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2025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합격자입니다. 처음 이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고 종합반 상담을 받았을 때 합격수기를 모은 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언젠가 내가 합격해서 수기를 쓰게 되면 무슨 내용을 쓰게 될지 막연한 상상을 해보았었습니다만, 예상보다 빨리 그 시간이 다가와 조금은 현실감 없는 기분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시험에 새로 진입하시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합격 수기에 쓰여 있는 말이지만, 저 또한 먼저 같은 말을 하겠습니다. 100명의 합격자가 있으면 100명의 수험경험은 다 다르며,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보다 나은 방법으로 공부하셨거나 공부하고 계시는 수험생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특히 저의 수기를 포함해서 모든 타인의 경험은 어디까지나 참조 사항이며, 비교하며 좌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의 공부법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Ⅱ. 시기별 경험
1. 서론
저는 작년 3월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여, 총 1년 6개월의 수험 기간을 거친 이른바 초시 합격자입니다. 저는 한림법학원 종합반으로 수험을 진행했습니다. 따라서 학원 수업을 기준으로 제가 각 시기에 어떤 마음으로 공부했는지 간략하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2. 예비순환 시기(2024년 3월~6월)
제가 이 시험을 준비하고자 마음먹었을 때는 동년 2월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우선 예비순환 동안 2차 과목 공부와 더불어 시험 자격요건인 제2외국어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준비를 병행했습니다. 제2외국어는 비록 요건 기준에는 미달하였지만,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언어가 있어 두 달 동안 하루의 마지막 공부로 한 시간 정도 꾸준히 지속하여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약 45분의 편도 통학 시간에 무료 인터넷 강의를 듣고 시험 직전에 몇 일간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취득했습니다. 제게 시간의 여유가 있었으면 시험 자격요건은 미리 취득하고 본격적인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하루씩만 놓고 보면 적은 투자를 한 수준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공부의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일찍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와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 또한 보았습니다. 만일 시험에 진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적어도 제2외국어는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2차 과목 공부와 관련해서, 저는 예비순환 강의를 수강하면서 각 수강 기간에는 해당 과목에 집중하였습니다. 모두 처음 익히는 내용이기에 한 번에 하나라도 제대로 공부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각 과목의 기본을 마치 대학 수업을 수강하듯이 이론에 집중하여 공부했습니다. 수험 과목 관련 전공이 아닌 저에게 있어서 예비순환은 가장 힘들었던 기간이자 동시에 큰 성장을 이루어냈던 기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간에 기본을 착실히 쌓은 것이 추후 저의 공부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1순환 시기(2024년 7월~9월)
1순환 시기는 본격적으로 2차 과목 공부를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예비순환과 마찬가지로 수업을 따라갔으나, 기본 개념을 익히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험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업 모의고사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을 1차 목표로 공부했고, 우수답안이나 채점자의 해설 등을 적극 참조해서 답안을 쓰는 대략적인 감을 잡는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습니다.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피드백을 진행하거나, 스터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기도 이때였습니다. 단순히 지식의 입력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 이 수험의 목적인 시험장에서의 출력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1순환 시기의 저는 모의고사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수험 관련 지식이 없는 초시생이었던 저에게 모의고사 점수와 해설은 방향표지의 역할을 겸했습니다. 따라서 모의고사 고득점을 노리며 공부한다거나, 수업 끝나고 해설이나 우수답안을 참조해서 다시 답안지를 써보는 식의 연습을 자주 했습니다. 몸살이 난 날도 모의고사는 치고 수업은 듣지 못하고 그대로 집에 와서 뻗어버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모의고사에 너무 과하게 의존하거나 그 점수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라는 조언 또한 있습니다. 저는 이 조언의 의도가 모의고사 성적으로 자만하거나 과도한 자책을 하여, 결과적으로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모의고사 자체는 한 번 한 번이 굉장히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시험과 같은 마음으로 쳐보는 것을 권합니다.
4. 2순환 시기(2024년 10월 ~ 2025년 1월)
저는 PSAT과 헌법 모두 처음 준비하는 터라, 준비 기간을 보수적으로 잡아 1차 준비를 위해 2순환 강의를 많이 듣지는 못했습니다. 경제학 거시 부분, 국제법, 국제정치학 전반은 수업을 듣고 따라갔지만, 나머지 부분은 수업을 듣지 않고 1차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따라가며 2차 준비를 하는 기간에는 1순환 시기와 같은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12월에는 헌법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PSAT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초시생에게 있어 2순환 시기는 상당한 불안감을 가져다주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PSAT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는, 내가 PSAT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모의고사라던가 수업과 같은 ‘주어진 할 일’이 있는 2차 과목과 다르게, 1차 과목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대로’하기도 불안하고, 그렇다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내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시기입니다. 저도 수험생활 통틀어서 가장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많이 했던 시기가 이쯤이었습니다. 종합반 상담 멘토분에게도, 이미 수험경험이 있는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도 최대한 많은 조언을 구했습니다.
5. PSAT 준비 기간(2025년 1월~2월)
올해의 시작부터 1차 시험 직전까지는 저는 온전히 헌법과 PSAT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1차 과목들은 2차 과목들과 성격이 다르고, 따라서 준비하는 방법 또한 달랐습니다. 2차 과목들이 ‘입력’과 ‘출력’을 묻는 시험이라면, 1차 과목들은 ‘집중력’과 ‘감도’를 묻는 시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생활도 그 이전보다 더 규칙적으로 가다듬고, 시간을 정하면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원래 계획적으로 공부하던 스타일이 아니라서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는 제가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던 시기입니다. 2차 합격 발표를 받은 직후 저에게 다가온 가장 첫 번째 생각은 ‘내년에 1차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구나!’였을 정도입니다. 비록 모의고사 등에서 점수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PSAT 시험 특성상 당일 마주할 컨디션에 대한 걱정은 사라질 수 없고, 시험의 목적이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대처를 묻는 것을 포함한 만큼 1차 과목 공부에 있어서 스트레스는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체력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하게 문제풀이의 양을 늘리기보다는 적당량의 수면,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 관리를 통해 시험 당일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감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6. 3순환, 2차 시험 준비 시기(2025년 3월~6월)
1차 시험의 가채점 결과 점수가 합격 안정권에 있었기에, 1차 합격 여부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고 2차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3순환 시기는 소위 ‘달린다!’라고 표현되는, 쉴 틈 없이 공부하는 시기입니다. 저 또한 1차 준비 시기에도 일요일은 온전히 휴식을 취했지만, 3순환 시기에는 휴식일을 정해두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초시생에게 3순환 시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암기나 답안지에 현출해낼 준비가 되기는커녕 한번 ‘보기만’ 하는데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사실이 큰 압박감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결국 그러한 압박감 속에서 실력 측면에서는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흔히 초시생에게 하는 조언 중에 ‘1차에 과투자해서라도 꼭 2차 시험장을 들어가 봐라.’라는 조언이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시험장에 들어가는 그 경험 이상으로, 3순환 수업을 들으며 올해 합격하고자 하는 각오로 임하는 분위기 속에서 저 또한 같은 강도로 공부하게 된 것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7. 2차 시험 이후, 면접 준비(2025년 7월~9월)
2차 시험 이후 약 한 달은 휴식을 취했습니다. 3순환 시기에 휴식 없이 공부한 탓에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고, 정신적으로도 피로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당연히 이번에 붙을 거라는 자신감을 가진 상태는 아니었기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다시 공부를 시작하던 와중에 2차 합격을 하게 되어 바로 면접 준비에 임했습니다. 사실 2차 시험을 치고 난 후부터 2차 합격자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온전한 집중력으로 공부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본인이 합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정도로 시험을 망친 것 같거나, 역으로 합격에 확신을 가지지 않는 한(이는 극소수일 것입니다.), 이 시기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던 한 달 동안은 3순환 기간 능률의 반의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스트레스 관리를 중심으로 다시 달리기 위한 사전 준비 정도의 공부 이상을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Ⅲ. 과목별 공부 방법
1. 1차 시험
1) 총론
저는 언어논리 95.00/자료해석 80.00/상황판단 82.50/헌법 84.00/평균 85.83으로 올해 1차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합격선이었던 79.16점에 비하면 다소 안정적인 점수이지만, 언어논리에 점수를 크게 의존한 느낌입니다. 총론의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1차 시험 준비야말로 개인차가 크게 납니다. 처음 쓱쓱 풀어본 PSAT에서 80점을 넘는 사람부터, 30점대에서 시작해서 합격 안정권의 점수로 끌어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진입 전 한 번 풀어본 소위 ‘집 PSAT’이 60점대가 나왔었던 것을 생각하면 통칭 ‘PSAT형 인재’는 아니었지만, 언어논리 과목은 대학교 전공으로 저에게는 어느 정도 비교우위를 가진 항목이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강점을 가진 분은 저와는 다른 전략과 시간 투자를 해야 할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PSAT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어디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득점으로 갈수록 절대점수를 더 끌어올리기가 힘든 시험인 만큼, 강점으로 하방을 확보하고 약점 보완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기 시기별 공부에서 언급했듯 저에게 있어 PSAT은 ‘집중력’과 ‘감도’를 묻는 시험으로 보였습니다. 더불어 빡빡한 시간 속에서 주어진 많은 양의 과제에서 오는 필연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묻는 시험이라고도 생각합니다. PSAT의 성격이 이러하다는 전제하에 저는 감도에 집중했습니다. 집중력의 경우 문제를 풀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능력이고, 저는 시험장에서 긴장을 크게 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실제로는 굉장히 긴장했습니다.) 여기서 감도는 ‘각 과목의 문제가 요구하는 사고방식’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과목별로 제가 집중한 감도의 세부적 내용은 추후 설명하겠습니다.
감도를 맞추는 과정은 기출문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풀어내야 하는 것은 기출문제이기에 기출문제가 요구하는 사고방식을 체화하는 것이 제 PSAT 준비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PSAT의 감도를 체화하고 이러한 감도로 기출문제들이 수월하게 풀릴 경우, 시험장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출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어야 하는데, 문제는 PSAT 특성상 문제를 기억해버리면 문제풀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1차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10일의 기간 동안 하루에 한 개년 기출문제를 푼다고 가정하고, 문제가 기억나지 않을 기간을 예상해서 그 주기마다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저는 총 3번 정도 기출 사이클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저는 기출분석은 특정 유형을 제외하고는 따로 철저하게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를 낱낱이 분석해 버리면 그 문제 자체를 기억해 버리고, 기억해 버리면 다시 그 문제를 풀며 감도를 맞출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풀이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나 문제의 절대량은 학원 모의고사 등을 통해 채웠습니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인 방법은 아니며, 문제풀이만으로 감도가 맞춰지지 않는다면 최우선으로 분석해야 할 문제는 기출문제입니다. 다만 그 분석이 그 문제 하나를 잘 풀기 위한 것이 아닌, 그 과목의 사고 패턴을 정립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헌법
저는 다음 시험을 위해서라도 헌법은 기본부터 잡아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평가 방식이 60점을 넘으면 되는 절대평가 방식이지만, 헌법 자체의 시험 시간이 짧고 헌법과 언어논리 사이에 쉬는 시간이 없습니다. 또한 헌법 문제들도 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복잡한 판례와 법조문 독해에 에너지를 쓰게 되는 만큼, 헌법을 수월하게 풀어내고 몇 분의 휴식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언어논리 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유향 선생님의 헌법 기본 강의를 수강했고, 기출문제집을 풀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암기가 필요하거나 헷갈리기 쉬운 선지들은 따로 표시를 해두어, 시험 직전에 표시된 선지들만 보면서 O/X 퀴즈 형식으로 마무리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기본서를 보면서 암기가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암기해 두면, 시험 직전에는 이러한 선지들만 다시 복습하고 가도 충분한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언어논리
저에게 있어서 언어논리 과목의 문제는 크게 세 범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첫째는 ‘글 읽기’, 두 번째는 ‘강화약화와 기타’, 그리고 마지막은 ‘논리퀴즈’였습니다. 우선 ‘글 읽기’는 언어논리 1번과 같은 텍스트를 주고 이에 따른 선지를 고르는 형식으로, 제가 PSAT 통틀어서 가장 수월하게 풀어낸 유형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따로 신경 써서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텍스트들에 익숙해지는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강화약화와 기타’ 부분은 언어논리에서 가장 까다롭게 느꼈던 문제들입니다. 강화약화 문제들과 실험을 주고 변수를 조종하는 문제들 등의 논리를 요구하는 문제가 여기에 포함되었습니다. 특히 강화약화의 경우 제가 감도의 문제를 가장 많이 겪었고 다른 수험생분들도 많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강화약화의 감도는 철저하게 기출문제 중심이 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자신만의 감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사님들의 풀이 방법을 배우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그것이 자신이 확신을 가진 상태로 체화되어야 합니다. 모의고사를 풀고 나서 “이건 답안지가 틀렸는데?(실제로는 맞더라도)”라고 말할 정도의 자신감을 가진 상태가 되어야 시험 당일에 강화약화 문제들을 틀리더라도 최소한 과도한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강화약화 기출문제를 틀렸을 때마다 완전히 납득하기 전까지는 넘어가지 않고 문제풀이와 해설 또한 다양하게 들으면서 계속 고민했습니다. 거의 2차 과목 공부하듯이 한 문제 붙잡고 하루 종일 고민한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 이러한 고민들을 통해서 저만의 감도를 확립한 이후에는 강화약화는 큰 어려움 없이 풀게 되었습니다.
논리퀴즈는 기호화를 적극 활용해서 풀었습니다. 기출문제들의 논리퀴즈만 따로 모아서 풀면서 기호화에 익숙해지고, 나아가 기본서, 강의 등을 통해서 배운 풀이를 체화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논리퀴즈는 처음 접했을 때는 막막하지만 결과적으로 언어논리에서 가장 빠르게 점수가 오르는 유형이기도 합니다. 몇 개의 큰 틀의 풀이 방법을 익히면 출제되는 문제의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아 속도를 빠르게 올릴 수 있습니다.
저의 언어논리 시험 전략은 논리퀴즈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풀고 마킹한 후 남는 시간에 논리퀴즈를 푸는 형태였는데, 처음에는 남는 시간에 한 문제 풀면 다행이었던 수준에서 마지막에는 비록 한 문제는 틀렸지만 4개 다 풀어내는 정도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다른 유형의 문제가 너무 어려울 때 넘기고 논리퀴즈를 먼저 푸는 임기응변을 전략적 대안으로 갖추기 위해서라도 논리퀴즈를 풀어내는 훈련은 점수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4)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부족한 과목이었고, 실제로 점수도 가장 낮게 나왔습니다. 줄글을 읽는 경험은 많았지만, 표나 그래프를 본 경험이 적은 저에게, 빽빽하게 나열된 숫자는 열과 행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부터 집중력을 소모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의 자료해석 공부 포인트는 ‘익숙해지기와 어림산 감도 맞추기’였습니다. 먼저 익숙해지기의 경우, 말 그대로 다양한 형태의 표와 그래프의 형태에 익숙해지는 것이었습니다. 5급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7급 PSAT 기출, 입법고시 기출 등의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우선 표에서 원하는 항목을 찾는 속도를 높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림산의 경우 상기 언급했던 감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과목의 특성상 큰 수간의 계산을 자주 하게 되는데, 이때 어느 정도까지 정밀하게 계산해야 할지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계산의 감도는 기출문제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함은 당연합니다. 또한 비록 어림산이라 하더라도 계산 실수가 누적되면 답이 바뀔 수 있기에 틈틈이 계산 연습 교재들을 통해서 계산의 속도와 정밀도를 높이는 훈련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 전략은 취약한 과목이었던 만큼, 문제를 다 풀 욕심을 내지 말고 차분하게 풀어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보자마자 너무 많은 양의 정보가 담겨있는 문제들은 과감하게 넘기고, 일단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는 문제들로 40번까지 완주한 후 남은 문제들을 최대한 많이 푸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5)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상대적으로 수업과 수험서의 도움을 많이 받은 과목이었습니다. 법조문 유형의 경우 법조문의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퀴즈 유형의 경우 스스로 풀이를 생각해 내는 것보다 이미 있는 풀이를 배워서 응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인 만큼 수험서, 인터넷 해설 등을 찾아보면서 공부했습니다.
다만 상황판단 과목에서는 유형 공부만큼이나 체력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상황판단은 1차 시험의 마지막 교시로 치러지는 만큼, 체력 소모가 이미 진행된 이후에 문제를 풀게 됩니다. 따라서 문제풀이 능력에 더해 체력을 기르고 마지막 교시까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또한 혼자 시험 시간표에 따라 문제를 풀었을 때나 전국모의고사 때에 비해 시험 당일 사소한 실수로 틀렸던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실전의 긴장에 의한 추가적인 체력의 소모가 집중력을 떨어트려서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실제 시험장에서는 긴장으로 인하여 체력 소모가 가속화될 것을 상정해야 합니다. 혼자 공부할 때 실전의 시간표로가 아닌 더 가혹한 시간표를 통하여 체력 소모가 극심한 경우에도 상황판단 문제들을 풀어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2차 시험
1) 총론
2차 시험 과목들은 이 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과목들입니다. 더군다나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의 2차 과목들은 각각의 과목이 요구하는 사고의 방향성이 다르고, 경제학 속에 국제경제학, 국제정치학 속에 외교사까지 포함되어 있어 그 방대함이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관련 과목의 전공자가 아닌 이상, 초시 때 시험장에 각 과목의 주요 내용 모두를 익히고 들어간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러므로 소위 ‘생초시’에 합격하는 것은 운이 실력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올해 문제가 제가 아는 범위나, 오히려 많은 수험생이 모르는 범위로 출제되어 공부량의 측면에서 저와 거의 같은 눈높이에서 시험을 칠 수 있게 만들어 주어 제가 합격할 가능성을 높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 제가 합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요인을 꼽는다면, 공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략이라고 해서 제가 이 시험에 진입할 때부터 초시 합격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 황종휴 선생님께서 수업에서 말씀하셨던 ‘초시를 노리고 너무 조급하게 공부하면 기본이 허술해질 우려가 있다.’라는 조언처럼 애초에 목표를 단기적으로 잡으면 조급해지고, 무리하게 많은 부분을 다루려고 하다가 모든 부분에서 깊이가 약해져 결과적으로 점수가 나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시기별 공부 부분에서 다루었듯 저는 1차 시험 준비 전까지는 기본적인 부분들을 다지는데 많은 시간을 썼고, 핵심 범위들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전략이라고 함은 1차 시험이 끝난 3월부터 2차 시험 직전까지의 한정된 시간을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할 것인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결국 모든 내용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없으므로, 주요 내용만 본다고 하더라도 과목마다의 시간 분배가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접근법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무엇이 더 나은 접근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잘하는 과목에 시간을 더 투자하여 확실한 득점을 하고자 하고, 어떤 분들은 약한 과목에 시간을 더 투자하여 저점 방어를 노립니다. 저는 후자에 가까운 시간 투자를 했습니다. 국제정치학 : 경제학 : 국제법의 시간 분배로 따지면 3:2:5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제가 이러한 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초시에서 약한 과목에 집중하지 않으면 과락이 나올 정도로 점수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였고, 두 번째로는 제가 취약했던 국제법 과목은 조문 암기가 중요한데, 암기량은 비교적 시간 투자에 비례하게 증가한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저의 2차 시험 득점은 이러한 저의 공부 전략에 상응하여, 모든 과목의 점수가 합격자 평균에서 ±3점 안팎에 머물렀습니다.(평균은 국제정치학 73.96/국제법 59.78/경제학 77.62/학제통합논술 64.48이었습니다.) 특히 국제법은 3월부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56점대가 나와, 만약 국제법 공부를 허술하게 했다면 과락을 경험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 경제학
경제학은 비전공자들에게는 가장 큰 난관이라고 평가받는 과목입니다. 저 또한 예비순환 때는 무슨 과목이 가장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경제학이라고 대답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3순환쯤에는 경제학은 저에게 주력과목이 되었으며, 실제로도 이 기간에는 가장 적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저의 합격에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저는 경제학은 국제경제학을 포함하여 황종휴 선생님의 수업을, 중간에 실전 모의고사반을 포함하여,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따라갔습니다. 경제학은 특히 수업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수업 진도, 모의고사, 수업에서 내주는 숙제만으로도 저한테는 충분한 분량이었습니다. 사실 그조차도 다 해내지 못한 때도 많았습니다. 수업을 쭉 따라가고 이를 다 흡수할 수만 있다면 경제학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은 기출문제 경향을 보면 계산 문제가 많지만, 결국 원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문제를 풀면서 수도 없이 주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시험장에서 못 보던 유형의 문제가 등장하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은 자신이 선택한 풀이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확신의 기반은 결국 본인이 원리에 대한 이해에 대한 자신감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경제학에 있어서는 이런 자신감이 문제풀이를 통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은 이론을 공부하고 있을 때는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때 문제를 풀면서 이론을 활용하여 다양한 함의가 있는 결론들을 직접 도출해보면 그 이론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자신감이 붙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제를 풀 때 예비순환 처음부터 문제를 푸는 중간에는 답안지를 보지 않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일단 풀어보고 답안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틀리게 되는 문제라도 나름의 논리로 얼토당토않은 답이라도 내고 답안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민했던 시간은 결국 그 문제에 대한 기억으로 오래 남아 그 문제와 관련된 이론에 대한 확신을 키운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그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 응용문제로 나온다고 해도 미리 해놓은 시행착오만큼의 고민을 덜 수 있습니다. 일례로 저는 작년 11월쯤 한 문제를 9시에 풀기 시작하여 새벽 3시에서야 겨우 풀어낸 적이 있는데, 2차 시험이 끝나고 지금까지 경제학 공부를 하지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지금도 그 문제만큼은 문제와 풀이가 다 기억납니다. 황종휴 선생님께서도 수업 시간에 답안지를 성급하게 확인하지 말고 문제를 풀 것을 강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이것만큼은 권하고 싶습니다. 이론서를 다시 뒤적거리는 한이 있더라도 해설지만큼은 꼭 문제를 다 푼 후에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 외에도 경제학은 스터디를 통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스터디는 문제를 풀고 각자 돌아가며 푼 문제 중 하나를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문제를 풀었어도 막상 설명을 하고자 하면 막힐 때가 많았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라는 것이 나타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약점을 재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3) 국제법
국제법은 그 방대한 분량과 수험생 대부분에게는 생소한 사고체계를 요구하는 과목입니다. 국제정치학이 범위가 불투명해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면 국제법은 범위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대신 그 범위가 너무나도 방대하여 시험 직전까지도 그 범위 전부를 다룰 수 없는 답답함을 주는 과목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3순환 시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은 국제법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실력이 제일 부족하기도 했고, 경제학이나 국제정치학은 제가 느끼기에는 시간 투자에 따라 계단식으로 실력이 상승하는 데 반해, 국제법은 조문 하나를 더 외우는 것으로 한 문제를 더 맞힐 수 있게 되는 이른바 선형적 실력 상승을 느낀 점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제법 과목은 안진우 선생님의 수업을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따라갔습니다. 수업시간에 배부되는 강의안과 ‘국제법론’, ‘신국제법강의’ 책을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국제법이라는 과목이 주요 세 과목 중 가장 난해했다고 생각합니다. 전공과 사고방식이 비교적 유사했던 국제정치학이나 이해하기까지는 어렵지만 한번 이해하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 경제학과는 달리 국제법이 요구하는 ‘리걸 마인드’는 저에게 굉장히 생소했습니다. 지금도 법학이 요구하는 사고방식을 갖추는 데 성공했느냐고 자문한다면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진우 선생님께서 나누어주신 모의고사 답안과 우수답안을 보면서 답안의 구조를 익히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특히 국제법은 목차를 통해 구조적 틀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기에, 각 주제에 맞는 목차를 짜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국제법 과목은 법에 맞는 사고 구조를 익히는 연습만큼이나 법조문을 직접 암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적용할 조문이 기억나지 않으면 답안지에 한 자도 적어낼 수 없는 것이 국제법입니다. 국제법은 특히 조문 속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경우가 많고, 조문 속에 요건이 담겨있는 경우도 많아 조문 그 자체를 외우는 것에서 이득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조문의 번호와 조문 그 자체를 답안지에 쓰기만 해도 이후 목차를 이어 나가는 데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문 암기는 휘발성이 강하기에, 시험 직전에 다시 많은 시간을 조문 암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때 암기에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조문을 여러 번 외우고 까먹고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예비순환 때 처음 VCDR의 중요 조문을 외우는 데에 거의 한 달이 걸렸지만 시험 직전에는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반복이 중요한 부분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처음부터 계속 암기하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국제정치학
저는 국제정치학은 정원준 선생님의 예비순환부터 3순환까지 쭉 따라가며 공부했습니다. 수업에 더해 국제정치학 기본서라고 불리는 ‘왈츠 이후’, ‘국제정세의 이해’, ‘국제정치 패러다임’ 등을 읽으며 기본적인 이론에 대한 이해를 쌓았고, 수업에서 제공되는 논문집으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과 주요 현안에 대해 배웠습니다.
국제정치학 과목은 공부해야 하는 양의 경계선이 불투명하고 넓은 범위의 문제들을 다룹니다. 특히 올해 시험의 제1문은 국제정치경제학에 국내 정치까지 포괄하여 출제되었기에 추후 수험생분들의 공부 범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국제정치학은 공부하면서도 주요 3과목 중에서는 가장 불안한 느낌을 느끼면서 공부하기 쉽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마음으로 공부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봐도 딱히 묘안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불안감을 본인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고 공부하면 조금은 부담감이 덜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수험 국제정치학 공부에 있어 가장 핵심은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론을 암기할 때는 이론의 세부 내용을 전부 답안지에 쓸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간단한 키워드 중심으로 세 문장 정도로 이론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만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론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렇기에 이를 적용하면서 답안을 어떠한 방향으로 끌어나가야 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이러한 공부 과정에서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논문을 위시한 교수님들의 비교적 짧은 저작들입니다. 이 분야에 평생을 바치신 교수님들께서 어떠한 방식으로 이론들을 현재의 국제정세에 적용하시는지를 하나라도 더 많이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직접 사안에 적용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틈틈이 뉴스를 보면서도 재미 삼아서라도 각 이론가들이 그 사안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할지에 대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사소한 것들도 결국 조금이나마 답안작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답안작성에 대한 연습도 필수입니다. 결국 마음속으로 갈피를 잡은 것 같은 문제들도 직접 쓰기 시작하면 막히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일을 시험장에서 겪지 않으려면 많이 써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쓴 답안지를 피드백 받고, 다른 수험생의 잘 쓴 답안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더욱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업 모의고사 우수답안은 항상 읽어보았고, 제 답안지를 선생님께 피드백 받은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답안지를 써서 서로 피드백하는 스터디를 따로 진행하여 저의 약점을 발견하거나 친구들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5) 통합논술
저는 통합논술에 대해 따로 집중적으로 대비하지 않았습니다. 앞 3과목의 기본 내용을 다루는데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통합논술은 결국 경제학, 국제법, 국제정치학으로 분절된 문제로 나오기 때문에, 각 과목의 공부에 충실하면 어느 정도 대비가 될 거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문의 양이 길고 영어 지문이 나오는 만큼 시험 전날 기출문제들에 나온 지문들을 쭉 읽으며 수험 공부 중 잃어버린 영어 독해를 다시 깨우는 연습을 했고, 각 과목에서 비교적 통합논술에 자주 출제되는 것으로 알려진 부분들을 다시 한번 정리했습니다.
Ⅳ. 기타 수험에서 참고할 사항
1. 생활
1) 루틴과 공부 시간
저는 시간 측면에서는 루틴을 고집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따라서 따로 공부 시간을 측정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작년 3월부터 9월까지는 집에서 대학동으로 통학했고, 9월부터는 공부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1년 계약으로 대학동에 원룸을 얻어 거주했습니다. 통학 시절에는 아침 7시 45분에 일어나 9시까지 대학동에 등록해 놓은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시작하고, 밤 10시 반에 공부를 끝내고 집으로 출발하여 자정쯤 잤습니다. 원룸을 얻은 이후로는 시간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집중이 잘 되는 날이면 밤늦게까지 공부하기도 하고, 집중이 잘 안 되는 날이면 일찍 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차 준비 기간에는 시간에 따른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서 문제를 풀도록 노력했습니다.
특이 사항이 있다면 저는 최대한 많은 수면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시험은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실제로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수면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쉽게 떨어졌습니다. 가령 잠을 줄여 3시간 공부 시간을 더 확보하더라도 집중력 저하로 하루 총 공부량으로 따지면 미진한 경우를 겪었습니다. 잠을 많이 자면 집중력이 좋아지기에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더 많은 양을 공부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잠은 최대한 7시간 이상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러나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기에, 하루 동안 최대한 공부 이외에 다른 것들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밥은 아침을 제외한 하루 두 끼를 먹었고, 그 이외의 시간은 대부분 공부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짧게 휴식을 취했습니다.
2) 스트레스 관리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1차 시험까지는 주 1회 일요일에는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하거나, 가족과 외식하기도 했고, 연인과 데이트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저는 공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잠을 많이 잤기에 자면서 풀어버린 느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1차 과목을 공부할 때였는데, 이때는 간식을 많이 먹었습니다. 공부 때문에 시간은 없고, 스트레스를 풀 수단은 찾아야 하니 시간을 쓰지 않는 스트레스 풀이 방법으로는 아무래도 간식이 제일 간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 체중이 늘어나 체력이 저하되기도 하기에, 별로 좋은 해결책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으로는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가끔 같이 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수험이 바빠지는 시기에는 시간이 없으니 한계가 있습니다.
3) 운동과 체력 관리
저는 수험 기간 동안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잠을 늘리기로 한 저는 공부 외에 다른 시간을 줄이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가끔 달리기나 맨몸운동을 했지만 꾸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3차 면접까지 끝나고 난 이후 저는 공부할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시 수험 공부로 돌아갔다면 한 달 정도 다시 체력을 비축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가 추후 공부 계획을 세웠다면 꾸준한 운동 또한 고려했을 것이고, 이제 진입하는 분들에게도 꾸준히 운동하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2. 인간관계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시험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는 도움이 됩니다. 수험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답안지를 피드백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으며 가끔 이야기하면서 수험 관련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합반에서 만난 친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저보다 열심히 하고, 잘했던 친구들로부터 자극받기도 했습니다. 선의의 경쟁은 모두의 실력을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나는 친구를 사귀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진입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공부가 외로운 싸움인 만큼, 그 밖의 상황에서도 고립을 자처하면 빨리 지치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을 인간관계에 많이 쏟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서로의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외교관후보자는 지원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따라서 인간관계에서 평판이 나빠지면 시험에 합격한 이후라도 그 평판이 동기나 선배들에게 알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교관이 되고자 하시는 분들인 만큼 인간관계 관리를 신중히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Ⅴ. 마치며
황종휴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하셨던 ‘멋모를 때 합격해라!’라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수험을 오래 해서 고생하지 말고 일찍 합격하라는 덕담과 같은 말씀이었는데 실제로 멋모르고 붙어서 합격수기를 쓰면서도 조심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내세울 만한 공부법이나 조언이 없는 느낌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나름대로 얕은 경험에서 느낀 점과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점 등을 위주로 쓰긴 했지만, 서론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전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면 신경을 쓰지 않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앞으로 외교관의 꿈을 가지고 고생을 자처할 예비 수험생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