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24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합격자입니다. 공부하는 동안 매년 한림법학원의 합격수기집을 찾아보며 많은 도움과 응원을 받고는 했는데, 이렇게 수기를 쓰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도 저의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과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Ⅱ. 시기별 수험공부
1. 2021. 07. ~ 2022. 02.(종합반)
2021년 7월 한림법학원 종합반으로 시험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시험을 준비하는 지인도, 합격한 선배도 계시지 않아 관련 정보를 얻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하여 우선적으로 종합반을 고려하게 된 것입니다. 종합반의 장점은 저와 같이 학원 커리큘럼, 교재, 생활패턴 등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고 편하게 고시생의 루틴을 체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단과 수강과 종합반 가운데 고민이 되신다면 현재 가용할 정보가 얼마나 있는지, 1차와 2차를 병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황인지를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종합반 커리큘럼을 통해 오전에는 PSAT 강의를, 오후에는 2차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예비순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들어간 탓에 2차 과목 강의를 대부분 소화하지 못하였고, 이것이 1차 과목 공부에도 지장을 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결과 1차에 떨어지게 되었고 이내 다음 학기 복학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예비순환부터 시작하는 3월 종합반에 들어가시거나, 상반기에 학기병행으로 예비순환을 수강한 뒤 7월 종합반에 들어가시는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2. 2022. 03. ~ 2022. 11.(복학)
2022년도 1차 시험에서 떨어지고 난 뒤, 1차 시험 이후의 3순환 기간을 제대로 보낼 수 없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곧바로 복학을 신청하였습니다. 복학한 뒤에는 학교에서 고시와 관련된 과목들을 수강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다만 등록해둔 종합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3순환 현장 강의 대신 예비순환과 1순환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로 수강하였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선호하는 성격 탓에 학기 병행으로 고시공부를 이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였고, 인강은 필기나 문제풀이에 대한 압박 없이 OTT를 보는 마음으로 가볍게 들었습니다.
3. 2022. 12. ~ 2023. 02.(1차 공부 집중)
종강 이후 휴식을 충분히 취한 다음, 마음을 다잡고 1차 기본강의 수강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1차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1차 실력이 다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2차를 병행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1차에 매진하기로 다짐한 것입니다.
우선 생활패턴을 1차 시험 당일의 패턴으로 맞추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헌법부터 상황판단까지 실제 시험시간에 맞추어 기출문제를 풀었고,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기출분석 및 오답, 언어논리와 상황판단 기본강의와 각종 특강들, 헌법 핵심강의 등을 수강하였습니다. 체력 관리를 위해 밤에는 한 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개인PT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저에게 잘 맞았는지 다행히 1차를 컷보다 넉넉하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맞이하는 3순환 기간을 잘 버티고 싶다는 열정 반, 경제학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는 두려움 반으로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4. 2023. 03. ~ 2023. 06.(경제학 집중 관리반 2기)
1차가 끝나자마자 3순환에 뛰어들었습니다. 예비순환부터 2순환까지 제대로 소화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힘든 부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해되는 것도 거의 없었고 풀리는 문제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얻은 2차 시험의 기회인 만큼 가능한 많은 것을 흡수하고 넘어가고자 노력했습니다. 이해하고 넘어갈 시간이 부족하여 예시답안을 그대로 외우고, 식사 기간과 취침 시간도 할애하여 강의를 듣기도 했습니다.
쉽게 오르지 않는 실력에 지칠 때도 많았지만 열의 넘치는 관리반의 분위기 덕분에 의지를 잃지 않고 2차 시험까지 완주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희망적인 2차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5. 2023. 07. ~ 2023. 12.(황종휴 경제학 집중 관리반 3~4기)
2차를 보고 난 후의 직감은, 정말 운이 좋다면 붙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확률이 희박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안진우 선생님께서 2차 시험 직후 해이해지면 안 된다고 강조하셨던 게 기억이 나기도 했기 때문에 2차 시험 일주일 뒤 시작하는 1순환 강의와 경제학 집중 관리반 3기에 들어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3순환 기간 급한 마음에 암기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이 1순환을 듣는 동안 많이 해소가 되었고, 이해하는 공부를 통해 실력이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자연스럽게 경제학 관리반의 경제학 일정과 타 과목 순환 강의 병행이 점점 덜 버거워지게 되었습니다.
6. 2024.01. ~ 2024.02.(1차 공부 집중)
지난해 1차를 넉넉하게 합격했지만 2022년 1차를 떨어져 본 슬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1월부터는 PSAT 공부에 주력하였습니다. 이때 역시 헌법부터 상황판단까지 실제 시험과 같은 패턴으로 기출문제를 풀었고, 저녁에는 이를 리뷰하였습니다. 2023년과 달라진 부분은 강의를 거의 수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PSAT에 대한 감각을 빨리 되살릴 수 있도록 기출문제로 연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리뷰를 마친 뒤, 남는 시간에는 집에 가서 쉬거나, 헌법이나 2차 과목의 강의와 교과서를 누워서 보면서 체력을 관리하였습니다.
7. 2024. 03. ~ 2024. 06.(경제학 집중 관리반 5기)
2024년 1차에 합격한 이후 바로 경제학 관리반 5기에 지원하였습니다. 2023년 같은 시기에 관리반에 있으면서 생활패턴이나 면학 분위기, 커리큘럼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2024년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23년과 달라진 부분은 혼자서만 공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23년에는 아는 사람도, 스터디도 없이 공부하였는데 자신만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는 있었으나 매우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스터디, 선생님들의 응원과 함께 하는 3순환은 물론 힘들지만 버틸만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Ⅲ. 1차 시험
1. 총론
저는 2022년 1차에서 떨어진 뒤로 1차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매우 큰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1차에서 탈락한 뒤 2차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도망친 적이 있었기 때문에 2023년도부터는 1차에서 넉넉하게 합격하여 2차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자는 것이 저의 1차 공부의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1차 예상 컷 부근에 걸쳐있어 노심초사하여 3월 내내 2차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동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1차 공부의 기간과 비중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1차에 자신이 없는 분이시라면 최대한 기간과 비중을 많이 확보하여 1차 넉넉합을 노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3월에 남들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2차 공부에 열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과목별 공부방법
1) 헌법
헌법은 60점을 넘기면 패스가 되므로 상대적으로 가볍게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다른 과목들에 비하여는 시간과 노력을 적게 투입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2018년 헌법 대량 과락 사태가 발생한 바 있고, 헌법 점수가 불안하면 3월 내내 이에 대한 걱정으로 2차 준비에 집중하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저는 헌법도 넉넉하게 대비해 두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2022년 1차를 대비하여 김유향 변호사님의 조문정리특강과 기본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조문정리특강은 무료로 수강 가능하니 헌법 공부를 시작하기 전 꼭 한 번 들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2022년에는 시간이 빠듯하여 기본강의만 겨우 다 듣고 시험을 보러갔고, 그 결과 60점을 받았습니다. 별도의 문제풀이와 암기 없이는 60점을 넘기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는 헌법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3년 1차를 대비할 때에는 김유향 변호사님의 핵심강의를 수강하여 전범위를 빠르게 훑었습니다. 그리고 별도로 모의고사를 풀어보면서 틀린 선지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전국모의고사를 매주 보았기 때문에 실전에 임하는 마음으로 첫 전국모의고사 전부터 헌법을 어느 정도 숙지해 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24년 1차를 대비할 때에는 김유향 변호사님의 기본서를 다시 읽고 2023년 정리해 둔 오답 선지를 복습하며 헌법 공부시간을 최소화하였습니다. 밥 먹는 시간이나 이동시간에는 김유향 변호사님의 조문정리특강을 반복 수강하면서 주요내용을 잊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헌법 과목의 특성상 핵심내용이 잘 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본서를 매년 새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신판례나 판례변경 내용은 그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매년 발간되는 김유향 변호사님의 최신판례집을 별도로 구매하시거나, 따로 찾아보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으니 걱정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언어논리
저는 언어논리가 3년 내내 가장 고민인 과목이었고,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과목이기도 합니다. 2022년 1차를 대비하여 강의에서 배운 내용들을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채 시험장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2023년을 대비하여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언어논리 안정권 실력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다양한 선생님의 기출해설 강의, 핵심강의 등을 수강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같은 문제라도 다양한 풀이방식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제게 더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빠르게 향상됐던 것 같습니다. 2024년에는 지난해에 올려놓은 감을 되찾고자 기출만 매일 한 세트씩 풀어보았습니다.
또한, 모의고사보다는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풀었습니다. 5급공채, 7급공채, 민경채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며 기출지문의 논리적 흐름을 체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논리퀴즈나 강화약화 문제보다는 독해문제가 더 힘들었습니다. 글을 꼼꼼히 읽고 넘기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어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7급이나 민경채 기출 25문항 두 세트(총 50문항)를 90분 안에 푸는 연습을 한 것이었습니다. 타임어택이 실전보다 더욱 심한 상황에서 연습했던 경험이 평이하게 출제된 2023, 2024년도 실전에서도 이점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시간 관리에 서툴렀던 초반에는 점수가 낮았으나, 시간 관리에 성공함과 동시에 성적이 크게 오른 과목입니다. 2022년 1차를 대비하여서는 언어논리와 마찬가지로 강의에서 배운 내용들을 체화하지 못한 채 시험장에 들어간 것이 패착이었습니다.
2023년 1차를 대비하기 위해서 저는 수적 감각에 강점을 가지시는 석치수 선생님의 기출해설강의(핵심강의)를 다시 수강하고 기출문제를 혼자 풀어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기출문제는 최신연도 순으로 매일 하나씩 풀어보았고, 우선순위는 90분이라는 제한시간 안에 푸는 데에 두었습니다. 2분 안에 한 문제를 푼다는 마음가짐으로 안 풀리는 문제는 바로 넘어가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2분 안에 문제를 푸는 연습은 실전과 같이 긴장하며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한 정답이 1번이나 2번 등 초반에서 나왔을 때 미련 없이 다음 문제로 넘기는 쿨한 마인드를 가지도록 해주었습니다, 실전에서는 더욱 긴장되므로 2분이라는 제한이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을 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채점을 완료한 이후에는 넘어갔거나 헷갈렸던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고 분석하였습니다. 분석을 할 때에는 우선 스스로 최대한 고민을 해본 뒤, 석치수 선생님의 기출해설집, 기타 시중 문제집 등을 참고하여 다양한 해설에서 배울 점들을 선별하여 수용하였습니다.
2024년에는 입법고시 PSAT을 대비하여 입법고시 특강을 짧게 수강하였고, 5급공채 PSAT을 대비하여서는 기출문제 풀이만을 했습니다.
계산을 위한 시중 문제집이나 특강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계산을 최대한 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전에서는 꼭 필요한 계산만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계산보다는 자료의 주제, 논리흐름, 구조 등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4) 상황판단
2022년을 대비하면서 박준범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얻은 것은 소위 ‘선구안’의 자세였습니다. 선구안이란 시간 제약이 큰 시험인 만큼 풀지 못할 것 같은 문제는 버리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긴장을 많이 한 실전에서는 문제를 그냥 넘길 수 없어 선구안을 발휘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2023년을 대비하여서는 선구안을 체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기출을 반복하여 풀면서 ‘실전이었다면 이 문제를 건드렸을까?’라는 의심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그 결과 분명 풀어본 기출문제였을 텐데도 실전과 같은 사고회로로 연습을 하며 선구안을 키울 수 있었고, 전국모의고사 성적이 곧바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2023년과 같이 난이도가 평이한 해에는 모든 문항을 풀게 되겠으나, PSAT이 난이도 예측이 어려운 시험인 만큼 선구안 연습은 미리 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퀴즈 문제를 접할 기회가 많아서 상황판단 퀴즈 문제에 대해서는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특히 PSAT에 출제되는 퀴즈 문제는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 기출을 반복하여 풀면서 빈출 장치들을 숙지하고, 모의고사를 보면서 새로운 유형을 익히시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독해, 법조문 파트에서는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실수가 많아진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독해 문제는 언어논리 공부를 하며 자연스럽게 개선이 되었습니다. 법조문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별도로 법조문 특강도 수강하였습니다. 꼭 강의를 수강하지 않더라도 법조문이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자체적으로 법조문만을 집중적으로 풀어보는 시간에 빠져보시기를 추천합니다.
3. 기타
1) 컨디션 관리와 생활패턴
저는 1차 준비기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생활패턴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매일 시험 당일과 같은 생활패턴을 가지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 저와 같이 아침잠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비몽사몽한 채로 PSAT을 풀게 되는 비극만큼은 발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기간 동안 연습을 통해 언어논리 시간에 언어논리의 뇌가 돌아가는 패턴을 갖추시기를 바랍니다. 전국모의고사를 통해 실전감각을 살리고,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컨디션 관리는 충분한 휴식과 운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1차 기간에는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상황판단까지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날이 쌀쌀할 즈음 1차 준비가 시작되므로 본인에게 잘 맞는 영양제를 찾고, 잘 챙겨 드시는 것도 이 시기에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시험 당일
시험 당일에는 시험장에 빨리 도착하여 책상과 의자를 점검하고, 높낮이가 맞지 않다면 방석으로 조절하였습니다. 1차 시험 당일 아침에는 헌법을 암기하는 것보다는 언어논리 지문을 읽으며 언어논리의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손이 얼지 않도록 핫팩이나 담요를 꼭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다른 준비물로는 필기구를 담을 집게와 연필꽂이, 스톱워치와 무소음 시계, 고사장 안팎의 소음이 심할 경우 사용 가능한 이어플러그 등이 있습니다. 수험표와 주민등록증은 투명 L자 파일에 넣어 테이프로 책상에 부착하시면 신원확인 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자료해석과 상황판단 오답노트를 보며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전국모의고사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은 긴장할 때 입맛도 없어지고 체하기도 쉬워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소 좋아하던 메뉴인 타코야끼를 도시락으로 가져가 없는 입맛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였고, 만일을 대비하여 소화제도 챙겨갔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전국모의고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행착오를 거치셔서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Ⅳ. 2차 시험
1. 총론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지만 고시공부는 대체로 고시촌에서의 순환 커리큘럼에 맞추어 이루어지고는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앞서 시기별 공부에서 보셨다시피 예비순환을 제대로 듣지 않고 진입하였고, 1순환과 2순환을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채 3순환에 뛰어드는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편입니다. 따라서 저의 2차 시험 공부방법은 어느 정도 취사선택하셔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시공부가 더 이상 길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1차 합격의 소중함을 알고 3순환 시기를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보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2차 시험장에 들어갈 기회를 허투루 날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 과목별 공부방법
1) 경제학
경제학은 수험기간 내내 황종휴 선생님의 커리큘럼을 따라갔고, 2023년부터 1년 반 가량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서 공부하였습니다. 경제학은 답을 맞히지 못하면 점수에서 큰 손실이 나기 때문에 공부의 모든 과정에 있어 답을 맞히는 연습을 하고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선 경제학 1순환 기간에는 강의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집중하되, 배부해 주시는 정선문제집을 다 풀어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1순환 기간만큼 2차 과목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던 교과서는 이 시기에 발췌독하였습니다. 교과서 읽기가 막막하시다면 황종휴 선생님의 필독서 특강을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순환 기간에는 문제풀이가 중심이 됩니다. 따라서 연습책 1회독 이상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연습책을 풀 때에는 최대한 답을 보지 않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하였습니다. 3순환 시기가 되면 더욱 더 고민할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고민하다 풀리지 않으면 몇 시간 후에 다시 풀어보고, 다음날 다시 풀어보았으며 그래도 풀리지 않는다면 해설을 보고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풀리지 않았던 그 지점을 포스트잇에 적어 문제 옆에 붙여놓고 반으로 접어두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문제를 다시 풀었을 때 또 풀리지 않는 경우 힌트처럼 열어보았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많은 문제들을 빠르게 훑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10분 이상 풀리지 않는 문제는 해설을 확인하고 이를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연습책, 연습책 플러스를 위주로 공부하되 대학 모의고사, 타 강사님의 3순환 문제도 최대한 다루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3순환 기간에는 불의타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2023년 시험장에서 스완모형을 마주하고 느꼈던 당혹스러움이 생생했기 때문에, 2024년 시험을 대비할 때에는 1순환과 2순환에 걸쳐 불의타로 출제될 수 있는 부분들을 미리 체크해두고 3순환 기간에 빠르게 암기하고 시험 전날에도 다시 보고 들어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경제학 공부 전반에 걸쳐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모의고사 응시를 무서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아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이 와닿지 않았습니다. 모의고사에서 1점(그것도 잉크 값)을 받고 한동안 두려움에 모의고사를 응시하지 않았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시험장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깔끔한 답안을 제출하는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모의고사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꾸준히 답안작성 연습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2) 국제법
국제법은 ‘국제법론(김대순)’과 ‘신국제법강의(정인섭)’의 두 교과서로 시험범위가 대체로 정해져있으나 그 내용이 정말 방대하여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국제법 공부는 크게 이론, 조문, 판례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어느 부분에 방점을 두는지는 개인마다 편차가 있으나 저는 그 가운데 조문 암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론과 판례 모두 조문 안에 녹아들어 있거나 조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국제법을 정리할 때 핵심조문을 먼저 적고, 조문에 대한 설명을 이론과 판례로 덧붙이는 방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수험생활 전반에 걸쳐 안진우 선생님의 순환강의와 답안특강을 수강하였습니다. 안진우 선생님의 강의는 암기보다 이해를 우선시하는 저의 공부방식과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듣고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답안을 작성하고, 답안특강을 통해 피드백을 받아 다시 작성하는 과정 속에서 실력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 완성한 나만의 답안을 시험 당일까지 나만의 무기로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수험생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립니다. 그러나 저는 교과서 회독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대순 저는 처음 읽을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다시 읽을수록 배워가는 부분이 많은 교과서입니다. 시간을 따로 내어 교과서를 읽기 보다는 침대에 누워 교양서적 읽듯 편하게 읽어나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국제경제법은 조약법, 국가책임법, 면제법, 해양법 등 핵심주제를 모두 확인하신 뒤 여유가 있으시다면 챙겨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빈출되는 주제는 아니지만 출제되면 합불을 결정짓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통합논술에서 국제경제법이 출제되었는데, 저는 당시 이를 대비하지 않아 시험장에서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3)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정해진 교과서나 시험범위도 없고, 필독서가 매우 많은 난해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나 정치외교학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국제정치학 순환 강의를 착실하게 따라갔습니다. 또한 국제정치학 공부의 중점을 모의고사 모범답안을 암기하는 것에 두었고, 최소한 이 정도는 실전에서 쓰고 나와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흔히 일컫는 필독서로는 국제정치학 분야에서 ‘현대국제관계이론과 한국(박건영)’, ‘국제정치 패러다임(박재영)’, ‘왈츠 이후(이근욱)’, ‘20세기 유산, 21세기 진로(백창재)’, ‘국제정세의 이해(유현석)’ 등이 있고, 외교사 분야에서 ‘세계외교사(김용구)’, ‘국제관계사(박건영)’ 등이 있습니다. 필독서를 접근하는 방식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교과서를 읽지 않고 합격하신 분들도 계신가 하면 거의 모든 필독서를 정리하고 암기하신 합격자들도 계십니다. 저의 경우는 학원 강의를 수강하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기를 택했습니다.
외교사 문제도 거의 매해 출제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외교사는 암기 비중이 매우 높아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단순암기를 힘들어하는 편이라 이동 시간이나 식사 시간에 틈틈이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회독수를 높였습니다. 특히 이근욱 교수님의 세계외교사 특강은 KOCW 공개 강의로 무료로 들으실 수 있고 정말 좋은 강의라고 생각하여 꼭 들으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이외에도 3순환 시기에는 시중에 있는 모든 강사님의 모의고사를 읽어보며 새로운 주제가 있을 때 정리해 두었고, 나올 것 같은 최신이슈는 뉴스와 최신논문을 찾아보면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4) 통합논술
통합논술은 기본적으로 경제학, 국제법, 국제정치학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면 자연스레 성적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통합논술을 위해 별도로 학원 강의를 수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4순환 기간에 통합논술 모의고사를 풀어보고 출제 예상 주제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실전에서 대비하지 않은 주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제시문에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고 인용하여 답안을 풍부하게 구성하시면 오히려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으실 수 있으니 절대 당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통합논술은 빈출되는 주제들을 미리 파악하고 통합논술에 맞추어 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출문제를 쭉 분석해 보시면 경제학에서는 정보경제학, 국제무역론, 게임이론 등이, 국제법은 국제인권법, 국제환경법, 국제경제법 등이 빈출되는 주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들 주제들을 통합논술 시험 전날에 훑고 갈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또한 통합논술은 제시문을 읽을 시간이 별도로 요구되므로 시간 관리가 매우 힘듭니다. 저 역시 2023년 처음 2차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잘 풀 수 있는 문제들임에도 날려 풀어서 제출한 경험이 있습니다. 시간 관리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보았으나, 저는 그 중에서도 비교적 자신 있는 과목이었던 경제학 문제를 먼저 푸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자신 있는 과목이나 문제를 먼저 푸시고 나머지 문제들을 고민하시면 시간 관리에 보다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3. 기타
1) 컨디션 관리 및 생활패턴
1차 시험은 시험 당일과 같은 컨디션과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점이었다면, 2차 시험은 장기전을 위한 준비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3순환 기간 도중 갑자기 아파 중도에 하차하시는 분들이 꼭 계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6월말 즈음의 2차 시험 당일까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본인만의 컨디션 관리법이 꼭 있어야 합니다.
저는 잠이 많은 편이라 평소 경제학 집중 관리반 일정(월~토, 오전 8시 반~오후 10시 반)을 소화하면 잠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따라서 평일에는 밤에 수면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통학 시간, 식사 시간에도 인강을 들었고 쉬는 시간에도 최대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일요일에는 개인PT를 받고 하루 종일 잠만 잤습니다. 일요일까지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 한 번 따라 해 보려 하였으나 결국 월요일에 하루 종일 잠만 자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포기하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다른 사람들을 모방하기보다는 본인의 체력을 달래가며 지속 가능한 공부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2) 학부 수업과의 관계
제가 예비순환을 듣지 않고 고시 진입을 한 이유 중 하나는 학교에서 경제학과와 정치외교학과 수업들을 몇 가지 수강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교양과목 수준의 학부 수업만을 들으셨다면 부디 예비순환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주변 합격자의 경우들을 본다면 경제학과나 정치외교학과에서 3학년 이상까지 다니셔서 각론까지 공부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예비순환을 뛰어넘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 수업과 수험 지식은 다소 상이한 부분들이 있으니 꼭 그 점을 유념하시면 좋겠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학기병행을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 편입니다. 저는 2022년 1학기에 학기 병행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결국 학교수업에 더 집중하게 되어 고시공부에 소홀해진 적이 있고, 제 주변에서도 그런 경험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고시에 진입하기 전 학교생활을 마음껏 누리신 후 휴학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3) 시험 당일
2차 시험은 성균관대학교 수선관에서 진행됩니다. 수선관이 언덕 위에 있어 혜화역이나 정문에서 걸어 올라가시기 체력적으로 매우 힘드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하신다면 꼭 수선관 앞에서 내리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는 집에서 수선관까지 부모님 차로 매일 왕복하였으나 지인들 중 근처에 숙소를 잡으시는 분들은 후문 쪽에 숙소를 잡아 수선관까지 마을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 내려갈 수 있도록 하였던 것 같습니다. 꼭 숙소와 교통편을 미리 알아보셔서 시험 당일 체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시기를 바랍니다.
시험이 시작되면 복도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립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바로 문제를 풀기 시작하시면 됩니다. 학원 모의고사 답안지와는 달리 실제 답안지 재질은 매우 단단한 종이 재질이고, 초안지를 답안지와 함께 걷어갑니다. 따라서 저는 목차구성과 문제풀이를 최대한 문제지에 하여 시험 이후 복기가 쉽도록 하였습니다.
부가적인 이야기인데, 2차 답안 열람을 하러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수정테이프 위에 쓴 잉크펜 글씨가 잘 번져 복사됩니다. 따라서 수정테이프를 많이 쓰시는 분들께서는 답안작성 볼펜을 제트스트림과 같은 젤펜으로 바꾸시기를 추천합니다.
이제 통합논술2가 사라진다고 하니 도시락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험 당일에 드실 식사도 그 전에 미리 드셔보시고 속이 편한 음식으로 골라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Ⅴ. 3차 면접
2차에 합격한 기쁨도 잠시, 곧이어 3차 면접준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이 밀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필기와 이론을 위주로 준비하게 되는 2차와는 달리 3차 면접에서는 말하기와 실무를 위주로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3차 면접을 앞두고 막막하신 분들께 저의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면접 준비에 앞서
1) 면접 설명회
통상적으로 2차 합격자 발표 다음 날 고시촌 관악청소년회관에서 면접 설명회가 진행됩니다. 인터넷으로 사전접수가 가능하며, 현장접수도 일부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리가 협소하니 2차 합격 발표 직후 설명회를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면접 설명회는 면접 진행방식, 준비물, 복장 등 면접준비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면접을 처음 준비하시는 분 또는 주변에 면접 유경험자가 없는 분이라면 가급적 참석하시기를 추천합니다. 혹여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하였더라도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면접 후기 글들과 한림법학원의 면접수기들을 참고하시면 충분히 면접 전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너무 염려하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 면접 준비물
면접을 준비하기 위한 기본 준비물은 모양자와 투명 클립보드입니다. 모양자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필요하고, 클립보드는 보고서를 보다 편하게 들기 위함입니다. 모양자와 클립보드 모두 고시촌에 있는 문구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택배로도 주문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고시촌에 들를 일이 있으시다면 준비물을 미리 구매하시어 첫 면접 스터디부터 사용하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추가적으로 스톱워치, 무소음 시계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무래도 발표 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무소음 시계는 주로 카시오 A168WA, A158WA 시계(소위 손석희 시계)를 시계방에서 소리를 제거한 후 사용합니다. 저의 경우는 면접 연습 시에는 스톱워치와 무소음 시계를 사용했으나, 간혹 시간 관리에 집중하다 발표 내용이 부실해지기도 하여서 실전에서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3) 학기병행
면접준비가 처음인 경우 학교와 병행하기 다소 빠듯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최대학점을 수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면접준비와 중간고사 기간이 겹치게 되는 바람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면접을 준비하는 한 달만 버티면 이후에는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만큼의 힘듦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도 학기와 병행하여 면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 면접 진행방식
면접은 크게 직무역량과 공직가치·인성 영역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직무역량은 예년과 같이 집단심화토의면접 대신 개인발표와 상황면접으로 총 70분 진행되었습니다. 공직가치·인성 영역은 총 세 개의 경험·상황 문항으로 구성되어 마찬가지로 총 70분 진행되었습니다.
1) 직무역량면접
(1) 과제작성
면접실에 들어가기 전 과제 작성실에서 개인발표와 상황면접을 위한 보고서 작성을 30분간 진행합니다. 개인발표를 위한 보고서는 면접실에 들고 들어갈 수 있으나 상황면접 보고서는 면접실에 들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30분 중 20분 이상을 개인발표 보고서에 할애합니다. 물론 두 보고서 모두 완성시키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미처 보고서를 완성하지 못하였더라도 제시된 상황을 충분히 숙지하고 면접 대기 시간 동안 대응방안과 그 이유를 생각해내어 성공적인 발표를 해낼 수 있으실 테니 너무 염려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 개인발표
개인발표의 주제는 대부분 여러 제시문들을 통해 주어진 상황 속 한국의 외교적 대응방안을 묻는 것입니다. 2024년도의 경우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분쟁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대응방안이 출제되었습니다.
개인발표는 7~8분 정도 진행됩니다. 영어발표의 비중에 대해서는 개인 편차가 큰 부분이나, 주로 3분 정도의 영어발표 이후 4분가량의 한국어발표를 진행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개인발표 시에는 작성한 보고서를 볼 수 있는데, 이때 낱장 보고서를 들고 가기보다는 투명 클립보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스톱워치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클립보드에 끼우거나 부착하여 사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뒤이어 개인발표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됩니다. 개인 편차가 있으나 보통 영어질문이 2~3개 정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어느 부분에서 질문이 들어올지와 이에 대해 영어로 대답할 수 있을지를 꼭 고려하시기를 바랍니다.
(3) 상황면접
직무역량면접에서의 상황면접은 주로 한국 외교부가 직면할 수 있는 외교적 딜레마 상황에서 한국의 외교적 대응방안이 출제됩니다. 2024년도의 경우 한국과 이해관계가 큰 두 국가를 동시에 택하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이 제시되었습니다.
상황면접은 작성한 보고서를 면접관들만 보실 수 있고, 저희는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시된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숙지하고 들어가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성한 대응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꼬리 질문들이 들어올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제시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여 답변하는 것이 방어하기에 좋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공직가치·인성면접
(1) 과제작성
공직가치·인성면접 역시 30분간 과제를 작성합니다. 그러나 과제 작성문은 면접장에 들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질문과 보고서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들어가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2) 개인 상황
총 세 문제 중 1번 문제는 개인적 경험에 관한 문제가 출제됩니다. 2024년도의 경우 조직생활에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지 않았던 조직원에 관한 대응방안이 출제되었습니다. 이처럼 개인적인 경험을 묻는 1번 문제에서는 그동안 어떤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상황이 주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본인의 경험이 아닌 것 같을 경우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한 꼬리 질문도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공직가치
나머지 두 문제는 주로 충돌하는 두 가지 이상의 공직가치 속 어떤 대응방안을 택할 것인지가 출제됩니다. 2024년도의 경우 정부부처 간의 의견 조율이 어려운 상황 속 외교부의 대응방안 한 문제와 한인사회의 갈등 속 영사로서의 대응방안 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공직가치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9가지의 공직가치와 공무원 행동강령 등 주요 관련 법률을 사전에 숙지하여 본인의 대응방안의 타당성을 논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면접준비
1) 전체 스터디
2차 발표가 나온 직후, 다음 행시사랑 카페나 각 학교 커뮤니티에서 전체 스터디 카카오톡 채팅방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채팅방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면접준비 카페가 만들어지고 전체 스터디가 진행됩니다. 전체 스터디는 2차 합격자 전원이 참석하며, 한 번의 전체 OT와 열 번의 면접 스터디로 진행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전체 스터디를 진행하기에 앞서 전체 OT를 진행합니다. 전체 OT에서는 총 열 조를 구성하고, 10개의 스터디 주제를 선정하여 스터디 일정을 결정하게 됩니다. 각 조는 하나의 주제를 맡아 직무역량면접 자료를 만들고 공직가치·인성 예상 문제도 작성하여 면접준비 카페에 업로드 합니다. 그리고 두 조 이상이 모여 업로드 된 자료를 토대로 면접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스터디에서는 여러 조가 섞여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모의면접을 진행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서툴고 긴장하였으나 여러 번 반복할수록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친한 사람들과 하는 스터디보다 새로운 사람들과 하는 스터디인 만큼 실전과 같이 긴장할 수 있고, 새로운 관점을 배워갈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면접 연습은 많이 해볼수록 좋으니 전체 스터디를 충분히 활용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2) 개별 스터디
전체 스터디는 시간 제약 상 질의응답이 구체화되지 못하는 경우, 공직가치·인성면접까지 진행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지인들과 개별적으로 스터디를 진행하여 이를 보완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경험을 떠올리고 리스트를 만들어서 서로 질의응답을 통해 구체화하는 것, 관련 법률 암기, 외교부 관련 자료들 정리와 암기하는 스터디를 하였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전체 스터디, 가까운 사람들과의 개별 스터디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 골고루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학원
실제 면접장과 같은 분위기와 시간표로 연습을 해보고 싶어 타 학원의 모의면접을 수강하였습니다. 모의면접 문제 자체는 실제면접과 다소 괴리가 있다고 느꼈으나, 실제 면접위원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강사님들 앞에서 면접을 해보고, 어른들의 시각에서 자세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4) 기타
저는 영어면접과 최신이슈 부분이 특히 불안하여 개인적으로 이를 보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스터디는 굵직한 이슈들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최신이슈에는 다소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매일 아침 최신뉴스를 브리핑하고 이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활자 신문뿐만 아니라 매일 팟 캐스트를 통해 영어뉴스를 청취하며 영어표현을 익히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리는 일도 개인적으로 틈틈이 해두시기를 추천합니다. 실전에서는 약 10분 안에 개인 경험 1문항을 풀어내야 하는데, 긴장을 많이 한 상황 속 오래 전 이야기를 떠올리려 한다면 정말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 사진첩을 살펴보며 어떤 조직에서 어떤 역할로서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시고 숙지해 두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경우에는 동아리, 학생회, 봉사활동, 기숙사 룸메이트와의 관계, 교내 팀플 등에서 있던 일들을 다양하게 준비해 두었습니다.
4. 면접 당일
1) 헤어, 메이크업, 복장
우려와는 달리 면접 헤어와 메이크업을 위해 샵을 이용하신 분들은 적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 역시 헤어와 메이크업 모두 스스로 준비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샵에 예약하기도 어려웠고, 샵에 들렀다 과천에 가려면 기상 시간이 너무 앞당겨져 체력을 빼앗길 것이 우려되었기 때문입니다. 헤어의 경우, 여성분들은 단발이면 단정하게 푸르고, 장발이면 묶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발의 경우 보통 아래로 묶으시는 분들이 많으셨는데, 저는 평소 자주 하고 다녔던 포니테일을 하고 실핀으로 잔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갔습니다. 남성분들은 앞머리를 내리신 분, 올리신 분이 거의 반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메이크업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대부분 깔끔하게 하고 오셨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간단하게 눈썹 정리와 진하지 않은 색조만 하고 갔습니다.
매년 면접시험 공고에는 “격식을 차린 획일적인 옷차림을 권장하지 않으며, 본인의 역량 발휘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간편한 옷차림(평상복, 노타이 등)’을 권장합니다.”라고 제시되어있으나, 관행상 대부분 정장을 입어왔다고 합니다. 올해 역시 대부분 정장을 입고 왔습니다.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치마 정장보다는 바지 정장, 높은 구두보다는 낮은 구두나 단화를 착용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정장은 개인적으로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취업날개서비스 등을 활용하여 무료로 대여 받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2) 면접 당일 준비물
‘필통(검정볼펜, 수정테이프, 모양자), 투명 클립보드, 모양자, 스톱워치, 도시락, 무소음 시계, 종이 자료들, 응시표, 신분증’은 당일 꼭 가져가야 할 준비물 리스트입니다. 전자기기는 소지할 수 없으며 대기 시간(식사 시간)이 예상보다 길게 주어지기 때문에 꼭 종이로 인쇄된 자료를 넉넉히 구비하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대기 시간에는 편한 신발이나 겉옷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정장이 어색하고 불편하시다면 편한 복장을 가져가시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긴장을 한 탓에 더 춥게 느끼셨던 분들도 있으셨기 때문에, 핫팩이나 겉옷을 미리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교통편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대부분 차를 이용하여 가는 것 같았습니다. 과천정부청사역에서 면접장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에 저의 경우에는 택시를 예약해 두어 셔틀버스 시간에 맞추어 역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부모님 차(자가용)를 이용한 경우에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 정문에서 하차하여 응시자 대기실까지 5분 정도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
돌아오는 교통편 역시 부모님 차(자가용), 대중교통, 택시의 방법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타는 경우 셔틀버스를 탑승하여 과천정부청사역 앞에 도착한 뒤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면접 실시
(1) 면접 스케줄
면접 당일 아침, 국민비서 알림서비스를 통해 면접 조와 번호가 발송됩니다. 아침에 알림이 오지 않아 당황해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꼭 미리 국민비서 알림서비스를 신청해 두시기를 추천합니다.
올해의 경우 각 조의 1~3번은 오전에 직무면접, 오후에 공직가치·인성면접을 보았고 각 조의 4~6번은 역으로 오전에 공직가치·인성면접, 오후에 직무면접을 보았습니다. 1번, 4번부터 차례로 면접을 보러 들어갑니다. 면접 차례가 되면 우선 과제 작성실로 가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후 보고서를 인쇄한 뒤 면접장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됩니다. 면접을 보고 난 뒤에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와 대기를 하게 됩니다. 해당 번호가 아닌 때에는 모두 대기 시간이 되므로 최소 두 시간 이상의 대기 시간이 생기게 됩니다.
면접을 마친 순서대로 시험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뒤 제출한 전자기기를 다시 배부 받고 각자 귀가하면 됩니다.
(2) 전반적인 분위기와 소감
우려와는 달리 면접 분위기가 매우 편안하였습니다. 잔뜩 긴장한 채로 면접실에 들어서니 면접관께서 “긴장하지 말고 준비되면 편하게 시작하세요.”라고 해주셔서 긴장이 사르르 풀렸던 기억이 납니다. 질의응답 역시 압박 질문보다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이루어졌고, 면접을 보는 내내 미소를 지어주셔서 보다 편한 마음으로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공직가치·인성면접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진솔하게 말씀드렸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으셨던 것이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으로서 겸손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임할 것임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면접장에 가신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보통을 받게 되겠지만 ‘어쩌면 내가 우수?’라는 마음으로 후회 없이 면접 준비기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Ⅵ. 나가며
처음 고시촌에 간 날,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아 막막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예비순환을 듣지 않고 처음 경제학 1순환을 듣던 날, 2022년 1차 시험을 보고 온 날, 3순환 강의를 처음 들은 날 좌절감에 휩싸인 기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1차 시험에 붙은 날, 강의에서 최고답안이 되어본 날, 2차 시험에 붙은 날 그리고 최종합격 문자가 온 날까지 분명 벅찬 기억들도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현재 어떤 과정 속에 있으신가요? 어느 시기에 계시든 다 최종합격을 위한 과정의 일부라 생각하신다면, 오늘 고된 하루도 버텨낼 힘이 생겨나지 않을까요?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분들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합니다. 서툴고 부족한 수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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