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이번에 2024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이하 외시)에 합격해서 수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험에 처음 진입할 때, 그리고 1차 시험과 2차 시험에 각각 불합격했을 때 여러 합격수기들을 읽고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저도 제 수험생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이렇게 적게 되었습니다. 먼저 전반적인 수험생활을 말씀드리고, 후에 각 과목별 공부방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취사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Ⅱ. 전반적인 수험생활
1. 2022년도 ~ 진입과 1차 불합격(2021. 01 ~ 2022. 06)
저는 정치외교학부 2학년을 마치고 외교학 전공으로 진입하였고 본격적으로 외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군 입대도 고려하였지만, 저는 외교관 이외에는 다른 진로를 생각하지 않았고 군대를 다녀온다고 하더라도 이 시험을 준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에 저는 군 입대를 미루고 외시에 바로 진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1)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021년 PSAT, 외국어 자격증(스페인어), 미시 예비순환(2021. 01 ~ 2021. 09)
2021년 2월 초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응시하고, 2021년도 1차 시험(PSAT)을 응시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외국어 성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제통상직으로 신청하여 응시하였습니다. 순전히 경험을 목적으로 다른 직렬로 응시한 만큼, 헌법만이라도 통과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습니다. 김유향 선생님의 헌법 기본강의를 시작으로, 자료해석 기본강의도 수강하며 최소한의 유형을 익혔습니다. 하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시험 운영이 전반적으로 미숙하여, 헌법만 68점으로 간신히 통과하고 나머지 언어-자료-상황은 커트라인과 한참 떨어져 있었습니다.
첫 PSAT을 경험하고 나서 4월부터 고시촌에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9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에 비해 자취를 일찍 시작한 명분은 ‘고시촌 분위기 적응’이었지만, 학교 3학년 1학기를 다니면서 거시경제이론을 수강했던 것 외에 고시와는 다소 거리가 먼 생활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관련 있었던 것을 굳이 꼽자면, 5월에 FLEX 스페인어 시험을 경험삼아 응시하였습니다.
3학년 1학기 종강 이후 강남에 위치한 스페인어 학원에 등록하여 두 달 정도 스페인어를 바짝 준비하였습니다. 8월 말~9월 초에 FLEX와 SNULT를 응시하여 모두 기준(B2 수준) 이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당시 학교에서 ‘중급 스페인어 1’ 및 ‘스페인어 말하기’ 수업까지 수강한 상태였는데, 학교에서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학원에서는 시험에 맞게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7월에는 황종휴 선생님의 미시경제학 예비순환을 인터넷으로 수강하였습니다. 거시경제학의 경우 앞서 말씀드렸듯 직전 학기에 학교 수업을 들은 상태였기 때문에 특별히 수강하지 않았고, 미시경제학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경제원론 때 배운 내용을 빠르게 복습하고 체계를 잡는다는 느낌으로 예비순환 수업을 들었습니다.
2) 2021년 2학기부터 PSAT 준비기간까지(2021. 09 ~ 2022. 02)
2021년 2학기에 휴학을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에브리타임을 통해 초시생과 재시생으로 구성된 생활 스터디를 만들어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였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외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는데, 생활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집중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출석인증제를 운영하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쭉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2학기 동안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1순환을 수강한 뒤, 안진우 선생님의 국제법 1순환을 수강했습니다. 국제정치학의 경우 학원 강의를 듣기보다는 그동안 들어왔던 외교학 전공 과목들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왈츠 이후>,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 <세계외교사>, <국제관계사> 등 국제정치학/외교사 필독서를 함께 읽는 비대면 스터디에 참여하였습니다.
PSAT 대비는 2022년 1월부터 시작하였습니다. 매일 아침부터 낮까지 언어-자료-상황 순서대로 기출문제 또는 모의고사를 구해 다 같이 풀고 채점한 후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서로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2월부터는 20분 더 일찍 출석하여 헌법까지 풀었습니다. 모의고사 풀이 이후 개인 시간에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한편 12월부터 1월, 그러니까 PSAT에 완전히 집중하기 전에는 스터디원들과 국제법 조약 암기 스터디도 진행했습니다.
2022년도 1차 시험은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매우 어려웠습니다. 저의 전략 과목은 언어논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언어논리가 어렵게 나오니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그 여파로 자료해석과 상황판단까지 운영이 무너져 점수가 완전히 낮게 나왔습니다.
제가 분석한 2022년도 1차 시험의 실패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당시 같이 공부하는 스터디원들이 전국모의고사에서 외교 직렬 1~2등을 할 정도로 PSAT을 매우 잘하시는 분들이었는데, 이 분들과 제가 동일한 수준이라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① 2021년도에 PSAT을 떨어졌고, ② 모의고사를 풀 때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실력이 부족함이 명백함에도 ‘풀다보면 오르겠지’라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둘째, 전략 과목인 언어논리를 지나치게 믿은 결과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습니다. ‘언어를 잘 보고 자료해석이나 상황판단은 32문제만 풀고 찍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언어논리가 막상 매우 어렵게 나오니 시험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지 않아 점수는 자연스레 수직으로 하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2022년도 3순환 기간(2022. 03 ~ 2022. 06)
예상치 못하게 1차 시험에 불합격하여 힘들었지만, 1차 성적에 관계없이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우선 2022년 1학기에 등록하여 외시 관련 과목들로 시간표를 구성하여 9학점을 이수했습니다. 또한 같이 공부하던 스터디원이 1차 합격하여 3순환을 공부하는 동안 옆에서 같이 공부하며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이 기간에는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2순환과 국제경제학 1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국제법의 경우 학교 수업 자료와 1순환 자료를 다시 정리하고, 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며 내용을 잊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국제정치학은 학교 수업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마음가짐은 항상 2차에 들어가는 사람처럼 공부하자고 했지만, 막상 학기도 병행하다 보니 공부 의욕을 다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에 학교 시험 준비와 고시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2차 시험에 들어가지 않으니 그 긴장감과 급박함을 느낄 수 없어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때 왜 학교 선배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1차에 합격하여 2차 시험장을 경험해 보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는지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여담이지만 당시 학교 수업에서 들었던 개념들이 해당연도 2차에서 많이 출제되어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 2023년도 ~ 2차 불합격(2022. 09 ~ 2023. 06)
1) 2022년 2학기부터 PSAT 준비기간까지(2022. 09 ~ 2023. 02)
방학 때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을 다녀온 후, 휴학을 신청하고 다시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당시 외시를 준비하던 주변 선배들과 함께 스터디를 꾸려 작년과 비슷하게 생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9월부터 10월에는 경제학 2순환 강의와 국제법 2순환 강의를 들으며 개념을 정리하였습니다.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는 황종휴 선생님의 국제경제학 2순환을 수강했습니다. 한편 국제정치학의 경우 9월부터 12월까지 내내 생활 스터디 안에서 기출과 모의고사 답안작성 스터디도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학습했습니다.
9월부터 정신을 차리고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12월이 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생활 스터디 구성원들이 1차는 각자 준비하기를 희망하여, 저는 주변 일행/재경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를 다시 만들어 대비하였습니다. 2022년 1차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에, 저는 12월 중순부터 PSAT 대비에 들어갔습니다.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매일 1세트를 푸는 것 이외에도 날마다 2~3개를 더 풀었습니다. 또한 입법고시 1차가 외시 일주일 전으로 잡히자, 입법고시도 신청하여 응시하였으며, 전국모의고사도 자주 응시했습니다. 이때 1차를 준비했던 방식이 성적 상승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1차 준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뒤의 목차에서 후술하겠습니다.
2) 2023년도 3순환 기간(2023. 03 ~ 2023. 06)
1차 시험 이후 합격을 확신했고, 곧바로 2차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2차 응시 경험이 있는 다른 친구들과 선배들의 조언을 종합하여, 고시촌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하며 3순환 현장강의를 듣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학교 도서관의 경우 ① 학교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에 드는 체력소모, ② 학기 중 중간과 기말고사 기간에 열람실이 붐비는 이슈로 인해 선택에서 배제했습니다.
3월 경제학 기간에는 황종휴 선생님의 3순환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12월부터 1차를 준비해서 2차 내용을 많이 까먹은 상태였습니다. 3월에는 1차에 집중되어 있던 머리를 비우고 경제학으로 채우는 데에 집중하였습니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틈틈이 IFANS 자료를 찾아 읽거나 국제법 조문을 읽는 등 다른 과목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4월에는 국제정치학 3순환을 인터넷 강의로 신청하여, 3순환 진도에 맞추어 모의고사를 풀고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원에서 고전적 현실주의까지 진도를 나가면, 인강을 쭉 들어보고 학원 교재와 교과서를 읽고, 모의고사를 풀며 정리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개별적으로 주 2~3회 기출 모의고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외교사의 경우 작년에 들었던 <국제관계사개설> 수업자료와 교과서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정리하였고, 시간이 날 때마다 친구와 서로 물어보는 방식으로 암기했습니다. 한편 4월부터는 지인과 더불어 에브리타임에서 모집하여 통합논술 스터디를 구성한 뒤, 일요일마다 모여 실제처럼 2시간 동안 기출문제를 작성하고 돌아가며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5월에는 안진우 선생님의 국제법 3순환 강의와 파이널 답안지 특강을 들으며, 국제법을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사실 국제법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제법 과목 특성상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제가 많은 내용을 놓치고 있어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3순환과 파이널 답안지 특강이 중요한 내용과 쟁점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일단 학원에서 다루는 것만이라도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안진우 선생님 수업을 따라가며 <신국제법강의(정인섭 저)>와 <국제법론(김대순 저)>을 정독했습니다. 국제경제법의 경우 2차 시험 직전에는 집중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아 주말에 남은 시간을 활용하여 교과서를 읽으며 GATT/WTO 등 중요한 부분만 학습하기 시작했습니다.
5월 말부터 황종휴 선생님의 국제경제학 3순환을 인터넷 강의로 수강했습니다. 저는 국제경제학을 1순환과 2순환을 모두 수강했으므로 3순환은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스스로 생각했으나, 이미 다른 과목 3순환 내용들로 꽉 채워진 두뇌 상태에서 이는 큰 오산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급하게 국제경제학을 메우느라 6월 초에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6월에는 4순환 모의고사를 응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과목별 교과서와 개념서를 읽으며 정리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3) 2023년도 2차 시험
저는 충분한 잠과 컨디션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시험장소인 성균관대 후문 근처(종각역 부근)에 숙소를 잡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첫날 오전 통합논술 1은 예상했던 주제인 환경이 나와 자신 있게 썼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통합논술 2는 익숙한 주제인 관세-보조금이었지만 ‘이걸 통합논술에서 물어본다고?’ 싶은 질문들이 나와 당황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서술이 우왕좌왕했고, 경제학 파트에서 국제경제학 파트를 제대로 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못 풀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음날 국제정치학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다음 날 국제정치학의 경우 전반적으로 무난하다고 느껴 공부한 대로 답안을 작성하고 나왔습니다. 낮잠을 자고 저녁부터 경제학과 국제법을 공부했습니다. 경제학의 경우 통합논술 2에서 국제경제학을 풀지 못한 것에 충격을 받아 국제경제학을 보강했고, 국제법은 교과서와 그동안 쓴 답안을 훑어보았습니다.
셋째 날인 경제학은 매우 쉽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남아 검토를 세 번 정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계산이 틀린 것들도 발견했습니다. 마지막 날인 국제법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히도 집중적으로 공부했던 부분에서 출제되어 안심하고 답안을 쓰고 나왔습니다.(다만 국제법은 시간이 남지 않아 검토는 할 수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몇몇 결론이 틀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3. 2024년도 ~ 최종 합격(2023. 09 ~ 2024. 11)
1) 2023년 2학기부터 PSAT 준비기간까지(2023. 09 ~ 2024. 02)
방학 때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난 후 2023년 2학기에 복학을 신청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경제 답다맞’, 즉 경제학 답을 다 맞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2차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통합논술 2만 잘 넘어간다면 승산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9월 17일 18시, 문자는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점수를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통합논술 2가 과락이었습니다. 경제학은 높은 점수이기는 했으나 합격자 평균을 근소하게 넘어, 통합논술 2가 면과락이었더라도 합격이 어려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경제학이 무난한 시험이었던 것입니다.
저의 전반적인 점수, 그리고 2차 시험 경험을 생각했을 때, 이러한 기조로 출제된다면 1년만 더 하면 가능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 9월 18일부터 공부를 바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15학점으로 수업 수를 줄이고,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할 사람을 물색했습니다. 마침 18일 학교 수업에서 같이 2차에서 불합격한 형님을 만나 함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형님과 저의 점수 양상이 상당히 비슷하여, 같이 공부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경제학 점수로 보아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했고, 통합논술 2에서 국제경제학을 풀어내지 못한 것이 큰 상처로 남았기 때문에 국제경제학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9월 중순부터는 국제경제학 2순환을 인터넷 강의로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국제경제학 안에 미시와 거시 내용이 조금씩 담겨있기 때문에 미시와 거시 내용도 복습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경제학 인강을 모두 듣고 나니 10월 중간고사 기간이 되었습니다.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서는 국제통상 및 외교 지인들과 국제경제학 행시/입시 기출문제 풀이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국제경제학을 강제적으로 학습할 뿐만 아니라, 국제경제학 기출의 경우 해설이 이곳저곳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스터디를 통해 미리 모범답안 모음집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간고사 이후 국제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안진우 선생님께서 2차에 불합격하면 1순환부터 다시 들으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이 나서 1순환부터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11월쯤에는 안진우 선생님의 답안지 특강과 2순환을 병행하였습니다. 한편 국제정치학은 학교에서 국제정치이론 수업을 수강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통합논술의 경우 11월 말부터 지인들과 함께 스터디를 꾸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기출문제 모범답안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통합논술 자체가 경제학, 국제법, 국제정치학 세 과목이 모두 골고루 나오는 만큼,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세 과목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한 통합논술 자체가 워낙 난해한 측면이 있는데, 5명이 모여 답안작성 전략을 이야기하면서 접근방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도에 PSAT을 넉넉하게 붙으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고, 이에 PSAT 준비는 1월 중순부터 진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23년도와 마찬가지로 주변 일행/재경 친구들과 함께 PSAT 스터디를 꾸리고, 매일 기출과 모의고사 1세트를 풀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전국모의고사를 매회 신청하여 응시하였습니다. 또한 입법고시도 신청했는데, 이번에는 2차 들어가서 경제학과 국제경제학 실전경험을 하는 것을 목표로 재경직을 신청했습니다. 외시 1차 일주일 전 입법고시 1차가 안정적으로 나오자 여유로운 마음으로 1차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2) 2024년도 3순환 기간(2024. 03 ~ 2024. 06)
1차 합격을 확신하고 3순환 기간에 어디서 공부할지 고민했습니다. 스스로 마지막 도전으로 여긴 만큼, 모든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학원을 등록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 등록하여 경제학을 관리반 모의고사를 통해 유지하고, 나머지 과목을 자습시간에 공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통합논술 모범답안 스터디에서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점이 경제학 답이 애매할 때 직접 물어볼 창구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황종휴 선생님께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전반적인 공부방법은 2023년도와 유사하게 설정하되, ‘재시생의 함정(retry trap)’에 빠지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재시생의 함정은 ‘나 이거 아는데 굳이 써야하나’, ‘나 이거 작년에 답안 써서 점수 잘 받았는데’와 같은 말을 하며 스스로 개념학습을 게을리하는 것입니다. 귀찮더라도 개념을 꼼꼼히 암기하고, 답안작성을 최대한 많이 하여 실전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3월에는 황종휴 선생님의 3순환을 들으며 경제학을 복구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안진우 선생님의 3월 답안지 특강을 신청하여 좀 더 직접적으로 국제법을 병행하고 답안지를 작성했습니다. 2023년도 5월에 국제법을 복구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답안지 특강을 통해 국제법을 미리 공부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3월의 경우 오전에는 경제학 관리반 모의고사, 오후에는 3순환, 저녁에는 3순환 복습 또는 국제법 답안지 작성으로 하루가 흘러갔습니다.
4월에는 지인, 에브리타임 등을 통해 국제정치학 답안 스터디를 구성하였습니다. 3순환을 수강하며 개념을 정리하는 것보다도 답안을 최대한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3순환 수강 대신 기출과 모의고사 답안작성 양을 늘리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국제정치학 답안 스터디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다른 모의고사들도 구해 스스로 답안을 써보았습니다. 답안이 잘 써지지 않는 경우 교과서를 다시 읽으며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서론이나 이론 적용 예시에 사용하기 위한 현안의 경우 IFANS 자료 정리 스터디를 따로 구성하여 학습했습니다. 외교사의 경우 지인들과 스터디를 꾸려, 돌아가면서 실제 2차처럼 문제를 출제하고 답안을 작성하여 공유하는 방식으로 학습했습니다.
한편 국제경제학에 대한 트라우마가 지속되기도 했고, 한 달 뒤 당장 입법고시 2차에서 국제경제학을 풀어내야 했기 때문에 4월에 작년도 국제경제학 3순환 강의를 신청하여 국제정치학과 병행하여 학습했습니다. 월/수/금에는 국제정치학 스터디 참여, 화/목/토에는 국제경제학 3순환 인강을 수강하는 방식으로 병행했습니다.
5월에는 안진우 선생님의 3순환을 수강하며 국제법에 집중하였습니다. 실제처럼 시간을 재고 3순환 모의고사를 응시하고 채점을 받았습니다. 5월 말 입법고시 2차 시험 직전에는 경제학, 국제경제학에서 나올 만한 부분을 체크하고 기본서를 훑으며 점검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입법고시가 끝나고 난 뒤에는 다시 국제법에 집중하였습니다. 5월 말에 외교사 스터디 진도가 끝나자 곧바로 국제경제법 스터디로 전환하여 작년도와 같이 GATT/WTO 위주로 공부하였습니다. 또한 5월부터 국제정치학 스터디 내에서 주 1회 기출문제 답안을 작성하는 것으로 통합논술을 연습했습니다. 작성한 답안은 2학기 당시 통합논술 스터디에서 도출한 모범답안과 비교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6월에는 안진우 선생님의 파이널 답안지 특강과 4순환을 수강하였습니다. 경제학 관리반 내부에서는 경제학 마지막 정리를 위한 모의고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 2주 동안 경제학, 국제법, 국제정치학 세 과목 교과서와 기본서를 훑어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3) 2024년도 2차 시험
작년과 같은 숙소를 잡고 마찬가지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첫날 통합논술 1과 2 모두 매우 어려웠습니다. 국제정치학과 국제법 부분은 공부한 내용과 제시문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썼지만, 경제학이 매우 어려워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저는 경제학은 풀 수 있는 부분까지만 풀고 국제법과 국제정치학 부분을 보강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둘째 날 국제정치학은 전날 통합논술에 비해서는 양호했지만, 역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출제되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셋째 날 경제학 역시 어려웠습니다. 다만 경제학의 경우 국제경제학을 공부한 부분에서 출제되어서 안심이 되었고, 뒤의 문제들도 계산 문제여서 차근차근 풀어보니 풀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국제법은 조약승계, 국제인도법 등 그동안 잘 출제되지 않던 부분에서 문제가 나와 시험이 시작하고 난 뒤에도 한동안 문제를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현상유지 원칙이나 범죄인 인도 등 제가 공부한 부분은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하고 나머지 문제는 교과서와 답안지 특강에서 봤던 단편적인 기억들과 그동안 쌓은 legal mind를 총동원하여 그럴듯한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Ⅲ. 1차 시험 공부방법
PSAT에서 2년 연속 불합격했던 만큼 저는 소위 말하는 PSAT형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수능 시험을 잘 봤기 때문에 PSAT도 잘 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수능과 PSAT은 전혀 다른 시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AI 시대에 계산기를 돌리면 답이 나오는 자료해석을 왜 내가 풀고 있어야 하는 건지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PSAT을 연구하고 정복하는 과정에서, PSAT은 단순히 공부를 잘한 사람을 가리는 시험이 아니라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을 가리는 시험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 헌법
첫째, 헌법은 반드시 통과해야 합니다. 아무리 언어-상황-자료를 잘 보아도, 헌법에서 탈락하면 성적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간혹 헌법이 어렵게 출제되어 과락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실전에서 헌법을 풀었는데 모르는 문제가 열 문제가 넘어 과락이 걱정되는 경우, 이는 다음 언어-상황-자료 시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헌법을 기출 선지만 대충 보고 아슬아슬하게 공부하는 경우 큰 리스크를 안게 됩니다.
PSAT에 처음 응시하는 경우, 저는 조금 지루하더라도 헌법 기본강의를 듣기를 추천합니다. 기본강의를 한 번 들으면, 그 이후에 PSAT을 다시 보게 되더라도 기출문제나 모의고사만 풀어도 충분히 문제가 풀리기 때문입니다. 헌법 기본강의를 이미 들은 경우라면, 1월 중순부터 각종 모의고사와 진도별 모의고사, 그리고 각급 공무원 시험(7급, 국회 8급 등)의 객관식 헌법 기출을 구해 문제풀이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헌법의 경우 새로운 판례나 조문이 아닌 이상 결국 기존의 선지를 활용하게 됩니다. 다양한 문제를 양적으로 반복학습하며 자신만의 헌법 빅데이터를 쌓으시기 바랍니다.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알파로OX’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버스 안이나 자기 직전 같은 시간에도 꾸준히 풀면 도움이 됩니다.
이 방법으로 저는 2022년도부터 헌법은 꾸준히 92점 또는 96점이었습니다.
2. 언어논리
언어 파트의 경우, 주제별로 빈출되는 장치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역사 지문에서는 년도나 장소 등을 묻는 장치가 자주 등장하고, 과학 지문에서는 비례/반비례 관계가 자주 출제됩니다. 미학이나 철학 지문에서는 이론이나 관점들을 제시하고 서로 비교하는 선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보며 이러한 장치들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논리 파트 중 강화약화의 경우, 대충 감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지문 안에 숨겨진 논지를 추출하여 선지가 해당 논지를 강화하는지 약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하다면 LEET 추리논증에서 강화약화 문제를 풀어보며 강화약화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논리 파트 중 논리퀴즈는 가장 마지막에 풀었습니다. 논리퀴즈 중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거나 변수가 너무 많은 문제는 보류하고 아이디어가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퀴즈들을 먼저 풀었습니다. 논리퀴즈를 풀 때는 가정을 세우거나 도표를 적극적으로 그려서 푸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자료해석
제가 가장 약한 과목은 자료해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확하게 계산하여 32문제만 풀고 나머지는 찍는 전략을 선택했지만 좋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자료해석이 어렵게 나오면 대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계산한다고 하더라도 32문제를 모두 맞힌다는 보장도 없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도 57.5점이라는 대참사를 받고 다음해 PSAT을 준비할 때는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먼저 자료해석 비타민을 통해 단순계산을 연습하며 계산속도를 높였습니다. 계산 하나하나에서의 속도 차이가 시간 부족을 야기한다고 느꼈고, 실전에서 여러 가지 스킬들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사용하게 되는 최후의 방법은 단순계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양적으로 모의고사 풀이 양을 늘렸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작년도 모의고사와 해당연도 모의고사를 모두 구하여 하루에 2~3개씩 풀며 여러 가지 장치들을 학습했습니다. 셋째, 문제를 푸는 방식에 있어서, 잘 풀리지 않거나 어려워 보이는 문제는 과감하게 넘기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2022년도에 점수가 낮았던 원인 중 하나는 쉬워 보이는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계속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문제는 오답률이 가장 높은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많이 연습한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내가 안 풀리면 원래 어려운 문제다.’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넘어갔습니다. 또한 상황판단형이나 표-그래프 변환형 문제와 같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는 두 번째 턴에서 푸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습니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의 경우 1~10번, 19~20번, 21~30번, 39~40번을 먼저 풀고, 퀴즈라고 불리는 나머지 11~18번, 31~38번을 나중에 골라 푸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다만, 앞에 먼저 푸는 유형 중에서도 가끔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기도 하므로, 이 역시 마찬가지로 원래대로 잘 풀리지 않으면 어려운 문제로 간주하고 넘겼습니다. 국어에 자신이 있었던 저는 법조문이나 지문 문제는 무조건 다 맞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2023년도부터는 이를 극복하고 과감히 넘기는 연습을 지속했습니다. 문제를 적절히 취사선택하는 것도 상황판단의 일부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상황판단에서 먼저 푸는 유형들의 경우, 언어논리나 자료해석과 마찬가지로 장치나 함정이 반복됩니다. 예를 들어 법조문 유형에서는 은근슬쩍 대통령에서 국무총리로 주체를 바꾸는 등의 함정이 자주 등장하고, 계산 문제에서는 작은 글씨의 각주로 문제를 한 번 더 비트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최원석 선생님의 강의가 이러한 장치나 함정을 잘 알려준다고 느껴, 기본강의부터 파이널까지 모든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료해석과 마찬가지로 시중에 있는 모든 모의고사를 구해, 하루에 2~3개씩 풀어 빅데이터를 쌓았습니다.
특히 상황판단은 마지막 3교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뇌가 피로한 상태에서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비하여 하루에 자료-상황-자료-상황-자료-상황과 같이 아주 많은 모의고사를 연속적으로 풀어보며 흔히 말하는 ‘뇌지컬(뇌+피지컬)’을 기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5. 소결
PSAT은 적성시험인 만큼 수능과는 결이 다른 시험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실전에서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Ⅳ. 2차 시험 공부방법
첫째, 두 번의 2차 시험을 응시하면서, 2차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아는 것을 장황하게 쓰더라도 ① 문제에서 묻는 바를 정확하게 답하지 않거나, ② 논리적 전개 없이 사례나 조문, 판례 등을 열거하는 경우에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답안 길이가 길지 않더라도 문제에서 묻는 것을 정확하게 답하여,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답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둘째, 읽기 쉬운 답안지를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2차 과목 채점위원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것은, 답안지 20장 정도만 읽더라도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읽기 쉬운 답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각적 측면에서는, 양 끝 여백을 적절히 남기고 목차를 나누는 것, 그리고 적절한 들여쓰기를 활용하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내용적으로는 특히 논문 과목의 경우 두괄식으로 답안을 작성하고, 문제에 사용된 개념의 의의부터 풀이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있습니다.
셋째,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답안을 백지로 제출해서는 안 되며, 모든 문제에 있어(서론을 못 쓰더라도) 짧게라도 소결/결론을 작성하여 완결된 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경제학
경제학에 있어서 미시의 경우 ‘계산’, 거시의 경우 ‘모형과 가정’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시의 경우 어느 정도 수식에 익숙해지면 그 이후부터는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중요합니다. 저는 황종휴 선생님의 1순환 및 트리니티 개념서와 <미시경제학(이준구)>를 통해 기초개념을 잡았습니다. 이후 <예제와 함께하는 미시경제학(임봉욱)>, <미시경제학(김영산/왕규호)>, <미시경제학연습(임봉욱)> 등 난도 높은 교과서를 읽어보며 어려운 개념이나 수식 도출에도 익숙해지도록 하였고, 황종휴 선생님의 연습책을 반복적으로 풀어보며 일반적인 유형의 경우 기계적으로 풀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거시의 경우 문제풀이도 중요하지만, 모형의 핵심 가정들을 정확하게 암기하고 이를 풀이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문제에서 불친절하게 가정을 제시해주지 않았을 때 암기가 되어있지 않다면, 아예 문제를 풀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모형들과 그 모형들의 가정들을 암기한 후, 문제에 맞는 모형을 적절히 대입해야 합니다. 미시와 마찬가지로 거시도 황종휴 선생님의 1순환 및 트리니티 개념서와 <거시경제학(맨큐)>를 통해 기초개념을 잡았습니다. <거시경제학(정운찬/김영식)>, <거시경제학(김경수/박대근)>을 읽으며 심화개념을 학습하였고, 황종휴 선생님의 연습책을 풀어보며 모형 암기를 점검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미/거시보다도 상대적으로 함의가 더욱 중요합니다. 황종휴 선생님의 트리니티 및 연습책뿐만 아니라 <국제경제학(김신행)>과 <국제경제학: 이론과 정책(크루그먼)> 등 교과서를 읽어보며 여러 가지 모형의 함의를 암기했습니다. 또한 미/거시와 비슷하게, 국제무역론 파트는 연습책 반복 풀이, 국제금융론 파트는 꼼꼼한 가정 암기를 우선과제로 삼았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경제학 관리반 안에서 연습책 플러스를 풀면서 ‘뇌지컬’을 올렸습니다. 관리반이 특히 좋았던 점은, 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들이나 놓치기 쉬운 개념들을 담아서 모의고사를 계속 보기 때문에 실력을 많이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황종휴 선생님의 모의고사를 현장강의에서 풀면서 실전감각을 익혔습니다. 3순환 기간에 모의고사를 풀면서 계산실수로 크게 감점을 받는 일이 잦았는데, 이를 포스트잇에 기록하며 한 번 했던 실수는 절대 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다른 선생님들의 모의고사도 구해 풀어보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자 했습니다.
2. 국제법
국제법은 조문과 판례 암기도 중요하지만, 답안의 구성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조약법에서 조약의 무효에 관한 문제가 나왔을 때 조약의 무효 의의부터 시작하여 해당 사안에 적용되는 무효 사유 설명, 사안의 적용, 결론 등 모든 것을 논리적 단계에 맞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국제법은 답안을 계속 써보며 연습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2021년도 9월부터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시작했음에도 2023년도 3순환 당시 국제법을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이유는 책을 읽기만 하고 손으로 답안을 써본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내용 숙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암기가 부족하더라도, 오픈북으로라도 교과서를 참고해가며 답안을 지속적으로 써보시기 바랍니다. 답안지 특강을 수강하며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국제경제법은 나중에 2차 시험이 임박해서 준비하려고 하면 집중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1차 준비 돌입 직전이나 3월 초와 같이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3.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① 문제에 대한 적절한 이론 설명과 가정 제시, ② 문제와 제시한 이론 사이 관계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 ③ 적합하거나 유사한 사례 제시 등 세 가지가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올해 시험에서 제1문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설명하는 과정에 있어서 ‘논리적인 설명’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고득점에는 실패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교수님들께서 쓰신 것들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해, 교과서를 읽고 정리한 것과 전공 수업에서 나눠준 자료들을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그동안 전공에서 들었던 내용을 학원 교재를 통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교과서를 읽으며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RISS 논문 검색을 통해 교수님들이나 박사님들께서 이론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참고했습니다. 외교사 역시 교과서를 모두 암기하기에는 방대하기 때문에, 수험서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내용만 암기하는 방향으로 설정하였습니다.
4. 통합논술
두 번의 2차 시험 경험과 각각 시험 점수로 보아, 통합논술 고득점을 위해서는 다음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경제학 파트의 문제를 최소한 남들이 풀어내는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풀어야 합니다. 올해 시험 통합논술 2 경제학 파트에서 첫 번째 문제는 기출과 유사한 환경오염 문제였고, 두 번째 문제는 처음 보는 어려운 정보경제학 문제였습니다. 적어도 첫 번째 문제만큼은 풀어냈어야 하나, 저는 당황하여 첫 번째 문제도 절반만 풀어냈고, 그 결과 40점을 조금 넘긴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둘째, 국제법과 국제정치 파트에서 <제시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① 작년과 올해 모두 통합논술 1에서 <제시문>을 거의 복사 + 붙여넣기 수준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합격자 평균에 조금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던 것, ② 작년 통합논술 2에서 <제시문>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면과락에도 실패했던 것을 종합하면 <제시문> 적극 활용은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통합논술은 혼자 공부하기에는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고 난감한 과목입니다. 에브리타임이나 행시사랑을 통해 스터디를 구성하여 함께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Ⅴ. 3차 면접
먼저 이 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의 진행방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2024년을 기준으로 면접은 (1) 직무역량, (2) 공직가치인성 2가지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면접 진행방식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2차 합격자 공고와 함께 등록되는 인사혁신처 공고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직무역량면접은 30분 내에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보고서를 수기로 작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형식입니다. 흔히 ‘직무PT’, ‘개인PT’ 등의 용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직무역량면접은 다시 (a) 개인발표, (b) 경험상황으로 나뉩니다. 개인발표는 통합논술처럼 한국어와 영어로 쓰인 제시문을 읽고 A4용지 한 장(21줄)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며, 경험상황은 딜레마 형식의 가상 상황을 읽고 자신의 대응방안을 말하는 것입니다. ‘경상’으로 줄여 말하기도 합니다.
둘째, 공직가치인성 면접은 자신의 경험 하나, 그리고 가상 상황 둘로 이루어진 질문을 읽고 답변을 준비하여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1. 2차 시험에 합격한 후
1) 2차 합격생 단톡방 가입
외시의 경우 2차 합격자 전원이 다 같이 모여 면접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2차 결과가 발표된 이후 ‘행시사랑 Daum 카페’나 ‘에브리타임’ 등에 2차 합격생 단톡방 모집 게시글이 올라옵니다. 해당 게시글에 비밀댓글로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톡방 모집자가 초대하게 됩니다. 카톡방이 개설된 2~3일 후에 면접 스터디 OT를 진행한 후 스터디 조를 구성하여 면접 스터디를 운영하게 됩니다. 혼자서 준비할 수도 있지만, 면접 스터디에 참여하여 다양한 주제를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2) 면접설명회
2차 결과가 발표된 이후 면접 설명회에 참여하여 면접방식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 홍보와 면접학원 홍보 등, 다소 정신없을 수 있지만 2차 발표 직후 가장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3) 영어공부
개인PT에서 영어발표 및 영어 질의응답이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 역시 영어 제시문을 읽는 것은 자신 있었지만, 입으로 영어를 말한 지는 오래되었기 때문에 복구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학교 언어교육원에 신청하여 5회 정도 수업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영어가 유창하다면 굳이 수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2. 면접준비
1) 면접 스터디
이 부분은 면접 스터디 OT에서 면접 스터디 리더님께서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따로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대략 8~10개조로 나누어 각 조별로 제시문을 만들고, 이를 가지고 개인PT와 공직가치인성 모의면접을 진행합니다.
2) 직무역량면접
[참고자료]
- 2024 외교부 국정과제
- 2024 외교부 주요정책 추진계획
- 2024 외교부 공공외교 종합시행계획
- 2023년 10월 ~ 2024년 10월 외교부 보도자료
- 외교부 홈페이지(외교정책, 조직도 등)
- ODA 통합누리집
- 경제외교활용포털
- IFANS, EAI,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등 국제정치 현안 정리 때 참고했던 사이트들
보도자료의 경우 워낙 양이 많고 방대하기 때문에, 언어교육원 영어 수업을 수강했던 분들과 함께 주제별로 분담하여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개인PT에서 자신만의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설명해야 하므로, 외교부가 구체적으로 현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정상회담, 외교안보회의 등), 어떤 기관과 협력하는지 등을 위주로 보았습니다.
경험상황에서 딜레마 상황의 경우, 우선 각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파악한 후 이들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해결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고, 단시간 내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하나를 택하는 방법으로 접근했습니다.
3) 공직가치인성면접
https://www.nhi.go.kr/Introduce/info2/1.pdf
9가지의 공직가치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적용한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발표나 추가 답변에서도 최대한 그 가치가 잘 드러나도록 하였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형식입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동안 경험했던 바를 쭉 정리하여, 주어진 시간 안에 빠르게 구조화하여 답할 수 있도록 대비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제의 경우 각각 본부에서의 상황, 재외공관에서의 상황을 제시하고 자신만의 대응방안을 답변해야 합니다. 사실 수험생의 입장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는 상황들이므로, 완벽하게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면접관분들께서 이런 점들도 다 고려한다고 생각해서,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바대로 답변했던 것 같습니다.
3. 면접 당일
1) 준비물
응시표(필요하지는 않지만, 항상 만일의 상황에 대비), 신분증, 필기도구, 수정테이프, 간식(조 배정에 따라 다르지만, 1번 또는 4번이 아닌 이상 대기시간이 상당히 깁니다.), 담요 또는 겉옷(대기장이 춥습니다.), 클립보드와 집게형 스톱워치 등이 있겠습니다.
2) 면접 진행 방식
2024년의 경우, 56명이 면접시험에 응시했습니다. A그룹은 1~3번으로 직무역량면접을 먼저 보고, B그룹은 4~6번으로 공직가치인성면접을 먼저 보게 됩니다. 1, 4번 / 2, 5번 / 3, 6번 순서로 면접에 들어가게 됩니다. 면접 자체는 직무와 인성 둘 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오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계속 편하게 답변하라고 하시며 긴장도 풀어주셨습니다.
면접은 여러분이 공무원으로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검증하는 자리입니다. 2차 시험 점수를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면접준비 기간 내내 긴장되시겠지만, 우선 면접 자체에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하시기 바랍니다.
Ⅵ. 마치며
글을 쓰다 보니 이러저러 말이 길어졌는데, 아무쪼록 여러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가짐을 항상 잊지 말고 끝까지 정진하여 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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