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2024년도 5급공채 일반행정(전국)직렬에 합격한 KOO입니다. 저는 과목별로 어떤 공부방식이 저에게 효과적이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PSAT 합격에 굉장히 애를 먹은 케이스였고, 더군다나 그다지 성실한 편도 아니어서 1차 시험에 불합격한 경우 그해 3순환 커리큘럼을 끝까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합격수기 전체를 읽어주시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스스로에게 취약한 부분만을 발췌하여 참고하시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Ⅱ. 과목별 공부방법: 1차 시험
1. 공통사항
1) 기출문제: ① 유형분석, ② 자신의 장단점 파악, ③ 전략 수립
PSAT 기출문제를 반복하여 숙달하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 1차 시험을 준비할 때 기출문제를 무작정 여러 번 풀었습니다. 그러나 기출문제를 두어 번 푼 뒤에는 문제의 내용과 답이 기억나면서, OMR 표기 훈련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출문제를 아예 보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 진입 당시의 저처럼 기출문제를 막연히 여러 번 반복하기만 해서는 문제의 내용과 답을 암기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기출문제 반복의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출문제 반복의 의의는 첫째, 유형분석에 있습니다. 이때 유형이란, ‘내가 새로운 문제를 맞닥뜨린 직후 1~2초 내에 판단할 수 있는 나 자신만의 유형분류 방법’을 의미합니다. 최근 다양한 PSAT 기본서에 기출문제들의 유형별 분류가 잘 되어있으나, 교재들의 유형분류 기준이 많기도 하고 동일 문제에 대한 분류법이 교재별로 다른 경우도 존재하여, 문제를 접한 직후 1~2초 내에 이러한 분류 기준을 적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내가 실전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분류 기준을 스스로 확립하시고, 그 기준에 맞춰 문제들을 직접 분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언어논리의 경우 ① 사실확인, ② 추론, ③ 강화약화, ④ 논리퀴즈의 4가지로 간단히 분류했고, 자료해석의 경우 제 취약 과목인 만큼 10가지 정도의 유형으로 세분화하여 분류했습니다.
둘째, 기출문제 유형분석은 자신의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 문제 유형에 대한 분류를 끝낸 이후, 동일한 유형의 문제들을 묶어서 푸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또한 한 문제를 푸는 데 걸린 시간을 스톱워치로 하나하나 측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정답률 차이나 문제풀이에 소요되는 시간 차이를 유형별로 비교하여, 어떤 유형에 강점이 있고 단점이 있는지를 객관적인 수치로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 자신의 장단점 파악을 기반으로 PSAT 과목별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문제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문제 자체가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특정 유형이 약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이를 파악하고 본인만의 전략을 수립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만의 유형분류 및 장단점 파악을 기반으로, ① 어떤 문제는 반드시 풀 것인지, ② 어떤 문제는 반드시 버릴 것인지, ③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 것인지 등을 결정하셔서 전략을 수립하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언어논리의 경우 논리퀴즈 실력이 굉장히 저조했는데, 논리퀴즈 유형 문제를 가장 나중에 풀되, 만약 시간이 없다면 아예 풀지 않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기한 절차를 거치셨다면 실전에서 ‘새로운 문제를 접하고 → 유형 및 접근 방법 파악을 완료한 뒤 → 문제를 풀지 말지를 선택’하는 절차가 불과 5~10초 이내에 결정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 역시 이러한 방법으로 평균적으로 언어논리 35문제, 자료해석 34문제, 상황판단 37문제를 소화했습니다.
2) 모의고사: ① 반복되는 실수 포착, ② 기초체력 향상
저는 모의고사를 첫째, 반복되는 실수를 포착하는 용도로 활용했습니다. 모의고사는 난이도가 자의적이고 출제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의고사 백분위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지만, 새로운 문제를 접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버릇처럼 나오는 나의 실수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출문제를 반복하면 문제가 익숙해져서 나의 좋지 않은 버릇들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의고사에서 과도하게 어려운 문제에는 오히려 신경을 전혀 쓰지 않았지만, 맞은 문제라고 하더라도 반복되는 실수를 한 경우 해당 문제들을 철로 묶어 오답노트처럼 들고 다니며 시험 직전까지 보면서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유의했습니다.
둘째, 모의고사를 푸는 것은 기초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상황판단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으시는 분들은 체력 문제일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모의고사를 강제로라도 매일 한 세트 이상씩 푸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PSAT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이후에는 1월부터 주 4회 이상 언자상 한 세트를 풀었고, 2월부터는 실제 시험시간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남는 시간에는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데 시간을 쏟았기 때문에, 실제로 PSAT에 할당한 시간은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2. 언어논리
1) 강의 및 교재
언어논리의 경우 시험 진입 당시 논리퀴즈 특강만 수강했습니다. 대신 이나우 선생님의 기본강의 교재를 구매하여 언어논리 영역에서의 문제 유형, 시간 관리 방법 등 기초적인 정보를 습득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도의 경우 언어논리가 매우 어렵게 출제되었고, 제 경우 강화약화 파트의 정답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고자 이나우 선생님의 2023년도 대비 기초강의, 기본강의, 심화강의를 추가로 수강했습니다. 해당 강의를 들은 이후 이전까지 감으로만 접근했던 강화약화 문제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갖고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2년간 언어논리 파트가 매우 쉽게 출제되고 있는 경향이 있으나, 수능과 LEET의 난이도를 고려했을 때 다시 어려워지더라도 이상하지 않고 난이도 결정에 강화약화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므로, 고난도 언어논리 문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신 경우 해당 강의들을 추천합니다.
2) 지문 독해: 끊어 읽기
지문 독해와 관련하여 저는 ‘끊어 읽기’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는 지문을 끝까지 읽지 않고 절반가량만 읽은 후 선택지를 보는 방식입니다. 저는 지문을 읽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고, 지문 전체를 한 번에 읽는 경우 전반부의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아 이러한 방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독해방식의 장점은 전반부의 내용만 읽더라도 답이 명확하게 도출되는 경우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읽지 않은 부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 적용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하고자 지문을 중간에 끊고 선택지를 봤을 때 선택지에 아주 조금이라도 알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에는 해당 선택지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작게 체크를 해두고, 지문 전체를 다 읽은 후에 선택지의 정오를 판단했습니다.
3) 문제풀이 순서
언어논리는 문제 유형 구별의 필요성이 가장 낮은 과목이라고 느껴져서 유형에 따른 문제풀이 순서를 별도로 다르게 하지 않고 처음부터 순서대로 푸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논리퀴즈 유형만큼은 독해문제를 다 푼 뒤 제일 마지막에 외관상 쉬워 보이는 문제들만 한두 개 골라서 풀었고, 시간이 부족하다면 모든 문제를 과감하게 풀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기출문제 유형분석을 통해, 논리퀴즈 한 문제에 평균 3~4분 이상이 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3. 자료해석
1) 강의
석치수 선생님의 기본강의와 심화강의로 자료해석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석치수 선생님의 강의는 자료해석에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을 실전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자세히 짚어주신다는 것에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수험생으로서 지루할 수 있는 자료해석이라는 과목을 최대한 재미있게 전달하려 노력해 주신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2) 문제풀이 과정 영상 촬영
저는 제가 문제를 푸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를 통해 한 문제당 시간 소요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문제를 읽기 전 제시된 표·그래프를 대략 분석한 뒤 선택지를 보는 방식을 택했는데, 해당 분석 시간이 40초 이상으로 너무 과도하게 소요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영상을 분석한 뒤 표·그래프를 보지 않고 선택지로 바로 들어가는 풀이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그 결과 이전에는 32문제를 겨우 풀었다면 이후에는 넉넉하게 36문제까지 풀 수 있게 되어 점수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본인의 문제풀이 방식을 객관적으로 검토할 기회를 갖는 것이 약점 과목 극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이러한 경험을 해보시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3) 문제풀이 과정
첫째, 문제를 푸는 순서와 관련하여 저는 제가 어려움을 겪는 유형의 문제를 제일 마지막에 풀거나, 시간이 없다면 과감하게 풀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표에 빈칸이 뚫린 경우와 같이 계산을 요하는 문제 유형, 표-그래프 전환 유형 등에 굉장히 취약했기 때문에 빠르게 스킵하고 다른 문제부터 풀도록 노력했습니다.
둘째, 선택지의 정오 판단과 관련하여 저는 제가 했던 판단을 신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①~⑤의 선택지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에서 ①을 옳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 나머지 ②~⑤ 선택지 전체를 보는 방식보다 ①을 한 번만 더 다시 풀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보기>가 주어진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답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도출된 경우에도 당황하지 않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4. 상황판단
1) 강의
상황판단의 경우, 전체 수험기간 동안 박준범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제외하고는 다른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상황판단은 언어논리의 기초논리학이나 자료해석의 어림산처럼 새로운 지식을 요구하는 과목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여 선택지의 정오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과목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당 강의에서 법조문 문제의 선택지 구성 원리, 선구안, 턴제의 개념을 습득한 뒤에는 다른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2) 유형별 주의했던 사항
상황판단은 유형별로 주의해야 할 사항이 다른 두 과목에 비해 굉장히 상이한데, 이와 관련하여 제가 실제 시험장에서 풀었던 순서대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사실확인과 법조문형 문제를 모두 푼 뒤, 계산형 문제, 퀴즈형 문제를 차례로 풀었습니다.
첫째, 사실확인 문제의 경우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시간 단축이라는 목표는 앞서 언어논리 파트에서 설명드린 끊어 읽기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판단의 경우 언어논리와는 달리 전체 글의 맥락과 논지를 파악하지 않아도 단순 비교를 통해 선택지의 정오 판단이 가능하므로, 지문을 빠르게 읽어 내려가다가 문제로 출제됐을 것 같은 부분에서 끊고 선택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둘째, 법조문형 문제의 경우 빠르게 풀면서도 추가적으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때 문제에서 자주 출제되는 함정 유형을 숙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 문 문제에서는 주어(장관인지, 도지사인지 등), 동사(~할 수 있다, ~해야 한다 등) 등에서 함정을 만들어 오답 선지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특히 유념했습니다. 이때 (제가 오른손잡이이기 때문에, 글씨를 쓰지 않는)왼손으로 단어들을 짚어가며 어구 비교의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셋째, 계산형 문제의 경우 각주 등에 제시된 정보들을 누락하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예를 들어, 甲~戊 중 가장 높은 보조금을 받는 두 명을 도출하는 문제에서 각주에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경우를 제시하는 경우, 해당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눈에 띄는 표시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넷째, 퀴즈형의 경우 풀지 말아야 할 문제를 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악명 높은 안나푸르나 문제나 퍼스널컬러 문제가 대표적으로 이에 해당합니다. 퀴즈형 문제는 높은 사고력이 요구되는 만큼,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개념이 흐려져 한 문제에 5분 이상을 쓰고도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풀지 말아야 할 문제를 1분 내에 구별할 수 있는 선구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1분 내에 퀴즈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경우와, 주어진 정보가 너무 많은 경우에 해당 문제를 과감히 넘기고 시간이 남는 경우에만 보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다섯째, 전체적인 시간 관리와 관련하여 저는 퀴즈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30~40분 내에 풀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퀴즈를 푸는 데 사용했습니다. 특히 제 경우 점수가 높을수록 퀴즈형에 투자한 시간이 많은 경향이 있었는데, 2023년도의 경우 퀴즈형을 제외한 나머지 유형을 전부 푸는 데 25분밖에 소요되지 않았고, 남은 1시간을 퀴즈형에만 투자하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5. 헌법
헌법은 60점만 확보하면 되는 과목이라는 특성상, 과투입 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초시 때만 강의를 수강하고 그 이후로는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초시 때에는 12월부터 헌법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 이후에는 2월에만 진행했으며 공부시간도 하루 2시간 내외로 매우 짧았습니다. 보통 80점대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효율적인 헌법 공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초시 때 김유향 선생님의 기본강의와 심화강의를 수강했고, 김유향 선생님의 ‘5급 기본강의 헌법’교재에 강의내용을 보충하여 필기하는 방식으로 간단히 단권화 교재를 완성했습니다. 초시 이후에는 해당 교재를 1차 시험 직전에 빠르게 3회독하여 기억을 상기시켰습니다.
문제는 매해년도 김유향 선생님의 진도별 모의고사를 활용했습니다. 헌법 과목의 특성상 맞은 문제의 경우에도 선택지에 모르는 판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놓치지 않고자 모든 선택지를 꼼꼼하게 검토했습니다. 또한 강의를 듣지 않아 최신판례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모의고사에 새로운 판례가 보이면 해당 판례를 단권화 교재에 보충하여 적어놓았습니다.
암기는 교재 3회독 및 진도별 모의고사를 진행하면서 저절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하여 별도로 신경 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눈에 보기 쉽게 별도로 정리하여 암기장처럼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선관위원장/감사원장의 선출방법, 임기, 연임 가능성 등을 A4용지에 보기 쉽게 정리한 후 시험 직전까지 들고 다니면서 암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다만 헌정사의 경우 한 문제만 출제되는 것에 비해 암기 요구량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여 해당 파트는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방법: 2차 시험
1차 시험과 비교했을 때 2차 과목들은 연차가 쌓이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공부해야할 양이 굉장히 많고, 작년에 잘 본 과목을 올해에도 잘 볼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2차 시험에서 최종합격에 필요한 점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략과목을 선택하는 방법보다는 모든 과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작년에 잘 본 과목이라고 하더라도 경계심을 잃지 않는 노력, 작년에 못 본 과목에 대해서는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포착하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내 답안지를 내가 읽을 때는 문제점들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합격자 및 선생님들과의 충분한 상담 기회를 가져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1. 경제학
1) 암기: 빈칸 자료 제작 및 활용
저는 경제학을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했습니다. 그 이유는 강의를 듣지 않고 모의고사를 푸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을 암기하기 이전에는 강의를 수강하는 것에 상당히 집착했는데, 왜냐하면 강의를 들으면 다음에 치러질 모의고사 범위를 예습하는 것이 가능했고, 별도로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해당 범위의 내용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도별로 치르는 모의고사가 아닌 기출문제를 풀 경우 정답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고, 강의가 종료된 이후 시간이 지나면 내용을 잊어버려 지속적인 실력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미시경제학의 일반균형이론 파트, 거시경제학의 통화정책 파트 및 미시적 기초 파트와 같이 일정 수준의 암기를 요하는 부분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을 암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 과목의 특성상 수식, 그래프를 통해 문제마다 다른 답을 도출해야하기 때문에 암기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합격수기를 읽게 되었는데, 그 글에서 힌트를 얻어 빈칸 자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빈칸 자료 제작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첫째, 기본서에 있는 기초적인 내용에 대한 빈칸 자료를 제작했습니다. 제 경우 황종휴 선생님의 트리니티 경제학으로 진행했습니다. 물론 소비자이론 파트의 예산선 도출원리와 같은 너무나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서까지 만들지는 않았지만, 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조금이라도 모호하다면 수식, 그래프, 줄글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빈칸 자료에 포함시켰습니다. ② 둘째, 기본서에는 없으나 문제풀이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문제 접근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내용을 빈칸 자료에 추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트리니티 교재에는 없으나 황종휴 선생님의 강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득소비곡선(ICC)의 형태 도출원리를 빈칸 교재에 추가했습니다. ③ 마지막으로 문제를 풀면서 깨닫게 된 내용 및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 특별히 암기가 필요한 경우 빈칸 자료를 추가했습니다. 전자와 관련하여, RET와 확장적 재정정책이 결합된 경우에 예산선 뿐만 아니라 대부자금시장의 그래프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빈칸 자료를 통해 암기했습니다. 또한 후자와 관련하여, 최근 대학 모의고사나 학원 모의고사에서 자주 출제되고 있는 Diamond-Divig 모형의 경우 접근방법이 다소 생소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해당 문제 전체를 빈칸 자료를 통해 암기했습니다.
대략 2~3개월에 걸쳐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전체 범위에 해당하는 자료를 제작했고, 이후 빈칸 채우기를 5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빈칸 하나하나를 손으로 직접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어느 정도 내용 숙지가 된 이후에는 눈으로만 훑으면서 내용을 상기시켰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경제학의 체계 및 유형별 문제 접근법에 대해 보다 자신감 있게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2) 동일 문제집 반복
저는 황종휴 선생님의 연습책을 면탈 후 2순환 기간에 3번, 3순환 기간에 3번을 풀어 총 6번을 풀었고, 연습책 플러스는 3순환 기간에 2번을 풀었습니다. 매 회차마다 모든 문제를 다 풀지는 않았고, 반복 횟수를 늘려감에 따라 확실하게 아는 문제는 제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시험 직전에는 연습책 전체를 일주일 안에 전부 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새로운 문제집에 도전하지 않고 동일 문제집만을 반복해서 푼 이유는 첫째, 제가 몰랐던 포인트들을 수십 번을 반복하더라도 정확하게 알고 넘어가는 것이 경제학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도 과거에는 새로운 문제를 접하고 싶어 다른 학원 모의고사나 임봉욱 미시경제학 문제집을 풀려고 시도해 보았으나, 처음 풀 때 틀렸던 문제를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풀었을 때 어김없이 똑같이 틀리는 것을 보고 제게 맞는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배제했습니다. 대신, 틀렸던 문제를 6~7번 보면서 접근 및 풀이방식을 숙지하려고 노력했고, 이마저도 부족한 경우에는 빈칸 자료에 해당 문제를 추가하여 통째로 암기했습니다.
둘째, 연습책에는 굉장히 다양한 유형의 문제가 포함되어있어 연습책만 충분히 숙지해도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4문의 경우에도, 연습책에 이자율의 위험구조 파트에서 채권의 액면가, 이표율 등의 개념을 활용한 문제가 수록되어 있었기에 실전에서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3) 기타: 강의, 답안작성
강의는 황종휴 선생님의 예비순환, 1순환, 2순환, 3순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1순환과 3순환의 중요성은 수험생이시라면 익히 아시리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2순환 강의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경제학은 개념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어진 문제의 답을 정확하게 도출해야만 하는 과목이라는 점에서, 2순환은 문제 접근방법 및 문제 유형별 차이를 본격적으로 짚어주는 강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순환의 내용이 100%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1순환 강의를 다시 듣는 것 보다는 2순환을 따라가면서 문제를 접하게 되면,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1순환 강의내용에 대한 이해도 풍부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답안작성의 경우, 수식과 그래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학 과목의 특성상 목차 구성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답을 맞히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시험장에서도 120분 중 70분 정도를 문제를 푸는 것에만 집중하고, 답안작성에는 40분 정도만 투자했습니다.
답안작성 빈도와 관련하여, 저는 2022년 10월부터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서 계속 공부했는데, 관리반에서 경제학 모의고사를 거의 매일 응시하도록 강제하기에 다른 수험생보다는 답안작성의 빈도가 다소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행정법
1) 강의
행정법은 2차 시험과목 중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과목인데, 그 이유는 다른 과목과 달리 법학에서만 사용하는 고유의 언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행정법 예비순환 1회차 강의를 수강할 때 처분, 기속·재량, 인허가 등 생전 처음 듣는 단어들이 쏟아져 나와 정신이 혼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생소한 개념들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강의의 활용이 다른 과목들보다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답안작성 측면에서 박도원 선생님의 2순환, 3순환 강의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전에는 목차에 대한 아무런 생각 없이 요약서에 있는 목차를 암기하여 답안지에 그대로 출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해당 강의를 수강한 후, 주어진 문제에서 어떤 목차로 답안지를 구성하여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특히 3순환 기간 동안 선생님께서 출제하시는 모의고사와 이에 대한 해설, 그리고 매일 아침 진행되는 ‘도원결의’ 스터디가 답안의 목차 구성 방법을 내재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2) 암기
행정법은 암기의 비중이 80%라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다른 과목들과는 달리 암기가 되어있지 않으면 답안지에 단 한 글자도 적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행정법의 특성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요약서등을 구매하셔서 암기하고 계시고, 저 역시도 박도원 선생님의 ‘실전논점 암기장’을 암기했습니다. 해당 교재를 선택한 이유는 선생님의 수업을 수강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다른 요약서들보다 내용 및 판례가 풍부하게 작성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교재를 펴지 않고도 목차 순서와 관련 내용까지 모두 현출할 수 있을 정도로 암기를 진행했습니다. 이때 관련 내용이란 학설-판례-검토와 같이 암기장 자체의 내용뿐만 아니라 제가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를 풀면서 틀렸던 부분, 주의해야 할 사항, 목차 구조, 최신판례 등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저는 태블릿을 활용하여 간단한 서브노트를 만들어 암기장 암기와 관련 내용 암기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게 조치했습니다.
특히 최신판례 암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은데, 최신판례 관련 문제가 한 문제씩 출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암기장은 답안에 반드시 작성하여야 하는 내용만을 묶은 것이기 때문에, 암기장만을 위주로 암기를 진행하다 보면 리딩판례가 아닌 최신판례에 대한 암기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행정법에 자신이 있으시더라도, 특강이나 3순환 강의를 2배속으로라도 빠르게 수강하셔서 최신판례를 암기하신다면 실전에서 덜 당황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면탈 이후 3순환 강의를 2배속으로 빠르게 수강하여 최신판례를 숙지 및 암기했고, 그 결과 올해 2문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공법인이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이 아니어서 경과실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 기타: 기출문제와 학원 모의고사 활용, 스터디
저는 기출문제와 학원 모의고사 위주로 행정법 답안작성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기출문제 해설집은 박도원 선생님의 ‘행정법 기출사례분석’을 참고했습니다. 특히 최근 학원 모의고사는 변호사시험, 법원행시, 노무사시험 등 행정고시 이외의 다양한 시험에서 최근에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재구성해서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례집을 푸는 것 보다 학원 모의고사를 푸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22년도의 행정심판법의 불고지·오고지 문제와 같이 타 시험에 출제됐던 주제가 행정고시에 그대로 출제될 수 있으므로 모의고사를 통해 이를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행정법은 제가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스터디에 참여했던 과목인데, 조금만 답안작성에 소홀해도 감이 떨어져 시간 내에 답안을 완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는 2순환 및 PSAT 기간에는 행정법 답안을 주 3회 이상 작성했고, 3순환 행정법 기간에는 매일 100점, 다른 과목 기간에는 매일 최소 20점 이상 답안을 작성하고자 노력했습니다.
3. 행정학
1) 강의: 구조화를 통한 이해
저는 행정학을 구조화하여 이해하기 시작한 뒤로 행정학의 모호함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행정학을 접했을 때, 교과서에 모든 주제마다 배경, 장단점, 개선방안이 쓰여 있는 것을 보고 ‘이걸 다 어떻게 외워?’라는 생각에 행정학 공부에 굉장히 소홀했습니다. 또한 내용들이 너무나 추상적으로 느껴져서 공부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NPM, NG, NPS 정도만 대강 이해하고 시험에 응시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강의 중 행정학 전체를 도식화 해주셔서 현재 배우고 있는 내용이 행정학의 어느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조직 파트의 구성을 몰랐던 탓에 앵무새처럼 TF와 애자일 조직만 반복하여 답안에 작성했는데, 강의를 수강한 이후에는 조직 파트는 크게 구조-관리-문화(행태)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구조화를 통해 행정학을 이해한 이후 행정학 답안이 매우 풍부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도식화 내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풍부한 목차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해 드린 조직 파트의 경우 구조·관리·문화 한 가지씩만 생각해도 3개의 목차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인사 파트 또한 ‘확보-개발-활용-평가-보상’의 단계를 이해했다면 최소 5개의 목차 작성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모든 주제에 대해서 장단점을 하나하나 외우지 않더라도 보다 쉽게 풍부한 답안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행정학의 구조라는 튼튼한 뼈대가 갖춰졌기 때문에, 다양한 제도·사례라는 살을 붙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재무 파트에서 예산제도 개혁이 통제에서 성과 및 계획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LIBS-PBS-PPBS-ZBB 등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예산제도 개혁과정을 쉽게 외우고 답안에 응용할 수 있었습니다.
2) 답안특강
행정학은 행정법과 더불어 답안작성의 중요성이 가장 큰 과목이라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알고 있는 지식’과‘ 내가 실제로 답안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간 괴리가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공론조사의 사례에 대하여 어떤 분은 ‘신고리 5·6호기’사례를 작성하시는 반면, 다른 분은 ‘국민연금개혁 공론조사위원회’사례를 작성하시기도 합니다. 이는 공론조사 관련 지식이 있고 없음으로 인해 생기는 차이라기보다는, 과거 답안에 어떤 사례를 작성했는지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답안특강을 활용하여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답안에 자유자재로 현출할 수 있게끔 노력했습니다. 특히 면탈 이후 답안특강을 수강하며 지속적으로 답안을 작성했는데, 이때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제가 습득한 지식을 최대한 답안에 많이 욱여넣었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답안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힘과 동시에, 선생님의 피드백도 받으면서 특정 지식을 어디에 반드시 써야 하는지, 쓰지 말아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 답안작성: 문제와 제시문에 집중
2023년도에 행정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46점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문제에서 묻는 내용에 답하지 않고 제가 아는 내용만을 작성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문에서 정부실패 해결의 관점에서 NPM, NG, NPS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으나, 저는 정부실패에 집중하지 않고 제가 알고 있는 이론의 내용과 학자들을 설명하는데 급급했습니다. 또한 2문에서도 ‘신설 혹은 강화’되는 규제에 대응하는 규제개혁 수단을 기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으나, 저는 규제샌드박스, 규제기구 신설과 같이 문제와는 상관없지만 제가 알고 있던 모든 규제개혁 수단을 작성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올해는 제시문과 문제에 특히 집중했습니다. 올해 1문에서 Friedrich&Finer의 책임성 논쟁에 기반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문제와, 제시문의 상황을 사회자본의 관점에서 서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각 문제에서 이론의 내용은 간략하게 2~3줄만 작성한 뒤 해결방안 및 상황 설명을 최대한 많이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2문의 경우 바우처 사업의 시장여건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는 문제에서, 제시문에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나뉘어있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수요측면과 공급측면으로 목차를 나누어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그 결과, 2023년도보다 행정학 공부를 더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점수는 크게 향상되어 62.33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4. 정치학
정치학은 2020년도에 김희철 선생님의 교재만 읽고 시험에 응시했을 때에는 72.66점을 받았는데, 올해는 합격자 강의도 듣고 서브노트를 열심히 암기했음에도 불구하고 60.66점을 받았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어 점수가 하락했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수험생활을 마치게 되어서, 정치학 공부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대략적으로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강의는 2차 시험에 처음 응시했을 당시 김희철 선생님의 예비순환과 3순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김희철 선생님의 ‘펀더멘탈 정치학’ 교재는 수험 정치학에 필요한 최소한의 분량을 컴팩트하게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시험 전까지 3회독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2022년에 59.33점이라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은 뒤에는 1순환 강의를 추가적으로 수강했습니다.
서브노트는 면탈 이후 학원 교재, 학교 선배님의 서브노트 등을 한 권으로 압축하는 방향으로 제작했습니다. 저는 서브노트 작성을 지양하는 편이지만, 정치학의 경우 그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선생님들마다 가르쳐주시는 순서와 범위에 다소 차이가 있어, 제 나름대로의 정치학의 체계를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서브노트를 만들게 됐습니다.
답안작성의 경우 답안특강을 따로 수강하지는 않았고, 기출문제를 주제별로 한 문제씩 선정하여 스터디원들과 함께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모든 답안을 두괄식으로 작성하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Ⅳ. 3차 면접
1. 개관
처음 2차 시험에 합격했을 당시에 무척이나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면접은 도대체 어떻게 준비하는 거지?’라는 걱정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하루 일과 특성상, 다른 취업 준비를 병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살면서 경험했던 면접이 한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무척 긴장되기도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차 면접의 의도를 이해하시고 하루 서너 시간 정도만 꾸준히 투자하신다면 면접으로 인해 시험에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저는 면접의 의도에 대하여, 면접관의 시선에서 공직생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지원자를 선별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판단 하에, 평소 스피치에 강점이 없는 제 특성을 인지하고, 면접에서 ‘우수’ 평정을 받기 위해 너무 많은 내용을 횡설수설 이야기하는 전략보다는, 들어온 질문에 대해 짧지만 최대한 진솔하고 정확한 답변을 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 두 번의 면접 모두 무난하게 ‘보통’ 평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하에서는 3차 면접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 및 평가되는지를 간략히 말씀드린 뒤, 면접준비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및 시험 당일 복기를 설명하겠습니다. 3차 면접의 진행방식을 먼저 파악하시는 것이 그 뒤에 말씀드릴 내용을 이해하시기에 훨씬 수월하실 것이라는 생각에 이러한 서술방식을 취하게 되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2. 시험 진행 및 평가방식
면접은 ① 직무역량, ② 인성·상황이라는 두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역별로 각각 답안작성 시간 30분, 면접 시간 40분이 주어지고, 오전에 한 영역에 응시한 뒤 잠시 대기했다가 오후에 나머지 영역을 응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떤 영역부터 응시하게 되는지는 응시자의 조 내에서의 번호에 따라 달라집니다. 각 조는 5~6명으로 구성되는데, 수험생마다 각 조 내에서의 번호가 1번부터 6번까지 부여됩니다(편의상 6명인 조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자신이 몇 조의 몇 번에 해당하는지는 면접 당일 오전 7시 30분에 문자나 카카오톡을 통해 발송됩니다. 그다음, 1~3번을 앞 조, 4~6번을 뒤 조로 구별한 뒤, 앞 조는 오전에 직무역량을 먼저 응시하고, 뒤 조는 오전에 인성·상황을 먼저 응시합니다.
먼저 직무역량에서는 두 가지 문제가 출제됩니다. 첫 번째는 제시문을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문제로, 직무역량에서만 출제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때 보고서란 실제 정부 자료 형식과 유사하게 도형 목차(□, ○, - 등) 및 개조식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주로 ‘추진배경 및 현황, 문제점, 개선방안’ 목차로 작성됩니다. 제시문은 신문 기사,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되는데, 이를 보고서 형식에 적합하게 압축·요약한 뒤 면접 시 보고서에 대해 PT를 진행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주어진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한 문제로, 인성·상황에서도 거의 동일한 문제가 출제됩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A부처의 사무관으로서 B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C집단의 반대가 있는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를 묻는 문제입니다.
인성·상황에서는 세 가지 문제가 출제됩니다. 첫 번째는 면접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묻는 문제로, 인성·상황에서만 출제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일반행정 직렬의 경우 ‘정보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이 발생했던 경험’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상황 문제가 출제되는데, 이는 직무역량에서 출제되는 상황 문제와 거의 동일합니다. 미세한 차이점으로는, 정부 내부에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이 주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관이나 동료가 반대하는 상황이 제시됩니다.
면접에 대한 평가로는 ‘우수’, ‘보통’, ‘미흡’ 세 단계 중 한 가지를 받게 됩니다. ‘우수’ 등급을 받은 경우 2차 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합격하고, ‘미흡’ 등급을 받은 경우 2차 시험 성적 순위와 관계없이 불합격하게 됩니다. 해당 두 단계의 평가를 받기 위한 요건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3차 면접에서의 탈락은 대부분 ‘보통’ 등급을 받았으나 2차 시험 성적이 1배수 내에 들지 못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특히 올해부터 ‘미흡’ 등급의 경우 해당 평가를 하게 된 경위를 자세히 소명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로 인해 ‘미흡’ 평가로 인한 면접 탈락이 더욱 어려워졌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3. 준비 과정
1) 정보습득: 설명회, 강의
3차 면접이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는 2차 합격자 발표 당일에 진행하는 설명회에 참여하여 습득할 수 있습니다. 저는 2023년도에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면접 학원 선생님께서 질문을 받아주시기도 하시고, 합격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면접에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는 것에 있어서 면접 관련 이론 강의 및 교재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시기 전에 해당 강의를 먼저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암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 및 상황 문제에서는 필연적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데, 해당 교재에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및 우수기업 선정’, ‘유관 부처와의 협업을 위한 TF 조성’, ‘간담회·공청회 등 대면스킨십 강화’와 같이 활용도가 높은 방안들이 암기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2) 스터디, 특강, 모의면접
저는 학교 고시반에서 진행하는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면접을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면접은 면접관과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어떤 경로로든 스터디를 구하셔서 다른 분들과 대화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최근 신림동에서 면접특강을 진행하는 학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이 사정상 어려우신 분들은 이를 활용하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스터디 시간 중 70% 가량은 보고서 작성 및 발표, 이에 대한 질의를 주고받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왜냐하면 경험 문제나 상황 문제는 제 경험이나 판단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보고서의 경우 약 25분 내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에 대하여 7~8분 동안 발표해야 하므로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스터디는 일주일에 3회 정도 참여했고, 주로 3~4명이 한 조를 이뤄 한 명이 보고서를 발표하면 나머지 세 명은 그에 대한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응시자로서 답변의 내용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말버릇이나 몸의 움직임에 대해서 반복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또한 반대로 면접관으로서 예상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30%의 시간은 상황 문제에 투자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전년도 합격자분들을 면접관으로 한 모의면접을 진행해 주셔서,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으신 분들께서 질문을 해주시는 만큼,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학우들과 스터디를 진행할 때는 제가 면접할 때 긴장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었는데, 처음 뵙는 강사님과 면접을 진행하면서 매우 긴장이 되어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면접에 안정액(청심환)을 챙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3) 개인 공부: 경험 정리, 추가 질문 대비, 정부 자료 스크랩
공부라고 하기엔 다소 거창한 감이 있지만,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는 날에는 제 나름대로 정리할 거리를 찾고 외우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 번째로 제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인성·상황 영역의 첫 번째 문제에 대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기출문제를 보면 굉장히 다양한 질문 유형이 존재함을 알 수 있는데, 문제 취지에 완벽히 부합하는 별개의 경험들을 문제마다 다르게 답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3~4개의 경험으로 돌려막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동아리에서 겪었던 동아리원 간 갈등해결 경험을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경험 문제,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했던 경험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활용했습니다.
두 번째로, 추가 질문에 대비한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이때 추가 질문이란, 면접이 끝나기 직전에 가장 마지막으로 받게 되는 질문으로, 출제된 문제와는 관련 없이 개인적인 견해를 묻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의 경우 ‘지원하고 싶은 부처와 이유’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올해의 경우 ‘입직 후 원치 않는 부처에 배치 받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면접 교재에 빈출 질문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제가 생각했을 때 해당 질문 목록에서 출제 가능성이 높은 질문 15개 정도를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 자료를 읽어보고, 필요한 경우 스크랩을 진행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면접 교재에 있는 내용들을 충분히 숙지하면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면접에 욕심이 있으신 분들은 120대 국정과제, 국회입법조사처 등 각종 정부 자료를 열심히 공부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정부 자료를 전부 읽어보기보다는, 제가 희망하는 부처를 지정한 뒤 해당 부처가 진행하는 사업, 해당 부처가 타 부처와 갈등을 해결한 사례 등을 중심으로 조사했습니다.
4) 보고서 작성 관련 팁
저는 직무역량 영역의 보고서 문제와 이에 대한 발표가 면접준비 과정에서 가장 낯설고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스터디 중 듣게 된 피드백들과 제 스스로 깨닫게 된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보고서 작성 시 발표할 내용을 모두 적는 것이 면접에서의 부담감을 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책에 제시된 내용은 많은데 보고서 작성 시간은 23분 내외이다 보니, 제시문에는 있었으나 보고서에 미처 적지 못한 내용을 따로 기억해 두셨다가 발표 시에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경우 보고서에 없는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하다가 당황하여 말을 더듬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보고서에 최대한 많은 내용을 압축하여 기재한 뒤 발표는 기재한 내용만을 가지고 진행했습니다.
둘째, 발표 시간은 과도하게 짧지만 않으면 유동적으로 조절하셔도 무방합니다. 흔히 7~8분이 적정 발표 시간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발표 시 보고서 내용을 충분히 전달했다면 발표 시간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작년 보고서 발표 시간이 5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관님께서 이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으셨습니다. 심지어 올해 특강을 진행하셨던 강사님께서는, 3번이나 6번처럼 가장 마지막에 면접을 치르게 되는 경우 발표 시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셋째, 실전에서는 이동하는 시간 때문에 보고서 작성 시간과 실제 면접 시간 사이에 20분 정도의 텀이 발생합니다. 다른 문제들은 답변 용지를 모두 제출해야 하지만, 보고서 문제는 답변 용지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이동하는 시간에 답변 용지를 계속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동하는 시간에 발표 멘트들과 예상 질문을 미리 생각해 두시면 면접 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시험 당일
1) 과정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은 정장, 신분증, 도시락, 클립보드, 모양자입니다. 3차 면접 안내사항에 복장은 자유라고 적혀있으나, 면접자 전원이 한 명도 빠짐없이 정장을 입기 때문에 혹시라도 있을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 정장을 입고 면접에 참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클립보드는 보고서 발표 용지를 끼우기 위해, 모양자는 보고서 작성 시 도형 목차를 반듯하게 그리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추가적으로 대기 장소가 다소 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담요나 핫팩을 챙겨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면접 장소는 과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면접 장소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으니, 면접 안내사항을 참고하셔서 셔틀버스 운행 시간에 맞춰 역에 도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면접장은 8시 30분까지 입실 가능하지만, 만약 1번, 4번처럼 첫 번째 순서로 면접에 응시하시는 경우 9시부터 답안작성을 위해 이동하게 되므로 좀 더 일찍 도착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대기 장소에 도착하게 되면, 전자기기를 모두 걷고 면접자 교육이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앞서 언급해 드린 시험 진행방식에서와 마찬가지로, 한 조를 1~3번과 4~6번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첫 번째 그룹은 오전에 직무역량 영역에, 오후에 인성·상황 영역에 응시합니다. 반대로 두 번째 그룹은 오전에 인성·상황 영역에, 오후에 직무역량 영역에 응시합니다. 또한 한 그룹 내에서 면접이 번호 순대로 진행되므로, 1번과 4번, 2번과 5번, 3번과 6번 순서대로 면접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번호가 1번이나 4번이면 면접이 일찍 종료되어 일찍 귀가할 수 있지만, 3번과 6번이면 대기 시간이 길어져 면접이 늦게 종료됩니다. 오전 면접이 종료되면 오후 면접 전까지 도시락을 드실 수 있습니다.
2) 복기: 인성·상황면접
저는 작년과 올해 두 번의 면접 경험이 있으나, 작년 면접을 본 이후 복기를 따로 해놓지 않았던 탓에 질문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서 올해 위주로 복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작년과 올해 모두 인성·상황면접의 분위기가 직무역량면접보다 훨씬 화기애애하고 좋았습니다. 면접관 두 분 모두 웃으시면서 긴장 풀고 편하게 응시하라고 말씀해주신 덕에 떨지 않고 시험을 치렀던 것 같습니다.
올해 첫 번째 인성 문제는 ‘정보공유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경험’에 대해서 기술하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제가 동아리 임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에 겪었던 경험과, 문제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제가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서술했습니다. 해당 문제에 대해 받았던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겪었던 경험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라.
- 본인이 어떤 역할을 맡아서 어떻게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 문제해결 과정에서 관련자의 반대는 어떻게 해결했는지?
- 정부 내부에서 정보공유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
- 나의 정보공유로 인해 내가 쌓은 공(업적)을 다른 사람이 쉽게 낚아챌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 공직에서 정보공유가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데, 정보공유 기준에 대해 제시하라.
두 번째 문제는 ‘보호출산제’를 추진하려고 할 때 관계자들의 반대가 극심한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고, 세 번째 문제는 ‘다문화 교원 충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처의 반대가 있는 경우에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두 상황에 대하여 제 나름대로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제시하고자 노력했지만, 면접관께서는 제가 제출한 구체적인 해결방안들 보다는 제가 관련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상황 문제에서 주로 받았던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제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
- 반대자(국민들, 관계자, 관련부처) 설득방안
- 성과측정 지표로 무엇을 활용할 수 있을지
- 관계 부처를 선정하여 협업을 진행할 시 어떤 부처와 협업할 것인지
- 정책을 국민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을 것인지, 홍보방안
- 비협조적인 참여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
- (문제와 관련 없는 추가 질문) 원치 않는 부처에 배치 받은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3) 복기: 직무역량면접
직무역량면접은 작년과 올해 모두 다소간의 긴장감 속에서 응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보고서에 작성한 내용에 대해서 교수님의 지적을 받았고, 올해는 제가 긴장을 많이 해서 면접관님의 질문 의도에 조금 어긋난 대답을 하여 지적을 받았습니다. 면접에 응시하시게 되면 압박 질문이나 답변에 대한 지적과 같이 다소 긴장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당황하시더라도 최대한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들께서도 선배 공직자로서 저희를 떨어뜨리려는 마음보다는, 압박 상황에서 답변의 방향성만 참고하시려고 한다고 생각하시고 공직을 위하는 마음만 보여주신다면 ‘보통’ 평정은 충분히 확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직무역량 영역에서 PT문제는 ‘온라인 암표거래 근절방안’이 출제됐고, 상황문제는 ‘생성형 AI로 인한 지적재산권 침해 방지방안’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습니다. 제가 받았던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점 및 해결방안
- 사적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이유는?
- 정부가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구체적으로 한 가지?
- 법률 제정 시 예상되는 어려움
- 관계 부처 및 협력 유도방안
- 제시된 문제점 외에 추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 공청회, 간담회 개최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 가치
- 답변을 작성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공직가치
- 국민에게 홍보하는 방안
이상으로 면접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면접에 참여하시는 수험생분들께서는 보통을 받겠다는 전략, 반드시 우수를 받겠다는 전략 등 저마다 다양한 전략을 세우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본인이 갖고 있는 말하기 역량과 예상되는 2차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셔서 적절한 전략을 가지고 면접에 임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에서의 건투를 빕니다.
Ⅴ. 기타
1. 공부습관: 경제학 집중 관리반
저는 2022년 10월부터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서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선생님께 지나가는 말로 ‘집중반을 조금 더 일찍 만들어 주셨으면 제 합격도 좀 더 빨라지지 않았을까요?’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집중반에서 공부할 결심을 한 것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집중반은 경제학 실력을 확실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지만, 저는 그보다 공부습관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중반에 오기 전에는 학교 고시반 및 근처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를 진행했는데, 공부하는 습관이 잡혀있지 않아 합격에 필요한 절대적인 공부량을 확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집중반 스케줄을 최대한 따라가려고 몇 달 동안 노력하다 보니, 저절로 공부습관이 형성되었습니다.
집중반은 하루에 7교시의 강제 학습시간과 1~2교시의 자율학습 시간으로 진행되고, 각 교시는 1시간 20분 정도로 진행됩니다. 이때 강제 학습시간의 출석 관리에 집중반의 큰 메리트가 있는데, 집중반에 상주하고 계신 조교분들께서 랜덤으로 출석체크를 진행하시기 때문에 강제로 자리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됩니다. 또한 황종휴 선생님께서도 수시로 집중반에 방문하셔서 실원들의 착석 여부를 확인하시고, 또 선생님이 착석 여부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날에도 선생님의 눈치가 보여서라도 억지로 몸을 일으켰습니다. 결론적으로 집중반 학습시간을 따라가다 보니, 하루에 평균 10시간 이상의 순공부시간이 확보됐습니다.
2. 생활 전반, 스터디, 멘탈관리 등
저는 잠과 휴식이 반드시 보장되어야만 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수면시간도 7~8시간으로 매우 길었고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반드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공부시간이 다른 분들보다는 다소 짧았을 수 있지만,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공부에 집중하려고 애썼고 공부할 때의 밀도도 굉장히 높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잠과 휴식을 충분히 확보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생활습관은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패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경우 스터디는 하기 싫은 공부를 강제하는 용도로만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1~2월에 PSAT 모의고사를 매일 풀도록 강제하는 스터디, 3순환 일정에 따라 강사별로 모의고사 답안을 작성하여야 하는 스터디 등 저 혼자만의 의지로 지속하기 어려운 공부를 할 때에 스터디를 활용했습니다. 스터디원끼리 작성한 답안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같은 수험생 수준에서 의미 없는 논쟁이라고 생각하여 일절 하지 않았고, 참고하고 싶은 답안이 있는 경우 순환 강의의 최고답안을 참고했습니다.
멘탈 관리는, 작년에 면접에서 탈락한 이후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자동으로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1차에서 떨어진 해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가 그다음 해에 부랴부랴 3순환 시즌을 달렸을 때는 오히려 멘탈이 좋지 않았는데, 면탈한 이후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공부만 하며 시간을 보내니 내 처지를 비관할 시간조차 없고 공부가 끝나면 집에 와서 씻고 잠들기 바빴습니다. 후회 없이 하루를 보내시면 저절로 멘탈 관리에 도움도 되고, 실력향상도 되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합니다.
Ⅵ. 마치며
이상으로 제 합격수기, 그리고 제 수험생활의 마침표를 찍으려고 합니다. 처음 1차 시험에 응시하던 그날의 두근거림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합격 여부를 떠나 긴 수험기간을 버텨준 저 스스로가 조금은 대견스럽기도 하네요.
지금 행정고시 합격이라는 종착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계신 수험생분들께, 지금 당장은 거울속의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겠지만, 수험기간을 묵묵히 이겨내고 공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내고 계신 것이라는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합격수기가 어쩌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을 수험생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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