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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2025년 재경직렬에 합격한 KOO입니다. 합격수기를 작성할 기회가 주어져 참 영광스럽네요. 수험 기간 동안 참 많은 합격수기를 보면서 결의를 다지기도, 좌절감에서 빠져나오기도, 또 때론 이 분처럼 아니, 이 분보다 더 좋은 점수로 내 수험생활의 종지부를 찍어보겠다, 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수기가 어떤 식으로 이용되든 그건 여러분의 몫이지만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 이 수기를 읽는 여러분이 제 수기에서 무언가를 얻어서 당장 치를 시험에서 합격하는 것, 그것 하나입니다!
이 시험은 참 긴 호흡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시험입니다. 비슷한 다른 시험들 중 과목별 유예제도가 유의미하게 있는 것도 아니라 한 번에 다 합격하지 않으면 참 많이 돌아가게 되고 또 공허함에 노출되기도 쉬운 시험인 것 같습니다. 사명감을 요구하는 직업을 얻는 시험인 만큼 계속되는 불합격 속에서 초심이 흔들리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결국 불합격을 겪든 겪지 않든 지난한 과정에서 합격을 이뤄낼 정도의 열의와 사명감, 쉽지 않은 시험을 통과할 정도의 끈기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 각기 다른 사고방식을 요하는 여러 과목에서의 완성도를 요구하는 시험이다 보니 시험을 치는 센스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직하게 많은 시간을 투입해서 공부하던 타입이라서 시험 치는 센스 같은 건 모르고 진입해서 초반에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후술할 내용들에는 그러한 센스를 어떻게 길렀는지, 과목별로 어떤 센스가 필요한지 실전적합적인 내용을 위주로 서술하겠습니다.
Ⅱ. 과목별 공부법
[1차 시험 성적(합격여부/헌/언/자/상 순)]
2024년 행시: X/96/85/72.5/85
2024년 입시: O/점수기억안남/90/85/75
2025년 행시: O/96/85/90/85
1. 1차 과목
1) 헌법
저는 맨 처음 김유향 강사님의 기본 강의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대입 과정에서 한국사를 공부했기에 헌정사는 기본적인 상식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헌법 전반적인 내용을 강의로 접하려니 방대한 내용에 복습할 게 참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기본 강의를 통해 헌정사, 기본권 일반론, 통치구조 일반론을 잘 배우고 나니 리걸 마인드(legal mind)라고 할 정도는 아니어도 판례에서 특정 사안에서 어떠한 근거로 어떠한 결론을 내릴 것인지 정도는 예측이 어느 정도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본 강의를 잘 소화하고 복습하면서 모르는 개념이 없도록 차곡차곡 누적했던 결과 2025년 입법고시에서 헌탈을 경험한 것을 제외하고는 헌법에서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헌법이 pass/fail 시험이다 보니 60점만 넘기면 되니까 시험 직전에 기출 선지 위주로 OX 문제 풀면서 접근하시는 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급박한 상황, 가령 PSAT 시험 1달 전이 아닌 이상 미리 가을쯤에 헌법 기본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2025년 입법고시처럼 아주 최신인 판례들을 대거 출제하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5급 헌법에서는 기본적인 헌법 조문과 일반적으로 중요도가 높다고 인식되는 헌법 부속법률, 그리고 그러한 법령 등에서 중요시되는 기출 포인트들이 반복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나아가 법 과목의 특성, 객관식이라는 시험 특성을 고려할 때 출제 가능한 선지는 계속해서 같은 형태로 출제되고, 오선지 구성 방식도 정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 객관식 시험의 역사가 짧지 않고 많은 유형의 시험에서 선지들이 누적되어온 이상 강의 하나만 잘 소화해서 일반적인 지식을 잘 습득해 놓는다면 선지 위주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탄탄하게 성적을 확보하기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기본 강의를 잘 들은 이후, 재시부터 올해 최종합격할 때까지는 김유향 강사님의 기출해설집 한 권만 가지고 기출 선지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이미 강의를 통해 기본적인 개념을 익힌 이상 기본적인 개념을 다시 공부하기보단 직전 시험을 치르기 위해 공부했던 기출 선지를 위주로 정답을 빠르게 고르는 훈련만 하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약 700페이지 정도 되는데 다 소화하려고 하지 않고 빈출되는 단원, 제가 어렵다고 생각한 단원의 기출 선지들만 공부했고 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선지의 정오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가를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또한, 문제를 풀다가 이전에 공부했던 선지가 나오면 생략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하니 1차 시험 당일 기준으로 1달 전부터 평균적으로 약 1시간 남짓 되는 시간만 공부하고도 무리 없이 96이라는 점수를 얻기에 용이했습니다.
다만 연차가 쌓이게 될 경우 처음 기본 강의를 들은 이후에 법이 개정되는 것을 모르고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뉴스를 보지도 않아서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하향 조정된 것을 모르고 올해 입법고시에 응시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선지를 소거하는 과정을 통해 해당 문제를 맞히긴 했는데 입법고시를 응시할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김유향 강사님 카페를 통해 기본 강의 책 추록을 확보해서 업데이트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언어논리
(1) 독해
1~10, 19, 20번에 해당하는 문제들은 고등학교 때 풀었던 비문학 문제와 유사합니다. 차이점은 짧은 시간 안에 독해하고 지문당 한 문제가 원칙인 것이 점수 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독해 파트는 훈련을 통해 모든 문제를 다 맞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선지의 구성 방식을 잘 파악하고, 자신이 잘 틀리는 문제에서 오류가 발생한 유형을 잘 정리하고 대응방안을 매뉴얼화하는 과정을 통해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앞부분에 있는 문제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고 논리퀴즈나 실험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PSAT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1~10번 또는 21~30번에 해당하는 문제들에서 1분 40초까지는 줄이는 연습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 문제들은 기출분석을 잘 해주시면 좋습니다. 결국 선지 구성 방식, 즉 지문에서 어느 정보를 결합해서 정선지를 만드는지, 어느 정보를 왜곡해서 오선지를 만드는지 그 방식이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회차의 기출분석을 통해 자신이 어느 소재에서 독해가 약한지, 어떤 선지를, 어떤 정보를 놓쳐서 틀리는지 잘 분석하면 정답률을 높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논리퀴즈
분명 진입 이전에 이런 문제를 훈련한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기억에 초등학교 때 영재 수학, 창의력 수학 공부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 형태를 마주한 기억이 있긴 한데 언어논리 같은 형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20년 이전 문제와 그 이후 문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무래도 논리퀴즈가 고도화되고 있어서 쉬운 문제, 점수 주는 문제가 출제되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시간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시험인 만큼 점수 확보가 어렵다 생각되면 풀지 않는 것도 전략이 될 것입니다. 다만 2026년 시험 이후부터는 점수별 배점이 달라진다고 하니 풀기 위한 공부 역시 전략적 우위를 점하는 데 필요한 공부일 것 같습니다.
논리퀴즈를 처음 공부할 때는 기호화에 매몰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기본적으로 논리퀴즈는 기호화를 안 하는 것이 우월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기호화가 어떻게 되는지, 전건과 후건이 어떻게 연결되고 서로 다른 조건문이 전건과 후건의 형태를 매개로 어떻게 연결돼서 하나의 명제의 진리 값을 도출하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화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는 결국 선지 중 정답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기호화를 따로 다 해놓고 문제를 풀게 되면 시간 관리 측면에서 악수(惡手)를 두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기호화조차 쉽게 되지 않는 형태로 출제되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기호화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술했던 것과 같이 선지 중 정답을 골라내는 것이 목표인 만큼 하나의 선지를 가지고 귀류법으로 풀거나, 귀류법을 통해 도출된, 제시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한두 가지의 경우를 가지고 선지 전체의 정오를 판단하는 방식이 더욱 빠릅니다.
문제를 통해 예시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2024년 언어 33번의 경우, ㄷ 선지가 ‘나영이 재무과에 배치되면 가영은 인사과에 배치된다.’입니다. 해당 선지와 모순이 되는, 나영이가 재무과 / 가영은 총무과인 경우를 가정해 보면 제시문의 조건을 다 충족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합니다. 이를 통해 ‘해당 선지가 반드시 참이 되는 것이 맞다.’라고 결론내리면 됩니다. 따라서 재무과에 나영, 인사과에 가영이 가는 경우를 만들어내고, 가영이 총무과에 가는 또 다른 경우를 가정함으로써 두 경우를 도출하면 보기의 세 선지 모두 정오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이때 한 가지 팁은 ㄴ 선지를 먼저 판단하는 경우, 즉 라민이 총무과가 아닌 경우를 먼저 판단하게 되면 2, 4, 5 선지는 다 제외가 가능하고 ㄷ 선지만 판단하면 답이 나오게 됩니다. PSAT에서 보기조합형 문제를 풀 때 이런 사고방식이 굉장히 중요하니 잘 참고해서 문제풀이 시간 단축하는 데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3) 강화약화, 실험
해당 파트는 LEET 시험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한 번도 접하지 않았을 파트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논리퀴즈와 마찬가지로 반례를 찾는 방식을 통해 답을 빠르게 도출하는 데 용이한 유형입니다. 거의 모든 선지가 지문의 내용을 보고 해당 정보가 주장을 ‘강화 or 약화하냐?’라는 형태이고 지문과 선지의 정보나 주장이 일치하면 강화, 그렇지 않으면 강화하지 않는다, 지문의 주장과 선지의 정보가 모순이면 약화, 그렇지 않으면 약화하지 않는다로 결론내면 되기 때문에 푸는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강화인지, 약화인지 기준 잡는 공부를 해놓으면 점수 확보가 용이합니다.
(4) 시간 관리
PSAT 문제풀이 및 기출분석이 충분하게 된 상황이라면, 다시 말해 충분한 회차의 문제를 풀고, 최신 기출을 풀면서 난이도 체감도 되었고, 기출분석을 통해 문제 출제 방식을 역으로 추론했으며 내가 어떤 유형에서 강하고 약한지 파악이 된 상태라면, PSAT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 관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2년 시험에서 컷이 급락한 이후로 이제 80점대 초반에서 컷이 형성되도록 출제되는 추세인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40문제를 다 풀 수도 있게 출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에서 더욱 중요한 것이 ‘풀 수 있는 것만 정확하게 다 푼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독해 속도와 문제별 정확도를 고려했을 때 40문제를 다 풀 필요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 언어는 35에서 36, 자료도 동일하게, 상황은 34에서 36문제 정도만을 풀었고 나머지는 아예 안 풀거나 경합하는 두 선지만 남겨놓고 풀었습니다. 이렇게 풀더라도 푸는 문제의 정확도만 높게 가져간다면 합격 컷에서 충분히 높은 점수를 확보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또한 저는 논리퀴즈의 몇몇 문제에 매몰되는 습관 때문에 계속해서 언어논리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푼 문제에서 정확도가 낮게 나오는 상황에 계속 직면하였습니다. 올해의 경우 그런 습관을 완벽하게 교정하고 싶어서 문제를 풀 때마다 왼손 안의 작은 스톱워치를 작동시키면서 2분을 절대 안 넘기도록 했습니다. 강화약화, 실험 파트 문제에서는 어려운 경우 2분 30초까지, 논리퀴즈는 2분 30초 안에 모든 문제를 다 끝내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를 초과하는 경우 풀던 것에서 손 떼고 다른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연습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고 점수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매몰됐던 것 같습니다. 사실 PSAT은 합격 컷을 충분히 넘길 실력만 된다면 이런 사소한 습관으로 인해 점수를 까먹는 상황이 많다고 생각해서 올해 시험 준비 과정에선 이런 훈련을 메인으로 삼았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전 올해 시험만큼 컷보다 더 높은 점수를 확보한 시험은 처음이었고, 실제로 풀었던 문제에서 2문제 이하, 찍은 문제에서 1문제 정도씩 맞으면서 전 과목 합격자 평균 근처 또는 상회하는 점수를 얻었습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기출분석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정말 문제가 쉽게 느껴지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진입한 직후에는 너무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데 연습량과 정확한 분석이 확보되면 세 과목 중 점수 상승이 가장 빠르고 쉬운 과목입니다. 저는 계산 훈련과 시간 관리 전략을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계산 훈련에 대해서는, 계산 훈련서나 비타민에 매몰되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분명 처음 공부할 때는 이런 책들로 훈련해야 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저 역시 그렇게 공부한 적이 있지만 분명 자료해석은 시험에서 출제되는 정도의 수치를 다루면서 정선지를 골라내거나 오선지를 골라내는 작업까지 전 프로세스에 걸친 사고 과정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계산 과정만 떼어내서 연습하게 되면 그렇게 계산을 통해 대소비교, 분수비교를 해놓은 것으로 정답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잡아내는 것을 추가로 해줘야 합니다. 문제를 푸는 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산을 하면서 속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더욱 효율적입니다.
무엇보다 시간 관리 측면에서, 많은 선지를 빠른 계산을 통해 시간을 줄이려는 훈련보다는 적은 선지를 확인함으로써 시간을 줄이려는 전략이 더욱 주효합니다. 저 역시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면서 평균적으로 1분 40초에서 2분 30초 안에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풀게 되었습니다. 보기 조합형 문제에서는 답을 가를 수 있는 2개 또는 3개의 선지만 골라서 빠르게 푼다거나, 매칭형에서는 특정 대상을 바로 확정할 수 있는 조건을 중심으로 먼저 판단함으로써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나아가 빈칸을 채우는 훈련 역시 선지에서 요구하는 빈칸에 대한 판단만 한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문제를 풀면 채우지 않아도 되는 빈칸은 건드리지 않고, ‘선지에서 요구하는 것이 특정한 수치 이상이다, 이하이다.’라는 판단이면 해당 수치를 넣었을 때 오류가 발생하는지 정도만 고려해 주면 되므로, 빈칸을 채우지 않고도 빠르게 선지 정오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4) 상황판단
우선 법률형 문제에서 다들 간과하는 것이 ‘법률형은 쉽기 때문에 풀지 않아도 된다.’인데 그런 것 치고는 매년 한두 문제에서 오답률이 높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법 계산형의 경우 충분한 훈련을 통해서 정답률을 높게 가져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니 꼭 훈련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면 좋겠습니다.
또 법률형 문제에서 저 역시도 직면했던 오류인데, 지문에 있는 법 조항을 다 읽고 선지로 내려간다는 점이 중요한 지점인 것 같습니다. 헌법 공부 방법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법 특성상 선지에서 패러프레이징이 어려워 지문 그대로 선지가 구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선지 구성 방식도 정형화되어있고, 또 한 선지가 많은 조항의 내용을 결합해서 구성되기도 어려워서 보통 한 개 조나 항에서 한 선지가 구성됩니다. 그런 특성을 고려할 때 선지를 보고 지문의 내용을 빠르게 판단하는 발췌독이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그렇게 해서 한 문제당 1분 안에 풀게 되면 법 계산형에서 2분 30초까지 써도 되고 퀴즈 문제를 푸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 관리에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습관이니 꼭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2. 2차 과목
[2차 시험 성적 (합불여부/경제학/행정법/행정학/재정학)]
2022년 행시: X/39/37/31/65
2023년 행시: X/70/42/50/62
2024년 입시: X/75/59/58/41
2025년 행시: O/65.33/58.33/52.66/83.66
1) 경제학
경제학 전공이긴 하지만 올해 경제학 점수가 합격자 평균 정도이고 아무래도 경제학 공부는 답안작성보다는 문제를 맞히는 것이 중요한 시험이다 보니 제가 공부 방법을 별도로 많이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보다 성적이 좋으신 분들이나 세밀하게 적시해 주신 다른 분들의 수기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연차가 쌓인 채로 합격을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잘못 판단하고 계시는 지점이나 효율적인 공부 방식을 위한 조언 등을 가볍게 드릴 수는 있겠습니다.
우선 수험 경제학 공부인 만큼 교과서에 매몰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몇몇 분들은 실제로 경제학 전공자들이 각론 수업에서 사용하는 몇몇 교과서를 탐독하기도 하시던데 수험 기간을 장기화시킬 위험성이 높은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김영세 교수님이나 왕규호 교수님의 게임이론, Borjas 저인 노동경제학, 환경경제학 교과서 등이 그 예시이고, 경우에 따라서 일반행정직인 분들이 재정학 교과서를 보는 것도 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수험 경제학은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명확하진 않지만 공식적으로 학부 수준이고 그 수준이 각론까지 깊게 들어가지 않는 수준입니다. 미시경제, 거시경제, 국제경제론 세 과목 수업의 내용이 들어가고 고급 미시, 거시 수업이 있다면 그 정도 난이도는 될 것 같습니다. ‘얼마나 깊이 아느냐? 얼마나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느냐?’는 것을 묻는 시험은 아니며, 설사 그런 방식으로 출제했을 때 과락률이 매우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대로 그렇게 출제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더 어려운 내용도 보수적으로 커버하겠다는 욕심으로 교과서를 깊이 공부하는 것은 전공생 입장에서는 칭찬받을 행동일 수 있으나, 수험생으로서는 빨리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지양해야 할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거시경제학의 경우 일반적으로 많이 보는 정운찬, 김영식 저, 이종화, 신관호 저나 김경수, 박대근 저와 같은 교과서는 잘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시험처럼 약술, 서술형이 많은 시험은 이전 경향을 고려했을 때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수험적인 측면에서 기본적인 개념들, 특정 충격으로 거시경제 변수들이 변화하는 메커니즘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묻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흐름이라 생각합니다. 거시경제학이 미시경제학보다 문제를 풀기보다는 문제 이면에 있는 함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 경우 폐쇄경제에서 개방경제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중요해지는 환율과 같은 변수나 외환보유고 변화 등을 잘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에서 교과서를 탐독하는 것은 권장사항이라 생각합니다.
2) 행정법
감사하게도 재경직 최고득점을 하게 되어서 조심스럽게 고득점이 가능한 공부 방법에 대해 약간은 자신감을 갖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만 공부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제 방식 역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실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고득점을 가능하게 공부한 여러 사람 중 한 사람의 말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 행정법 공부는 예비순환과 1순환을 수강하면서 기본적으로 한 교과서를 가지고 행정법 용어들에 친숙해지고 쟁점별로 논의의 실익-학설-판례-검토 등을 잘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설이 없다면 관련되는 법 조항을 정확히 알아둬야 합니다.
이 작업이 충분하게 이뤄졌다면 그 이후는 지난한 답안작성의 과정입니다. 쟁점 하나하나를 제대로 알았다 하더라도 사례형 답안작성 과정에서 이 쟁점과 저 쟁점이 어떤 것을 매개로 연결되는 것인지 답안작성하면서 체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하자의 승계가 쟁점이 되는 경우 하자 승계의 논의의 전제는 <선, 후행행위가 처분일 것>, <선행행위에 취소사유의 하자가 있을 것>, <제소기간이 도과하여 선행행위에 불가쟁력 발생할 것>, <후행행위 그 자체의 위법사유는 없을 것 또는 후행행위에 대한 소 제기가 적법할 것>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그래서 선행행위로 a라는 행위의 처분성이 해당 소설문 또는 앞선 소설문에서 먼저 처분으로 결정날 필요가 있으며, 선행행위의 위법성 및 위법성 정도로서 취소사유임 역시 미리 결론지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히 답안에서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순서대로 쟁점들 간 순서가 배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은 1순환까지의 과정에서 이뤄지면 좋겠지만 답안을 쓰는 과정에서 더 잘 이해될 수 있으니 1순환까지 복습을 철저하게 한 이후에 답안을 많이 써보면서 익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에 암기가 되지 않으면 답안 쓰는 것이 두려워 답안 쓰는 것을 회피했는데 설문을 보고 쟁점을 떠올려보면서 목차만 써보는 공부나, 아예 요약서를 보면서 답안을 정답대로 써보면서 사안 포섭까지 충분히 연습하는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나중에 별도로 암기하는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쟁점별로 중요도가 명확하게 보였고, 쟁점 안에서 주요 키워드를 파악하는 데에도 효과가 좋았습니다.
시간 재고 답안을 써보는 것은 2차 시험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3순환 때도 50점 기준으로 65분에서 70분을 잡고 작성했습니다. 어차피 가장 암기가 잘 되고 준비가 잘 된 시점은 시험 당일일 테니 공부하는 과정에서 시간에 맞게 쓸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시간을 50점 기준 65분 내로 좁혀가면서 암기를 병행한다면 실전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시간 관리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 역시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 부분 때문에 많이 불안했고, 실제로 2023년 행시 때까지는 답안을 다 완성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에는 암기 정도가 부족해서 답안을 60%정도만 완성했고, 2023년에는 암기 현출 속도가 느려서 15점 정도는 목차만 쓰고 나왔습니다.
분명 암기 정도가 미진하면 답안을 다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암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답안작성과 연계된 암기를 해야 실전적합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답안작성과 암기로 인해 고민이 많으시다면 한 세트의 문제를 보고 쟁점을 생각해 보고 해설을 통해 쟁점을 맞게 도출했는지 확인한 이후에 그에 맞는 요약서의 일반론을 암기하고 답안을 써보는 연습을 추천합니다. 꼭 암기하지 않고 오픈 북 형식으로 답안을 써보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요약서의 내용을 답안에 적합하게 늘리거나 목차를 여러 개 만든다거나 보조 쟁점인 경우 적절히 분량을 줄이고 필요한 내용마나 쓰는 방법을 익히기도 합니다. 어찌됐든 수험적인 측면에서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효과성이 높은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공부 전략을 짜시면 좋겠습니다.
답안작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답안작성 방식은 <쟁점만 가볍게 적어주는 문제의 소재>, <학설명 보다는 논거 위주의 학설 제시>, <정확한 법리에 해당하는 키워드 위주의 판례 적시>, <적시한 판례 키워드에 사례를 덧입히는 사안 포섭>, <참조조문과 법전을 적극 활용해서 기본적인 행정행위에 대해서도 최대한 답안에는 법조문 적시하는 태도>, <적시한 조문과 판례를 부각시키기 위한 낫표 등 기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론 작성 과정에서 판례 암기를 제대로 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쟁점별 리딩 판례는 법리가 정확하게 포함된 문구를 완벽하게 외워서 답안에 현출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문제가 특정 판례를 베이스로 만들어지므로 다양한 판례 사례를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운 판례가 문제로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답안작성하는 과정에서 사안 포섭을 두텁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안 포섭은 3단 논법에 따라 이미 적시한 일반론과 판례 법리가 해당 사실관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만 보여주면 됩니다. 이러한 포섭 방식은 실제 판례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니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아무 행정법 판례를 치더라도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3) 행정학
행정학 공부는 개념 습득과 답안작성으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하미승 교수님의 대안 중심의 행정학, 김정인 교수님의 인간과 조직을 위한 행정학, 박경효 교수님의 재미있는 행정학 세 권을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추가로 새 행정학 3.0을 보긴 했는데 주로 세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강의 자료집과 요약서를 메인 서브노트로 삼았고 상술한 세 권에서 주요 쟁점의 개념, 장단점을 가필하는 방식으로 서브노트를 완성했습니다. 행정학 강사님들의 자료가 고도화되고 있고, 서브노트를 따로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이 그렇게 적은 건 아니기 때문에 이미 있는 서브노트를 보완하고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추천해 드립니다.
행정법은 개념을 충분히 습득했다면 답안작성에도 그 공부한 것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 같은데 행정학은 그렇지 않은 지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단순히 배운 일반론을 갖다 바르는 방식으로는 절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많은 분들께 들었습니다.
저는 구조/관리/행태/문화, 조직/인사/재무/정책 등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나눠서 암기와 답안작성에 여러 방면으로 활용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가 결국 문제를 지적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길 원하기 때문에 개별 문단 내에 내용이 충실하게 확보된다는 것이 전제된 상태에서 다양한 목차를 배치하는 것이 행정학 실력을 답안에 제대로 반영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하미승 교수님의 답안 특강을 통해 교수님과 상담하면서 고득점에 유리하고, 내가 쓰기 편한 답안작성 방식을 계속해서 조정해 나가면서 정립했습니다. 이렇게 정립한 답안작성 방식은 어떤 문제든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수험적으로 편리하게 해줬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관점별로 다양하게 목차를 제시한다.>, <문단 내에 학자, 이론, 사례를 적절히 조합해서 작성한다.>, <두괄식으로 문제점, 해결 방안을 먼저 한 문장으로 제시한다.> 등의 원칙만 세워놓으면 잘 읽히고 풍부한 논의가 가능한 답안작성이 굉장히 쉬웠습니다. 실제로 비대면으로 답안 코멘트를 해주는 스터디를 조직해서 많이 진행했었는데 늘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 재정학
재정학 역시 좋은 점수는 아니라 많은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만 재정학은 점점 미시경제학의 각론 느낌보다는 고유한 논의가 출제되고 있는 만큼 외부성, 공공재, 조세론과 같이 미시경제학스러운 문제풀이에 매몰되어 공부하게 되면 큰 점수를 잃을 수도 있는 과목이라는 점을 인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1문, 2024년 입시 2문과 같은 문제는 분명 재정학 고유 개념을 익혀야만 풀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해당 재정학 범위가 많지는 않으니 꼭 전 범위를 다 제대로 보고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외부성, 공공재, 조세론 파트 역시 미시경제학 문제를 잘 푼다고 쉽게 풀리는 유형은 아니기 때문에 대학모의고사, 강사님 모의고사 등을 잘 모아서 여러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을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로젠 저 조세론, 그루버 저 재정학과 공공정책 등 다양한 책의 연습문제를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Ⅲ. 마치며
짧지 않은 수험생활 동안 쉽지 않은 일들을 처리해 오면서 합격에 이르게 된 기쁨이 가라앉고 수기를 쓰려니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저의 이야기 중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는 어쩌면 “먼저 공부를 해본 선배로서, 합격에 이른 사람으로서 이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진 않다, 해볼 만하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침에 언제 일어나고 취미생활은 무엇을 하고 몇 시간을 공부했고 등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시험 시간에 늦는 것만 아니라면 제대로 된 방향 설정과 충분한 훈련량으로만 승부를 보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늦게 일어난 것보다는 지금 공부 방향이 수험적합적이지 않은 것에 더 자책하고 반성해야 하며, 오늘 일찍 일어나서 늦게까지 공부했다는 사실보다는 지금 한 쟁점이라도 제대로 암기했고 답안을 제대로 쓰고 있다는 데에 더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향이 맞으면 느려도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방향 설정이 잘못되었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늘 자신의 방향이 자신이 처음 설정한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지, 어느 순간 어긋난 건 아닌지 늘 경계하고 예의주시하시길 바랍니다.
꼭 공직에서 후배로 뵐 수 있길 간절히 염원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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