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2024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합격자입니다. 이 시험에 진입했을 때 2021년도 시험 합격자들의 수기를 읽었는데, 이제는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정말로 믿기지 않습니다. 시험을 준비하시는 수험생분들께 제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기를 들어가기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보다 본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본인의 상태를 모르는데 본인과 맞지 않는 공부법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본인의 공부 상태를 확인하시고 그것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수기의 내용들을 참고하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헤아리시고 수기를 활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Ⅱ. 시기별 공부
1. 군 생활(2019년 ~ 2021년): 외교관 시험 자격요건 준비
저는 군에 입대하기 전, 외교관 시험을 응시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군에 입대하면서 외교관 시험의 자격요건을 확인하고 이를 갖추기 위해 공부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한국사와 영어는 자격요건을 달성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으나 제2외국어에 가장 큰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전 프랑스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했는데, 일반계 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교 학과 역시 프랑스어와는 상관없는 학과였기에 사실상 군대에서 프랑스어를 처음 제대로 공부했습니다. 만약 저처럼 제2외국어에 능통하지 않아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오래 걸리는 남자 수험생의 경우, 군대에서의 시간을 활용해 보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프랑스어 관련 인터넷 강의를 패키지로 끊고 초급 문법부터 시작해 거의 모든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남는 자투리 시간이나 대기 시간에 프랑스어 단어를 외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불어의 경우 연음이 있어 ‘듣기’가 어렵기 때문에 KBS 프랑스어 라디오를 들으며 ‘듣기’가 익숙해지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군 생활을 보내고 전역 이후 한 달간 프랑스어 과외를 받은 뒤 SNULT 시험에 합격하여 모든 외교관 시험 자격요건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2. 2021년 2학기 ~ 2022년 2월: 1차 시험 집중
전역하고 바로 복학한 첫 학기가 비대면 학기였던 2021년 2학기였습니다. 저는 원래 2022년 3월에 시작하는 종합반에 들어갈 생각으로 해당 학기에 24학점을 수강하며 남은 학점을 채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신림동 고시촌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주요 학원들에 상담을 신청해 앞으로의 수험계획을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공통으로 들었던 조언이 ‘고시를 마음먹었다면 빨리 진입하는 것이 좋다.’였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1차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면 2022년도 1차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한림 1차 종합반을 등록하였습니다. 동시에 수강하던 학점을 12학점으로 정리하고 하루에 PSAT 두 강좌 정도 꼬박꼬박 들으며 1차를 준비했습니다. 계획보다 일찍 12월 말에 신림동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수강하게 된 인생 첫 현장 강의가 석치수 선생님의 자료해석 실전모의고사였습니다. 전 그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분명 집에서 열심히 PSAT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저와 다른 수험생의 격차가 너무나도 컸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푸는 문제의 양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고 한림의 PSAT 전과목 집중 관리반을 등록하여 1차 시험 전 주까지 매일 한 세트씩 풀었습니다. 비록 1차 시험에서는 한 문제 차이로 탈락했지만, 이 기간을 통해 PSAT에 온전히 집중하여 PSAT의 적응도를 높일 수 있었고, PSAT에 할애할 시간과 준비의 정도를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3. 2022년 3월 ~ 2023년 6월: 한림법학원 2차 종합반
저는 학과가 정치외교학과이고 부전공이 경제학이라 국제정치학과 경제학은 낯설지 않은 과목이었으나 고시형식의 답안지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고, 국제법은 아예 처음 접해보는 과목이었기에 2차 모든 과목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2차 종합반을 등록하였습니다. 종합반의 장점은 빠른 속도의 진도를 강제적으로 맞출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워낙 한 과목의 양이 많다 보니 한 수업마다 나가는 진도가 학교 수업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수업들을 거의 쉬는 날 없이 1년 반 동안 계속 듣게 되기에 그 속도에 적응하기에 수월합니다. 또한 다른 학생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울 수도 있고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었습니다. 저는 2차 종합반의 일정대로 현장 강의를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본인의 공부방식에 따라 선택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종합반에서 열심히 공부했으나, 2023년 1차 역시 한 문제 차이로 탈락하게 되어 크게 좌절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저와 약속했던 기간이 2025년 시험까지였으므로 1차 시험에 낙방하게 된 다음에도 계속 종합반 일정에 맞춰 3순환을 마쳤습니다. 이때 종합반을 그만두고 잠시 휴식을 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년에 3순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한 번 겪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어쨌든 쉼 없이 달렸던 것이 다음 해의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2023년 7월 ~ 2024년 2월: 학교와 병행
쓸 수 있는 휴학도 거의 남지 않았기에 2학기에는 복학을 결정했습니다. 복학 전 석치수 선생님의 자료해석 기본강의와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1순환을 현장 강의로 다시 수강했습니다. 한번 들은 뒤 다시 수강한 기본강의와 1순환은 더더욱 얻는 것이 많았습니다. 경제학 1순환 이후에는 복학 전까지 기존에 만들던 단권화를 보완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국제법과 국제정치학의 단권화가 미완의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약 한 달의 시간 동안 종합반 때 필기들과 자료를 정리해 단권화에 추가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약점을 갖고 있는 과목이 국제법과 상황판단임을 약 1년 넘는 수험기간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학교를 병행하면서도 안진우 선생님의 국제법 1, 2순환은 현장 강의로 들으며 국제법을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동시에 학교에서는 상황판단 관련 강의들과 기출분석을 했습니다. 학교와 병행한다는 것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어떤 과목에 집중할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와 병행하는 동안,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경제학, 취약한 과목인 국제법과 상황판단 셋에 집중했습니다.
학교를 종강하고 난 뒤에는 실전모의고사 강의를 들으며 다시 1차에 몰입했습니다. 과거 1차 불합격의 원인을 분석해 보니, ‘부족한 기출분석’과 ‘안일한 시간 운영’이 가장 큰 문제점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음 맞는 수험생분들과 PSAT 문제풀이 스터디를 구성해서 한 달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시험 한 달 전부터는 한림 PSAT 전과목 집중 관리반에 등록해 실전연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이전 시험들은 2월의 컨디션 관리를 하지 못해 마지막에 컨디션 난조로 아팠었는데, 이번에는 2월부터 오후 9시에는 무조건 공부를 끝내고 와서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PSAT은 몸이 안 좋으면 점수가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 덕에 2024년 1차는 컷보다 평균 5점 높게 받으며 3월 초부터 빠르게 2차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5. 2024년 3월 ~ 2024년 6월: 황종휴 경제학 집중 관리반
2차 시험은 황종휴 선생님의 경제학 집중 관리반에서 준비했습니다. 매일 제출해야 하는 경제학 과제와 매일 응시하는 시험을 통해 경제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관리반의 경우 반원들 모두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여서 2차에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 관리반이 있어서 다른 과목 수업을 듣는 중에도 경제학에 대한 감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2차 준비기간 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조급함’을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특정 과목을 공부할 때, 다른 과목을 더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조급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조급한 마음이 공부할 때 한 과목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등 큰 방해가 됐습니다. 특히 2차가 얼마 안 남은 시점이 되면 시간은 적고 할 공부는 많아서 이런 현상이 심화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과목별 시간 배분을 확인하고 매일 해당 과목에서 끝내야 할 공부량을 정함으로써 불안함과 조급증을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2차 시험 일주일 전 본가로 짐을 옮기기 전까지 경제학 관리반에서 계속 공부했습니다.
Ⅲ. 1차 시험
1. 총론
- 2021년 군 복무 중 행시로 응시(불합격)
- 2022년 헌법 합격, 언어 65, 자료 72.5, 상황 55 → 총점 64.2(합격 컷 65)
- 2023년 헌법 합격, 언어 77.5, 자료 82.5, 상황 82.5 → 총점 80.8(합격 컷 81.6)
- 2024년 헌법 합격, 언어 92.5, 자료 77.5, 상황 85 → 총점 85(합격 컷 80)
저는 소위 말하는 PSAT형 인간이 아닙니다. 그랬기에 PSAT이라는 시험을 이해하고 좋은 점수를 받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처음에 신림동에 들어와서 2022년 1차를 준비했을 때, 학원의 문제풀이반에서 남들은 평균 60점대가 나올 때 혼자 40점대에 허덕이면서 거의 매일 꼴등을 도맡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합격권 점수로 만들기 위해 문제풀이의 양을 크게 늘렸습니다. 그럼에도 합격 안정권의 점수를 만드는 데에도 또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했습니다. 저와 같은 PSAT형 인간이 아닌 수험생분들께 제 수기를 보고 자신감을 회복하시고 방법론에서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AT 모든 과목이 기출문제의 분석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수험생 여러분 모두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기에 왜 중요한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각 과목에서 제가 기출문제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합격권 점수에서 안정권 점수로 올라간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기출분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기출분석에 미진하셨다면 먼저 기출분석에 집중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PSAT과 같은 적성시험의 경우 수험생 본인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어떤 습관을 지녔는지, 어떤 것이 강점이고 약점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한다면 점수가 향상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각 과목에서 이런 자기성찰의 과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2. 헌법
헌법은 김유향 선생님의 기본강의와 책, 조문집, 최신판례집을 통해 공부했고, 헌법 OX 퀴즈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김유향 선생님의 기본강의가 헌법에 무지했던 저에게는 이해하기 좋은 강의였습니다. 특히 두문을 따서 외우는 포인트를 알려주셨는데, 아직도 몇몇 두문은 외우고 있을 정도로 외우기 쉽고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의 경우 12월부터 차근차근하지 않으면 2월에 갑자기 급하게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60점만 넘기면 되는 과목이라고 너무 소홀히 대하면 안 됩니다. 헌법 시험에 이어서 언어논리 시험이 있기에 헌법 시험에서 합격 컷에 근소하게 맞게 되면 언어논리 시험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헌법의 경우 60점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80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준비를 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경우 2022년과 2023년 시험 때는 김유향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올해 시험의 경우 이미 헌법 강의는 두 번이나 들었었고 PSAT에 집중하고 싶어 2023년 교재를 여러 번 정독하고 김유향 선생님의 최신판례 특강을 들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들도 PSAT과 헌법의 비중을 잘 조절하시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시길 바랍니다.
3. 언어논리
저는 2022년과 2023년에는 이나우 선생님의 기본강의와 실전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했고, 2024년에는 한승아 선생님의 실전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이나우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통해 언어논리라는 과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나우 선생님의 독해연습을 통해 독해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한승아 선생님의 실전모강 수강했는데 선생님께서 기출을 응용해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얻어갔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강화-약화를 판단하는 법,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을 구분해서 접근하는 법 등은 실전성이 매우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능에서도 국어가 가장 점수가 높았기에 처음에는 언어논리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득점을 맞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기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출에 대한 분석이 명확하게 되지 않았던 때에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언어논리에서는 세 부분에 있어서 기출분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한 번에 답이 떠오르지 않는 언어독해 문제에 대한 기출분석입니다. 2021년 3번, 2022년 22번과 같이 푸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는 독해 문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간혹 사설 문제들을 풀다 보면 어려운 독해 문제가 나왔을 때, ‘기출에서는 이런 문제 안 나오니까 괜찮아’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출에서도 독해 문제 중에 ‘딱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출제됩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상세한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분석해서 기출에서는 어떤 판단 기준을 갖고 선지를 판별하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강화-약화 문제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강화-약화 문제들의 경우 실전에서 가장 헷갈리는 유형입니다. 그럴 때마다 기출을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풀어본 문제 중에서 가장 헷갈렸던 강화-약화 문제들을 선별하여 강화-약화를 판단하면, 자신만의 기준이 생깁니다. 저도 강화-약화 문제를 틀릴 때마다 강화-약화의 결과를 더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024년도 시험에서는 강화-약화 문제를 모두 맞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논리퀴즈 문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 유형은 이전의 두 유형과는 조금 다른 목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논리퀴즈 문제 분석의 목적은 풀 문제와 안 풀 문제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논리퀴즈 문제는 그 난이도의 편차가 매우 큽니다. 따라서 단순히 모든 논리퀴즈를 버리겠다는 전략이나 모든 문제를 풀겠다는 전략은 현명하지 않고 풀 수 있는 문제만 푸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논리퀴즈 기출을 분석해 공략이 가능한 문제들을 판단하는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례로 2024년 기출의 경우 제 기준에 풀만 한 문제가 없었기에 논리퀴즈 4문제를 모두 찍어서 맞은 하나 빼고 딱 세 문제만 틀렸습니다. 이와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기출분석을 한 것이 저는 언어논리에서 고득점을 맞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자료해석
저는 석치수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두 번 듣고, 3년 동안 석치수 선생님의 실전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자료해석이 처음 접하는 수험생들에게는 가장 막막한 과목이고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석치수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듣고 자료해석이란 과목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저에게는 소위 ‘전략 과목’이 되었습니다. 석치수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여러 가지 스킬들을 체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이 자료해석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자료해석에서 기출만큼 중요한 것은 ‘계산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산력이 기초가 되어야 석치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시작해야지’인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정답을 맞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산력이 기초가 될 때 석치수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는 방법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계산력을 기르기 위해 석치수 선생님의 계산연습책을 풀었습니다. 특히 1월에는 날 잡고 하루에 4시간 동안 계산연습책만 풀기도 했는데, 이렇게 풀고 나니 계산이 좀 더 수월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2024년도 자료해석에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제가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문제를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풀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당황하지 않고 제 계산력을 믿고 풀었기 때문에 중반에 시험 운영이 꼬였어도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전 기출문제를 석치수 선생님의 여러 사고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했습니다. 기본강의에서 풀어주신 문제를 단권화 자료집이나 기출문제집에서 해당 문제를 찾아 노트에 붙이고 선생님께서 풀었던 사고와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서 연관된다고 이야기 하신 문제들도 따로 풀어주시지 않아도 함께 풀어보고 정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석치수 선생님의 방법들을 체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 상황판단
저는 2022년 박준범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들었고 그 이후 3년간 박준범 선생님의 실전모의고사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상황판단은 다양한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되기에 유형별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그런 측면에 있어서 박준범 선생님의 강의가 저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전모의고사의 경우, 기출문제와 유사한 유형과 난이도로 출제하시기에 시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황판단에서 기출문제는 법률형과 수리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유형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정답률을 끌어올려야 퀴즈형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률형과 수리형 모두 분석하면, 일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답률을 낮추는 장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숙지하면서 기출분석을 하면, 법률형과 수리형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정답률 역시 높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상황판단의 경우 마지막 시간에 보기에 체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체력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에 걸맞은 대책을 세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 역시도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상황판단 점수가 급락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상황판단 시험 직전에 비타민 음료를 먹어 체력을 보강했습니다. 이런 방법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효과를 주어서 상황판단을 응시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Ⅳ. 2차 시험
1. 총론
2차 공부는 수험기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합격자 중에서도 다양한 공부법이 존재합니다. 제가 정리한 공부법은 하나의 참고용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차 공부에서도 역시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본인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면, 자신이 공부하기 편한 특정 과목에 편중해 공부하거나 공부시간의 선택과 집중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국제정치학 공부가 잘 되어있었고, 경제학은 취약한 부분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자신 있었고, 국제법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그렇기에 국제정치학은 ‘불의타’로 나올만한 이론들을 정리하고 답안작성 스터디를 진행했고, 경제학은 집중 관리반에 등록해 꾸준히 다양한 분야를 다뤘으며, 국제법에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교과서를 가장 많이 읽었습니다.
2. 경제학
저는 황종휴 선생님의 순환 강의를 따라갔습니다. 2022년 예비, 1, 2순환, 2023년 3, 1, 2 순환을 수강했습니다. 2023년 2순환만 제외하고 모두 현장 강의로 수강했습니다. 경제학과나 경제학을 공부하신 분이 아니라면 처음 접했을 때 이해하고 문제까지 푸는 데 어려움을 겪으실 수 있으므로 예비순환부터 들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경제학은 수능으로 따지면 ‘수학’과 같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수학적 이해가 필요하기도 하고, 많은 문제를 풀면서 익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의가 진행될 때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몇 문제씩 풀며 감각을 유지해야하는 것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이 문제풀이가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개념 이해도의 차이가 답안의 깊이를 좌우하기에 교과서 공부도 중요합니다. 저는 예비순환 동안 미시경제학의 경우 이준구 저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의 경우 김경수/박대근 저 거시경제학, 국제경제학의 경우 김신행/김태기 저 국제경제론을 활용했습니다. 예비순환 때, 수업 전에 해당 진도 부분을 예습하고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이렇게 했던 것이 초반에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거시경제학보다 미시경제학의 개념들을 적용하는 것을 어려워해서 2023년도에는 미시경제학 교과서를 추가로 공부했습니다. 김영산/왕규호 저 미시경제학을 통해 수학적 이해를 보충할 수 있었고, 임봉욱 저 ‘미시경제학 연습’의 예제를 통해 경제학 개념을 적용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경제학 문제풀이는 처음 경제학을 배운 날부터 매일 해야 합니다. 예비순환 때부터 경제학 다이제스트 뒤에 있는 예제도 풀고, 종합반 스터디원들과 연습책 문제풀이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비순환이 끝난 뒤부터 1순환 전까지 연습책 1회독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1회독을 하지는 못하고 중요도 제일 높은 문제만 선별하여 빠르게 풀었습니다. 또한 당시에는 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답지를 많이 참고했고, 교과서를 통해 개념을 익히는 데에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1, 2 순환 때는 선생님의 수업내용을 복습하고 관련한 문제들을 풀었습니다. 2순환 이후 PSAT 전까지 풀어보지 못한 기출문제들을 풀었습니다. 그 뒤 3순환에 돌입했고, 3순환 때는 정선문제와 추가문제를 풀고 수업내용을 복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긴 1년 반의 전체 순환이 끝난 뒤 제가 스스로 공부를 계획해 나가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동안은 강의진도를 따라가는 데 급급해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풀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전 미시경제학에서 ‘평균-분산 모형’, ‘외부성의 문제’, ‘정보경제학’ 등이, 거시경제학에서 ‘테일러 준칙’, ‘RBC’, ‘내생적 성장 모형’ 등이, 국제경제학에서 ‘오퍼곡선 활용’, ‘먼델-플레밍 모형’ 등이 부족한 부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제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부분들의 해당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메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제학에서는 따로 단권화는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험장 가기 전 참고하기 위해, 제가 많이 헷갈리던 개념들을 트리니티에 정리해 표시했습니다. 경제학 스터디는 크게 활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종합반 초기에 진행했던 멘토님과 함께하는 스터디는 열심히 참여했고 소기의 목적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에는 별도의 스터디를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경제학은 결국 제가 어떻게 문제를 풀어내느냐, 그것을 답안에 어떻게 현출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다른 사람들의 풀이는 최고답안을 통해 참고했고 모르는 것은 황종휴 선생님 수업의 질문지를 이용하거나 선생님의 경제학 카페를 이용했습니다.
3. 국제법
국제법은 안진우 선생님의 순환 강의를 모두 수강했습니다. 저는 2023년 2학기 때 학교 수업을 병행하면서도 안진우 선생님의 국제법 1, 2순환 강의를 모두 현장 강의로 수강했습니다. 이는 제가 국제법이 가장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국제정치학과 경제학은 대학교에서 전공과 부전공이었기에 아주 초면은 아니었지만, 국제법은 신림동에 와서 처음 배웠습니다. 그만큼 제 공부시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과목이고, 2차 시험 전 마지막 주에도 시간 대부분을 국제법 공부에 쏟았습니다.
김대순 저 국제법론, 정인섭 저 신국제법 강의, 안진우 선생님의 GS 국제법 1, 2를 기본서로 공부했고, 정인섭 저 신국제법 판례 120선, 박덕영 저 국제법 기본 조약집, 로스쿨 국제법 사례연습을 참조했습니다. 안진우 선생님께서 교과서를 중심으로 수업하셔서 저도 선생님께서 지정하시는 자료 외에는 다른 자료를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있는 자료와 교과서를 충분히 읽고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에게는 생소했던 과목이라 소화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첫 예비순환부터 쭉 단권화를 제작했습니다. 김대순 저의 순서대로 단권화를 구성했고, 초반에는 안진우 선생님께서 교과서에서 암기하라고 강조하시는 문장을 정리하는 정도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판례, 법리, 필기, 우수답안 등을 덧붙이면서 단권화의 규모가 점점 커졌습니다. 단권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저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을 논리적 구성에 맞춰서 단권화에 구성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국제법 공부가 많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2차 들어가기 2주 전 즈음 단권화 작업을 마쳤던 것 같습니다. 그 뒤 마지막 주에는 단권화 노트로만 공부했습니다. 2차 직전에는 모든 교과서를 보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므로 교과서들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단권화를 공부하는 것이 시간상 효율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2022년 1순환 이후부터 2024년 2차 들어가기 2주 전까지 안진우 선생님의 답안지 특강을 쭉 수강했습니다. 답안지 특강을 통해 법을 적용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고, 제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점검할 수 있었으며, 답안지 작성을 위해 교과서를 더 꼼꼼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안진우 선생님께서 수업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답안지 특강으로 많이 다뤄주셔서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안진우 선생님께서 “이대로 외워라.”라고 한 문단들이나 답안지 구성을 그대로 단권화에 옮겨 외웠습니다.
국제법은 암기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암기를 게을리해서 2차 시험 전에 많이 고생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께서는 조약, 판례 등을 틈틈이 암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차 시험 직전에 안진우 선생님께서 최종 답안지 특강을 하시는데, 이때는 모두 클로즈드 북으로 응시해야 합니다. 저도 3순환부터는 클로즈드 북으로 응시했으나 그때는 이전 수업 때 다룬 내용을 시험에 내신 것이라 크게 힘들지 않았는데, 파이널 답안지 특강 때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일을 겪고 나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국제법 암기 스터디를 구성하여 주요 쟁점, 조약 등을 암기했습니다. 동시에 조약들을 쓰면서 외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집에서 혼자서 해양법, 국제환경법, 국제인권법, 난민법 등을 읽고 녹음하였고 이것을 이동, 식사 등 남는 시간마다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틈틈이 암기하시어 이런 사태를 예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국제정치학
저는 정원준 선생님의 순환 강의를 따라갔으며, 합격한 해에도 정원준 선생님의 3순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정원준 선생님의 강의는 단순히 이론이나 시사 상식을 양적으로 많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이론이나 시사 상식, 외교사를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수업이어서 저와 잘 맞았습니다. 특히, 정원준 선생님께서 답안지를 날카롭게 첨삭해 주시는 것이 답안지의 논리적 구성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정원준 선생님께서 외교사의 중요성을 늘 말씀하시고, 19~20세기의 주요 사건의 흐름을 모두 숙지할 것을 강조하셔서 외교사는 확실히 준비하고 갈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2024년 국제정치학 3문을 큰 어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정치학 공부를 위해서 ‘왈츠 이후’, ‘국제정치 패러다임’, ‘현대 국제관계 이론과 한국’, ‘20세기 유산, 21세기 미래’, ‘국제정세의 이해’, ‘국제정치이론(박건영 저)’, ‘세계 외교사’, ‘국제 관계사’, ‘지구환경정치의 이해’, ‘한반도 국제정치의 비극’ 등을 읽었습니다. 이러한 책에 나오지 않은 세부적인 이론이나 시사 이슈의 경우, 논문으로 보충했습니다.
국제정치학에서 관련 서적 및 자료가 매우 많은 관계로 저는 단권화를 진행했습니다. 단권화는 크게 ‘패러다임별 정리, 학자별 정리, 이슈별 정리’의 세 부분으로 나눴습니다. 단권화를 통해 2차 시험 직전에 빠르게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권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론, 시사, 외교사 등의 내용을 저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중요한 공부가 되었습니다. 한 가지 추천해 드리고 싶은 것은 ‘연표 만들기’입니다. 외교사를 공부하면, 연도가 제대로 안 외워지거나 순서를 헷갈리거나, 동양과 서양 외교사의 순서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한 번에 정리하기 위해서 세계 외교사와 국제 관계사를 읽으면서 연표를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표를 만들면 그 사건의 순서와 배경 그리고 구체적인 연도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드는 과정에 위의 외교사 책들을 꼼꼼하게 읽게 되어 외교사에 관한 섬세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제정치학 답안작성 스터디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답안작성 스터디를 통해 답안작성 연습을 할 수 있고, 다른 친구들의 답안을 참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제 부족한 답안을 공유하는 것은 그다지 내키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본인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다른 친구들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정치학의 경우 글의 논리성과 개념의 활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글을 최대한 많이 써보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글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답안작성 스터디를 통해 국제정치학 10년간의 기출을 모두 다룰 수 있었습니다. 국제정치학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국제정치학이 어떤 부분에서 빈번하게 출제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어떤 이론을 적용할지를 체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기출을 공부하면서 ‘집합행동 이론’과 ‘안정-불안정의 역설’에 약한 것을 보고, ‘외교정책결정이론’과 ‘핵 확산 긍정론과 부정론’에 대한 내용을 2차 들어가기 전 3순환 때 집중적으로 했었는데 이 부분이 2024년도 2문에 그대로 출제되면서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다른 공부가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국제정치학 공부에 있어서는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통합논술
통합논술 강의는 따로 수강하지 않았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국제정치학 3순환 끝날 때쯤부터 기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통합논술을 준비했습니다. 매주 한 연도를 정해서 그 회차의 기출문제를 풀어오고 함께 첨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친구들의 답안을 참고할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경제학에서 답을 비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 같이 기출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었습니다. 시간을 재고 풀어보니 통합논술에 대한 실전감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국제법은 통상적으로 전통 국제법 부분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뒷부분’에서 자주 출제된다고 생각해 시험 전날에도 국제환경법, 무력사용, ICC 등을 보고 갔는데, 시험장에서는 난민법이 출제되기는 하였지만, 전통 국제법 부분인 외교 보호, 국가 책임법 등이 출제되었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요행을 바라지 말고 최대한 많은 국제법 분야를 대비하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됩니다. 경제학의 경우, 정보경제학, 게임이론, 시장실패 등 출제 빈도가 높은 분야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들에 대한 대비는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경제학을 푼 통합논술 1과 경제학을 풀지 못한 통합논술 2의 점수 차이가 꽤 큰 것을 보면 경제학 문제의 해결 여부는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과목과 똑같이 통합논술 역시 모든 설문을 완벽하게 쓰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취사선택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완벽하게 쓸 수 있는 문제부터 푸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통합논술 2의 경제학이 매우 어려웠는데, 저는 과감하게 통합논술 2의 경제학 한 문제를 안 풀었습니다. 괜히 시간 쓰고 풀지도 못할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모의고사 등을 통해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Ⅴ. 3차 면접
2차 시험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3차 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모든 수험생에게 힘든 상황입니다. 저 또한 말하기보다는 읽고 쓰는 것만 집중하는 수험기간을 오래 보내다 보니 면접이라는 시험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2차 발표 이후 주어진 기간이 약 한 달간의 준비기간이 있으니, 연습에 성실하게 참여하신다면, 후회 없는 면접시험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 면접 설명회 및 준비물
2차 발표 다음 날 면접 설명회가 진행됩니다. 2차 결과가 발표된 뒤 면접 설명회를 인터넷으로 접수하시면 해당 설명회에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면접 설명회는 면접시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평가기준, 질의응답 그리고 직렬별 전년도 수석합격생분들의 해당 직렬에서의 구체적인 면접과정 설명과 이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면접 설명회의 경우 모든 직렬이 같이 진행하므로 일찍 들어가서 자리 잡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외교원 직렬의 면접방식은 행시와는 차이점이 있으므로 외교관 직렬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다른 직렬의 면접준비는 듣지 않아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 설명회에 참석한 뒤, 면접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면접시험을 볼 때 필요한, 모양자, 클립보드, 먹지 등은 고시촌에 있는 문방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없어도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준비물이 있을 때 면접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으므로 여유가 된다면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면접 진행방식
1) 직무역량면접: 개인발표와 상황면접
(1) 개인발표
3차 시험은 직무역량면접과 공직가치 및 인성면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집단토론은 전년도와 같이 생략되었습니다. 직무역량면접은 30분간 과제 작성실에서 개인발표와 상황면접 과제를 작성한 뒤 면접장으로 이동해 40분 동안 면접을 진행합니다. 여기서 개인발표 과제는 여러 개의 제시문이 주어지며, 주어진 상황에서 한국 외교부의 대응방안에 대해 질문합니다. 통합논술과 방식이 유사한데, 좀 더 실무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4년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레바논에서의 교민 철수 문제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통합논술과 유사하게 제시문에 영문 제시문이 있다는 점을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30분의 시간 중에서 25분을 약간 넘게 개인발표 보고서 준비에 쏟았던 것 같습니다. 대비하지 않은 주제여서 약간 당황했는데 어차피 모두 다 생소했을 것이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30분의 시간이 모두 지나면, 작성한 개인발표문만 복사하여 수험생에게 다시 주어집니다. 그러면 그 개인발표문 한 장을 받치기 위해서 클립보드가 필요하게 됩니다. 클립보드에 개인발표문을 부착하고 버스를 타고 면접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이동하는 동안 개인발표문을 보면서 영어PT와 한국어PT를 준비했습니다. 버스 이동 시간이 약 5분 정도 되고, 이동해서도 몇 분간을 기다리므로 생각보다 발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기실에서 감독관님의 지시에 따라 본인이 배정받은 면접실로 이동합니다. 이후 동시에 면접실로 들어가게 되면, 두 분의 면접관님이 계십니다. 인사를 드린 뒤 개인발표를 시작하면 됩니다. 개인발표는 영어요약PT, 한국어PT로 구성되는데, 영어발표는 2~3분, 한국어발표는 5분으로 약 8분간 진행합니다. 이때 클립보드에 스톱워치를 부착해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어서 저는 제 시간을 확인하면서 발표했습니다. 발표 후 면접관과의 질의응답이 약 25분 정도 이어집니다. 제가 작성한 보고서와 제 발표내용, 그리고 특정한 상황을 가정하여 질문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영어로 질의응답이 진행됩니다. 영어 질의응답이 길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딱 두 가지만 질문하셨습니다. 하나는 공통 영어 질문이었고, 제 응답을 들으시고는 추가로 한 가지를 더 물어보셨습니다. 열심히 질의응답을 하다 보면, 면접관님들께서 상황면접으로 넘어가자고 하시고 상황면접이 이어집니다.
(2) 상황면접
상황면접이란 특정한 상황을 가정하고 대한민국 외교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시험입니다. 상황면접은 특히 직무상 충돌하는 외교적 가치(군사 동맹, 경제 안보, 국제 규범 및 평판, 국민 여론)에 대한 딜레마 상황이 출제됩니다. 개인발표 보고서를 만들 때 참고할 제시문들은 양이 많지만, 상황면접의 제시문은 길지 않기에 전 주어지는 30분 중 개인발표를 25분 정도 준비하고 상황면접 답안작성에는 5분 정도 들였습니다. 실제로 연습하면, 개인발표 이후 연달아서 상황면접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 내에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발표 보고서와는 다르게 답안지를 면접장으로 가지고 가지 못하므로 문제와 본인의 답변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개인발표와 다르게 자신의 답변을 발표하는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면접관님에 따라서 자신의 답변을 간결하게 요약해 보라고 요구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후에 상황면접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지며, 왜 그런 대응방안을 선택했는지, 대응방안 이행시 발생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런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질문하셨습니다.
2) 공직가치 및 인성면접
공직가치 및 인성면접도 방식은 직무역량면접과 똑같이 진행됩니다. 30분간 과제 작성실에서 답안지를 작성하고 40분간의 질의응답을 진행합니다. 1번 문제는 개인 경험에 관한 문제, 2, 3번 문제는 상황면접으로 구성됩니다. 직무역량과 달리 분석할 자료를 주지 않아 작성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롭습니다. 답안지는 면접실에 들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작성하는 시간에 자신의 답변을 모두 숙지해야 합니다. 1번 문항의 경우, 면접관님들께서 답변에 대한 사실확인과 깨달은 점 등을 질문하셨습니다. 2, 3번 문항의 경우, 본인이 작성한 대응방안에 관한 질문과 공직가치에 관한 질문을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공직가치를 열심히 공부해 갔음에도 불구하고 공직가치에 관한 질문을 받지 못했으므로 어느 정도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3. 면접 스터디
1) OT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경우 합격자 전원을 모집해 스터디를 구성합니다. 행정고시의 경우 워낙 2차 합격자가 많아서 전체 스터디는 구성하지 않고 조별 스터디나 각자 면접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외시의 경우 면접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면접 학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2차 시험 합격자 발표 당일, 행시사랑 카페에 글이 올라와 2차 합격자 전원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이 구성됩니다. 이후 그 주 주말쯤 공식 OT가 진행됩니다. 공식 OT에서는 공식 스터디 조 편성, 스터디 운영방식 및 횟수, 스터디에서 연습할 대상 주제 선정 등을 하게 됩니다. 2024년 2차 합격자는 56명이었고, 한 조에 5~6명씩 총 10개 조로 구성되었습니다. 스터디 조를 오후 조와 저녁 조로 나눠서 조를 편성했습니다. 그 뒤 각 스터디에 모의면접 문제를 만들 주제를 배정하고 스터디 일자를 확정했습니다.
2) 모의면접 문제
OT에서 10개의 주제를 뽑습니다. 그 뒤 각 조가 맡은 주제에서 문제를 출제합니다. 조원들과 합심하여 해당 주제에 관한 직무역량 문제를 출제하게 됩니다. OT때 정해진 스터디의 범위에 따라 공직가치 및 인성 문제를 출제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올해 면접 준비 때 제가 속한 조는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문제를 출제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료들을 수집 및 검토하게 되어서 직접적으로 면접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전체 스터디 진행
스터디는 업로드된 예상 문제로 진행합니다. 전체 스터디는 자신이 속한 조의 조원들과 다른 조와 반반씩 섞어 매번 다른 조와 진행됩니다. 스터디 구성 방식과 스터디 진행 장소는 스터디 조장님께서 조정하셔서 조율합니다. 매번 처음 뵙는 분들과 스터디를 진행하니 일정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매번 발표하면서 다른 분들의 장점을 보고 많이 배웠고, 다른 분들께서 해주시는 피드백을 들으며 많이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초반에는 발표 시간을 조절할 줄 몰라서 크게 고생했었는데 이는 스터디에 계속 참석하면서 연습하다 보니 고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터디는 통상적으로 3~4명 정도의 인원으로 쪼개서 진행했는데, 3명만 되어도 개인발표와 질의응답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특히 개인발표 보고서를 작성한 뒤 바로 면접장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타거나 대기 시간이 존재하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구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간적인 제약이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공직가치 및 인성면접을 생략하거나 간략하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만약 공직가치 및 인성면접에 대해서 부족하다고 생각되시면 따로 아는 분들과 개별적인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4) 개별 스터디 진행
저는 지인들과 세 가지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첫째, 보도자료, IFANS, 주요 국제문제 분석 정리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직무역량면접 준비를 위해 많은 자료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주어지지 않으며, 저희가 검토해야 하는 자료는 정말 많습니다. 특히 보도자료는 면접 연도에 게시된 것들을 모두 보게 되는데 2024년 면접 당시를 기준으로 거의 900개에 육박했습니다. 그런 자료들을 모두 심도 있게 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지인들과 부분을 나눠서 검토하는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자신이 맡은 부분을 검토하고 글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면접 전주에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 자료 검토 및 공유 스터디를 통해 개인발표 문제를 대비할 수 있었고, 개인발표 또는 상황면접에서 제기될 문제에 대해 외교부가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들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인성면접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성면접에 할애되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고 전체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에 같은 문제점을 공유한 지인들과 함께 인성면접 스터디를 하루 진행하였습니다. 인성면접 스터디를 통해 자신이 생각지 못했던 예상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해 대응하는 것을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고시촌에서 안면이 익숙했던 분들과 진행해서 오히려 더 압박 질문을 연습하고 과감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어발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2024년에는 면접 스터디가 면접 전주까지만 진행됐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주에는 개별적으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이때 저는 영어를 일주일간 연습하지 못한다는 것이 불안해서 마음 맞는 지인들과 함께 영어발표 및 질의응답을 연습하는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제 지인 중에서 영어를 매우 잘하는 분을 초빙해서 영어 질의응답을 진행했고, 저희 발표에 대한 전체적인 피드백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영어발표에 관해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았고, 고시생이 아닌 다른 사람이 보는 관점에서 영어를 점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 면접준비
1) 총론
저는 낯가림이 심했기에 처음에 몇 번의 스터디 동안은 발표하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모르는 분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매우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면접을 아는 사람들 앞에서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낯가림을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스터디에 참석했습니다. 저처럼 낯가림이 심하여 발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시다면, 그럴수록 더 스터디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드립니다.
2) 직무역량면접
(1) 개인발표
개인발표 보고서는 개조식으로 써야 합니다. 즉, 2차 답안지를 쓰듯 줄글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현황(배경, 문제상황)-필요성-외교적 대응방안’을 대목차로 잡았습니다. 보고서의 체계성을 높이기 위해 대응방안의 경우 ‘국내-양자-다자’로 접근했고, 때에 따라서 ‘정치-사회-경제’ 등 분야로 대별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글씨체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글씨 자체를 크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보고서가 두루뭉술하게 보이기도 했으나, 발표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채우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시간 내에 보고서를 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보고서를 시간 내에 쓰지 못했던 경우가 스터디 때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래도 스터디에 꾸준히 참석하여 시간을 재고 글을 쓰는 연습을 성실하게 하니 분명한 차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발표를 준비하기 위한 자료 준비로는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보도자료, 공공외교 자료집, 국제 개발협력 자료집, 예산안, 주요 시행계획 등을 참고했고, 국정감사 자료, 외교안보 연구소 발간 자료 등도 참고했습니다. 위와 같은 자료들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목적을 갖고 읽으면 효과가 더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참고하는 이유는 더 풍부한 대응방안을 작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러분도 효과적으로 자료를 참고하기 위해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시기를 바랍니다.
영어발표의 경우,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말하다가 조금이라도 더듬으면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영어발표에 할당된 시간은 2~3분이므로 이를 만족스럽게 하려면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발표 템플릿입니다. 특정한 발표양식을 고안해서 그 틀에 맞춰 발표를 준비하면, 발표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발표 자체가 매우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영어의 경우 어느 정도의 형식을 준비해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만약 국문발표에서도 발표 시간 운용에 어려움을 겪으신다면, 국문발표 역시 템플릿을 준비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상황면접
상황면접에서는 딜레마 상황이 출제됩니다. 딜레마 상황의 문제를 해결할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절충안이 떠오른다면,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기출문제 중 이라크 파병과 유사한 상황을 제시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과 이라크와의 경제 관계, 파병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 속에서 절충안인 비전투병 파병을 추진했었고 이와 유사한 답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충안을 떠오르기에는 시간의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 적극적으로 하나의 선택을 유도하는 압박면접이 들어올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둘째, 한 가지 외교적 가치를 선택하고 다른 가치를 다른 외교적 방안으로 보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를 고르면 된다는 점에서 답안지를 작성하는 데에는 수월합니다. 2024년 직무역량에서 상황면접은 긴밀한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모 국가가 우리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한 국가에 대해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안보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의 충돌)를 요구하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보완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즉 모 국가의 요구를 수용해 경제 제재에 참여하는 한편, 보완책으로서 장기적으로는 대체 시장을 물색하고, 단기적으로는 경제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대상국과의 교역을 유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3) 공직가치 및 인성면접
(1) 개인 경험
개인 경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 경험 문제로 나올 법한 질문에 대한 예상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상 질문 리스트를 생각해 보고 그런 예상 질문 리스트에 어떤 경험을 넣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개인 경험 문제를 대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전체 면접 스터디를 떠올려보면, 통상적으로 동아리, 학생회에서 발생한 경험을 주로 서술하셨던 것 같고, 특히 남성 응시생분들의 경우 군대 경험을 주로 답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런 개인 경험 문제를 통해 본인이 공직자로서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를 판단하시므로 이에 적절한 개인 경험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상황면접
상황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 ‘공무원 행동강령’, ‘공무원 헌장’ 및 해설서, ‘공직가치 9가지 및 사례집’, ‘국가공무원법’, ‘외무공무원법’, ‘영사 조력법’ 등을 참고했습니다. 위와 같은 법과 공직가치를 참고하는 이유는 주어지는 상황을 해결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교관 역시 공무원이기에 주어진 매뉴얼에 충실해야 하는데 그것의 기본이 되는 것이 공직가치와 법입니다. 따라서 위의 것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가면 상황면접 문제의 해결과 이어서 진행되는 질의응답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상관으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는 상황이 출제된다면, 우선 상관과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선례와 법을 충분히 검토하는 절차를 진행한다고 적시했습니다. 그 뒤 상관과 위와 같은 선례와 법을 기준으로 설득한다는 과정이 들어가는 것이 체계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 면접 당일
면접 전날 최대한 일찍 주무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경우, 괜히 많은 자료를 보겠다고 새벽까지 공부하고 일찍 일어났었는데, 면접 당일 머리가 아파서 고생했습니다. 오히려 일찍 자고 최대한 좋은 컨디션으로 면접하러 가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 될 것 같습니다. 면접 당일에 문을 빨리 열어주시지 않습니다. 공지글에 게시된 시각에 시험장이 개방되므로 너무 일찍 도착하면 밖에서 대기하게 됩니다. 저는 늦을까 봐 걱정되어서 개방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었는데 밖에서 꼼짝없이 추위에 떨면서 대기했습니다. 개방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시는 것이 제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때 모든 인원이 정장을 입고 옵니다. 그러므로 정장이 없으신 분들은 정장을 꼭 구비하시기를 바랍니다. 정장이 생각보다 매우 불편했고, 도시락을 과하게 먹어 소화가 잘 안되어 매우 불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라서 면접시험 며칠 전부터 정장을 입고 활동해봐서 익숙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과도한 도시락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면접시험은 대부분 ‘보통’이 나오는 시험이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탈해하는 분도 가끔 계십니다. 하지만 면접시험은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우월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점수는 이미 나와 있지만 2차 통과자 모두에게 주어지는 면접시험이라는 기회에서 ‘우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면접시험에 들어가게 되신다면, 꼭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후회 없는 면접시험을 치르고 오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Ⅵ. 기타
저는 2021년 1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신림동 고시촌에서 살았습니다. 제 본가에서부터 신림으로 통학하기에는 너무 멀었고, 그 사이에 시간과 힘을 쏟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고시촌 자체가 매우 서울에서도 외진 곳에 있기에 나가기도 힘들어서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공부방식에 따라 자취 여부를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시는 장기전이고 몸 건강이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다양한 곳이 매우 아팠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평소에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해야 합니다. 저는 2024년 3순환 전에는 8시 기상, 12시 취침의 습관을 들이고 9시부터 10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이후 집중해야 하는 2024년 3순환 기간에는 7시 기상, 1시 반 취침을 생활화하면서 8시부터 12시까지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고시촌에 헬스장을 1년 단위로 끊어 일주일에 한 번은 가서 운동했습니다. 다만, 2차 기간이 다가올 때 운동은 줄이면서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휴식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고시에 처음 진입하고 나서 의욕적으로 일요일에도 공부를 시도했었는데, 오히려 다음 주 주중의 공부효율이 많이 떨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라서 매주 일요일은 무조건 쉬었습니다. 모든 개인적인 약속은 일요일로 밀어놓고 다른 날은 절대로 잡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시생활 중 스트레스를 매우 받으므로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 또는 관심사가 있는 것도(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좋습니다. 저는 야구를 굉장히 좋아해서 야구 경기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신교인이기에 교회를 다니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Ⅶ. 나가며
수험생활을 되돌아보면, 초연하게 넘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희일비하게 되면 고시생활은 참으로 힘들어집니다. 어떤 시험에서도 결과가 주는 아픔 또는 기쁨은 잊고 그 결과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통렬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고시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본인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합격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답지를 제출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 없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기를 읽는 여러분도 내년에는 본인의 수기를 쓰는 합격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내면서 수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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