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24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최종합격【K O O】
조회수 : 14
Ⅰ. 들어가는 글

안녕하십니까, 저는 2024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일반외교 합격자입니다. 처음 진입을 결정했을 때, 한림법학원에서 제공하는 합격수기를 읽고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어느덧 최종합격을 하여 수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습니다. 본 수기에서 다루는 내용은 저에게 맞았던 공부방법이며,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100명의 합격생이 있다면 100가지의 공부방법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 공부법 또한 많은 방식 중에 한 가지로, 참고할 만한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Ⅱ. 시기별 공부

1. 입문 ~ 시행착오 시기

저는 수험기간이 짧은 편은 아니라 ‘시행착오 시기’와 ‘최종합격 시기’로 나누어 시기별 공부방법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이 글을 읽는 수험생분들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시길 바랍니다.

1) 공부시간과 공부장소에 대한 시행착오

시험에 진입할 당시 “오늘부터 매일, 꾸준히 10시간씩 1년간 공부를 하면 합격을 보장해 준다고 할 때 10시간씩 공부를 할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을 던지신 황종휴 선생님의 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수험생활을 생각하며 당연히 가능하겠거니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으며, 어떤 날은 14시간, 15시간도 공부했지만 또 어떤 날은 대여섯 시간조차 채우지 못한 채 힘들어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먼저 합격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심코 뱉은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에 대해 선배께서는 “‘열심히’가 아닌 ‘꾸준히’하라.”고 말씀하셨고, 이후 ‘꾸준한 공부’는 저의 합격 전까지 지침이 되었습니다.

저는 코로나 시기에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시작해 휴학과 비대면 학기를 병행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고시촌을 통학하며 학원 강의를 듣기도 하고, 집 앞 독서실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시촌 특유의 분위기를 선호하지 않아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고, 집 근처에서 공부를 할 때에는 식사를 하러 집으로 돌아왔다가 독서실에 돌아가는 시간을 미루는 등 효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후술할 바와 같이 공부장소가 어디인지의 문제보다 각자의 루틴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장소가 있으며, 장소 자체보다는 동일한 시간에 그 장소에 나타나 동일한 시간대에 공부를 마치고 나오는 ‘꾸준한 루틴’의 유무가 중요합니다.

2) 공부방법에 대한 시행착오

시행착오 시기의 공부방법과 관련하여 가장 아쉬운 점은 ① 인풋(input) 위주의 공부 및 ② 편식형 공부입니다. 많은 합격생들이 공통적으로 ‘답안지를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 또한 수험생 시기에 머리로는 그 중요성을 알면서 실천을 빨리 못했던 것 같습니다. 깊이 있는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다양한 참고서적을 보고 인풋을 지속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아직 특정 과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답안작성, 즉 아웃풋 연습을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기출 답안을 많이 써보고 문제를 많이 풀어야만 인풋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지식의 공백, 이해가 부족한 부분 등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한 과목에만 과도하게 공부시간을 투자하거나 한 과목 내에서 일부 주제만 공부하고 다른 주제를 등한시 하는 편식형 공부도 피해야 합니다. 경제학 과목의 과락을 경험해 본 입장에서, 어떤 과목이든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부분, 일명 ‘공부의 구멍’이 큰 경우 과락이 나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과목 또는 챕터에 매몰되어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거나 아예 알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은 특정 과목 하나만 높은 점수를 받아 붙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다섯 과목의 평균이 합격선보다 높아야 하므로 이 같은 공부방식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모든 과목을 넓고 얕게, 어떤 주제가 나오더라도 최대한 적을 수 있도록 대비했고, 빈출 분야의 경우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해 답안지를 차별화 하도록 노력했습니다.

2. 최종합격까지: 고시촌에서의 3순환 기간을 중심으로

1) PSAT 대비와 2차 과목 공부 병행

1차 과목 시기에 2차 과목을 어떻게, 어떤 비중으로 병행할지에 관해 많은 수험생들이 고민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는 사람마다 가진 1차 시험에 대한 부담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PSAT형 인간’은 아니지만 1차 시험에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은 편은 아니라서 2차 과목을 꾸준히 병행하려고 했습니다. 단, 1차와 2차 세 과목을 모두 병행하려고 하다가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어, 2차 과목을 병행하더라도 최대 두 과목(ex. 경제학, 논문 과목 1가지)까지 병행하도록 유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제학 문제풀이는 적은 숫자더라도 병행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길게 끌고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논문 과목을 병행한다면 1차 시험 공부로 어지러운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가벼운 리딩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저는 매년 동일한 방식으로 PSAT 기출분석 스터디를 진행해 왔으며, 연차가 쌓일수록 짧은 기간 밀도 있게 스터디를 진행하며 PSAT에 대한 감을 깨우는 용도로 활용했습니다. 본격적으로 1차 병행을 시작하는 시기는 1월로 잡고, 그 전까지 6주간 3개년 기출을 분석하는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즉, 12월 말까지 하루에 10~15개의 문제를 인증하고 주 1회 만나 유형별 접근법을 토의하며 1차 문제풀이 방식에 다시 익숙해졌습니다. 1월부터는 유형별 접근법을 실전모강에 연습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월부터는 1차 과목의 공부 비중을 높이고 하루에 1~2시간만 2차 과목에 투자하였으며, 시험 2주 전부터는 1차 과목만 공부했습니다. 시험 한 달 전부터 PSAT 3과목을 하루에 다루었는데, 매일 90분씩 3과목을 돌리기보다 일주일에 2~3회는 한 과목은 풀(90분간 40문제), 두 과목은 하프(45분간 20문제)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양치기’ 방식을 선호하지 않아, 적은 문제를 풀더라도 오답과 실수 분석을 더 꼼꼼하게 하고 부족한 과목을 보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 고시촌에서의 3순환 생활

저는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1차 시험 이후 공부장소를 고시촌으로 옮겼습니다. 함께 공부하자고 제안한 친구들이 고시촌에서 대면 스터디를 원했고, 학교보다 고시촌까지의 통학 시간이 짧아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별도의 학원 3순환 강의를 수강하는 대신 여러 스터디로 빡빡한 공부 스케줄을 만들어 지키려고 했습니다. 당시 오전 9시부터 대면 스터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8시 30분 정도까지 자리에 착석해 그날 시험 볼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오후와 저녁 공부(해당 순환)는 11시까지 진행하고, 30분 정도 다음날 시험 볼 내용을 공부하였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대면 스터디가 진행되어 위와 같은 시간표를 지키고자 노력했고, 다만 토요일은 오후 공부를 마무리 지은 뒤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휴식을 가졌습니다. 통합논술의 경우, 매주 일요일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따라서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휴식을 취한 뒤 오후부터 관련 내용을 복습하고 저녁에 대면으로 만나 답안을 작성하고 헤어졌습니다. 이처럼 주말에 휴식을 가지되, 월요일에 다시 공부에 복귀하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일요일 저녁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3) 2차 시험 기간 동안의 마인드 셋

개인적으로 2023년도 시험보다 2024년도 시험의 문제들이 더 어려웠고, 대비가 되지 않은 소위 불의타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학과 국제법 시험지를 받았을 때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올해부터 통합논술 이외의 과목 시험지도 책자 형태로 제공되었는데, 문제지를 펼치는 과정에서 경제학 3문의 복잡한 수식을 보고 상당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어려운 문제를 과연 내가 풀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40점이나 되는 해당 문제의 배점에 좌절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 과락을 경험한 해에 낯선 수식에 지레 겁먹고 제대로 풀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시험이 끝날 때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국제법 또한 마지막까지 ‘나에게 어려우면 남에게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접근한 것이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그간 자신이 공부해온 것들을 믿고 차근차근 답을 작성하다 보면 처음 문제를 받았을 때 생각나지 않았던 내용이 생각날 수도 있고,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2차 시험 이후부터 최종합격까지

2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매우 불안하고 마음이 힘들었는데, 감사하게도 2차 합격을 하여 면접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립외교원의 경우, 합격자 전체가 속한 단체톡방이 형성되고 스터디가 구성되기 때문에 해당 기간 스터디를 충분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면접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숨 가쁘게 정해진 일정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3차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다행히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Ⅲ.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시험

1) 총론

(1) 접근법

PSAT은 만점을 맞아야 하는 시험이 아니고, 모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도 아닙니다. 풀 수 있는 문제를 파악하여 그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40문제 중 30문제만 풀더라도, 30문제의 정답률이 100%라면 75점입니다. 최근 시험에서 요구되는 합격선이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3과목 모두 기본 75점을 받고 한두 문제를 더 맞는다면 외교직렬의 1차 합격선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① 빠르게 풀 수 있는 문제, ② 오래 걸리지만 풀 수 있는 문제, ③ 오래 걸리고 틀리기 쉬운 문제 혹은 풀 수 없는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여, ‘①’을 실수 없이 풀고, ‘③’을 전략적으로 버린 채 ‘②’를 차근차근 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①’ 유형은 1분 30초, ‘②’ 유형은 3분 내외로 푸는 것을 목표로 하고, ‘③’은 푼 문제들을 마킹한 이후 가장 적게 나온 선지로 통일하여 찍었습니다.

저는 시간 관리를 위해 한 문제를 풀 때마다 시간을 확인하고 시험지에 적어두었습니다. 예컨대 1번을 풀고 스톱워치를 보았을 때 시간인 1분 39초, 10번을 푼 뒤 시간인 19분 50초 등을 문제마다 적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현재 보고 있는 문항번호의 2배 언저리 시간이 소요되었다면 시간 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뜻이고(ex. 10번까지 풀었을 때 20분소요), 2배 시간을 넘어간다면(ex. 10번을 푼 뒤 22분 이상 소요) 안 풀 문제를 더 많이 넘기기 시작해야 합니다. 상기 ‘①’, ‘②’ 유형 문제가 1번에서 20번 사이에 모두 배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시간 관리에 실패할 경우 후반부에 있는 ‘풀 수 있는 문제’를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실제 시험장에서도 계속했고, 덕분에 1차 시험 불합격 이후 어디서 시험운영이 실패했는지 복기하기 수월했습니다. 시간을 적어두면 모의고사 오답을 할 때 시간 관리에 실패한 문제(3분 30초 이상 소요)를 확인할 수 있고, 설령 맞았더라도 시간이 지나치게 소요된 문제가 있다면 오답에 반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본인이 어떤 유형에서 시간을 소요하고, 어느 시점에 집중력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험문제를 풀 때에는 ‘턴’을 정해 1번부터 40번까지 최소 2번은 볼 수 있도록 시험운영을 했습니다. 90분의 시간 동안 1턴은 75분 내지 80분, 2턴은 5분에서 10분, 마지막 5분은 마킹 실수 점검 및 기타 문제풀이에 활용하였습니다. 1번부터 40번까지 한 번씩 보기 위해 1턴에서 ‘넘기는 문제’가 생기는데, 여기에는 R(리턴) 또는 P(패스)를 적었습니다. 30초 정도 문제를 스캔하여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③’ 유형이라고 판단해 P를 적었고, 시간 관리를 위해 ‘②’ 유형 문제에는 R을 적어 2턴에 돌아와 풀었습니다. P와 달리 R을 쓴 문제는 아예 풀지 않고 넘기기보다 일부 선지만 판단해둔 뒤 돌아와서 다시 풀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시험 도중 시간에 쫓기는 느낌을 줄여주고, 조금 더 차분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 수 있어 실수가 줄어듭니다.

(2) 기출분석과 모의고사 활용

기출문제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기출분석을 통해 본인이 약한 유형과 강한 유형을 미리 파악하고, 유형별 문제 풀이법을 정립해 반복해서 체화시켜야 합니다. 저는 스터디를 통해 꼼꼼히 기출분석을 했습니다. 스터디 방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3과목의 5개년 기출문제의 단권화 자료(A4 한 페이지에 한 문제씩 인쇄되어 있는 자료)를 단면으로 인쇄한 후, 모든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였습니다. 단권화 자료를 양면으로 인쇄할 경우, 예를 들어 15번, 16번이 다른 유형일 때 유형별 분류가 어려우므로 단면으로 인쇄해야 합니다. 이후 매주 풀어올 문제 수가 비슷하도록 유형을 정했습니다. 언어논리에서 논리퀴즈 유형, 자료해석에서 매칭 유형, 상황판단에서 수리계산 유형을 풀어오는 식입니다. 문제를 풀 때에는 한 문제당 소요된 시간을 적고, 어떤 선지를 먼저 보았는지, 풀이 시 사고과정, 유형별 접근방법 등을 약간의 해설처럼 작성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정해진 문제들을 푼 뒤 일주일에 한번 만나 유형별, 문제별 접근방법을 공유하였습니다. 모든 문제를 짚고 넘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본인이 특별히 빠르게, 잘 풀었다고 생각하는 문제, 특이한 접근방법이 있다고 생각한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했고, 각자 풀이 시간이 오래 걸렸던 문제나 실마리를 잡기 어려웠던 문제에 대한 질문도 했습니다. 이 스터디를 통해 유의미하게 특정 유형의 문제에서 시간이 적게 걸린 사람의 풀이법을 벤치마킹할 수 있었으며, 저만의 기출문제 풀이 방법을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강사님의 강의를 수강한 스터디원들과 함께 공부하며 유용한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유형별 접근법을 확립했다면, 모의고사 문제풀이를 통한 연습과 체화가 필요합니다. 유형별 접근법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신규 문제 내지 낯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시험운영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단, 모의고사 성적 및 전체 퍼센티지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남들이 맞히는 문제는 실수 없이 맞힐 수 있도록 개별 문항 정답률을 확인하였습니다. 모의고사 오답을 할 때에는 푼 문제 정답률(P를 쓰고 찍은 문제를 제외한 문제 중 맞힌 문제의 비율)을 계산하고, 유형별로 틀린 문제를 분류해 엑셀파일에 정리했습니다. 3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고도 틀린 문제는 문항별 소요시간도 적어 취약 유형을 파악하였습니다. 모의고사 문제에는 실제 기출로 나오기 힘든 문제, 예컨대 지나치게 자잘한 자료해석 계산문제나 이상하게 꼬아낸 상황판단 문제 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개별 문항 정답률이 40% 이하인 문제가 여기에 해당하며, 이러한 문제는 아예 오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80% 이상이 정답을 맞힌 문제를 틀렸다면 반성하고, 어떤 이유로 틀렸는지 분석했습니다. 오답은 틀린 문제의 답을 다시 맞히는 데에 초점을 두기보다 사소한 실수, 어떤 시간대에 어떤 버릇이나 습관이 나타나는지 체크할 목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2) 과목별 공부방법

(1) 언어논리

언어논리는 최대한 찍는 문제없이 40문제를 다 풀고자 했습니다. 이때 순서대로 풀지 않고, 1번부터 10번까지 푼 뒤 곧바로 21번으로 넘어가 40번까지 쭉 풀고 11번으로 돌아왔습니다. 일치부합형, 추론형 문제가 1~10, 21~30번 대에 위치하고 11번부터 논리퀴즈가 나오기 때문에 논리퀴즈 유형에서 시간 관리 실패를 방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한 푸는 과정에서 선지 두 개 사이에 고민이 생길 경우 R을 쓰고 넘어갔다가 2턴에 다시 돌아와 지문을 처음부터 읽고 판단하려 했습니다. 섣불리 판단하려고 과도한 추론을 했다가 틀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시문을 읽을 때에는 ‘그러나’ 등 글의 흐름이 꺾이는 부분에 △ 표시를 하고, 술어가 부정문인 경우 부정되는 주어와 목적어 등에 X 표시를 했습니다. 저는 특히 강화약화 유형 문제에 약했는데, ① 방향의 기준(=글의 결론) 세우기, ② 세부적인 정보의 옳고 그름보다 글의 중심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③ 강화도 약화도 아닌 선지를 주의하기 등 나름의 접근법을 세워 연습했습니다. 이외에도 추론, 논증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LEET 언어이해 기출도 활용하였습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특별히 약한 유형이 있다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자료해석

특별히 숫자에 대한 감각이 매우 좋지 않는 이상, 기본강의를 수강하면 도움이 많이 되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수험가에서 많이 추천되는 비타민 교재는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단순계산에 강한 편이라고 생각해 실전에서 어림산을 하기보다 복잡한 계산을 하는 습관이 있어 이를 고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기출문제의 표 구성, 수 구조 등을 분석하여 어디까지 계산하면 되는지에 대한 감을 익히고, 많이 나오는 분수·비율에 대한 기준수를 암기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제를 풀 때에는 1번부터 순서대로 풀되, 선지를 반드시 1번부터 보지는 않았습니다. 기출분석을 통해 답이 될 확률이 높은 선지의 기준을 나름대로 세워 이를 만족하는 선지부터 먼저 판단하고, 3개의 선지를 판단했는데 답이 나오지 않고 시간이 2분을 넘겼다면 R을 쓰고 다시 돌아와 풀었습니다. 예컨대 복합자료(다자료)가 나오는 문제의 경우, 90%의 기출문제에서 ‘자료 간 연계’로 만들어진 선지가 답이 되었다고 분석해 연계선지를 찾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단, 최근 기출로 갈수록 이러한 선지접근법이 활용될 수 없는 문제들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자신이 직접 기출분석을 통해 세운 기준을 활용하여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상황판단

우스갯소리로 상황판단은 풀 문제와 풀지 않을 문제를 잘 판단하는 사람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과목입니다. 흔히 일치부합과 법조문형을 모두 맞히고 풀 수 있는 계산 및 퀴즈형 문제를 맞히는 것이 다수의 전략인데, 최근에는 일치부합형에서 낯선 소재가 등장하거나 복잡한 법조문 계산문제가 나오기도 해 꼭 이 같은 접근을 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퀴즈형 문제 중에 주어진 규칙을 차근차근 적용했을 때 답이 수월하게 나오는 문제도 많으므로, 퀴즈형 문제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지문형 문제든 퀴즈형 문제든 각주나 발문의 조건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였고, 수리계산 내지 조건적용형 문제에서는 사용한 조건을 계속 다시 보는 등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X 표시를 하였습니다. 법조문이 읽히지 않아 멘탈이 무너졌던 과거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20번 대의 법조문 문제에서 지문이 어렵거나 날짜나 금액 계산을 요구할 경우 넘어간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또한 점점 어려워지는 1지문 2문항 문제의 경향을 고려해 계산을 한 값이 선지에 없을 경우 미련 없이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문제가 지나치게 길거나 고려할 조건이 너무 많은 경우 넘어가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처럼 상황판단은 대단히 새로운 문제 풀이방법을 체화하려고 하기보다, 기출분석을 통해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문제를 넘길지에 대한 전략을 꼼꼼히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4) 헌법

헌법은 60점 이상만 받으면 되는 과목으로, 다른 1차 과목에 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헌법을 잘 보지 못하면 언어논리 과목 시간까지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최소한 70점은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헌법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진입한 첫 해에 김유향 선생님의 5급 헌법 기본강의를 수강했고, 기본서의 모든 내용과 판례를 꼼꼼히 공부하였습니다. 이후에는 기본서 필기를 복습하고 혼자 기출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김유향 선생님의 강의는 핵심조문과 판례를 풀어서 풍부하게 설명해 주시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는 시간이 지난 뒤 최신판례가 많이 추가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김유향 선생님의 5급 헌법 핵심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김유향 저 「5급공채 헌법 기출문제해설」은 5급, 7급, 9급 공무원시험의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해 해설한 책으로, 해설내용이 상당히 자세하여 혼자서 공부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빈출 선지들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했고, 특별히 자주 틀리거나 헷갈리는 선지는 워드파일에 정리해 OX 퀴즈 형태로 만들어 복습하였습니다. 또한 김유향 선생님의 조문정리집은 각 조문과 연결되는 주요 판시사항과 세부내용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이를 반복하여 읽고, 여기에 없는 빈출 선지를 손으로 써가며 정리한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외에 정년, 정족수 등 반드시 한 문제는 나오는 주요 숫자들은 한 페이지 정도에 정리해 시험 당일 아침에 훑어보았습니다.

2. 2차 시험

1) 총론

‘요령껏’ 공부하는 것이 필요한 1차 시험과 달리, 2차 시험은 기본에 충실한 공부가 중요합니다. 어떤 과목이든 목차 체계를 중시하며 뼈대를 세우는 공부를 했으며, 경제학은 트리니티와 연습책, 국제법과 국제정치학 등 논문 과목은 교과서 단행본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단, 이 시험은 학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제시하는 수험생을 뽑는 만큼 지나치게 학술적인 공부에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저도 이러한 실수를 했고, 이것이 수험기간이 길어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리를 위한 정리’를 하는 것이 아닌, ‘답안지 작성’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하며, 따라서 언제나 기출문제와 함께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출문제를 풀 때에는 ‘문제에 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교수님들의 말씀에 따르면 생각보다 이 당연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답안들이 많고, 저 또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입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하여 쓴 답안이 문제에 답하지 않았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상당히 속상할 수 있으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답안지를 바라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숫자로 떨어지는 정답이 있는 경제학과 달리, 국제법과 국제정치학은 ‘정답’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출제자의 의도와 문제에서 물어보고자 한 것, 반드시 들어가야 할 이론적 또는 법적 근거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단정할 수는 없으나, 어떠한 결론을 내리든 문제에서 물어본 바에 대한 답이 들어가고 논리적 설득력이 높은 답안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에 답하는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기출문제의 발문과 술어를 꼼꼼히 살펴보고 목차 구성 단계에서부터 출제자의 의도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답안 스터디를 구성해 다양한 사람들의 답안을 읽고 상호 피드백을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꼭 스터디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문제에 답하였는지 평가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답안을 작성한 뒤 이것을 처음 읽는 제3자의 입장에서 읽었을 때, 처음의 문제가 무엇인지 떠올릴 수 있다면 해당 문제에 정확히 대답한 답안이 될 것입니다.

2) 경제학

(1) 강의

저는 초시 때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과 국제경제학 1순환, 2순환, 3순환 강의를 수강했고, 이후에도 트리니티와 연습책을 중심으로 경제학 공부를 하였습니다. 황종휴 선생님의 강의는 경제학적 직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선생님의 1순환 강의가 경제학적 체계를 잡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강의 중 제공되는 ‘경제학의 map’은 일종의 서브노트로 활용하기 좋다고 느꼈습니다. 이미 주요 그래프와 개념이 반영되어 있는 해당 교재에 한 면은 공백으로 남겨있으므로, 문제를 풀면서 헷갈렸던 부분이나 자주 사용하는 풀이법 등을 이 면에 추가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이외에도 황종휴 선생님께서 대주제에 들어가기 전에 칠판에 매핑(mapping) 해주신 주제들을 필기해 두기도 하였습니다.

(2) 미시경제학

미시경제학은 많은 문제풀이가 필수적입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내는 연습이 필요하며, 다양한 문제를 접해보며 낯선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황종휴 선생님의 「연습책」을 짝수 번, 홀수 번, 중요도 순으로 여러 번 반복하여 풀었는데, 단원별로 대표문제를 정해 나만의 문제풀이 순서를 암기하고 이를 반복하여 유사 문제에 적용했던 것이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해당 단원에서 출제된 기출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대표문제로 정했고, 만일 없다면 소문항 간 연결된 구조가 보이는 문항을 나름의 대표문제로 선택하였습니다. 대표 유형의 소문항 구조와 문제풀이 방법을 숙지한 뒤에는 응용문제들을 공부하며 어떤 소문항에서 응용이 되는지, 어떤 주제로 응용될 수 있는지 파악하였습니다.

후술할 두 과목에 비해 미시경제학적 함의를 쓸 일은 많지 않지만, 기본개념의 정의, 의의 등을 곁들인 답안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답안지 형식으로 주요 쟁점별 개념, 수식, 그래프 등을 정리한 노트를 만들었는데, 약식으로 만들고 싶다면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그래프의 map’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주요 그래프가 반영된 해당 책자의 여백에 문제를 풀면서 추가로 반영할 만한 그래프, 개념 등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잘 암기가 되지 않는 개념 정의는 워드 파일로 정리해 시험 직전에 빈칸을 뚫어놓고 암기를 하였습니다. 이때 개념 서술은 일상적인 표현을 쓰기보다, 연습책과 여러 기출 해설집의 정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서술을 선택하여 암기하였습니다.

다양한 축을 가진 그래프를 그리며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불확실성 하의 선택’ 파트에서 같은 내용을 묻더라도 어떠한 축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그래프가 그려질 수 있는데, 이 역시 대표적인 유형 위주로 연습하였습니다. 많은 문제를 다루기 위해 문제를 풀 때마다 그래프를 정성들여 그리기보다 형태가 떠오르는지 확인하는 정도로 약식으로 풀었으며, 대신 정리해 둔 대표유형에서 벗어나는 그래프가 생길 경우 추가로 반영하였습니다.

(3) 거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은 한 번 체계가 잡히면 생각보다 수월한 과목으로, 학파 간 가정과 주장, 충격에 따른 시장별 변화, 정책효과 메커니즘 등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미시경제학에 비해 많은 문제를 풀지는 않았으나,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모아 연달아 풀고 다른 단원의 문제더라도 앞 단원과 연계성이 있다면 체크해 두고 함께 복습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연습책을 기준으로 4장에서 다루는 통화정책의 효과와 9장에서 다루는 화폐의 중립성 및 5장에서 다루는 인플레이션 조세가 하나의 문제로 연계되어 출제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연계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의 발문이나 해설에서 이전에 보았던 개념이 등장할 경우 포스트잇을 붙여두거나 문항 번호를 적어두었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거시경제학 교과서를 보는 것이 좋지만 저는 매번 첫 챕터부터 읽다가 끝까지 지속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기출답안을 쓰면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독 하였습니다. 특히 재정정책, 통화정책의 효과와 같이 빈출 부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보다 풍부한 서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교과서 서술을 참조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상영 저 「거시경제학」 서술이 가장 잘 읽혔으며, 일부 주제의 경우 인덱스를 활용해 정운찬, 김영식 저 「거시경제론」, 김경수, 박대근 저 「거시경제학」을 발췌독 했습니다. 단, 경제학 교과서의 풍부한 서술은 기본적인 답을 맞혔을 때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정확한 개념 숙지, 쟁점 파악에 더욱 노력하였습니다. 모형을 정리할 때에는 ‘의의-가정-수식-그래프-한계 또는 장단점’을 한 페이지에 반영했고, 경제에 충격이 주어졌을 때 어떤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왜 균형이 이동하는지를 중심으로 서술하였습니다.

(4) 국제경제학

국제경제학은 미시 각론인 국제무역론과 거시 각론인 국제금융론으로 구성되어 앞선 두 과목의 공부방식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 국제무역론은 미시경제학에 비해 응용의 여지가 적어 많은 숫자의 문제를 푸는 것보다 대표 유형 하나를 반복적으로 연습해 계산의 정확도를 높이고, 대신 다양한 그래프 경우의 수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계산연습이 필요하다고 느낀 유형으로는 2012년 외시 1문과 같이 한정된 시간 내 빠르고 정확한 답 도출이 어려운 과점시장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제한 시간을 정해두고 반복해 연습했고,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하는지 메모하였습니다. 또한 모형별, 충격별, 가정별로 상이한 그래프를 최대한 많이 그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제금융론의 경우, 같은 정책적 충격이더라도 모형별, 가정별로 상이한 그래프가 그려지고 균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충격 반영 순서를 따라 그래프 도해 순서를 정리하였습니다.

국제경제학 공부를 하며 가장 도움이 된 것은 기출문제에 대한 모범답안 작성 스터디였습니다. 시중에 국제경제학 문제만을 다룬 별도의 기출문제집이 없기 때문에 나름의 해설집을 만들고 기출유형에 익숙해질 목적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역대 외시, 행시, 입시의 국제경제학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해 주 3회 100점씩 답안을 작성했고, 이를 스터디원들과 돌려보며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배점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답을 도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제에 들어가야 할 함의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고, 다양한 교과서를 발췌독하여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제경제학은 경제학뿐만 아니라 통합논술 과목에도 자주 출제되고 있으므로 교과서 설명을 익히는 것이 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때 작성한 답안들은 그 자체 서브노트로 활용할 수 있었고, 생각보다 국제경제학 기출문제에서 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아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 문제풀이

경제학은 오픈북을 추천하지 않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 다양한 문제를 풀기 위해 하루 종일 풀리지 않는 문제를 붙들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소문항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개념서(트리니티 등)를 연습책과 함께 펼쳐두고 각 문제가 트리니티의 어떤 부분과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많은 경우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접하지 않아서일 것이므로, 개념을 복습할 때에도 반드시 연습책을 옆에 두고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문제를 풀 때에는 해설을 보지 않고 10분에서 최대 30분까지 고민했고, 만약 10분 정도 고민했는데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표시를 해두고 해설을 참조했습니다. 해설을 볼 때에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훑어보고 답을 대충 본 뒤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다시 돌아와서 해당 문제를 풀기 어렵습니다. 문제풀이 과정에 번호를 매겨 구체적으로 자신이 어떤 단계에서 왜 막혔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어려워한다면 답안지 배점으로 정리해 풀이과정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3) 국제법

(1) 강의

처음 국제법을 접했을 때 낯선 용어와 교과서의 압도적인 두께에 위축되어 스스로 체계를 세우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제법론」을 주 교재로 삼아 내용을 설명해 주시고 스스로 교과서를 읽어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신 백승호 선생님의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교과서의 챕터를 넘나들며 수업을 하시는 방식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다른 장에 배치되어 있지만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주제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국제법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3장의 ‘강행규범 이론의 확장’과 14장의 ‘강행규범의 중대한 위반의 특별한 결과’, ‘국가책임의 원용’을 연계하고, 17장의 ‘인권존중과 대세적 의무’까지 함께 읽어나가며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부방식은 실전에서 문제를 만났을 때 해당 문제가 「국제법론」의 어느 챕터와 관련된 쟁점인지 쉽게 떠오를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2) 일반 국제법

행정고시의 행정법 과목과 달리, 국제법은 2차 시험 중 별도의 조문집을 제공하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암기의 부담을 느낍니다. 저는 조문 암기 스터디를 진행하지 않았고, 조문을 반영한 서브노트를 반복해서 숙지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조문을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달달 외우는 것은 매우 어렵고, 쉽게 까먹게 되어 백승호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식대로 키워드와 목차(부와 절의 제목) 위주로 먼저 숙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컨대 VCLT 2부 2절(유보)은 19조부터 23조까지 포함하며, 그 앞의 18조는 비준·발효 이전 조약의 대상·목적을 저해하지 않을 의무, 뒤의 24조는 조약의 발효를 다룹니다. 19조는 유보의 형성, 20조·21조는 유보의 수락·반대 및 그 효과, 22조·23조는 절차사항을 규율합니다. 이런 식으로 평소 한 파트 안에서 조문이 어떤 구조로 구성되어 있는지 익히고, 가능하다면 핵심 키워드를 하나씩 알아두며 뼈대를 세웠습니다. 주요 조문의 큰 뼈대를 반복해서 숙지하면 이것이 장기기억으로 남아 조문의 세부내용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기출문제를 보았을 때 곧바로 어떤 법적 쟁점인지 파악하기 수월해집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살을 붙이는 작업은 3순환 기간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이때에도 단순히 조문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답안지를 많이 쓰고 판례나 해석론을 곁들인 서브노트를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하며 자연스럽게 암기하였습니다.

「국제법론」과 「신국제법강의」는 공통된 기본서이자 필독서로, 두 권 모두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 처음부터 두 권을 동시에 읽기보다 하나의 교과서로 체계를 잡은 뒤 다른 책을 읽는 것이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에 낫다고 생각합니다. 백승호 선생님은 「국제법론」을 기본서 삼아 수업하셨기 때문에 이 책이 수험기간 내내 저의 주된 교과서가 되었고, 「신국제법강의」의 내용은 1차 시험 준비기간에 빠르게 읽으며 잘 몰랐던 부분 위주로만 정리하였습니다. 「국제법론」은 내용이 매우 방대해 색 펜을 활용하여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하였습니다. 판례는 초록 형광펜, 조문번호는 파란 형광펜으로 칠했고, 반드시 답안지에 들어가야 하는 문장은 빨간색, 개념 정의는 분홍색, 법리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은 연두색, 쟁점과 주제 내지 질문은 파란색 볼펜으로 밑줄을 그어두었습니다. 이는 여러 차례 회독을 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곧바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조문 숙지, 서브 정리를 할 때 기본서로 공부한 「국제법론」 이외에 임한택 대사님의 「국제법 이론과 실무」를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해당 저서는 서술이 간결하고 두괄식으로 제시되며, 조문-법리 설명-판례 등의 순서로 상당히 답안지에 활용하기 좋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교수님께서 직접 쓰신 1차 자료이므로 요약서와 다른 풍부한 논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저는 「국제법론」의 대목차에 따라 서브노트를 작성했지만, 세부쟁점 내지 조문에 관한 목차는 「국제법 이론과 실무」에서 참조했으며, 반드시 들어가야 할 조문 키워드나 판례를 누락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때도 해당 교과서를 자주 활용하였습니다. 또한 해당 교과서는 통합논술에서 기출된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대한 챕터와 아직 출제되지 않았으나 출제 가능성이 열려있는 각론 분야에 대한 서술이 잘 되어 있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3) 국제경제법

국제경제법은 통합논술 과목에서는 꾸준히 출제되고 있으며, 역대 기출문제를 보았을 때 주요 조문의 법적 요건과 관련 판례를 모른다면 제시문만을 활용해 쓸 수 있는 내용이 한정되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GATT와 GATS, 무역구제조치(AD, SCM, SG), SPS와 TBT의 주요 조문들은 대칭적 구조를 가져 비교서술을 통해 요건을 정리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통합논술 국제경제법 문제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2013년 통합논술Ⅰ 제4문은 서비스무역(GATS) FTA 요건을 묻고 있지만, 제시문에는 GATT 제24조만 등장하므로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에서의 FTA 요건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2016년 통합논술Ⅱ 제3문의 (1)은 SG조치와 AD조치 부과를 위한 법적 요건 비교를 명시적으로 묻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DSU 제21조·22조 등 기본적인 조문 요건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는 국제경제법 조문을 반영한 서브노트를 작성할 때 「신국제경제법」의 서술을 많이 참조해 정리하였습니다. 경제법 조문들은 매우 길고 많은 요건들이 나열되는 편인데, 현실적으로 해당 조문을 그대로 암기하여 답안지에 쓰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교과서 서술은 조문을 분설하여 간결하게 적으면서도 반드시 들어가야 할 키워드가 누락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통합논술의 기출주제와 관련하여 답안에 활용하기 좋은 문장들도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단, 국제경제법은 2차 시험 직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보기 어려우므로 1차 시험 준비기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틈틈이 읽고 정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4) 국제정치학

(1) 이론

학교 교수님들로부터 생각보다 핵심이론에 대한 키워드, 기본 가정을 누락한 답안들이 많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에 기본에 충실하며 「왈츠 이후」와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을 읽고 좋은 문장들을 답안지 형태로 정리하였습니다. 같은 내용이어도 교과서마다 서술이 약간씩 다른 경우가 있는데, 중복되는 키워드는 반드시 반영하도록 하였고, 이외에는 답안지에 쓰기 편한 서술을 취사선택하였습니다. ‘핵심 주장 – 주요 근거 – 관련 사례’의 순서로 반영하였으며, 문장이 너무 길어지지 않고 언제나 두괄식으로 서술할 수 있도록 유의하였습니다. 이때 가독성을 위해 이론가의 이름과 주요개념은 영문으로 병기하였으며, 기본 가정(ex. 미어샤이머의 5가지 가정)이나 주장에 대한 근거(ex. 양극체제 안정성 근거 3가지)에는 넘버링을 했습니다.

이론 정리의 경우 교과서 단행본 위주로 하되, 모의고사를 활용해 누락되는 이론 내지 쟁점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주요 패러다임(현실주의, 자유주의, 구성주의) 이외의 이론을 정리하기 위해 김우상 저 「신한국책략」, 「중견국책략」을 참조하였습니다. 동맹이론과 전략적 시각(양면게임이론, 선출인단이론, 청중비용이론), 기대효용이론 챕터를 위주로 주요 논거와 개념을 정리하였습니다.

끝으로 단행본을 통해 충분한 이해가 어려웠거나 기출작성을 위해 보다 세부적인 서술을 참고하고 싶을 경우, 주요 이론가들의 논문을 찾아 읽었습니다. 이때 지나치게 많은 논문을 읽는 것은 수험적합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① 전술한 주요 단행본들의 각주에 나온 유명 이론가들의 논문일 것, ② 검색 시 인용 횟수가 유의미하게 많을 것, ③ 실제 기출과 연계 서술할 내용만 발췌독할 것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특별히 도움을 받은 논문으로는 「The Security Dilemma in Alliance Politics(G. Snyder)」, 「Why Alliances Endure or Collapse(S. Walt)」, 「Cooperation Under Anarchy(Oye, Axelrod, Keohane 논의 발췌독)」 등이 있습니다.

(2) 외교사

외교사는 양이 방대해 많은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이지만, 한번 제대로 정리를 해두면 외교사 문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이론 적용 문제에서도 쏠쏠히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원준 선생님의 외교사 특강은 주요 외교사 교과서인 「세계외교사」와 「국제관계사」를 주 교재로 활용하며, 지루할 틈 없게 설명하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교과서를 읽은 뒤에는 엑셀파일로 외교사 연표를 정리하고, 줄글 답안지 형식으로 외교사 서브도 만들어 활용했습니다. 연표는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개별사건 정보를 정리할 수 있으며, 줄글 서브는 외교사적 함의와 이론 적용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엑셀로 연표를 만들 때의 장점은 언제든지 추가 사건을 원하는 위치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연도 – 사건 – 내용’의 3칸을 두었고, 중간 중간 ‘아편전쟁 이전까지 19세기 근대질서의 특징’, ‘비스마르크 시대 전후의 유럽질서 변화’와 같은 거시적 흐름도 반영하였습니다. 줄글 서브의 경우, 2차 답안지 형식 파일에 [서양외교사(빈체제 ~ 제2차 세계대전)], [동양외교사(청일전쟁 ~ 베트남전쟁)], [냉전사(냉전 형성 ~ 종식)], [시기별 한미관계]의 4가지 구분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여기에는 기존에 작성했던 기출 답안뿐만 아니라, 교수님들께서 공부해 두라고 말씀해 주신 주제와 쟁점 등에 대한 나름의 답안을 만들어 반영했습니다. 또한 이론 단행본을 읽으며 등장한 외교사 사례도 틈틈이 함께 반영하였습니다. 특별히 「국제분쟁의 이해」, 「외교상상력」은 냉전시기 사건까지 다루며, 주요 패러다임의 이론적 적용을 반영하고 있어 참조하기 좋았습니다.

(3) IPE 및 시사

국제정치경제(이하 IPE) 분야는 국제정치학 과목에서 2018년 이후 출제되지 않았으나 언제든 나올 수 있는 분야며, 통합논술에서도 종종 다루는 주제입니다. 국제금융통화체제의 변천사는 반드시 숙지해야 된다고 생각해, 배경, 주요 특징, 패권국(기축통화국)의 역할, 붕괴 원인 등을 정리하였습니다. IPE 서술은 경제학적 용어가 많이 포함되게 되는데, 단행본 서술을 참조해 최대한 국제정치학스러운 글을 쓸 수 있도록 유의하였습니다. 경제적 메커니즘을 서술할 때도 국내정치적 변화, 국가 간의 국제협력 여부 등을 포함할 수 있다면 함께 서술하였습니다. 「20세기의 유산, 21세기의 진로」를 주 교과서로 삼되, 서브노트 정리를 할 때에는 「국제정치경제의 이해」의 컴팩트한 서술방식을 활용하였으며, 기타 IPE 단행본들은 특정 주제를 보완할 용도로 발췌독하였습니다.

저는 논문이나 뉴스보다 단행본으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시사 이슈를 매일 업데이트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현대외교정책론(4판)」을 중심으로 최근 주요 국가 이슈를 정리하고 「국제정세의 이해」를 중심으로 주제별 이슈를 정리하였습니다. 이슈 서브노트의 경우 먼저 테마별로 목차를 크게 짜둔 뒤, 역대 행외시 기출에서 나온 빈출 주제들부터 단행본을 통해 정리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단행본의 내용을 모두 정리하기보다 이론 적용 가능성을 고민하고, 주장에 대한 근거로 사용할만한 구체적인 사례 한두 가지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5) 학제통합논술

(1) 기출분석 스터디

여타 과목과 달리 통합논술 과목은 여러 제시문이 제공되고, 이것을 ‘참조’하여 답안을 작성하라고 요구합니다. 이에 출제의도를 파악함에 있어 ① 문제에서 묻는 바와 ② 제시문의 의도를 모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중에 이렇다 할 해설 강의 및 교재가 없으며, 혼자 통합논술 답안을 작성하면서 이것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답안 스터디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24년 시험을 준비하면서 통합논술 고득점 합격자들의 조언을 받아 기출분석 스터디를 구성해 진행했고, 그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5개년 학제통합논술Ⅰ, Ⅱ 답안을 일주일에 100점씩 작성하되, 주제별로 기출문제를 분류해 최근 5개년 문제와 겹치는 이전 기출은 유사 주제가 나온 회차에 함께 배치해 개요를 작성했습니다. 주 1회 대면으로 만나 작성한 답안을 공유하고, 한 사람당 각자 답안의 논리, 핵심 키워드, 제시문 활용을 발표한 뒤 질의응답과 피드백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뒤 해당 주차 문제에 대한 분석(ex. 제시문 간 관계, 출제자의 의도)을 공유하며 나름의 모범답안을 구성해 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개요를 작성한 문제의 경우, 발표와 피드백을 생략하고 출제의도 위주로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구글 닥스에 해당 문제의 pdf 파일을 올려 각자 인용하고자 하는 부분에 메모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하면 생각보다 제시문의 모든 부분이 활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보다 적재적소에 문제에 답하는 느낌을 살려 제시문 인용을 연습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스터디를 통해 꼼꼼하게 작성한 기출답안은 추후 통합논술 서브노트가 되었으며, 시험 직전에 빠르게 훑어보는 용도로 활용하였습니다.

(2) 답안작성

통합논술의 답안작성 방식과 목차 구성에 대해 많은 수험생들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논술’ 과목인 만큼 하나의 통글로 쓰며 전체 서론과 결론을 써야 된다는 견해도 있고, 각 과목을 별개의 문제로 접근해 분설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알 수 없으나, 저는 시간 관리 목적으로 전체 서론과 결론 없이 각 문제를 분설하여 목차를 잡았습니다. 모든 대목차를 ‘Ⅰ. 설문(1)의 해결’의 방식으로 잡았고 문항 간 연계 서술을 억지로 하기보다 제시문의 유기적 활용에 집중하였습니다. 처음 시험지를 받았을 때 각 문제 옆에 경, 정, 법이라고 어떤 분야를 묻는 문제인지 메모해 두고, 문제가 나온 페이지를 찢어 제시문을 읽을 때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였습니다. 또한 개요는 초안지를 활용해 작성하지 않고 인용하는 제시문 옆에 필기했는데, 각 목차에서 인용할 부분을 화살표로 끌고 와서 표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여타 과목에 비해 통합논술은 시간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꼼꼼히 기출분석을 한 차례 한 뒤 3순환 기간에도 동일한 구성원들과 시간 내 기출답안을 작성할 목적으로 계속 스터디를 했는데, 120분이 아닌 110분의 시간을 잡고 최대한 답안을 완성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완성이 어렵고 촉박하다고 느꼈지만, 타이트하게 연습한 덕분에 2024년 시험장에서는 시간 부족을 크게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Ⅳ. 3차 면접

3차 면접 대비는 그동안 수험생들이 해온 1차, 2차 과목 공부와 결이 많이 달라 처음에는 두렵고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함께 스터디를 진행하므로, 3주 간의 면접 준비기간을 충실히 보낸다면 면접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이 일반외교 면접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총론

3차 면접은 크게 직무역량(PT)면접과 공직가치·인성면접으로 구성됩니다. 개인적으로 2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혼자 3차 면접에 대비하기 어렵고, 대비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2차 발표 이후 구성되는 전체 면접 스터디로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3차 시험은 우수, 보통, 미흡으로 평가되는데, 평가방식의 특성상 우수 또는 미흡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고, ‘보통’을 받은 수험생들의 2차 성적을 나열하여 합격선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3차 시험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하되, 너무 불안해하거나 일희일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히 단언할 수는 없으나, 개인의 영어실력 또는 발표능력 부족으로 인해 불합격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는 면접준비에 지나치게 스트레스 받기보다, 본인이 왜 외교관이 되고 싶은지, 외교부에 입부하여 어떠한 일을 하고 싶은지 차분하게 정리하며 담담한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3차 면접은 2차 합격생 전원이 함께 스터디를 구성하여 준비하게 됩니다. 2차 합격 발표 당일 전체 합격자 대화방이 만들어지고, 모두 모여 스터디 조를 구성하게 됩니다. 처음 모이는 자리에서는 스터디 진행방식과 일정, 각 조가 발제를 맡을 출제 예상 주제 등을 정합니다. 올해의 경우, 면접 준비기간이 3주 이상으로 넉넉했으므로, 전년도 복기 문제와 10개조의 발제문으로 총 11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전체 면접 스터디는 해당 회차에 참여하는 인원의 수요에 따라 매번 다른 곳(서울 각지)에서 이루어지며, 직무역량만 진행할지, 직무역량과 공직가치면접을 모두 진행할지 여부도 모이는 스터디원들의 의사에 따라 달리 진행하게 됩니다. 면접 스터디에 참여하며 피드백을 받은 뒤, 개인공부 시간에 이를 보완하고 면접 관련 자료를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3차 면접장에 들어갈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2. 면접준비

1) 직무역량면접

직무역량면접의 경우, 외교부 국정과제와 업무추진계획을 숙지하고 최근 현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또한 ‘외교적 대응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 실제 외교부의 노력을 정리하고 유사입장국과의 협력 사례를 정리하고 암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보도자료를 읽고 기타 외교부 발간자료를 공부하였습니다. 먼저 함께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보도자료 정리 스터디를 꾸려 1년치 보도자료를 요약하고 정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그 해의 주요 현안을 고민하고 출제 예상 문제를 뽑았습니다. 일반적으로 PT면접은 그해 현안이 되는 주제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보도자료에 자주 등장하는 국가, 사안에 대한 정리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또한 추가 질문에서 구체적인 사례나 내용을 묻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예상 주제에 대한 공부를 통해 대비해야 합니다. 예컨대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유관기관, 협상내용, 기타 채널 등을 정리해 두면 발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실제 보고서 작성에 활용할 수 있는 개조식 방식으로 정리했으며, (국내) / (양자) / (소다자) / (다자) 등 한눈에 분류가 보일 수 있도록 소제목을 붙여주었습니다.

기타 발간자료로는 ‘국가안보전략’, ‘국정감사 보고서’, ‘외교부 주요 업무추진계획’ 등을 읽고 정리하였습니다. 국가안보전략은 한글과 영문 모두 발간되어 영어면접 대비에도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민관협업’, ‘제도적 기반 강화’, ‘국제규범 논의를 선도’ 등 대응방안에 활용하는 표현들을 그대로 영문으로 암기하고 숙지하여 영어면접에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에도 각 자료를 실제 보고서 작성틀(현황, 대응필요성, 대응방안)의 목차로 재구성하여 정리함으로써 면접장에서 일목요연하게 보기 용이하도록 대비했습니다.

경험상황면접은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면접 스터디에서 다룬 다양한 예상 문제를 바탕으로 자주 출제되는 충돌 가치, 문제 상황을 미리 정리하고 암기하였습니다. 또한 ‘사실확인 – 외교적 항의 – 후속조치’ 등 대응방안의 체계를 세워두고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적극행정 우수사례’ 등의 발간자료를 공부하며 경험상황면접의 답변에서 활용할 만한 대응방안을 주제별로 정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어면접의 경우, 미리 발표 템플릿을 만들어두고 암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주제별, 현안별 단어장을 만들어 엑셀시트에 정리하고 암기하였습니다. 영어에 부담이 있는 수험생의 경우, 최대한 천천히 또박또박 영어발표를 진행하며 2분의 시간을 채우고, 키워드 위주로 거시적인 요약만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면접 스터디를 하며 자신이 자주 쓰는 표현이나 술어를 파악하게 되므로 미리 이들 용어를 영어로 외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면접 준비기간 동안 충실하게 영어면접을 준비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2) 공직가치·인성면접

공직가치·인성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9개 공직가치 체계도를 암기하고 헌법, 국가공무원법, 외무공무원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법령을 숙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가치와 경험이 인성면접 답변에서 본인의 판단기준 내지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외교부 홈페이지의 법령정보 탭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의 거의 모든 내용을 숙지해두면 질의응답 시에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인경험을 묻는 1문의 경우, 미리 주요 경험을 몇 가지 정해서 정리해두고, 기출문제 또는 예상 문제를 보며 같은 경험이라도 다른 문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사회경험 없이 고시공부 기간을 보내므로, 특별한 경험이 없다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겪은 한 가지 사건을 활용해 ‘일이 잘못된 것을 발견해 자신이 해결한 경험’, ‘조직 내 갈등을 겪고 중재자로서 대처한 경험’, ‘익숙하지 않은 업무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모두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단, 학교 경험을 사례로 들 경우, 학교와 공직사회의 차이점에 대해 추가 질문이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답변을 생각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답변에 공직가치를 녹여내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딜레마 상황을 묻는 2문과 3문의 경우, 면접 스터디에서 꼽은 예상 주제를 꼼꼼히 연습하고 일반적인 대응체계에 따라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은 궁극적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과정이므로 자신감 있게 임하되, 지나치게 융통성이 없거나 오만한 태도를 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2문과 3문은 ‘2등 서기관’이라는 위치에서의 대응방안을 묻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한 보고체계를 준수하지 않거나 내부의 문제 상황을 불필요하게 키우는 대응방안은 부적절합니다. 또한 계속해서 꼬리 질문이나 압박이 들어온다면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 내지 ‘이 부분은 아직 부족하여 들어가서 공부하겠습니다.’ 등의 방식으로 답변하는 유연성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면접 진행

1) 면접 당일

3차 면접은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하루 동안 2개의 면접을 보게 됩니다. 이때, 면접자의 절반(1번부터 3번)은 오전에 직무역량면접을 보며, 절반(4번부터 6번)은 공직가치·인성면접을 보고 오후에는 서로 바꾸어 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두 개의 대기실로 나누어 대기하게 되며, 문제가 유출되지 않도록 다른 팀과의 접촉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각 면접대상자의 면접실 정보는 면접 당일 오전에 문자로 발송되며, 자신이 어떤 면접을 먼저 보게 될지 여부는 인재개발원에 도착하고 나서 알게 됩니다. 오전 8시 30분까지 입실하여 대략 오후 4~5시까지 하루 종일 면접이 진행되며, 1차, 2차 시험과 달리 점심시간에 외부 출입이 불가하므로 수험생 본인이 간단한 점심 도시락을 챙겨와야 합니다. 저는 전날 구매한 샌드위치를 챙겨가 점심시간 동안 정리한 자료를 읽어가며 식사를 했습니다. 면접 시작 전에 휴대폰과 태블릿 등 모든 전자기기를 수거해 가므로 필요한 자료는 모두 출력해 오는 것이 좋습니다.

복장의 경우 ‘편안한 차림’을 권장하지만 수험생 모두 정장을 입고 오는 편입니다. 면접을 위해 하루 동안 정장 대여도 가능하고, 입부하여 정장을 입을 일이 많은 직업 특성상 한 벌을 구매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분들의 경우, 면접용 헤어와 메이크업 세팅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샵에 가서 메이크업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8시 30분까지 입실해야 함을 고려하면, 샵에 다녀오기 위해 새벽 5~6시에는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잠을 더 자거나 면접자료를 한 번 더 복습하는 것이 낫기 때문입니다. 저는 색조화장 없이 피부 화장만 하였으며, 스프레이를 사용하지 않고 가볍게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 들어갔습니다. 단, 잔머리 정리를 위해 스프레이나 왁스를 구비한 수험생도 보았습니다. 단정한 인상을 위해 화려한 액세서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직무역량면접: 개인PT와 경험상황면접

직무역량면접은 30분의 준비시간을 가진 뒤 40분 간 면접이 진행됩니다. 이때 개인PT 발표(7~8분 간 진행, 영문 2~3분, 그 외 한글 발표)와 추가 질문(영어 질의응답 포함), 그리고 경험상황 문제에 대한 답변 및 추가 질문이 진행됩니다. 준비시간 동안 PT 주제에 대한 1페이지짜리 개조식 보고서와 경험상황 문제에 대한 8줄짜리 답을 작성하게 되는데, 실제 면접장에 들고 갈 수 있는 자료는 PT 보고서 1장뿐입니다. PT면접은 주로 현안에 대한 외교적 대응방안을 답하게 되며, 이때 주어진 5~6개의 자료들을 모두 읽고 활용해야 하므로 시간 분배가 중요합니다. 30분의 준비시간 동안 PT 보고서와 경험상황면접 준비를 모두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7분 동안 제시문과 문제를 읽고, 25분 정도까지 PT 보고서를 작성한 뒤 5분 동안 경험상황 답변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전에서 시간 부족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면접 준비기간 동안 충분히 연습해야 합니다.

PT 보고서는 주로 ‘제목 – 현황 – 대응 필요성 또는 고려사항 – 외교적 대응방안’으로 구성됩니다. 행정고시 3차 시험의 경우, 일반적으로 마지막에 ‘기대효과’를 작성하는 것으로 아는데,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PT 보고서는 ‘기대효과’를 생략하고 ‘외교적 대응방안’을 더 풍부하게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외교적 대응방안이 궁극적으로 면접에서 물어보는 주제이고 추가 질문 또한 이와 관련하여 많이 나오므로, 가장 공들여 작성하게 됩니다. 이때 정치적 측면, 경제적 측면, 법적 측면 또는 국내적, 국제적 대응방안, 양자 채널과 다자 채널 등 나름의 분석틀을 미리 준비하여 활용하면 좋습니다.

경험상황면접은 일반적으로 외교적 가치(ex. 군사안보 대 경제발전)가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을 주고 대응방안을 묻는 형태로 출제됩니다. 이때 ‘상황 제시(충돌 가치 등) - 대응방안 – 보완조치 또는 판단 근거’의 방식으로 과제를 작성합니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답은 없으므로,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기준을 세우고 일관성 있는 논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에 따라 다르겠지만, 절충안을 제시하기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고 포기한 측면에 대한 대응 내지 보완조치를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절충안을 선택했을 경우 이도 저도 선택하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면접에서 추가 질문을 받을 시 논리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0분의 준비시간이 끝난 뒤, PT 용지와 경험상황 답변지는 수거해가며, PT 보고서만 복사하여 다시 받게 됩니다. 이때 이 종이에 영어단어나 기억나는 자료의 내용 등을 추가로 메모하면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그대로 면접장에 들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 준비실에서 실제 면접장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게 되며, 이동과 대기 시간을 포함하면 면접에 들어가기 전 대략 7~10분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때 자신의 보고서를 보며 머릿속으로 영어발표에 활용할 단어들을 생각하고 대략적으로 발표 내용을 구상하게 됩니다. 또한 경험상황면접의 답변 논리도 차분히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 암기에 지나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지나치게 긴장하여 경험상황 문제 내지 자신의 답변을 잊었다면 면접관님께서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기도 합니다.

3) 공직가치·인성면접

공직가치·인성면접은 개인적 경험을 묻는 문제 1개와 딜레마 상황에서 대응방안을 묻는 문제 2개가 제시되며, 직무역량면접과 동일하게 30분의 준비시간과 40분의 면접시간을 갖습니다. 직무면접과 달리 참조자료가 많지 않아 준비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으나, 개인경험에 관한 1문에 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생각보다 고민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면접 준비기간에 예상문제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 정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개인 경험을 묻는 1문의 경우, 면접관님께서 문제를 읽어주시고 경험에 대해 짧게 발표를 하도록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해당 경험을 실제로 경험하였는지 검증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묻는 추가 질문이 나올 수 있고, 공직가치와 연계한 교훈 내지 공직사회에서의 실제 적용방안 등을 물으시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문제상황 – 대응방안 – 교훈 또는 공직가치 연계’의 순서로 과제지를 작성하였습니다. 2문과 3문의 경우, 주어진 딜레마 상황에서 어떠한 공직가치들이 충돌하는지 밝히고, 외무사무관 혹은 재외공관의 2등 서기관으로서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는 ‘문제상황 – 대응방안 – 대응 근거’의 구성을 활용하였으며, 문제 상황에서는 충돌하는 가치를 제시하고 대응 근거에는 선택의 기준이 된 가치 내지 법령을 적었습니다.

공직가치·인성면접은 40분간 3개 문제에 답변을 하게 되며, 1문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과제지에 대한 발표 시간 없이 곧바로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직무역량면접보다 추가 질문을 많이 받게 되어 오히려 대비에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들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꼬리 질문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방어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추가 질문은 수험생이 답변한 내용이 틀려서 묻는다기보다 전반적인 태도와 논리적 일관성, 순발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제시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지나치게 답변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이를 바로잡아주시기 위해 추가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있으므로, 면접 중 적당히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차분한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차근차근 답변하다 보면 어느새 인성면접이 마무리될 것입니다.

2차 시험 합격의 기쁨을 누릴 새 없이 낯선 3차 면접에 직면하여 긴장을 하고 있을 모든 수험생께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 면접 준비기간 동안 충실하게 차근차근 준비하면 충분히 3차 시험 대비가 가능하니, 지나친 불안감을 갖기보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면접 당일 침착하고 겸손한 자세로, 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Ⅴ. 기타

1.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관리

고시공부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세워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저녁형 인간으로, 이른 아침보다는 저녁 시간까지 공부를 하고 보상심리로 새벽에 휴대폰을 보다가 자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몇 시에 자든 9시 착석은 최대한 지키려고 했으며,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차라리 저녁 시간에 집에 일찍 돌아가 더 이른 시간에 잠에 들었습니다. 늦잠을 자거나 착석시간이 늦어지면 그날 세운 계획이 시작부터 틀어지는 느낌을 받아 하루 종일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저는 잠을 1시간 더 자는 것보다 휴대폰을 30분이라도 더 보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에 통학이나 식사 시간, 자기 전 시간을 활용해 유튜브를 보았습니다. 특히 응원하는 야구팀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 매일 집으로 귀가하는 길에 10분짜리 하이라이트를 찾아보는 것이 나름의 힐링이었습니다.

운동의 경우, 기존에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은 운동을 지속하고,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굳이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체력이 강한 편이라 수험기간 내내 별도로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면 쉽게 피로해진다고 느껴, 가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통학을 하며 걸어 다니는 것을 제외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에는 소고기, 전복, 장어 등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며 관리를 하려고 했습니다. 한 과목 스터디를 완료한 특별한 날에 스터디원들과 독서실 근처 고기집에 가서 소고기를 사먹기도 하였습니다. 음주의 경우, 1차 시험 전까지 가끔 친구를 만나 가볍게 맥주 한잔을 마시기도 했으나, 3순환 기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2. 스터디와 인간관계

저는 1차, 2차, 3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모두 스터디를 활용하였습니다. 평소 혼자 공부하기보다 스터디원들과 함께 인증하면서 강제력을 부여하는 것을 선호했고, 강의를 수강하지 않고도 답안지에 대한 꾸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터디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함께 성실하게 공부하며 의지도 많이 되었습니다. 단, 스터디원들과 지나치게 친밀해져 스터디 도중 잡담이 늘거나 긍정적인 피드백만 해준다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스터디원들과는 언제나 존댓말을 하였고, 무례하게 이야기 하지는 않되 필요한 건설적인 비판을 서로 해주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스터디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지속되거나 기출문제를 과도하게 깊게 논의하는 경우, 적절히 끊어줄 필요도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인간관계는 변수가 많다고 생각해 수험기간 동안 너무 많은 약속을 잡는 것을 피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더라도 이유 없이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오는 것만으로도 피로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든 상황은 주로 부모님께 털어놓았고, 혼자 일기를 쓰며 감정을 조절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험은 저에게 맞는 방식이었을 뿐, 본인이 주변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편이라면 그 또한 좋다고 생각합니다.

Ⅵ. 나가는 글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든 수험생분께 응원과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과연 잘 하고 있는 걸까, 이것이 나에게 맞는 길일까 의심하며 불안해하면서도 하루하루 공부를 쌓아가고 있는 분들을 온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기보다, 어제의 자신 혹은 작년의 자신과 비교했을 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보냈으면 스스로 칭찬해 주시길 바랍니다. 수험기간 동안의 꾸준함과 인내는 어떠한 형태로든 본인의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