준비했고, 특히 상황 과제는 작성한 답안을 다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까먹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공직가치 & 인성면접과 마찬가지로 방 안에서 잠시 대기했는데,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어서 각 층에 절반씩 배정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남성 면접관님과 여성 면접관님이 한 분씩 계셨습니다. 지난 면접자들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하신 것일 수도 있는데, 면접관님께서는 질문하실 때 부연설명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할 시간이 여유로웠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아서 답변하는 것도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답변을 준비하다 보니 직무역량 문제와 상황 문제에서 모두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질문에서도 이러한 규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더욱 초점이 맞춰졌던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자의 반대가 있을 텐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규제 이후에는 추가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어보셨고, 행정학과 정책학을 공부하면서 배웠던 ‘정책옹호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별도로 꼬리 질문은 없었고 면접관님의 피드백을 보았을 때, 괜찮은 답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외에는 성과 평가지표에는 무엇이 있는지(정성적 지표와 정량적 지표)와 성과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보완할 것(지표 개선뿐만 아니라 향후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여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방지)인지, 그리고 부정적인 언론보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어보셨습니다.
상황문제는 ‘생성형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산업계의 반발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이 또한 저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논해야 한다고 이해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방안을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어필하기 위해서 이번 학기에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팀원분께서 chat gpt를 통해 작성된 코드를 복붙하신 경험을 말씀드렸습니다. 가령, A회사에서 직원이 코드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 생성형 ai에 해당 코드를 올렸다면, 이후에 B회사에서 다른 직원이 해당 부분에 대한 코드를 물었을 때, 생성형 ai가 A회사의 코드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알려준다면 지적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후에는 면접을 마친 뒤, 3층으로 올라가서 설문지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제출했던 소지품을 돌려받고 귀가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마침, 비가 오기 시작했는데, 우산을 챙겨가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면접장에서 귀가 버스까지 도보로 3분 정도의 거리가 존재하니 당일 기상예보를 확인하시어 우천이 예상된다면 우산을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수험생활을 하시면서도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님들은 지원자가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 하나하나를 통해서 가치관을 파악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령, 학원에서 실제 전직 면접관이자 교수님과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도중 있었던 일입니다. 한 분께서 공직가치 & 인성면접 도중 ‘사회적 약자에게 특권을 주는 것은~’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는데, 면접관님께서 꼬리 질문을 통해 면접자분께서 생각하시는 ‘평등’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후 피드백 시간에 이에 대해서 언급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면접은 기세라고 생각합니다. 3차 시험까지 달려온 대부분의 수험생은 지쳐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정진해야 합니다. 저는 매주 편도 5시간을 왕복하며 학교생활과 면접준비를 병행했습니다. 면접 대상자 중에서 누가 좋은 기운을 면접 당일까지 잘 끌고 갈 수 있느냐가 면접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좋은 스터디원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그 스터디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말’을 통해 좋은 분위기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면서도 제가 얻은 정보와 자료는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고, 스터디원분들도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기를 병행하는 도중 합격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지쳐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버지께 전화를 하며 넋두리를 하였는데, 유시유종이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합격 이전과 이후에도 이번 학기의 모든 과제와 시험을 잘 마무리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어 다음 학기에도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면접을 준비할 당시, 준비방법에 대해 갈피를 잡기 어려워서 많은 분의 면접수기를 읽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소중한 시간을 내어 저의 면접수기를 읽어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Ⅴ. 수험생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오전과 오후 공부를 마치고 저녁 시간에는 게임을 했습니다. 합격한 2024년에는 일주일에 한 번도 쉬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고, 도저히 공부하지 못하겠다 싶을 때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게임을 하며 쉬었습니다.
무게조절덤벨을 구매하여 하루에 30분 정도씩 집에서 운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무게조절덤벨을 통해 집에서 덤벨 데드리프트를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데드리프트가 굉장히 좋은 전신 운동인데, 덤벨은 가벼운 무게밖에 없어서 부상 위험도 적습니다. 수험기간을 하면서도 2년간 체지방률을 9~10%로 유지했습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병원을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공부하다 보면 가끔 감기나 몸살 기운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로 몸이 아프게 되는 시점은 마음이 무너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운동을 30분이 아니라 1시간을 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일례로, 2024년 PSAT 기간에 집에서 김장하셨다며 부모님께서 굴, 수육, 김치를 보내주셨는데 먹고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서서 공부하다가 배탈과 고열로 인해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저녁에 한 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개운해져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모든 인간관계를 잠시 단절했습니다. 이는 군대를 전역한 이후, 바로 수험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모님께만 하루에 한 번 정도 전화 드렸고, 한 달에 한 번도 사람을 만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또한, 대면 스터디는 2023년 PSAT 리뷰 스터디 이외에는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면&비대면 스터디는 적극 활용하시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백지복습을 활용했습니다. 백지복습이라는 명칭이 있는지 최근에 알았는데, 3순환 기간에 시작한 복습방법을 백지복습이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 매일 잠들기 전에 하루 공부했던 내용을 아무것도 보지 않고 과목별로 A4 한 장에 정리했습니다. 5~6월이 되니까 한 장에 다 적을 수 없어서 하루 공부했던 내용을 2~3장까지도 적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복습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려뒀다가, 식사하러 갈 때 잠깐씩 보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식사할 때 유튜브를 보면서 쉬었습니다.
Ⅵ. 마치며
노력은 재능이 아니라 간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무뎌집니다. 이는 간절함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입하기 전 내가 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수험기간이 길어질수록 간절함은 줄어들고, 의지 또한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방향을 잃어버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험이 괴로운 이유는, 간절함까지도 상대평가라는 점이겠지요. 남들보다 간절하다는 것을 남들보다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여주신다면 생각보다 합격은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입대를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는 도중 부모님께서 암 투병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심했던 때라, 다시 뵐 수 있을지 모르겠기에 유언을 듣고 훈련소에 입소했습니다.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제가 행복한 일인 것 같아서 군대에서 고시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흔히들 고시공부를 마라톤이라고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매 순간이 전력 질주였습니다. 내년을 기약할 수가 없었거든요. 혼자만의 의지는 아닐 것이라고, 부모님은 완치하셨고 저는 합격했습니다. 인간의 가능성을 맹신하기 때문에, 저는 또한 환경이라는 종교를 믿습니다. 여러분 또한 어떤 환경이든 간에 좋은 방향으로 잘 함께하시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길지 않은 수험기간이지만 하나의 인격체로 남아있게 해주신 한림법학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수험생은 나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격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힘든 만큼 남들도 힘들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아니라 남을 우선시하는 수험생활을 하더라도 단기에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괜찮습니다. 몸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마음이 편한 길이 좋은 길입니다. 덕분에 선생님들을 비롯한 좋고 훌륭하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셔서 운 좋게도 이른 시일 내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시유종의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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